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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3 22:16
밀란 쿤데라 소설로서의 완성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면,
완성 그 이상의 작품이 '불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20/11/23 22:28
밀란 쿤데라의 소설 주제로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제일 좋아하고 등장인물로는 <농담>의 루드빅을 제일 좋아합니다. 쿤데라 자신이 프라하의 봄 이후 공산화 체코에서 쫓겨난 인물이라 그런지 자전적 성격이 많이 들어있는 인물이죠. 농담 또한 루드빅의 삶을 따라가는 구성으로 읽기 쉽고 또 재밌게 쓰였죠. 군대에서 읽은 소설인데 루드빅이 군대에 끌려가서 구르는 모습을 보고 동질감을 느꼈던.. “낙천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20/11/23 22:35
글 전공하는 친구에게 밀란 쿤데라 어떠냐 평을 물어봤더니
서사 진행은 안하고 자꾸 했던 말 또하고 또한다며 답답하다는 평을 듣고 빵터진 기억이 나네요. 저도 참 좋아라합니다.
20/11/23 22:40
["그럼 끈적이는 이파리는, 소중한 무덤들은, 푸른 하늘은, 사랑하는 여인은 어떻게 되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거야, 어떻게 이런 것들을 사랑할 거야?"
알료샤는 괴로워하며 소리쳤다. "가슴과 머리 속에 그런 지옥을 간직한 채 그게 가능하긴 한 거야? 아니, 형은 정확히 그들에게 합류하러 가고 있는거야... 그게 아니라면 형은 자살을 할 거야, 견뎌 내지 못할거라고!" "모든 것을 견뎌낼 그런 힘이 있어!" 이반은 이미 차가운 냉소를 띠며 말했다. "어떤 힘인데?" "카라마조프가의 힘... 카라마조프적인 비열함의 힘이지..."] 이거 좋네요 흐흐 저는 죽을날까지 꾸역꾸역 하루하루 그날의 고통을 견디며 버텨내는 게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김씨인지라 그러다 중간에 갈지도 모르지만요 흐흐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고 싶어서 요즘은 가톨릭 번역 신약성서를 보면서, 약간 유물론?적 관점에서 저 사람들은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하고 고민 중입니다...... 그래서 도저히 답이 안나오면 그래도 기적이나 어떤 무언가가 사람들을 선동하기 위해 거짓으로 적은 기록이 아닐 수도 있다고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보려고요... 근데 의외로 존재의 가벼움을 가볍게 극복하고 살아가는 젊은 새대도 많더라고요. 실존?에 대한 논의가 이제 슬슬 선험주의 망령에 잡혀있는 노인네들 전용이 된 느낌이에요흐흐 아 그리고 불교...싯타르타 같은 사람이 그런 존재의 가벼움이나 실존 비슷한 문제를 좀 일찍 다뤄본 느낌이에요 저한테는 흐흐
20/11/23 23:22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중 아주 큰 부분이 허무함에 대한 치유를 해준다는 점 아닐까 싶습니다. 이걸 일단 느끼기 시작하면 수십년이 지나도 완전히 떨쳐버리기는 매우 힘드니까요.
20/11/23 23:26
불멸도 보세요. 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이 포스트모던시대라면 불멸은 포스트모던이후 우리가 사는 시대를 잘 담고 있는거 같아요.
에세이수준으로 작가가 개입해 설명해버리는거 때문에 노벨상을 못받는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하여튼 가장 좋이하는 작가입니다.
20/11/24 01:31
정말 좋은 책이었는데, 근래에 작가의 마초적인 면 때문에 '싫어졌다.' 라고 말하는 주변 동료들의 말에 이게 뭔 일이야 싶습니다 크크크..
20/11/24 01:59
전 밀란 쿤데라 농담이 좋았어요 크크
말이 어떻게 사람을 파국으로 이끌고 몰락하는지를 잘 다뤘어요. 아이러니를 소설로 쓴다면 바로 이 소설이죠.
20/11/24 04:12
오우 참을수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랑 농담 둘 다
너무너무 사랑하는 책들인데 다들 추천해줘도 잘 안읽더라구요.. 댓글에 많은 분들이 불멸 추천해주셔서 읽을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네요 흐흐
20/11/24 05:38
저도 이십대때부터 너무 좋아하는 책이라 주기적으로 서점에서 새 책 사서 읽습니다. 그래서 집에 똑같은 책 다른 표지 디자인으로 대여섯권 있는듯...
20/11/24 07:10
농담, 불멸 등 전작의 모든 작품이 좋지만 특히 이 작품이 손길이 더 갑니다.
제가 살면서 처음으로 산 중고책이 이 책이기도 했고 해서 애정 가는 책입니다. 판본 바뀔 때마다 계속 사요 크크
20/11/24 11:59
낙타는 사자가 되어 나를 얽매던 주인(무거운 존재, 신)을 물어 죽이고, 초인(참을 수 없는 가벼운 존재)이 되어 마음가는 대로 편하게 살아야 한다.
'신은 죽었다'
20/11/25 10:01
하도 좋은책이라 들어서 저도 읽어봤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외국소설 특유의 번역체가 몰입이나 이해를 방해하더라구요. 뭘 얘기하고 싶은건지 이해하기 너무 어려워요.. 중간에 대사도 누가 말하는건지 헷갈릴때도 있고.. 그래서 읽다가 관뒀는데, 이렇게 내용을 짚어주고 이야기해주시는 글이 참 좋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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