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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3 23:58
글쓴분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늦게 장례식을 접해보신것 같네요.
어찌보면 복이라면 복일 수도 있겠습니다 :) 제사 같은 제도는 굉장히 간소화되거나 없어지겠지만, 장례식은 상대적으로 (어느정도는 더 간소화 될 가능성이 높지만) 더 길게, 지금과 같은 형태를 유지할 거라 생각이 드네요. 말씀대로 많은 부분이 상조회나 돈을 들이는 부분으로 넘어가서 정착된 상태이기도 하고요.
20/11/24 00:05
아, 세대 얘기를 해놓고 제 나이대를 안적었네요. 아직은 파릇파릇한(?) 20대 초반입니다.
저도 제사는 종국에는 사라지겠지만 장례식은 존속할거라 봅니다. 장례가 방식은 여러가지지만 존재 자체는 인류 공통이니까요.
20/11/24 00:20
흠 그래도 요새는 상주맞절도 많이 안하고 대성통곡 안한다고 수근대지도 않고 상조나 등등 지원 시스템도 많고 옛날만치 힘들진 않은 것같습니다. 말씀대로 점점 더 간략하게 가긴 가겟네요
20/11/24 00:27
앗 맞절은 요새 안하는 추세인가요. 시키는대로 다 하긴 했는데 진짜 힘들긴 하더라고요.
오히려 어른들은 손님 맞으러 잠시 잠시 나가는데 저는 일단 장손이라 비울 수도 없고.. 확실히 곡은 요새는 잘 안한다고 하긴 하더라고요. 손님 중 간혹 하시는 분이 있긴 하셨는데 좀 놀랐습니다.
20/11/24 01:28
예전에 상조회사를 다닌 적이 있고, 입사해서 관리직 교육의 일환으로 해서 장례지도사를 1주일간 따라다녀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느낀 바로는, 장례문화는 그리 쉽게 간소화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당시 느낀 바를 간단히 적어보면
1. 죽은 사람,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보낼 때 상을 당한 가족은 절대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합니다. 가는 길 마지막으로 좋은 것이라도 입혀주고 싶어하고, 좋은 관 쓰고 싶어하고, 제사밥도 꼬박꼬박 챙깁니다. 수의 등급 하나에 수십만원씩 뛰고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남의 장례식도 다녀오고 했던 사람이 자기 부모님 장례식을 남보다 간략하게 치른다? 전 진짜 흔치 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2. 특별한 가정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한, 한 사람당 주도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상은 2~4회 당할겁니다. 자기 부모님과 배우자 부모님요. 근데 장례지도사는 하루에도 1~2건에 장례를 꾸준히 치릅니다 (이건 제가 있던 업체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고객 상담을 하게 되면 솔직히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장례지도사가 마음만 먹으면 별의 별걸 다 팔 수 있겠더라고요. 부모님을 화장해서 유골함에 넣기로 했는데, 한 유골함은 벌레 먹을 '가능성'이 있고 다른 하나는 방충/항균장치를 했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시신 태운 가루일 뿐이지만 꺼림직 하시죠? 이거뿐만 아니라 상조회사에서 업그레이드할 것은 차고 넘칩니다. 상 당하고 경황 없는 와중에 인센티브 달려있는 장례지도사 앞에서 자기 중심 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요는 어차피 장례를 치르려면 장례지도사를 불러야 하는데, 그 황망한 순간에 합리성이란 이름으로 우리 부모님을 남보다 못하게 보낼 수도 없거니와 그러려고 하더라도 장례지도사와 상담을 하다보면 점점 뭔가가 붙기 마련이기 때문에 (우리가 장례 문화를 원하느냐와는 별개로) 장례문화 간소화는 단시간 내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20/11/24 12:18
고인이랑 글쓰신분이랑 70살의 세대차이가 있으셔서 그래요.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고인과 지낸시간이 길수록...
장례식이라는게 그나마 마무리할 수 있는, 그 다음으로 갈 수 있는 단계라는게 다가오더라구요
20/11/24 22:07
고생하셨네요... 사실 특수한 상황이 맞으실 겁니다. 저는 돌잔치라는걸 한번밖에 안가봐서(그나마 이것저것의 행사와 짬뽕으로 같이 진행) 정 반대로 인식하고 있거든요.
20/11/24 22:08
근데 저도 상 같은 경우는 군대 전역할때까지 겪을일이 없더니 그 직후로 매년 발생하더군요... 20대 중후반부터 부쩍 겪기 시작했던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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