꼭 이맘때였던 그의 데뷔
마치 폭죽과도 같아서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 것만 같던
그 모습에 무서워 떨었던 기억
시간이 흘러
그가 뿜어내는 강렬함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을
그 시절부터는
이상하게도
흐뭇하고 든든했던 기억
대체 불가의 캐릭터 수행력
묵직하고 단단한 인상
놀라운 피지컬
절제된 마이크워크
모자랄 것 없던 그는
어느새 패배가 늘어갔고 이내,
커튼 뒤편으로 사라질 듯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온기가 식지 않은
무대에는 그가 필요했고,
모두가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
때로는 더 강렬한 모습
또 때로는 힘에 부친 모습으로
많은 이들 앞에 선보일 때
모두는 짐작했다
그가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그리고 마침내
늘 그랬듯 그는 모두에게
여지를 주며,
네버 세이 네버
절대라는 말은 없다고 말하려는 듯
힘껏 손을 올렸지만,
▲ 서바이버 시리즈 2020에서의 은퇴 무대 모습. ⓒ WWE. 출처 = WWE 공식 홈페이지.
이젠 진짜 작별을 고하는 것처럼
뒷모습이 한껏 단호해 보였다
그리고
여태 한 번도 본 적 없던
애수에 가득 찬
그의 모습과 마지막 말
▲ 서바이버 시리즈 2020에서의 은퇴 무대 모습. ⓒ WWE. 출처 = WWE 공식 홈페이지.
“For 30 long years, I've made that slow walk to this ring and have laid people to rest time and time again. And now my time has come. My time has come to let The Undertaker Rest In Peace.”
“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난, 천천히 링 안으로 걸어가 사람들을 몇 번이고 쉬게 했다. 이제 내 차례가 된 것 같군. 이제 언더테이커를 편히 쉬게 할 시간이야.”
30년의 여정 마무리하는
베테랑을 지켜보며
가슴을 적셨다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빛나는 마무리의 시간
내게도 오겠지
그러고 보면 참,
삶이란 짧구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