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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6/04 11:43:31
Name 설탕가루인형
Subject 삼황 오제 사천왕 -第十二章-
[익주, 하이부 안]

"흠, 어쨌거나 한판 붙기는 붙어야겠군."

며칠 째 고심하던 소웅마제(小熊魔帝)는 결국 답이 없음을 깨달았다,

마냥 폭풍마제(爆風魔帝), 마동살제(魔童殺帝)  투신귀제(鬪神鬼帝)만을 믿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는 이미 정파연합군이 코앞까지 밀려왔기 때문이었다.

결국 소웅마제는 의자에서 일어나 내공을 담아 소리쳤다.


"장로회의를 소집하라!!"



[한 식경 후]

광우살마(狂牛殺魔) 정대인(鄭大人), 파괴신장(破壞神將) 시발(施潑), 세잉마왕(世芿魔王) 운영민(云英敏),

팽룡쌍마(彭龍雙魔)라 불리는 팽무명(彭武明), 팽무찬(彭武燦)이 커다란 탁자에 자리잡았다.

물론 탁자의 중앙에는 소웅마제가 앉아있었다.


"이제 한판 승부는 미룰수가 없어졌어. 싸우지 않는다면 적우(赤雨) 무사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받을거고"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전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어떤 비책이라도 있으십니까?"


늘 그렇듯이 조심스럽고 단아한 모습으로 광우살마가 질문을 했다.

사실 광우살마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정파의 장로라고 착각할 정도로 단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외모만큼이나 말투며 행동거지역시 반듯하고 예의를 갖추기 때문에 사파의 최고수 중 한명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평시에 해당되는 말이고 실제로 그가 싸우는 모습을 보면

왜 그가 광우살마라는 별호를 얻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었다. 그야말로 미친듯이 중후한 내공을 바탕으로

우투라마장(牛鬪羅魔掌)을 사방으로 발출하는 모습은 지옥에서 악귀가 살아온 것이 아닐까 싶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무공을 잘 쓰려고 하지 않지만 일단 무공을 쓰기 시작하면 상대의

실력에 관계없이 전력을 다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따라서 정파의 어지간한 고수들도 광우살마와는 되도록

마주치는 것을 꺼려했다.


"응, 그래서 말인데, 일단 저 능구렁이들의 자존심을 좀 긁어볼까 해."

"자존심이요?"

"응, 전에도 말했듯이 저자들은 평생 거의 져 본적이 없는 괴물들이야. 지금 병력에서 앞서고 있지만

자존심을 살살 긁으면서 일대일을 신청하면 시간을 조금 벌 수 있을 것도 같아"

"저들이 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건 생각하고 싶진 않은 경우긴 한데....어이, 팽가, 자네들이 좀 나서줘야겠어"

"예, 무슨 일이든 맡겨만 주십시오"


팽룡쌍마를 가까이 부른 소웅마제는 조용히 그들의 귓가에 뭔가를 속삭였다.

뭔가를 한참 설명을 듣던 팽룡쌍마는 안색이 굳어졌다.


"하..하오나..."

"난들 이렇게 하고 싶겠어? 하기 싫으면 관둬. 이렇게 열세인데 그렇게 안하면 어떻게 하겠어?"

"존명!"


포권을 취한 팽룡쌍마는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나갔다.


"자, 이제 우리 셋만 남았어. 내 계획대로 된다면 우리 셋은 적 최고의 고수들과 일대일을 해야 될거야.

뭐, 삼황이니 오제니 하는 것들이 나올테니 재수 없으면 죽을지도 모르고. 그래도 괜찮겠어?"

"물론입니다. 또한, 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파괴신장의 씩씩한 답변에 이어 광우살마와 세잉마왕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놈들이 어떻게 나와주는지가 관건인데...."




[익주, 하이부로부터 멀지 않은 곳]


"이제 다 왔습니다"

"아마 내일쯤이면 사파 나부랭이들을 중원에서 쓸어버릴 수 있을 겁니다"


비교적 젊은 축에드는 사막호협(士漠狐俠) 선비(宣費)와 화염선생(火焰先生) 황보성(皇甫城)이

위치 보고를 하면서 설렌 모습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는 비뢰검황(飛雷劍皇)은

표정이 밝지 않았다.


"무슨 걱정이라도?"

"허허...일이 너무 잘 풀리니까 다른 방향으로 생각이 가서 그러네.

나도 나이를 먹은 게지"

"빠르면 내일, 늦어도 모레에는 하이부를 포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걱정은 마시고

전투에만 신경쓰셔도 될 것 같습니다"

"허허...어쨌든 수고많았네. 푹 쉬게나"


사막호협과 화염선생이 막사를 나간 후, 비뢰검황은 조용히 막사를 나와 별빛을 바라보면서

걷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 널려있는 막사를 지나 그가 도착한 곳은 천막에 크게 몽(夢)이라 쓰여있는

천막이었다.


"흠흠"

"밖에 계신분은 들어오십시오"


비뢰검황이 찾아간 사람은 바로 몽중살제(夢中殺帝) 고아민(高芽敏)이었다.

자신과 극상성의 무공을 가졌기에 승리도 장담을 할 수 없는데다 항상 제멋대로고 게을러

비뢰검황에게는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몽중살제였지만 비뢰검황이 전략을 짤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몽중살제임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몽중살제의 천막은 온갖 문서와 잡동사니들이 바닥에 어질러져 있었고

정작 책이 있어야 할 책상에는 몽중살제가 올라가 있었다.


"어차피 뒹굴면서 글을 보는 사람이 책상은 왜 가져다 놓았나?"

"이동시 부피를 줄이라고 해서 침구며 의자따위를 가져오지 말라고 하신건 맹주님 아닙니까?

그래도 작은 책상정도는 괜찮다고 하시니 가져다 놓고 여러가지 용도로 쓰고 있습죠"


말도 꼭 미운말만 골라서 한다.


"흠, 다름이 아니라, 뭔가 찝찝해서 그러네"

"무엇이 말씀이십니까?"

"후방에서 물자를 대는 상승검황(常勝劍皇)에게 보고를 받았네. 최근 중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거야"

"거야 중원의 최고수들이 모두 이곳에 와 있으니까 그런 것 아닙니까?"

"수장교(首將敎)가 심상치 않다는 보고도 있네"

"그자들이야 원래 한철 반짝 하다가 마는 작자들 아닙니까?"

"최근 하급 무사들이나 백성들사이에서 불길 일듯 뻗어나가고 있네."

"그래봐야 날비일귀(捺匕佾鬼)가 혼자서 무얼 어떻게 해 볼 위인은 아닐텐데요"

"흠...게다가 일이 너무 잘 풀리는 것도 웬지 수상하네"

"아니, 맹주님은 일이 잘 되도 걱정이십니까? 무슨 손자며느리 보신 할머니도 아니고...."


비뢰검황의 이마에 핏줄이 돋았다.


"그런 걱정 마시고 잠이나 주무십시오. 에이, 모처럼 좋은 꿈을 꿀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어이없이 냉대를 받은 비뢰검황이 돌아서려는 찰나, 몽중살제가 순식간에 종이를 집어 지풍(指風)으로

글씨를 새겨 비뢰검황에게 날렸다. 비뢰검황은 뒤를 돌아보며 종이를 집었다.

몽중살제는 그 짧은 순간에 잠이 들었는지 책상에 올라 앉은 자세 그대로 고개를 끄떡 거리고 있었다.

종이에는 졸(卒) 자와 의(疑)자가 새겨져 있었다.  비뢰검황은 웃음을 지으면서 손으로 종이를 태우고는

밖으로 나섰다.

卒이 의미하는 것은 밖에 병사들이 들으니 행여나 사기가 떨어질 말은 하지 말라는 뜻이고

疑이 의미하는 것은 자신도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으니 조사를 해보겠다는 뜻이었다.


"아무튼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라니까"




[???]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모두 신중에 신중을 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 그리고 '그쪽' 과도 잘 된 것 같습니다.

"아, 정말 다행이군요. 미끼 뿐만 아니라, 향후로도 함께 할 수 있는 동업자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명심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강동, 숭산]


높은 숭산의 정상 부근에는 화전(火田)을 일구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도 하루종일 밭일을 하면서 농사일을 했던 사람들은 독한 죽엽청 한병을 비우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고 있었다. 그들이 하는 얘기는 산짐승 이야기, 사냥 이야기, 여자 이야기 등 시시콜콜한

것들 뿐이었다.


"얼래? 저것이 뭣이여?"


아주 멀리의 산에서 희미하게 두개의 불길이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그러나, 그 거리는 너무나도 멀어서 일반인은

불길은 커녕  산조차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 불길을 본 그들의 눈빛은 방금전의 순박한 시골 농군의 모습이

아니었다. 안광을 번뜩이던 그들은 재빨리 하던 일을 멈추고 높다란 절벽 위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그곳에는 두 개의 봉화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들은 재빨리 불을 봉화에 붙이면서 끓어오르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내가 죽기 전에 이런 날이 올줄은 몰랐구나!!"

"아...그분의 당부를 믿지 못했다니..."


시골 농군, 아니 다시 보니 무림의 숨겨진 고수같은 두 사내는 서로를 끌어안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두 사람이 밝힌 봉화는 두 개가 양쪽으로 위치해 있어서 불꽃이 타오르면 마치 짐슴의 뿔과 같은 모습이

연출되었다.



그 밤, 중원 곳곳에는 뿔 모양의 두개의 불꽃이 일렁였다.

중원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사파 고수들의 마음과 함께.


===========================================================================================

어제부로 과제와 발표를 모두 끝마쳐 한편 올립니다~

중국에 전라도 사투리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지방의 느낌을 내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이제 몇 편 안남았네요. 시험전에 끝내려고 했는데,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서, 7월 초쯤에는

끝날 것 같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공군 ACE의 해체를 반대합니다. (정부의 졸속 쇠고기 협상도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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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StoTheSkY
08/06/04 11:52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수장교
"그자들이야 원래 한철 반짝 하다가 마는 작자들 아닙니까?" 강라인.... 덜덜덜

날비일귀... 수장님 이시군요 크크크
compromise
08/06/04 12:17
수정 아이콘
날비일귀...
08/06/04 12:43
수정 아이콘
강수장.. 그렇다면.. 그의 형제들도 등장할 가능 성까지.. 와룡까지 나올려나..
Epicurean
08/06/04 19:20
수정 아이콘
쌍둥이가 이전 고수들을 불러 들인 것 같네요.
그나저나 왜 무협에 마교가 안나오나 했더니... 이렇게 등장하다니...
이것봐라
08/06/05 00:17
수정 아이콘
날비일귀 크크크크크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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