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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1/14 17:36:39
Name 김티모
Subject [일반] 10살 노묘 변비 퇴치기. (수정됨)
20201022-181026-HDR
사진찍는다고 불켜서 심기 불편한 할매입니다.



1. 발병
7월말 이사로 인한 스트레스 및 새 집이 마음에 안듬 + 화장실 위치 마음에 안듬 등으로 배변 거부, 변비 발병. 고양이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음수량 감소로 저도의 만성탈수를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곧 변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2. 병원
병원에 데려가 X레이 촬영을 하니 거대결장(변이 대장에 차서 장이 비대해지는 것, 만성변비의 주원인이기도 하고 만성변비가 일으키는 주요 질환이기도 하다)은 없고, 이정도 변비는 관장약을 쓸 필요가 없으니 수액처치로 음수량을 일시적으로 늘려보자 하심. 수액을 맞고 집으로 돌아와서 배 마사지를 해주는 내 손에 수분이 가득 섞인 똥샷건을 발사하고 자빠져 자러 감.

3. 관장
변을 빼고 안도한 것도 잠시. 다음날부터 다시 변비모드에 돌입. 1주쯤 뒤 이번엔 병원가기도 곤란한 한밤중에 변이 막혀 비명을 지르기 시작, 화장실에서 힘주다 나와서 위장이 눌리니 맹물을 토하고 다시 힘주다 토하기를 반복. 실례를 무릅쓰고 야간근무중인 센세에게 전화를 해서 지시를 받으며 고양이 항문에 35도 정도로 데운 증류수를 주사기로 10CC가량 투입 후 마사지. 마개처럼 막고있던 변을 빼내는데 성공. 한숨 쉬며 잠을 재웠으나 자면서 남은 변을 침대에다 싸지름. 새벽 4시에 침대 시트와 이불 세탁하고 가을점퍼 입고 새우잠을 청함.

4. 호박
물은 하루에 200CC는 먹여야 한다는데, 고양이가 개인적으로 먹는 수분은 하루 100CC가 약간넘는 정도. 방법을 찾다 보니 호박퓨레를 먹여서 섬유질 공급으로 변비 잡았다는 글들이 보임. 물을 타서 급여하므로 음수량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함. 사서 급여했더니 제법 잘 먹음. 변 상태도 상당히 좋아짐.

5. 완치?
R사의 처방사료중에 변비에 좋은 제품이 있다고 함. 구매 후 급여. 현재 상태를 보는 중... 변을 안보길래 실패인가... 했는데, 다용도실 구석을 한참 왔다갔다 하더니 거기다가 변을 싸놓음 ㅡㅡ 분노보다 변 상태가 아주 좋아서 한시름을 놓고 다용도실 문은 닫아놓기로 함.

팁 : 고양이가 변비인지 간단히 알아보는 법.
고양이가 변을 잘 본다 해도 방금 싼 변에 모래가 잘 묻지 않을 정도로 표면이 말라있으면 변비 증상이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언제 못 싸게 될지 모르니 음수량을 늘려주는것이 좋아요.

팁 2 : 고양이가 물 많이 마시게 하는 법.
시판되는 작은 물그릇들 보다 물이 많이 담기는 그릇이 좋고(최소 500cc 이상) 물그릇 높이를 바꿔가면서 고양이가 물마실때 좋아하는 각도를 찾아서 조절해주는게 좋습니다. 물그릇이 너무 낮으면 기도로 물이 들어갈 수가 있고 이로 인해 기침이나 구토를 하면서 음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분수대형 급수기는 모터 소리 때문에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으니 도입은 신중한게 좋습니다.

팁 3 : 단골 병원은 꼭 만들자
고양이키우는 분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고양이를 전문으로 보는 의사가 있는 병원은 개에 비해 아직도 적은 숫자입니다. 집 근처에 고양이 잘 보는 병원은 꼭 알아두시는게 좋아요. 일부 몰지각한 수의사들은 집사의 공포심을 이용해 과잉진료를 하기도 하니 지역 동물병원 평판은 꼭 보고 찾아가세요.

팁 4 : 화장실
제일 저렴한 벤토나이트 모래는 일반적으로 고양이들이 가장 선호하는데, 사막화와 먼지 때문에 인간의 편의로 다른 제품을 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은 벤토나이트도 먼지가 적게 날리는 제품들도 있으니 잘 골라보시는게 좋아요. 이외에 두부모래라던지, 펠릿을 쓴다던지 하는 경우도 있는데, 펠릿은 냄새를 잘 못잡고 뭉치지 않는 톱밥 처리가 골치고, 두부모래는 여러모로 편리하긴 한데 뭉친다기보다 떡이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양을 부어두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제일 비싼 모래기도 하고요. 그리고 화장실은 자주 체크하시고, 모래도 적당히 썼다 싶으면 전체 다 갈아주세요. 깨끗해 보인다고 갈아주는 주기를 늦추거나 하면 고양이가 다른곳에 변을 보거나 배변을 참다 변비나 방광염 등의 질환이 올 수 있습니다. 저희집은 펠릿 3, 벤토나이트 3, LG생건에서 파는 탈취형 모래(...라기보단 작은 돌맹이같은 알갱이)1, 이렇게 씁니다. 그리고 화장실 수는 고양이 마릿수+알파입니다.

팁 5 : 좋은 사료?
홀리스틱이니 슈퍼 프리미엄이니 다 필요없고 내 애가 잘먹고 잘싸는게 좋은 사룝니다. 본인의 상황과 고양이의 선호를 잘 맞춰서 사료를 정하시면 되요. 저는 6마리를 키우는데 애들마다 안맞는 사료+처방식 먹는 애들이 있어서 사료를 4종류를 사야 합니다 ㅠㅠ 심지어 사진의 저놈 말고 다른 노인네 하나는 건식은 아예 못 먹고 딱 한가지 습식사료+압력솥에 푹 삶은 닭가슴살 빼면 모조리 피 섞인 설사를 해서 따로 밥을 주고 있어요. 얘 덕문에 국내에 시판중인 사료는 한번씩 다 사봤습니다.

팁 6. 마지막
고양이 키우지 마시고 유튜브로 만족하세요. 농담 아닙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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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란유도자
20/11/14 17:46
수정 아이콘
고양이나 개같은 동물은 헤어질때 감정 너무 힘들것 같습니다.
김티모
20/11/14 17:52
수정 아이콘
강아지는 세마리, 고양이는 한마리 떠나보냈는데, 보낼 때마다 낯설고 힘듭니다. 그래도 다른 애들이 있으면 어떻게 추스려는 지더라고요 계속 케어를 해야 하니...
치토스
20/11/15 10:32
수정 아이콘
작년에 제 첫 고양이가 복막염으로 무지개다리 건넜는데,
두달 동안 퇴근 하고 집에 바로 안들어가고 집 앞 편의점 에서
캔맥주 하나씩 마시고 들어 갔네요. 집에 갔을때 말로 표현 못하는 그 공허,적막, 가슴 먹먹함이 두려워서
조말론
20/11/14 17:52
수정 아이콘
습식사료, 캔사료 안먹이셨나요? 츄르라도? 화장실은 몇개였나요?

저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임상? 상태가 궁금해서요
그리고 팁6은 정말 공감.. 유튜브로 보기가 아쉬우면 주변 집사님들 집에 간식 몽땅들고 놀러가는게 제일
김티모
20/11/14 17:54
수정 아이콘
저 할매가 어릴때 습식 급하게 먹다 한번 오지게 토한 뒤로 습식사료는 입도 안댑니다(...) 참치나 츄르도 안먹구요. 츄르 먹이려면 주사기로 강제급여해야함 크크크크 ㅠㅠ 건식도 엄청 가려서 사료 한번 바꿀때마다 전쟁 해야됩니다. 습식사료 처방식 먹일때는 뭐... 그냥 계속 강제급여죠. 화장실은 7개 쓰고있습니다.
수원역롯데몰
20/11/14 18:19
수정 아이콘
리터로봇은 어떠세요? 리터로봇 짱좋아요
김티모
20/11/14 18:32
수정 아이콘
아 이거 크크크크 집에 모터소리 싫어하는 애가 있어서 잘 안쓸거 같아서 안산거네요. 제가본거랑 쪼끔 다르네요? 이것도 만드는 회사가 여럿인가
조말론
20/11/14 18:21
수정 아이콘
한마리에 7개인가요?.. 얼마나 고생이시면..
김티모
20/11/14 18:30
수정 아이콘
6마리에용...
InYourHeart
20/11/14 18:47
수정 아이콘
어우... 고생하십니다... 저희 밀리에게 고마워 해야겠네요. 조언덕분에 잘 크고 있습니다~ 냐옹이가 얼른 건강해지길 바랄게요
20/11/14 18:52
수정 아이콘
저도 사료 이것저것 바꿔봤지만 잘먹고 잘싸는게 최고입니다. 누가 왜 그런거 먹이냐고 하면 응 내 고양이 16살 이러면 끝이더군요 크크
20/11/14 18:56
수정 아이콘
냐옹이도 좋아하고 댕댕이도 좋아하지만 미천해서 누굴 거둬들일 입장이아니라 유투브만 봅니다..
manymaster
20/11/14 22:05
수정 아이콘
댕댕이는 어른 되고 나서 키워봤더니 도저히 키울 것이 못 됩니다. 산책도 산책인데 배변 훈련부터 어떻게 시켜야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있다보니...
덴드로븀
20/11/14 19:03
수정 아이콘
유리너리 사료를 먹여보시는건 어떨까요? 방광염때문에 계속 먹이고 있는데 짜다고그러던가해서 물 많이먹고 오줌도 많이 쌉니다...
김티모
20/11/14 19:05
수정 아이콘
일단 적응시키는것부터가 큰일이라 샘플을 좀 얻어봐야겠네요 크크크
20/11/14 19:09
수정 아이콘
할매고양이가 잘가리네요 크크
20/11/14 19:50
수정 아이콘
요즘 화장실 모래 청소를 게을리 했더니, 어제 오줌 테러해서 마루 닦고 난리났었는데.. 이건 아무것도 아니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엑세리온
20/11/14 20:53
수정 아이콘
10살이면 아직 중년이군요. 처가 고양이가 2002년생이었는데 한달전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제가 키우던 고양이도 아닌데 눈물이 났네요.
김티모
20/11/14 21:05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빕니다. 18살이면 진짜 가족같았을텐데 상심이 크셨겠어요...
vanillabean
20/11/14 22:08
수정 아이콘
설사하는 놈과 변비인 놈이 같이 있어서 유산균 먹였는데 전 좀 효과 봤어요. 밥에 뿌려주기만 했는데, 나아지더라고요. 펫용보다 그냥 스xx 싼 게 진짜 효과 있었어요. 심지어 드시xx까지 먹여봤는데 그거보다 싸구려 쪽이 더 효과가 좋았어요.
김티모
20/11/14 22:24
수정 아이콘
유산규는 베네어쩌구 하는 거 직구해서 먹였는데 싼게 나은 모양이군요...
동년배
20/11/14 22:35
수정 아이콘
고향집 내려가면 너른 과수원을 목줄 없이 맘껏 돌아다니는 개도 있고 주는 사료 먹을 때만 닝겐의 손길을 허락하고 그외에는 어디사는지도 모를 반집반들고양이도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자주 못내려가네요...
피자조아
20/11/14 23:03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경험으론 벤토나이트 모래 중에 품질 좋은걸 쓰는게 고양이가 가장 편해 하는것 같습니다
호야만세
20/11/14 23:43
수정 아이콘
저도 랜선집사로만 만족하고 있어요. 보낼때 너무 힘들었어서.. 요즘 아이가 고양이 키우고프다고 조를때마다 정색하고 진지하게 이야기 해줍니다 '아기때는 예쁘지만 나이를 먹은 늙은 고양이는 점점 어디가 어떤식으로 아플것이고 너보다 먼저 죽을것이며 내가 해보니 영영 작별하는건 매우 슬프고 괴로운 일이다. 그래도 키우고 싶니?' 라고 대놓고 이야기하면 아이도 제법 고민하더라구요.
치토스
20/11/15 10:30
수정 아이콘
호박은 여기저기서 효과 봤다는 분들이 많네요.
저희애는 1일 1똥 규칙적인데 약간 토끼똥 이라 고민중 입니다.
ArcanumToss
20/11/16 01:01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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