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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1/03/30 16:04:54 |
Name |
AKbizs |
Subject |
[일반] 내 집 옆에 장애인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이유 |
회사동료들이랑 점심에 밥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요즘 핫한 서울시장 얘기로 시작해서 부동산 얘기로 넘어갔다가,
종종 언론에서 보도되는,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할 때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야기로 어쩌다 보니 넘어갔습니다.
특수학교 들어온다고 집값이 곤두박칠 치는 것도 아니고 혐오시설 취급하면서 너무 이기주의 아니냐는 의견들이었는데
한 직원이 자기는 절대반대입장이고 집주변에 특수학교 들어온다하면 휴가내고 나가서 시위할거 너무 당당하게 얘기하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예전에 취업준비하던 시절 집근처에 특수학교하나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루종일 집에서 원서쓰고 공부하던때에 윗집에 새로 이사를 왔는데 그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있는 가족이 왔답니다.
문제는 밤이고 낮이고 하루종일 쿵쾅거리면서 걷고, 뭔가를 던지고 소리치는 통에 도저히 못참겠어서 어머니가 올라갔는데 윗집에게 들은 답변은
자녀가 정신지체 장애인데 자기들도 컨트롤 하기 힘들다면서 배려해달라고 했다는데 그 태도가 뻔뻔하리만큼 당당했다는 겁니다.
마치 장애인을 자식으로 둔 부모가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인 듯 말이죠.
그 뒤로도 몇번 부모님이 얘기하시다가 결국은 본인 뚜껑이 열려서 큰소리 오가고 경찰까지 오는 상황도 있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본인집이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그 직원이 말하길 모든 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가 그렇게 안하무인에 뻔뻔하지 않다는거 알고있고,
자신이 겪은 경우가 좀 특수한 경우임을 알고 있지만, 확률이 1%라고 해도 내가걸리면 100%고, 그 피해의 정도가 너무 크다보니
자기는 단 1%의 확률의 리스크도 감수하고 싶지 않다는게 요지였습니다.
저도 예전에 층간소음 제대로 당하면서 멱살잡이까지 가봤던 입장이라 이 얘기를 들으니
머리는 “특수학교 반대하는 주민들 그러면 안되는거 아니냐“ 하고 있는데, 가슴은 백번 공감하게 되더군요.
예전에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그게 선입견과 차별이라 할지라도”라는 얘기를 주워들었었는데
그때는 뭔 개소리냐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록 모든 케이스에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많은 경우에 적용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국가가 책임지고 장애인 가족들의 거주까지 해결해주면 좋겠지만 그거야 어디까지나 이상향이고
결국은 이웃 간의 배려라는. 아주 쉬운말이지만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없이 니들끼리 치고박고 싸워라는 말로 해결해야하는게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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