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소라가 히든싱어에 나온다기에 기대하고 봤지만 내 생각엔 히든싱어에 이소라의 감성을 담아내는 것은 뭔가 한참 모잘랐다.
오랜만에 핸드폰 mp3파일에서 이소라를 검색한다.
노래 하나가 눈에 띈다. 노래 제목도 없이, 7집의 8번째 트랙이라 [Track 8]이라고 불리는 노래.
고등학생 때 멋모르고 멜로디와 목소리가 좋아서 지겹도록 듣던 노래를 오랜만에 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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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그가 부르는 노래 술에 취해 말하는 노래 간절히 원해 wanna stay with you oh to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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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스스로 세상을 등진 음악가 엘리엇 스미스의 추모곡이라고 한다. 음악가로서 남긴, 지금은 죽은 그의 노래를 듣는 이소라의 목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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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그가 부르는 노래 지난 이별이 슬프게 생각 나 간절히 원해 wanna stay with you oh to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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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별들을 생각한다. 최근 우리의 곁을 떠나간 한 개그우먼을 떠올렸다.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이 아니기에 무덤덤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생각해본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아니기에 무덤덤한걸까. 아니면 살면서, 버티기 위해 무덤덤해진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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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래야 할 일이었을까 겪어야 할 일이었을까 혼자서 남겨진 방 그 마지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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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했던 것일까. 왜 그래야만 했던 것일까. 나는 그 사람이 아니기에 그의 고통이나 고뇌를 조금도 헤아릴 수 없다. 아마 평생 헤아릴 수 없을것이다. 답을 찾을 수 없는 물음이기에 의문문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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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래야 할 일이었을까 떠나야 할 일이었을까 먼저 사라진 그대 또 올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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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기다린다 해도, 오지 못하는 사람은 있다. 먼저 떠나간 사람에 대하여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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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그가 부르는 노래 술에 취해 말하는 노래 간절히 원해 wanna stay with you I wanna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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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 사람을 떠올린다. 무언가 울컥하여 올라오는 것이 무언가 찜찜하다. 나는 그 사람 말고도 그 이전에도 우리를 스쳐지나간 다른 사람들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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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할 일이었을까 꼭 겪어야 할 일이었을까 혼자서 남겨진 방 그 마지막 끝 꼭 그래야 할 일이었을까 꼭 떠나야 할 일이었을까 먼저 사라진 그대 또 올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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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묻는다. 헤아리려해도, 이해하려해도 절대 닿을 수 없는 질문이기에, 다시 한번 묻는다. "'꼭' 떠나야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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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도 없어 죽음보다 네가 남긴 전부를 기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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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남겨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 죽음을 기억하는 것보다 그 사람들이 남긴 것을을 기억하는 것이리라. 논리적으로 명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든다. 떠나간 이들이 남긴 것들은 너무나도 무겁지만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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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그가 부르는 노래 남은 이별이 슬프게 생각 나 간절히 원해 wanna lean on you I wanna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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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내일엔 또 다른, 먼저 길을 떠날 여행자가 있음을. 아직 남아있는 이별을 알기 때문에, 그 이별 앞에 마주할 걸 알기 때문에, 우리는 슬프다.
내 생각이지만, 1절의 'you'와 마지막 'you'는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1절의 'you'는 떠난 사람을 보고싶은 그리움이라면 마지막 'you'는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기대고 싶다는 희망이 아닐까. 내가 생각해도 주제넘는다.
이렇게 노래를 한곡반복 재생시키고,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이소라의 목소리를 듣는다. 위에서 내가 구구절절하게 쓴 글보다 이소라의 5분 남짓한 노래가 더 호소력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의 생각을, 나의 다짐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써본다.
오늘, 어제, 그제...
우리를 스쳐간 그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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