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3929번 스타를 처음배우면서 겪은 일들...)에서 테란을 주종족으로 선택했던 제가 프로토스로 전향하게 된 이유를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제가 플토로 바꾼 결정적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전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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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를 배운지 1주일만에 마린과 탱크, 그리고 레이스에 이어
드랍쉽과 베슬(물론 공격도 못하고 모두 전멸했지만)까지 만들어내며
놀라운 발전을 이룬 나는.......
그때까지도 서플라이만 빼고 건물은 한개씩만 지어야 하는건줄 알았다.
따라서 커멘드센터는 원래부터 있으니까 제외하고,
배럭 하나, 팩토리 하나, 스타포트 하나, 아카데미 하나,
엔지니어링 베이 하나.......... 그리고 벙커 1개....
이렇게 모든 건물은 하나씩만 지었다.
이 가운데 아카데미나 엔지니어링 베이는
공격유닛도 만들어내지도 못하는 쓸데없는 건물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터렛은 왜 만들어야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런 건물을 만들도록 게임을 개발한 것을 보니,
일단 만들어 놓으면 어딘가 쓸데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만들어 놓긴 했다.
시나리오 게임에서 저그(물론 컴퓨터)를 상대할때만해도
비장의 무기 “show me the money"를 내세워
나만의 빌드오더만으로 간신히 승리할 수 있었는데.....
어느날 큰 맘 먹고 프로토스를 상대로한 시나리오 게임을 했다.
초반에는 그럭저럭 잘 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적진영에서 이상하게 생긴 유닛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나비같이 생긴 놈이었는데 걷는것도 뒤뚱뒤뚱....
어떻게 보면 예쁘게 생겼지만 움직이는 모습은 둔해보였다...
이 놈은 배꼽부근에서 이상한걸 쏘아대는 녀석이었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그리 강하게 생겨먹진 못했다.
사람들은 그 녀석을 드라군이라고 불렀다.
나의 주력 부대인 마린 2마리쯤이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메카닉이 뭔지, 바이오닉이 뭔지 몰랐다
오로지 배럭에서 나오는 병사가 테란의 공격유닛 전부인줄 알았다)
나의 마린 2마리가 열심히 드라군을 쏘아댔다.
하지만 그놈은 끄떡도 하지 않는게 아닌가.....
나의 마린이 총을 10발을 넘게 쏘는동안
그놈은 한방 정도의 물체를 쏘는데도 내 마린은 전멸했다.
“이건 불공정해!!!”
그랬다, 드라군은 너무 강력했다.
마린은 많이 뽑으면 될 것 같지만,
1개의 배럭에서 나오는 마린 수로는
화려한 외모에 숨겨진 드라군의 강력한 공격을 막을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난 고차원적인 전술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언젠가 무슨 건물을 하나 짓고 주사모양의 아이콘을 눌렀더니
마린에게 주사모양의 기능이 추가되는 게 생각났다.
“군대에서 병사가 전투시에 소지하는 주사라면
생화학전에서 감염됐을 때 사용하는 그 주사아닌가?“
군대에서 생화학전에 사용되는 주사는 2가지다.
하나는 생화학 감염을 치료하는 해독제고
또하나는 진통을 줄여주는 마약성분이 든 주사다.
“맞아 그 놈(드라군)은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는 거였어.
그러니까 주사를 맞으면서 싸우면 이길수 있어!!! 역시 난 천재야!!“
난 다시 용감하게 드라군과 맞붙었다.
싸우는 도중에 열심히 주사를 눌러댔다.
그랬더니.... 더 빨리 죽는게 아닌가......
혹시나해서 내 진영에 있는 마린들에게도 주사를 맞혀봤다.
헉.... 체력이 떨어지잖아......
몇 번 계속 주사를 놓았더니 죽기 일보직전이네....
“아하!!! 주사는 자신에게 쓰는게 아니라 적에게 사용하는 거야....”
그러나 어떻게 상대에게 주사를 놓을 수 있는지..... 방법이 없었다.
결국 주사기능은 아무런 쓸모가 없을뿐더러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나쁜 물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사속도가 빨라진다는 것과, 메딕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나는 몰랐던 것이다)
“아... 드라군은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인가?...”
계속 게임을 했다....
배럭을 클릭하고 자세히 보니
마린과 메딕, 파이어뱃 외에 또다른 유닛이 있는데,
그 유닛을 만들려고 클릭을 했더니
무슨 건물을 지어야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그래, 늦게 비싼 건물을 지어서 나오는 유닛이라면
드라군도 이길 수 있을 거야!! 바로 그거야!!!“
그래서 난 고스트를 만들었는데,
이놈은 마린이 갖고 있는 소총보다 훨씬 긴 장총을 들고 있었다.
영화에서 보면 장총의 파괴력은 대단하다....
터미네이터에서도 주인공의 장총 한방에
모든 것이 날아가버리지 않은가......
연사속도도 느린걸 보니 엄청난 파괴력이겠군.....
열심히 고스트를 뽑아 전투에 임했지만 결과는 또 참패.....
결정적으로 테란의 유닛들은 맷집이 너무 약했다.
나중에 팩토리에서 골리앗이라는 놈도 생산해봤지만,
60밀리 기관총만 쏘아대는 허약하기 짝이 없는 놈으로,
골리앗이라는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놈이었다.
그래.... 종족을 바꾸자....
마린이 아무리 총을 쏴대도 끄떡없는 드라군....
양손에 칼을 들고 소총부대와 맞짱뜨는 질럿....
이에비해 태란은 정말 비효율적인 종족이었다. 당시 내 생각은 그랬다.
우선 쓸데없는 건물을 너무 많이 지어야 했다.
서플라이가 그랬고, 아카데미니 엔지니어링 베이, 사이언스 퍼실리티 등등.....
게다가 건물옆에 조그만 건물을 다는 것도 너무 많았다.
내 생각에 그 애드온의 절반 가까이는 필요도 없어 보였다.
대표적인게 커멘드센터 옆에 붙이는 애드온...
스캔(당시엔 설명도 보지 않아 그게 스캔이라는 것인지도 몰랐다)이라는
기능이 추가된다고 하는데..... 뭔지 모르겠다.
한번은 스캔을 누르고 우리 진영 아무데나 클릭했더니
파란 물방울 비슷한게 잠시 날아다니다 멈췄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혹시 적진영에 사용하면 적들이 점멸할까해서 사용해봤지만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당연하지 치트키를 쳐놓은 상태였으니)
그래 프로토스가 최고야.....
그래서 난 프로토스로 종족을 바꾸고 다시 맹연습에 들어갔다....
초반엔 너무 좋았다......
테란의 일꾼은 건물을 하나 지으려면 끝까지 달라붙어야 하지만,
플토의 프로브는 명령(워프)만 내려놓고 곧바로 일을 할 수 있었다.
흠이라면 유닛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당백 아닌가....
약하디 약한 마린 몇 기 뽑느니 든든한 질럿 한기 뽑는게 유리했다.
그때부터 나의 좌충우돌 프로토스 인생이 시작되는데.......... (계속)
PS: 웨스트 서버의 제 아이디는 이곳에서 사용하는 아이디와 같은 acepoker입니다.
지금도 거의 무한에서만 놀고 있는데, 혹시 베틀넷에서 저를 보시면 반겨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