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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02 11:12:32
Name youngwon
Subject [일반] [연애학개론] 마음이 데여도 괜찮다
[연애학개론] 마음이 데여도 괜찮다



안녕하세요, 영원입니다. 오늘 [연애학개론]은 특별한 계획 없이, 그냥 책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려고 합니다. 우선 오늘 포스팅의 제목인 '마음이 데여도 괜찮다' 라는 구절은, 제가 읽게 된 조진국님의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라는 책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오늘의 [연애학개론]은 바로 이 한 구절에서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몇년전부터 유행처럼 자주 쓰이게 된 말 가운데 '시크하다' 라는 말이있죠? 시크(chic)의 본래 의미는 '세련되다, 멋지다' 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러한 본래 뜻이 조금 변형되어서 '무심한듯하면서도 차가운 성격, 혹은 도도한듯하면서도 시니컬한 성격'을 일컫는 말로 주로 사용되고 있죠. 그리고 이런 시크한 성격이 왠지 모르게 유행을 타며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다들 잘 아실 거예요. 여자 분들이 많이들 좋아하시는 빅뱅의 리더 권지용군이라던가, 오빠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는 원더걸스의 막내 소희양 등이 이러한 시크걸, 시크가이의 대명사입니다.




대세는 쿨가이와 시크걸?

결국 요즘 주목받는 성격의 대세는 시크함이고 눈길을 끄는 스타일의 대세는 나쁜 남자이며, 연애의 대세는 쿨한 사랑입니다. 이른바, 따뜻하고 자상한 성격은 심심하고 뻔하다며 괄시(?) 당하고 착한 남자는 밍밍하고 매력 없다고 외면당하는 현실에 더불어 연애에 있어서도 뜨거운 사랑은 구질구질하다며 구박받고 어떻게든 세련되고 쿨하게 만나고, 쿨하게 헤어지려고들 합니다. 어느새 상대방을 내가 더 좋아하고 내 쪽에서 더 마음을 주는 것은 촌스러우며, 왠지 모르게 상대에게 지고 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고, 어떻게든 상대에게 시크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게 이른바 요즘 젊은 층 사이에 대세라면 대세랄까요?


하지만 오늘 전 이 모든 대세를 거스르며(?) 이렇게 말하려고 합니다. '우리들의 연애에 쿨함과 시크함은 아무런 필요가 없다' 라고 말이죠.^^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에 이런 말이 나오더라구요.

"가장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 가장 쿨한 것이다. 그게 사랑이다. 마음이 데여도 괜찮다."




시크와 쿨의 양면성

사실 연애를 많이 경험해 본 사람일수록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법을 점점 까먹습니다. 연애를 많이 경험해 봤다는 얘기는 그만큼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은 경험이 많다는 얘기이고 결국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뜨거운 열병 같은 사랑 뒤에 올 후폭풍이 두려워지게 마련이죠. 그래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데 지극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변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을 온전히 다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하게 되는 난감한 상황이 찾아오게 되죠.


그리고 가끔은 이러한 '소극적인 움츠림'이 종종 '시크함' 혹은 '쿨함'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즉, 연애에 있어서의 시크함과 쿨함이란 상대방에게 쉽게 마음을 주지 않고 쉽게 상처받지 않으려고 하는, 일종의 자기 자신을 위한 보호막이자 거리 두기인 셈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시크함과 쿨함으로 무장한 사람을 만날 때 상대방이 무척이나 힘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즉, 자기가 상처받지 않고 편하게 연애하겠다고 오히려 상대방을 상처주고 힘들게 하는 격이라는 건데요. 예를 들어, 이런 사람은 힘들어하는 상대에게 이렇게 쉽게 얘기하죠.

"힘들면 그냥 포기해도 괜찮아, 붙잡지 않을게."

하지만 이런 말을 듣는 상대방 입장은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아니, 누가 좋아하고 싶어서 좋아한답니까?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그렇게 쉽게 마음대로 될 거였으면 진작 마음 접고 돗자리 걷었죠.




마음이 데여도 괜찮다

이렇듯 누군가를 바라보는 고달픈 외사랑을 하는 대한민국의 남녀들을 대신하여, 이렇게 시크함과 쿨함으로 무장된 분들에게 꼭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시크하게 행동하고 쿨하게 튕기는 것도 좋지만, 자꾸 그렇게 튕기다가는 아예 우주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수가 있어요."

라고 말이죠.


물론 시크하고 쿨한 성격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것들도 결국은 자기만의 개성인걸요. 다만, 연애에 있어서만큼은 상대방이 다가가기 힘들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시크함으로 자신을 감싸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면 않을수록 상처받을 확률은 줄겠지만 그만큼 가슴 뜨거운 사랑을 할 기회도 사그라들게 되는 건 아닐까요? 그러니 솔직하게 사랑하고 뜨겁게 연애했으면 합니다.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서 이것저것 계산하고 따지며 마음을 단속하는 것은 우리 청춘에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잖아요.
누군가가 그랬나요? 20대에 사랑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그래서 저는 오늘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과 저 자신에게 고합니다.



'쿨하고 시크한 사랑'이란 없습니다.
연애에 있어서의 쿨함이란, 자기 자신을 상처로부터 보호하려는 소극적인 몸부림의 다른 이름인걸요.

그러니 뜨거워지세요. 진정 아낌없이 연애하고 마음껏 사랑한다면 '마음이 데여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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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1/08/02 11:27
수정 아이콘
전 원래 태어나기를 쿨하고 시크하게 태어나서, 딱히 노력을 하거나 애써서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 그냥 기본 상태가 이렇군요.. 제겐 이게 제 자신에게 솔직한 겁니다. 괜히 존재하지도 않는 뜨거움을 만드는 것 보단 말이죠.
물론 본문에 전반적으로는 동의합니다. 사실 정말로 쿨한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一切唯心造
11/08/02 11:27
수정 아이콘
무도 서해안가요제 방송에서 하하가 한 말이 있죠.
"사랑 앞에서 누가 쿨하냐." 일부러 쿨해질 필요 없죠. 사랑 앞에선 찌질해도 됩니다.
11/08/02 11:37
수정 아이콘
쿨하고 시크한거랑은 거리가 멀고, 그럴 생각도 없는데...
뜨겁게 사랑하고 싶은데, 아무도 사랑을 안 받아 주는군요... ㅠㅠ
prettygreen
11/08/02 11:53
수정 아이콘
아 요즘 제가 여자친구한테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이네요.
"힘들면 그냥 포기해도 괜찮아, 붙잡지 않을게." 이런 말도 몇번 들어봤습니다 ㅠㅠㅠ
이 글을 읽게 해주고 싶은데 여친은 교포잖아? 번역을 해야하나.....
Noam Chomsky
11/08/02 11:58
수정 아이콘
나쁜남자가 각광받고 시크와 쿨이 대세인 시대에 살고 있지만, 내 몸 속에는 따뜻한 피가 흐르는데 어찌 쿨 할 수 있겠습니까?
전 그냥 더 많이 사랑하고 상처받고 배우고 성장하렵니다. 그게 저에게는 더 잘맞는 옷 같아요. 흐흐~
데미캣
11/08/02 12:09
수정 아이콘
글 내용에 극히 동의합니다.
그 언젠가 성시경씨가 이런 말을 한적이 있습니다.
"사랑 앞에 쿨한 사람이 어딨어? 다 찌질하게 사랑하지. 심지어 조니뎁도 찌질할껄?"

명언 중 명언이 아닌가 싶습니다.
켈로그김
11/08/02 12:16
수정 아이콘
하이바를 벗어야 입이라도 맞추고,
갑옷을 벗어야 살을 맞대죠..
다다다닥
11/08/02 12:18
수정 아이콘
저쪽 나라에서 쓰이는 It's cool과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쿨하다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고 생각이 듭니다.

연애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쿨하다는 의미,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쿨해'라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그냥 자신과 상대방을 보듬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거나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전 쿨하다 혹은 시크하다란 말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종국적으로는 상대방은 물론이거니와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 지우지 못할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예요. 그리고, 영원님이 말씀하셨듯이 그런 부류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거나 나아가 연애까지 한다면 정말정말 매우매우 힘들죠.
테란나이트
11/08/02 12:47
수정 아이콘
와 좋은글이네요!! 추천하고갑니다~!!
11/08/02 14:51
수정 아이콘
뜨거워지고 싶지만 뜨거워진 마음이 누구에게도 받아들여질 거라는 자신이 없어서 그런지 섣불리 뜨거워질 수가 없는 게 현실이더군요..
어쩌면 쿨함이라던가 시크함이라는 건 자기 스스로가 완전하지 못하기에 모두 내보일 자신이 없다는 말 같습니다.. ㅠ.ㅠ
11/08/02 16:35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가 쉽사리 마음을 못열때 제가 했던 말과 행동이랑 비슷하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오글거리고 찌질했다고 말하는데 여자친구는 '너 그거 아니었으면 국물도 없었어'라고 말하는걸 보면 정말 사랑 앞에서는 찌질한게 더 낫다는 말 공감합니다. 지난번 문자메세지 글도 그렇고 참 어디서 많이 보던 상황이네(?) 싶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한걸음
11/08/02 19:57
수정 아이콘
직무유기 제대로 하고있는 1인 입니다. 흑흑... [m]
간디테란.~@.@
11/08/02 22:01
수정 아이콘
연애라는게 정말 진리의 케바케라 연애관련글에선 유난히 태클/공감하지 못하는 댓글들이 많은데
영원님은 공감갈만한 것들, 핵심적인 것들을 잘 집어서 이야기해주시는거 같아요.
오늘도 이론만 배우고 갑니다.ㅠㅠ(솔로 1년차)
뺑덕어멈
11/08/03 00:51
수정 아이콘
머랄까 찌질함이 통하는 사람이 있는거 같습니다.
저는 찌질한거 같에 줄게 없어서 그런 걸 받아들일만한 사람에게 변함없이 찌질되고 있네요.
찌질함의 극을 달려야 후회도 없을 듯 해요. 그래야 사랑인란 걸 계속 믿을 수 있을 듯 해요.
크크 언젠가 넘어 올 것을 압니다. [m]
11/08/03 02:47
수정 아이콘
같은 생각으로 반대의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아마도 단어에 부여하는 구체적인 실제가 달라서일까요
[마음이 데여도 괜찮다]
외사랑을 하건 연애를 하건 바로 저 마인드로 쿨해질 수 있습니다.
쿨함이란 [자신을 상처로부터 보호하려는 소극적인 몸부림]이 아니라 [다른이의 시선이나 후에 돌아올 상처들을 겁내지 않을 용기]를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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