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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1 21:36
미 금융위기 당시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는 진보 좌파 진영의 캐치프레이즈였고 거대한 이익을 챙겼던 금융 기관과 그 경영진, 주주들에 대한 제대로된 법적 금전적 책임을 추궁하는 조치들도 미비한 상황에서 진행되었던 법안이라 샌더스가 찬성했더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겠죠. 그리고 제 기억으로는 샌더스 뿐만이 아니라 해당 법안에 대해 분노한 유권자들의 전화 이메일 등이 지역구 의원들에게 폭주해 처음에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을 겁니다. 나중에 나라 망한다고 오바마가 설득하고 그래서 겨우 통과 되었고, 그 반대 쪽에서는 기대했던 오바마도 거대 자본 편이다, 똑같다 이런 비판을 받았던 걸로 기억되네요.
20/02/21 21:38
그런 부분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근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평소에 진보적이었다는 평을 들었으면서도 찬성에 던진 사람들을 더 높게 평가하거든요. 물론 이건 가치관 차이니 제가 옳고 님께서 그르다는 것은 아닙니다.
20/02/21 21:44
팀 가이트너가 뉴욕 연준 행장 시절 청문회랑 TARP 입법할 때 가장 자기를 힘들게 했던 사람으로 샌더스랑 엘리자베스 워렌을 뽑았으니까요.
20/02/21 21:45
좋게 말하면 일관적인 거고, 나쁘게 얘기하면 심하게 일관적일 정도로 사회주의/공산주의 사상이 머리 깊숙히 박혀있는 사람 정도로 평가해 볼 수 있겠지요.
반기업/반부자에 대한 혐오가 자신의 세계관 깊게 물들어 있다 보니 기본적인 경제학 개념조차도 받아들여지지가 않는 것이지요. 가령 경제위기가 닥쳤을때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정부의 오류의 예로 가진자/기업들/은행-금융권에게 책임을 지워 구제하지 않는 것이 있지요. 이렇게 되면 오히려 실업률이 더 오르고 통화량이 급속도로 수축되어 장기간 불황이 오게 되고 이것은 1930년대 대공황을 거치고 또 1980년대 일본 버블경제를 거치면서 습득이 된 사실입니다. 근데 원리주의적 사회주의는 그런게 없죠. 구제의 대상이 왜 기업이 되어야 하는가? 기업들 때문에 이 꼴이 낫잖아. 그러니까 한번 다 죽어봐야지 정신을 차리지. 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지요. 현재 경기가 안좋으면 2008년때 은행들/기업들 줄도산하는 심판과정을 거쳤어야 되는데 그렇게 안해서 불황이다 라는 말을 했을 법도 한데 다행인건 아주 기록적 호황이라 그런 레토릭을 못쓰죠. 암튼 현 진보진영에서 부자가 만악의 근원이라는 논리는 거의 믿음처럼 여겨지는 부분입니다. 엊그제 토론만 봐도 워렌과 샌더스가 부자라는 비아냥으로 블룸버그를 갈갈이 찢어놨죠. 이쪽 계통 정치인들은 동서를 떠나 돈이 있어도 꼭 없는 척 해야되고 항상 서민코스프레를 해야 됩니다.
20/02/21 22:25
그들을 구제해줄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는 건 사실인데, 자본주의를 위해서라며 그들을 구제해주는 게 결국 선택적 사회주의로 느껴질 수 있다는 거겠죠. 물론 그게 진짜 사회주의라는 건 아니고 비꼬는 거지 싶네요.
20/02/21 22:48
단순화 해서 말하자면 자본이 굴러가면 굴러가는대로 놔두고 망하면 망하든지 말든지 개입을 안하는게 자본주의 자유시장인데
자본가들이 승승장구하고 사기칠 때 개입하는 건 사회주의 라고 발광을 하면서 망할때 개입해서 구제할때는 그런 소리를 안하니까요
20/02/22 01:57
뭐 보이지 않는 손을 굳게 믿는 아담 스미스적 시절에 머물러 있는 초창기 자본주의 형태라면 모르겠는데 케인즈 이후에 와서 때에 따라서는 정부개입의 필요성이 받아들여지는 오늘날 형태의 자본주의에서는 전혀 무리한 결정이 아니지요.
20/02/22 07:15
"대마불사"
그 정부개입의 대상으로 선정되는게 대부분, 자본주의 체제하에 선점 효과등등 영향력을 키운 강자를 살릴때만 무리없는 결정으로 치부되고, 약자를 향한 개입은 포퓰리즘이라고 하니까 선택적이라는 말이죠. 이밤님 말씀에 나오는 그런 개입은 안하면 큰일날때만 하는 개입인데 약자 개인이 죽어나간다고 큰일이 나진 않는다, 덩치큰 강자가 뒤질 위기때만 "불가피하게" 개입이 필요하다고 하니 선택적이라는거죠.
20/02/22 09:07
기업/금융권과 일반 시민들은 고용주/고용인이라는 관계로 유기적으로 묶여 있는 관계 이기 때문에 기업을 구제한다는 것이 약자의 상대적 피해로 귀결되지 않습니다. 다우 존스가 폭락하면 기업들만 피해를 보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퇴직금이 공중분해되지요. 기업을 구해야 실업률이 급등하는것에 제동을 걸 수 있으니 둘다 살리는 셈이지요. 물론 이것이 세금이나 정부재정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일반 소시민들이 피해의식은 가질 수 있겠으나 거시적으로 보면 윈윈이고 현재까지 인류 경제사의 경험상 최선의 방법입니다.
포퓰리즘적 정책들은 의도야 선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표장사지요. 멀리 갈것도 없이 소주성만 봐도 정부재정지출만 증대되고 경기부양에는 전혀 효과가 없다는게 입증이 되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20/02/21 21:57
경제 위기 때 구제를 하지 말고 당할 놈은 당해야한다.. 는 청산주의라고 할 수 있는데, 사회주의/공산주의와 별 상관이 없고 오히려 반대의 자유주의적 포지션입니다. '원리주의적 사회주의'라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시장 실패에 개입할 겁니다. 자본가를 싫어하는 반자본주의 정서와 사회주의는 맥락이 다릅니다. 그리고 샌더스는 공산주의라 부르기 힘듭니다. 대충 비슷한 정서를 공유한다고 같은 사상 같은 진영인게 아닙니다.
20/02/21 22:19
저는 사회주의자들이 bailout 을 반대했고 보수진영은 찬성했다고 한 적 없는데요.
뭐 그걸 떠나서 본인이 사회주의자라고 공언을 한 샌더스가 bailout 에 반대한 것은 사실이지요. 사회주의자들이 부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먹여 살려야 될 의무가 있다고 종용하는 수준이라면 마르크스론자들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부자들이 만악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는 것인데 샌더스의 가진자들에 대한 혐오는 전자를 뛰어넘어 후자에 더 부합하는 경우지요.
20/02/21 22:30
부자와 자본에 대한 반감을 보이는 샌더스를 비판하는 것에는 저도 동감하는 편이고 제가 딱히 반대할 생각이 없고요. 다만 청산주의와 사회주의는 완전히 다른 기반에 출발하는 주장들이니 그 둘을 동일시하면 곤란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건 샌더스가 사회주의자를 자청하건 말건 상관없이 성립하지 않는 등식입니다.
20/02/21 21:59
모랄해저드가 언제부터 공산주의 개념이 되었나요? 내가 사기치고 다니다 뽀록나서 망하게 생기니 국가에서 돈 줘서 구제해준다는 게 아마도 경제학 기본 개념은 아닐 겁니다.
20/02/21 22:06
기업들/은행이 사기를 쳤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결론이 나는 것이겠지요.
그게 그렇게 전부다 쟤들 책임이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죠.
20/02/21 23:06
딱잘라 말할수 없다는 건 사기친게 아니라고도 못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죠..그걸 국가가 대신 수습해주는게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일일지언정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일이 궁극적으로 옳은 일이라는 근거는 못되고. "정부의 오류" 라고 말씀하셨는데 "무조건 경제적인 데미지를 경감하는 선택이 옳다" 라는 기치를 결론으로 정해둔 다음에나 쓸만한 표현이고. 그럼 그거 이외에 무슨 기치가 중요하냐 하시면 제 수준으로는 조야한 얘기밖에 못늘어놓겠지만요
사실 저번 대선 때부터 나오던, 샌더스가 좀 위험한 사상의 소유자 같다는 해석들은 이해가 갑니다.
20/02/22 01:50
2008년 사태의 원인이라고 하자면 여러가지가 있고 그 중에 기업/은행들의 방만함이 포함되는 정도이지, 주요원인이라고 까지 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버블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호경기이고 저금리의 환경이어야 하는데 마침 닷컴버블을 거쳐오면서 금리가 저점을 찍은 덕분에 버블을 위한 토양이 잘 갖추어졌죠. 거기다가 버블형성과정 초반에 빨리 금리를 올리지 못해 일찌감치 초창기에 싹을 자르지 못한 연방중앙은행 책임도 있구요. 물론 온갖 종류의 리스크가 산출불가능한 금융상품의 등장에는 금융권의 책임도 분명히 있으나 하우징붐이라고 너도 나도 뛰어들어서 빚 내서 집 사고 그걸 베이스로 또 레버리지를 걸어서 집을 사는 안일한 결정을 했던 것은 정작 홈 바이어들 자신이었으니까요. 버블인 줄도 모르고, 그게 터지면 모두 화를 입고 줄도산할 수 있다는 것도 몰랐던 것은 일반 시민이나 금융권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우징붐으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신용량 자체가 계산이 안되는 시점이었잖아요. 당시의 한계인 거죠. 그러니 금융권이 악의적으로 소시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 이렇게 얘기하기도 좀 어렵죠. 경기가 말도 안되게 좋으니 리스크에 극도로 둔감해진 거는 다들 마찬가지였잖아요. 저는 당시로서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피를 너무 흘려서 온몸이 괴사하게 생겼는데 수혈을 해줘야죠. 어쩌다 피를 흘리게 되었는지는 부차적인 질문이고... 물론 그 사단이 난 것이 일개단체의 책임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20/02/21 23:01
잘못 알고 계시는데 구제금융, 재정지원 반대한 쪽은 당시 학계에서도 자유주의 성향으로 분류되는 교수들이었습니다... 시카고대를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성향의 경제학 교수들이 단체로 반대 서명까지 하여 기사화되기도 했었는데요.
대마든 뭐든 그걸 왜 살려? 파산하게 냅둬~~ 라고 말한 게 공화당이예요. 구글에 'TARP 공화당 반대'라고만 검색해도 기사 많이 나올 겁니다.
20/02/21 23:17
맞습니다. 그래서 위 벤다이어그램을 보아도 도드-프랭크에 찬성한 분들이 반대한 분들에 비해서 TARP 에 대한 찬성 % 가 높지요.
20/02/22 09:08
그런 인식을 받는건 자본가들의 자업 자득입니다.
상당부분 사실이기도 하고. 돈있는 놈들이 욕망 절제 못 해서 사고 치면 피해는 돈 없는 사람이 보거든요. 사고친 놈들은 그 와중에도 공적자금 받아가며 위기 넘기면서 돈을 벌고 본인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어떠한 단죄도 반성도 안 하죠.
20/02/21 21:59
토론을 못봤는데 블룸버그는 이제 나가리(더 좋은 표현이 생각이 안 나네요) 되는 분위기인가요? 현실적으로 트럼프 대항마로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가 아닐까 싶었는데...
20/02/21 22:03
저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조금 심하게 망가졌습니다. 뭐 이 양반도 말을 못할 뿐 나름대로 노련한 사람이니 앞으로 조금은 더 지켜봐야죠.
20/02/22 08:47
예 뭐 허허 그렇게 말씀하시기에 부족함이 없었지요. 0.1% 의 만약이 있어서 발언을 조심했을 뿐, 저도 속마음으로는 블룸버그는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부티지지에 대한 기대도 접었고요.
20/02/21 22:07
민주당도 멍청했고, 블롬버그는 더 멍청한 짓을 한 거죠. 원래 이번 토론회 공격 1순위는 여론조사 1위로 치고나간 샌더스였죠. 블롬버그가 없었다면 토론회 끝나고 만신창이가 된 건 샌더스였을 겁니다. 그런데 민주당 지도부는 샌더스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원래 토론회 참석 자격이 없던 블룸버그에 대해 규정을 바꿔가면서까지 무리하게 참석을 허용해 비난을 자초했고, 블룸버그도 본인이 토론이나 언변이 뛰어난 스타일이 아니었으면 어차피 이번 주말 네바다 경선에 참여도 안하니 성급히 토론에 나설 필요가 없었는데 무리하게 참석했다 집중포화만 받았죠. 결과적으로 노난 건 샌더스..
20/02/22 10:25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 민주당 지도부가 잘못 판단해서 지난 번 대선도 힐러리를 밀어주는 우를 범했다는 의견을 보는데요, 정말 민주당 지도부 (혹은 어떤 세력) 가 샌더스를 저지하고 다른 후보를 미는 건지, 그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말씀대로면 샌더스를 견제하기 위해서 규정까지 바꾸어가면서 블룸버그를 토론장으로 내보냈다는 건데 블룸버그가 토론을 잘못할지 전혀 몰랐다는 건지...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가요? 그 정도로 샌더스가 후보가 되는 걸 싫다면 왜그럴까요?
20/02/22 06:14
트럼프 대항마로써 가장 강할수도 있지만 샌더스부터 바이든까지 모두 찬성한 오바마케어를 반대하고 비판한 경력을 가지고 민주당 경선을 이길수는 없겠죠. 민주당 진보 기반이 보기에 그 분 문제가 그것 만은 아니지만 오바마케어 지지는 대다수의 민주당원들에게 최소한의 리트머스 테스트인지라.
20/02/22 07:05
음, 제 기억에 샌더스는 오바마케어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5년 민주당 경선에 나오면서부터 입장을 바꾼 걸로 기억하는데요...
20/02/21 23:18
하나하나 분해해서 보면 무슨 생각으로 찬성 혹은 반대했는지는 알겠는데... 저 셋이 만약 샌더스가 표를 던진 방향으로 통과되었다면 어떤 끔찍한 칵테일이 나왔을지 상상하기도 싫네요. 제 기준에선 포퓰리스트입니다.
20/02/22 00:41
근데 트럼프가 극단이라고 할만한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워낙 이미지가 격해서 그렇지 딱히 이념상 포지션에서 극우 포지션이 아니라서. 샌더스는 미국 정치지형에서 극좌라고 할만하지만 트럼프는 탈이념에 더 가까운거 같아요.
20/02/22 00:45
좌,우라고는 볼 수 없지만 극단이냐 아니냐로 물으면 전 백점 만점짜리 극단이라고 봅니다.
자신이 유리한 상황에서, 필요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거나 돌아갈 생각이 없죠.
20/02/22 06:25
저도 이쪽에 가깝지 않나라고 봅니다. 4년전 힐러리 클린턴 상대로 보여온 득표에 비해 되리어 저조하니 말이죠. 특히 최근 뉴햄프셔 경선 결과가 눈에 띄네요. 거기서 샌더스 지지한 카운티들보다도 부티지지,클로부차 지지한 카운티들이 참여율 증가율이 더 높았죠.
작년 영국 총선에서 대패당한 제러미 코빈이 보여주듯 샌더스도 공화당으로부터 당내 경선때 받지 않은 본격적 검증이 시작되면 중간층이 싫어할 운동권 성향("양키들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쳤던 니카라과의 반미집회 참여)과 스탠스들(프랙킹 금지, 불체자 추방 모라토리움,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투표허가) 같은 상당한 취약점들이 들어나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호감도는 많이 내려올수 밖에 없을겁니다. 몰랐는데 최근 알아보니 샌더스가 의정 생활 이전 경력이 화려(?)하긴 하더군요.
20/02/22 06:42
샌더스 연설 보면 아주 그냥 피가 끓어오르는게 역시 사회주의는 이런 거다 싶더라구요 크크
근데 이번 블룸버그와의 토론때도 보면 억만장자들 자체를 악으로 보는 시각이 너무 강해서 자본주의 끝판왕 미국에서 과연 이사람이 투표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나?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생각되네요
20/02/22 06:53
개인적으로 사회주의 자체가 막 피가 끓어오를만한 사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만약 그렇게 느끼셨다면 사회주의 사상이 가진 매력때문이 아니라 샌더스의 득력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20/02/22 06:55
최근 갤럽 여론조사를 봐도 동성애자(78%),무슬림(66),무신론자(60) 뽑을수 있다는 유권자들보다 사회주의자(45) 뽑을수 있다고 하는 비율이 훨씬 낮게 나왔죠.
20/02/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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