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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2/04 12:35:12
Name 아우구스투스
Subject [일반] 책 한권 추천해볼게요 -로마 서브 로사-
원래는 설 전에 써서 이번 설 연휴가 꽤 길기에 혹시나 무료하신 분들, 책 좋아하시고 특히나 추리와 역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해드리려고 했던건데요.

그러나 책이라는게 참 내용을 쓰기가 애매하더라고요.

괜히 책의 내용을 썼다가 조금 스포일러가 있거나 그런 내용을 미리 알고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께서 조금 아쉬워하실수 있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도 내용 하나도 안쓰고 글을 쓰기도 어렵더라고요.



어쨌든... 제 닉넴을 보시다시피, 저는 뭐랄까 로마 시대 관련된 것을 좋아합니다. 중학교때 로마인 이야기를 접하고는 관련 책들을 몇개씩, 많이는 아니고요 그냥 몇개씩 구해서 읽어보고 따로 적어놓고 그랬습니다만...

그러던중에 서점에서 2권의 책을 봤죠. 하나는 로마 서브 로사라는 소설과 또 하나는 카이사르의 어릴때부터 클때까지의 내용을 그린 엠퍼러. 뭐 로마 서브 로사를 보고 그 다음에 엠퍼러를 봤습니다만, 참... 엠퍼러는 너무 좀 그렇더라고요.


로마 서브 로사는 로마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또한 기록이 많이 남은 '기원전 1세기'의 로마를 배경으로 하는 데요 주인공은 '더듬이'라고 불리는 고르디아누스입니다. 호기심이 많고 정의를 추구하면서도 뭔가 냉소적인 면도 있는 인물이죠.

개인적으로 고르디아누스에 대해서 평해보자면 기원전 1세기 로마에 사는 20세기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노예에 대해서도 관대하면서 동시에 뭔가 인류애적인 부분과 세심한 면까지 살피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더라고요.

작가는 스티븐 세일러고요 원래는 고르디아누스를 주인공으로 한 이런 책이 아니라 '앨러리 퀸스 미스터리 매거진'에 있던 것이 인기를 끌어서 이렇게 된거에요.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단편집은 '어둠의 묵시록' 안의 단편집 '로마의 악귀'와 '독살에의 초대' 안에 들어있는 단편집이 있습니다. 참고로 독살에의 초대는 뭐 다른 곳도 구할 수 있지만 건대쪽 스타시티 지하에 있는 반디앤루이스에 있는 것은 제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장르는 역사추리소설이라고 해야할까요? 제목의 서브 로사 는 '장미 밑에 있다'라는 뜻인데요, 비밀 회의 장소에 장미를 꽂아두었던 로마 시대의 관습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은밀히''남몰래' 등의 의미로 쓰인다고 합니다. '로마 서브 로사'의 의미는 로마시대의 은밀하면서 밝혀지지 않은 이면의 역사를 다룬다는 의미죠.

기존의 로마 관련 소설들이 '영웅'을 다룬 것이고 거기에 초첨을 맞추거나 혹은 폼페이 화산폭발을 다루거나 키케로의 카탈리나 역모 탄핵 건과 같이 유명한 사건의 전면적인 면을 다룬 반면에 이 사건은 좀더 이면적인 면을 다뤘죠. 주인공부터가 '로마의 시민'이지 귀족이나 부자, 영웅이 아니거든요.

추리소설로 보더라도 어느정도 액션도 있으면서 나쁘지 않지만 굉장히 옛 로마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그때의 로마 모습을 설명하면서 또한 실제 로마의 모습을 묘사-경찰이 없기에 무법적인-하는 등... 거기에 내전 당시의 참혹함, 노예와 관련된 잔인함 법령, 동성애적인 면까지 다루더라고요.

그렇다면 혹시나 내용을 하나도 모르고 책을 읽으셔야 좋으신분들은 이제 더는 안 읽으시는게 좋으실거 같아요. 직접 서점에 가셔서, 저는 인터넷을 통해서 사는 것보다 책은 서점에 가서 앞의 몇페이지, 혹은 뒤의 역자가 쓴 것, 내용 전개 등을 봐두는게 제일 좋을 거 같아요.



일단 총 10권 중 우리나라에 발간된건 4권까지인데요. 전체적인 내용은 '더듬이'라고 불리면서 의뢰를 받아서 어떤 사건의 증거를 찾거나 혹은 누명을 벗겨주거나 뭔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지금으로 치면 탐정이 뭔가를 풀어나가는 내용인데요, 만나는 인물이 그야말로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영웅들입니다.

그의 의뢰인이 키케로나 크라수스 등이고요. 관련된 인물은 카이사르, 술라, 폼페이우스, 카탈리나, 클로우디우스 등입니다. 더불어서 참고로 그의 아들은 카이사르 밑에서 일하게 되고요.

본인은 굉장히 정치적인 일에 관여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워낙에 로마에서 탐정일로는 유명하기도 하고 정직하면서 신용이 확실하고 거기에 자신의 일은 어떤 일을 당해도 끈질기게 파고들어서 마무리하는 면때문에 상당히 많은 인물들이 알고 그를 이용하려고 하죠. 특히나 대표적으로 키케로요.

그의 정치적인 성향은 평민파, 즉 카이사르를 주도로 하는 평민파에 가깝고 원래는 키케로의 성공과 함께 그의 명성이 드높아졌지만 3권을 계기로 키케로와는 척을 지게 되죠.


1권의 내용은 그야말로 키케로가 어떻게 로마 법정의 최고의 변호사로 뜨게 되는지에 대한 내용인데요, 존속살인과 관련되어서 그것을 풀어가는데... 참... 로마라는 도시, 로마라는 나라에 대한 암담함을 보여주는 내용이었죠. 희망이 없는건 아니지만요.

2권은 스파르타쿠스 반란시기를 다룬 것으로 아주 적절한 시기에 생긴 '노예의 주인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크라수스의 의뢰를 받은 고르디아누스의 활약이 나온 것이고요.

3권은 그 유명한 카탈리나 반란 사건때를 다룬 것으로 키케로와 고르디아누스가 이때를 계기로 완전히 사이가 틀어지게 되죠. 그리고 카탈리나 반란의 다른 면도 나오고요.

4권은 이집트에서 생긴 일로 번진 로마에서의 일을 고르디아누스가 처리하는 것인데요 나중에 카이사르의 수족이 되는 클로우디우스가 등장하죠. 이때는 키케로와 고르디아누스가 완전히 적이죠.



각 권마다 막판에 반전도 조금 있고, 뭐 예측 가능한 것도 있고요. 주요내용과 함께 깨알같이 서브 줄거리도 같이 풀어나가는 형식입니다. 특히 3권에서는 생각이 깊고 배려심이 있는 아버지와 점차 성장하면서 정체성을 알아가는 아들간의 갈등이야기가 나오는데, 솔직히 고르디아누스가 너무나도 좋은 아버지이기에 참 아들이 밉게 묘사되는 듯 합니다.



뭐랄까... 좋은 책이고 흥미로운 책입니다.

이 글을 쓰는 다른 목적은 조금 더 팔렸으면 하는 바람도 조금 있고요. 제가 이 책과 관련된건 아니고 4권까지 읽고 재밌어서 서점을 통해서 출판사에 문의하니 5권의 출판 계획아 아직 없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아쉬운 면도 있기도 하고요. 너무 개인적인 욕심일까요?

그러나 로마시대 역사를 현재에 투영하기보다는 좀더 당시에 맞추려고 하고 좋은 면이 아닌 나쁜 면도 묘사하기에 충분히 흥미롭고 재밌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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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마루
11/02/04 13:38
수정 아이콘
오! 저도 로마에 관련된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반갑네요
저는 시오노 나나미 여사의 로마인이야기를 통해 입문하게 됐는데 그 후로 로마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되었거든요
제가 최근에 읽은건 고스트라이더의 작기인 로버트해리스의 '임페리움'이라는 작품인데 카이사르와 함께 한시대를 풍미한
변호사이자 웅변가인 키케로를 다룬 작품입니다. 단순히 인물에 대한 조명뿐 아니라 역시 당시의 각종 역사적인 사건들과 더불어
스릴 넘치는 전개로 굉장히 재밌게 읽었는데... 2편이 안 나오네요 어흑 영국은 벌써 나왔다는데 번역이...
여튼 추천해주신 책도 읽어봐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Darwin4078
11/02/04 15:58
수정 아이콘
4권까지 다 봤습니다만, 뭐랄까.. 좀 밋밋하다고 해야 할까요.

역사소설로서의 재미도 평균 이상은 되고,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도 평균 이상은 되지만
둘의 시너지 효과가 잘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몇년전 출판계에 팩션 열풍이 불었을때 나왔더라면 괜찮은 반응을 얻었을것 같은데..

안좋은 얘기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한번쯤 읽어 볼만한 소설입니다.
분명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는 소설입니다.

이런 류의 소설이라면 역시 시조이자 본좌,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세계에 존재하는 '장미의 이름',
하나의 사건에 대해 플라톤의 4개의 우상에 비유하여 4명의 시선, 4개의 결말을 제시하는 '핑거포스트, 1663',
(전 구판, 옥스포드의 4증인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페스트가 창궐하는 17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교황 인노켄티우스 11세의 비리를 파헤치는 '임프리마투르'를 추천합니다.
TheGodfather
11/02/04 19:02
수정 아이콘
저는 최근에 리델 하트가 쓴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를 봤어요,
책도 그렇게 두껍지 않은 단권이고 볼만 하더라구요.

로마사라고 해봤자 아는게 고작 로마인 이야기를 읽은게 다인데,
로마인이야기를 읽을 땐 염야칠생의 카이사르 무한 사랑을 느꼈다면,,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를 읽을 땐 리델하트의 스키피오 무한 예찬을 느꼈달까요?

귀가 얇은 관계로 로마인 이야기를 읽을땐 우왕 킹왕짱! 카이사르 였다면,
스.아를 읽고 나니 우왕 간지! 스키피오가 되는군요^^;;
될대로되라
11/02/04 22:11
수정 아이콘
5권 번역을 간절히 기다리는 책 중에 하나군요.
역사상 중요한 사건을 주변인의 시선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드라마 ROME과 비슷합니다.
가부장적 권위가 중요한 고대로마의 평범한 아버지상을 잘 보여주는 고르디아누스지만
동시에 고통받는 밑바닥 인생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근대적인 인간의 모습도 매력적입니다.
4권에서 이미 어두운 정치 이면에 신물을 느껴 노쇠의 기미를 보이는 주인공이라 5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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