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얘기를 해볼까요. 서치는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아이디어야 <언프렌디드> 같은 작품에서도 사용된 적 있습니다만, 그 구현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서치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 아이디어의 구현에 있어서 가장 높은 위치에 도달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서치>의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2번째 장편 <런>은 완전하게 반대 방향을 조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좁은 공간, 한정된 관계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연출에서 전작의 냄새가 살짝씩 올라오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공간과 관계를 철저하게 줄이고 그 안에서 최대한의 서스펜스를 끌어내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스토리가 서치만큼 신기하고 새롭지는 않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중반쯤 되면 어느 정도, 눈치빠르신 분이라면 훨씬 초반부터 눈치 챌 수 있을만큼 스토리가 뻔한 흐름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클로버필드 10번지>나 <겟 아웃>이 떠오르는 부분도 어느 정도 있었어요. 어떤 측면에서는 흐름 상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있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주 완벽하고 막 그런 작품은 아니에요. 군데 군데 허점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영화를 재밌게 봤습니다. 기본적으로 좁은 공간과 제약된 조건을 잘 활용하고 있어요. 매력적인 부분이 굉장히 많은 영화입니다. 밀도있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능력도 인상적입니다. 눈치채긴 쉬운 부분들이 있습니다만 클리셰 직전에 예측을 어느 정도 벗어나게 영리한 흐름을 보여주기도 하구요.
이 감독의 다음 작품을 다시금 기다리게 되지 않을까 싶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p.s. 영화를 보고 나오니 지역 방역단계가 상향되었네요. 다들 몸조심하시고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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