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6/10 14:12:31
Name 초보유저
Subject 기욤 패트리 선수, 패자의 모습.
뒤늦게 겜티비 스타리그 결승전을 보았습니다.
김창선 님이 말하시듯 제가 보기에도 3경기 모두 한웅렬 선수의 엄청난
연습량이 빛을 발한 것 같구요.
그런데 제가 주목한 것은 바로 기욤 패트리 선수의 반응입니다.
뭐, 게임 내적인 건 저 말고도 잘 아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접어두고.

게임이 끝난 후 기욤 패트리의 반응이 궁금했습니다.
과연 승부사, 기욤은 완전히 셧아웃 된 후에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

특히 결승전이나 중요한 경기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였던 그가,
1경기 캐리어, 2경기 리버, 모두 읽히고 막혔을 때,
정말 답답하고 짜증나는 일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나름대로는 매너 게임 한다고 자부합니다만,
제일 싫어하는 테테전에서 드랍십 경로에 레이스 패트롤로 잡힌다든가,
제3 멀티 지역에 이미 상대방 병력이 견제하고 있다든가 하는,
내 수가 이미 상대에게 읽히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
정말 게임할 맛이 떨어지게 되는데요.

특히나 결승전에서, 기욤 패트리 선수.
제 3경기 gg 치면서 씁쓸한, 그러면서도 여유있는 웃음을 지어 보이더군요.

답답하고 짜증나는 표정으로 아쉬워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틀려서
이런 기분이 든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저것이 바로 승부사, 프로게이머의 모습이라고 생각이 되더군요.

그래, 나는 내 필살기를 모두 실력껏 발휘했다.
그런데 네가 너무도 잘 막았다. 너의 승리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한..

많은 프로게이머 들이 게임에서 지고 답답해하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의 전략에 대한 칭찬 보다 자신의 실수를 거듭 강조하는
모습에 좀 보기 안좋았던 경우도 많았었는데 말입니다.

어느 선수가 게임에서 실수 한번 안하겠습니까..
그것이 작은 것이든, 게임의 승부를 좌우하는 큰 것이든 간에,
혹은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했든 50% 발휘했든 실력껏 게임을
하지 못한 것 자체도 실력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말입니다.

모든 선수가 게임에서 지고 나면 기분이 좋지 않겠지요.
자신의 실수 때문이라면 더더욱 답답한 기분에 짜증이 나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자신에 대한 불만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플레이를
보여주는 입장에서 얼굴 굳힐 필요가 있을지..

자신의 패배를 실수로 치부하고, 상대의 승리에 웃으며
축하할 수 없는 프로게이머 들의 모습이 오히려 이번 기욤 패트리의
미소로 대비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경기에서 패배한 뒤에도 굳은 얼굴로 자신의 실수를 말하기 보단,
웃으며 상대의 전략을 칭찬할 수 있는 진정한 승부사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마요네즈
02/06/10 23:35
수정 아이콘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491 주가도 16강기원 16포인트 상승.. [1] Dark당~1169 02/06/11 1169
3490 스타 유닛에 맞춘 한국 월드컵 대표팀. [4] 공룡1184 02/06/11 1184
3489 스타리그 결승전 입장권이래요. [1] 김형민1063 02/06/11 1063
3488 한국팀 선수들을 스타유닛으로 바꾼다면? [4] 김백기1194 02/06/11 1194
3486 쩝~ 제가 밑에 물어본거.. [2] 시민쾌걸~1156 02/06/11 1156
3485 지금까지 겜티비 예선 신청한 선수들.. [23] 이재석1728 02/06/11 1728
3484 오늘은 무슨 경기가 있나요? [4] 시민쾌걸~1059 02/06/11 1059
3482 무한종족최강전 후기는 안올라 오나요 -_- AIR_Carter[15]1154 02/06/11 1154
3473 겜아이 챔프? 님 보세요 저 승훈입니다.. [1] 이승훈1103 02/06/10 1103
3472 KISSTERRAN님 [8] 김보욱1171 02/06/10 1171
3469 PgR21에게 내가 바라는 것 [3] 분수1168 02/06/10 1168
3468 자신감과 여유 [6] homy1231 02/06/10 1231
3466 게임방이라니.. [6] homy1205 02/06/10 1205
3465 참으로 무례한 스카티님 [10] 김미루1229 02/06/10 1229
3464 [잡담] Listen without Prejudice. [9] Apatheia1175 02/06/10 1175
3461 운영자도 아닌제가 이런 건방진.. [4] 폐인1261 02/06/10 1261
3460 제 코멘트 삭제조치한 이유는???? [18] 조은솔1264 02/06/10 1264
3455 기욤 패트리 선수, 패자의 모습. [1] 초보유저1347 02/06/10 1347
3453 간만에 와서 글을 읽어더니..중립성에 관해..토론이 있었군여.. [4] laaaa1113 02/06/10 1113
3451 제갈공명님 보시오.. 윤영식1058 02/06/10 1058
3450 긴장이 되서 잠이 안오는데..다들 대단하시네여.. [1] 견습마도사1149 02/06/10 1149
3449 [Re 긴 잡-_-담] Apatheia... [3] 수시아1333 02/06/10 1333
3448 내가 져가는 것을 느낄때 성정문1077 02/06/10 107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