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0869225&code=61121111&cp=du

‘여자라서 하차했다’ 티파니 욱일기 사태 여혐논란… 페북지기 초이스


티파니(27·본명 스테파니 황) 욱일기 사태가 엉뚱하게 여혐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티파니가 TV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국회에서 ‘티파니방지법’이 논의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자라서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는 상황입니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60819000308

티파니 사태, 여혐 논란으로?…“여자라서 하차했다”


워마드는 “티파니가 여자라서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같은 행동을 남자 연예인이 했으면 이 정도로 큰 파장이 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티파니도 그렇고 한국은 유독 여자 연예인에게 가혹하다”며 티파니 하차에 반대하는 의미로 일본 전범기를 태극기와 합성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성우 김자연씨 교체로 불거진 메갈 사태를 지켜보면서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됐죠... 게시판에라도 글을 써볼 생각을 했는데 집안에 여러 일들이 터지면서 미루고 있는 중이죠... 아무튼 조만간 이번 사태에 대한 생각을 써보고 싶네요...

그건 그렇고 이번 티파니 사건을 보면서 혹시라도 남녀구도로 접근하는 시각이 있지는 않을까 염려를 했어요... 아마 이 문제를 여혐문제로 끌고갈 거라고 예언(?)한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오지은이라는 인디 가수가 포문을 열었네요... 혹시나 해서 트위트 계정도 없는 제가 트위터를 둘러봤는데 티파니의 하차를 두고 여혐이나 여성의 문제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일단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봐요...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단지 주장이 아니라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주장을 해야 되죠...

예컨대 오지은씨는 “티파니씨가 젊은 여성이기에 상황이 더욱 이렇게 흘러갔다고 생각합니다”라면서 “얼마 전 안중근으로 눈물의 사과를 한 여 아이돌 사건도 그렇고 이런 일이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나요 유독 젊은 여성이 많았단 생각 안 들어요?”라고 했죠... 여기에 아무런 근거가 없어요... 그저 자기 생각만 있어요... 정말 티파니가 젊은 여성이라서 이렇게 흘러갔다거나 얼마전에 있었던 여 아이돌 사건도 젊은 여성이라서 그랬다면 정확한 통계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거나 최소한 이번 사건과 비교할 수 있는 테이터라도 제시하면서 주장을 한다면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이렇게 별다른 근거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사건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리려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더욱이 티파니 하차와 관련된 문제를 가지고 여자의 문제라거나 여혐의 문제로 접근하는 건 정말 악질적으로 느껴지네요... 이게 어떻게 남녀의 문제인가요... 남녀를 편가르고 싸움을 붙이는 식의 이런 구도를 만드는 건 혐오와 증오를 생산할 뿐이죠...

또 오지은씨는 자신의 글에 반박글을 올린 것에 “1) 같은 일을 남자 아이돌이 했을 경우 이렇게 빨리 하차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 역시 추측이고 가정일 뿐이죠...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와 뒷받침이 될 만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아요... 남자 아이돌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 여자 아이돌 보다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적이 있었나요? 물론 사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1대1로 비교하기는 어렵기도 하죠... 아무튼 이런 사안에 대해서 여혐이나 여자의 문제로 접근하고 싶으면 거기에 걸맞는 사례와 근거는 제시하면서 주장을 하는 게 맞다고 봐요...

“2) 티파니씨가 그 스티커로 자신의 군국주의적 성향을 드러낸 것이 아닌 무지로 인한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게 이유라면 이유겠죠. 저도 (확실하게 단정할 순 없지만)티파니가 군군주의적 성향이 있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그런데 오지은씨는 티파니가 전범기를 올린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 티파니 행동에 분노하는 혹은 분노했던 이유가 티파니가 군국주의 성향이 있어서가 아니죠(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에 일본 전범기라뇨... 이건 무지로 퉁칠 수 없는 황당하고 당혹스럽고 어이없는 일이었죠... 굳이 많은 말을 동원해서 설명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분노할 수 있을 만큼 (근거가 충분한) 정서적인 문제인데 그것을 가지고 군국주의적 성향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건 애써 티파니의 행동을 축소시켜려는 식의 접근일 뿐이죠...

“3) 전 역사에 몸시 관심이 많습니다 많이 부족하겠지만...” 이 부분까지 언급하고 싶지는 않네요...

“4) … 그녀에게 실망한 사람이 늘어나면 그것이 그녀가 감담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티파니가 이번 사태로 인기가 떨어지고 실망한 사람들이 늘어나서 하차를 하게 됐는데 뭐가 문제죠... 이번 사건이 하차할 만한 성격의 사건이냐는 논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오지은이라는 분의 말마따나 인기 연예인이 인기가 없어지면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게 바로 “감당해야할 부분”이죠...



그리고 워마드...

티파니 하차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일본 전범기를 태극기와 합성까지 했는데... 정말 대단한 독립 운동 단체 나셨네요... 개인적으론 저런 합성이 어떤 맥락에선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티파니와 관련된 부분에 사용한 건 무리수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네요...
개인적으로는 메갈에 대해 호의적이었는데 어느 순간 임계치를 넘어서더니 그냥 폭주하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마지막으로 언론들은 이런 사안에 대해 싸움을 붙이거나 가십성으로 다루거나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말고 좀 깊이 있는 기사들을 생산했으면 좋겠어요... 그저 논란만 부추기면서 조회수 올릴 생각만 하지 말고 언론의 공공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기사들이 나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