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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12/01 00:56:44 |
Name |
나키 |
Subject |
김택용 선수에 대한 '트라우마(trauma)' |
-트라우마 <trauma>
'트라우마'는 정신적 외상을 뜻하는 정신 의학 용어로 과거의 충격이 현재가지 미치는 것을 말한다.
올해 역시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트라우마를 불러 일으키는 명경기가 많이 속출했지만...
김택용선수야 말로 '트라우마 메이커'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3.3혁명, 곰티비MSL 2nd 결승전 5경기, 곰티비MSL 3rd 16강전 vs진영수전 등등..
2경기에서 본진과 앞마당에 캐논수에 맞춰서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답'과 같은 히드라리스크의 숫자.
어느 한쪽은 반드시 날아가 버리는 마재윤 선수의 신의 한수.
넥서스가 날아 갔습니다. 시청자, 프로토스팬, 프로토스의 팬이아니라도- 일반적인 스타크래프트의 팬이더라도.
넥서스 붕괴와 동시에 떠올리게 되는 저그의 현 상황. 저그의 멀티는 총 세군데, 프로토스가 커세어 이외에는 감히
언덕 밑으로 나갈수도 없는 상황, 초반에 잃어버린 3프로브로 인한 정신적, 그리고 물리적인 손상. 대개 무슨 생각을
떠올릴까요? 그렇습니다. 이럴때 흔히 보통 '망했다', '졌다'라는 말을 쓰지요. 그러나 김택용 선수는 완벽한 마재윤
선수의 단 한가지 실수를 발견합니다. '드론이 별로 없다' - 역전의 실마리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역전하게 되지요.
-굳이 선수를 S급 A급으로 구분하고 싶지는 않지만 마인드가 S급인 선수. 주관적이지만 그런 선수들(임선수,강선수
등..)이 곧잘 역전승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실력과 마인드가 경기 결과를 결정짓는 99%요소라고 본다면 1%는 승부
욕과 맞물린 근성이겠지요. 예전 임선수가 일부러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서 줄곳 연습하고는 했답니다.
3경기에서는 두 선수 모두 다 절정에 오른 상대 종족전을 보여 줍니다. 두 선수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경기를... 아.
단한가지 실수를 간과 했군요 ^^ 3해쳐리 타이밍 히드라를 준비하고 달려가면서 잃지 않아도 되는 오버로드 한기를
드라군에 잃어 버렸네요. 이 타이밍에 오버로드 한기를 잃게 되면서 두 선수의 공간의 균열이 조금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 리버가 있으면 안될텐데... 언덕에 닥템만 없다면 그냥 뚫을텐데.. 항상 그 자리
에 있으면 안되야 할것들이 항상 있습니다. 드랍은 저지 당합니다. 프로토스 멀티 부수러 다니랴 체크하랴 드랍하랴
정신이 없는데 잠깐 살펴본 본진에는 질럿 두마리에 드론이 학살당하고 있습니다. 템플러가 왔다갔는지 질럿 두마리가
그많던 드론을 다 죽였는지 알수도 없는 상태에 분명히 다수 캐논 건설로 가난했던 프로토스의 자원 상황은 언제부턴가
역전이 되어 있습니다. 여러 번의 교전중에서 저글링의 아드레날린 업그레이드가 안되있는것을 발견합니다. 챔버는 2-2까지
돌렸는데 왜 이 간단한 업그레이드도 안되어 있을까?.... 하는 사이 11시의 해처리 진영이 심장부 까지 뚫리고 흔들리는
눈빛과 함께 만감이 교차하고 다음을 기약하게 됩니다...
오늘 이 두경기는 마치 최근의 대 진영수전 2,3경기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무기력한 1경기 패배이후 불 안정한 2경기 출발...
진영수 선수와의 경기도 마재윤 선수와의 경기처럼 1경기. 두경기 모두 다 진영수, 마재윤 선수의 압도적인 찍어 누르기에
당했습니다. 2경기. 두경기 모두 다 진영수, 마재윤 선수가 '이 정도면 무난하게 이겼다' 하는 인상을 심어 주었지만 놀라운
힘과 날카로운 비수에 병력과 본진이 난도질 당합니다. 3경기 두경기 모두 다 힘든 외줄타기에서 김택용 선수가 압살하게
되지요.. 특히 두번째 경기는 예전의 송병구 선수와 이영호 선수의 경기를 오버랩 시키더군요. 그 당시에도 본진까지 메카닉
병력이 쳐들어 오는데 한대의 스카웃과 리버로 뒤집어 버린 희대의 역전승이었지요. 송병구 선수의 뒷담화 인터뷰에서
송병구 선수가 김택용 선수는 몇초 몇분후에 저그가 무엇을 할지 미리 알고 있다. 라고 얘기합니다. 영화 넥스트에서 니콜라스
케이지가 맡은 크리스는 2분후의 여러상황을 예측하지요. 사랑하는 그 여인과 있다보면 하루정도의 여러 미래속에 각 2분간의
운명의 갈래들을 예측하게 됩니다. 김택용 선수는 프로토스와 함께라면 그리고 저그와 있다보면 게임 전체를 예측하는 듯
합니다. '여기로 쳐들어 올줄 알았다', '너는 반드시 이렇게 할줄 알았다' 라고 게임내내 얘기하는 듯 합니다.
트라우마가 오랫동안 남아서 아직까지도 못깨어 나고 있네요 ^ ^ 스타크래프트 프로선수들간의 경기들을 되짚어 보면 무척
잘하는 선수보다는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있는' 선수가 팬들의 뇌리에 많이 각인되는 듯 합니다. 프로토스 골수팬으로서
김택용 선수의 팬으로서 4강의 프로토스 왕자들간의 경기가 조금 가슴아프기는 하지만... 가을도 아니지만.. 프로토스가
다시 OSL 스타리그의 왕좌에 오를 날만을 기약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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