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과학에 특히 물리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하라는 학교 공부는 안 하고 물리 관련 서적만 읽었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하나있었다.
나로부터 1광년 떨어진 곳에 망원경을 설치해서 나를 관찰하면 1년 전의 나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는 건 지금 내가 하는 모든 행동으로 1년 뒤에 관찰될 나의 모습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김치볶음밥을 먹으면 1년 뒤에 망원경을 통해 보이는 나의 모습은 김치볶음밥을 먹는 모습으로 정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 1광년 떨어진 망원경을 1M 거리에 두게 되면 어떻게 될까?
물론 이 1M를 빛이 통과하는 시간은 인간이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짧은 시간이겠지만,
내가 하는 행동과 망원경에 보이는 모습과의 시간 차이는 분명히 존재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도 내가 하는 행동에 따라 망원경에 보이는 모습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만약 여기서 망원경을 타인으로 대체 되면 어떻게 될까?
현재 내가 하는 행동에 따라 타인이 미래에 보게 될 내 모습이 정해진다는 것이고
반대로 현재 타인이 하는 행동에 따라 미래에 내가 보게 될 타인의 모습이 정해진다고 하면
결국 세상 모든 건 정해져 있고 그 정해진 흐름대로 흘러갈 뿐이고
우리가 사는 현재는 그 흐름의 찰나를 보는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중학생이니깐 할 수 있는 생각이구나 싶지만
이 생각을 계기로 결정론적 세계관을 갖게 된 것 같다.
인터넷에 자신이 보기에 자신이 한 노력보다 덜 노력한 사람들이 성공해서 배 아프다는 이야기가 올라오면
대부분의 사람은 성공을 한 사람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니깐 저런 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정말 성공한 사람은 노력을 많이 해서 성공한 걸까?
노력을 많이 한다는 기준이 무엇인가?
네시간 자면 노력을 더 하는 사람이고
다섯시간 자면 노력을 덜 하는 사람인가?
적정 수면시간이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은 네시간만 자고 생활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지만
태어나자마자 네시간만 자도 생활할 수 있는 사람도 존재한다.
결국 어떤 사람에게 네시간만 자고 생활하는 건 노력이지만
어떤 사람에겐 네시간만 자고 생활하는 건 타고난 재능인 거다.
이건 수면 뿐만 아니라 공부나 예체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천재는 99% 노력과 1% 영감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은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이 아니라 99%의 노력을 해도 1% 영감이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BTS나 성공한 유튜버의 노력을 깎아내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들이 성공한 결정적인 이유는 그들의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이다.
수많은 아이돌과 유튜버 중에서 그들보다 더 노력한 사람이 없었을까?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한들 운이 받쳐주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성공하기 위해선 노력은 해야 한다.
성공을 결정짓는 건 1%의 운이지만 99%의 노력이 없다면 1% 운도 아무 의미 없는 것이다.
성공은 하고 싶지만, 노력을 하지 않는 건 로또 1등에 당첨되고 싶지만, 로또는 사지 않는 거다.
길 가다가 주운 로또가 당첨되는 천운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경우 또한 로또의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우리는 길에 떨어진 로또의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간단한 노력과
로또 10장을 매일 사는 노력 중에 무엇이 당첨될지 모르기 때문에
당첨이 되고 싶다면 어떤 노력이든 해야 한다.
이런 노력에 관한 이야기와 운명론자라는 것을 말하면 사람들은
이미 정해진 운명대로 흘러간다면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을 텐데 왜 노력을 하냐며 비아냥대기도 한다.
내가 운명론을 믿는 이유는 미래가 정해져 있으니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될 거라는 말이 아니라
하고 싶은 대로 한 결과가 부처님 손바닥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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