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예상과 상반된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국내 코스피 시장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있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는 전일 종가 대비 3.09% 하락으로 장을 마감하였고, 장중 한때 4.73%(저가)까지 폭락하였습니다.
(이때, 코스닥에서는 사이드카도 발동을 하였죠).
그럼 갑작스런 브렉시트에 의한 지난 금요일의 폭락은 역사적으로 보았을때, 과연 어느 정도에 해당하는 하락이었을까요?
심심해서 코스피의 과거 기록을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간단히 개조식으로 설명을 하겠습니다.
[지난 금요일의 폭락은 역대 몇 위에 해당하는 하락이었을까? 그리고 그 정도의 하락은 대략 어느 정도 빈도로 나타날까?]
1989년 이후 현재까지, 총 7200거래일
- 그 중 지난 금요일의 하락률(3.09%)은 244위에 해당. 이는 상위 3.39%에 해당하는 수치로, 약 30거래일만에 한번 정도 볼 수 있는 하락
- 물론 상당수의 하락이 특정 기간 내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반드시 30거래일만에 이러한 하락이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음
- 종가가 아닌 저가(-4.73%)를 기준으로 하면 125등. 이는 상위 1.74%에 해당하는 수치로, 약 58거래일만에 한번 정도 볼 수 있는 하락
- 종가 기준에 비해 저가 기준이 더 순위가 높은 것으로 보아, 순간적인 충격은 분명히 반영된 것으로 보임
분석 대상을 2000년 이후로 변경하면, 총 4074거래일 (IMF 당시 폭락기가 제외됨)
- 지난 금요일의 하락률(3.09%)은 132위에 해당. 이는 상위 3.24%에 해당하는 수치로, 약 31거래일만에 한번 정도 볼 수 있는 하락
- 종가가 아닌 저가를 기준으로 하면 75등. 이는 상위 1.84%에 해당하는 수치로, 약 54거래일만에 한번 정도 볼 수 있는 하락
- 대략, 위의 결과와 비슷한 느낌. 즉, 저가 기준으로 하더라도 약 3개월 정도에 한번쯤은 볼 수 있는 하락이었음
분석 대상을 2010년 이후로 변경하면, 총 1604거래일 (2008년 금융위기 폭락기가 제외됨)
- 지난 금요일의 하락률(3.09%)은 12위에 해당. 이는 상위 0.75%에 해당하는 수치로, 약 134거래일만에 한번 정도 볼 수 있는 하락
- 종가가 아닌 저가를 기준으로 하면 9등. 이는 상위 0.56%에 해당하는 수치로, 약 178거래일만에 한번 정도 볼 수 있는 하락
- 한달에 20거래일이 있다고 가정하면, 약 9개월만에 한번 볼 수 있는 큰 하락
- 2010년 이후 전반적으로 잔잔했던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금요일의 하락은 꽤나 큰 하락이었다고 볼 수 있음
- 한편으로는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큰 하락이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음. 그래서인지 또 한 번 큰 하락이 찾아올 전조 증상은 아닌지 걱정이 됨
1990년~1999년 총 2888거래일 중, 3% 넘는 폭락은 총 116회(4.02%)
- IMF 폭락 기간 292거래일 중, 3% 넘는 폭락은 총 47회(16.10%)
- 즉, 10%의 기간 동안 전체 폭락일의 41%가 집중됨
2000년~2009년 총 2470거래일 중, 3% 넘는 폭락은 총 124회(5.02%) - 오히려 이전 10년에 비해 변동성 증가
- 금융위기 폭락 기간 243거래일 중, 3% 넘는 폭락은 총 16회(6.58%)
- 생각보다 금융위기 기간 동안 폭락이 없었음
- 반면, 생각보다 2000년대초 IT버블 붕괴 당시에 많은 하락이 집중됨
- 해당 기간 202거래일 중, 3% 넘는 폭락은 총 33회(16.34%). 그러니까 대략 1주일에 한번은 3% 넘는 폭락을 경험했다는 뜻
- 이렇게 보니, IMF때보다 더 잔인했던 기간!
2010년 이후 총 1064거래일 중, 3% 넘는 폭락은 총 14회(0.87%)
- 앞의 두 기간에 비해 폭락 횟수가 현저히 감소함
-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폭등 횟수도 그만큼 감소했을 것으로 보임. 즉, 시장의 변동성이 급감함
- 변동석이 극도로 축소된 상황에서 과연 남은 4년 동안 어떠한 결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함
[기타 소소한 정보]
- IT 버블이 터졌던 2000년대 초반은 생각보다 잔인했던 기간
- 2000년 개장 첫날인 1월 4일 역사적 고점을 찍고, 1년 내내 유의미한 반등 없이 떨어지기만 함. 해당 기간 동안 약 60% 폭락. 지수가 60% 폭락했으니, 1년간 문 닫은 회사들도 매우 많았을것임
- 한편, 코스닥은 비슷한 기간 3000에서 500까지 떨어짐. 85% 폭락. 아시다시피, 당시에 살아남은 회사들은 정말 대단한 회사들
- 역대 최대 폭락(89년 이후)은 2001년 9월 12일, 9.11테러로 인한 급락이었음. 당시 하락률은 12.02%. 상하한가가 15%이던 시절이므로, 대략 90% 이상 하한가라고 보면 됨. 그 후 코스피는 거짓말 같은 장기 대세 상승장이 시작됨. 미국도 마찬가지
- 두 번째 폭락은 2000년 4월 17일. 버블 붕괴기임과 동시에 미국발 악재로 11.6% 급락. 저가 기준으로는 12.69%로 역대 최고
- 세 번째 폭락은 2008년 10월 24일로 그 유명한 리만사태와 금융위기의 종지부를 알리는 막타(?). 10.57% 폭락.
- 10% 이상 폭락한 것은 이렇게 3일이 유일함
- 지금은 상하한가 폭이 30%로 늘어서, 이번 사태로 기록을 갱신할지도 모름(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되겠지만..)
- 저가 기준으로는 10%이상 폭락한 날이 총 5일. 위의 세 날이 포함되고, 나머지 이틀 중 하루는 역대 3위 폭락이 있기 약 1주일 전. 그야말로 헬이었던 상황이라고 말할 수 밖에. 나머지 하루는 버블붕괴시기인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음
- 역대 최대 폭등(89년 이후)은 2008년 10월 30일로 11.95% 상승. 즉, 90% 이상 상한가. 역대 3위의 폭락이 있은 후 바로 1주일 뒤로, 아마 대부분의 개미들은 이미 주식을 다 날리고 손가락만 빨고 있었을 것 같음. 역시 폭락의 마무리는 화끈한 반등으로 나타남. 참고로 그 당시 마지막 4일 동안 지수가 340포인트 하락함. 4일동안 28% 증발
- 그 외 10% 이상 상승 경험은 전무하며, 5% 이상 상승도 60일에 불과. 이중 대부분은 90년대 말 최초로 지수 1000을 뚫기 위해 달렸던 시기
- 2010년 이후에는 단 1일에 불과. 폭락이 없었던 것처럼 폭등도 없었음
[마무리]
1) 중기적으로 봤을때, 이번 하락은 약 10년 주기로 찾아오는 역사적인 폭락과 비교해 봤을때 아직 새발의 피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물론 이게 시점이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요.
2) 당일 하락률만 보더라도, 역사적으로 그렇게 큰 하락은 아닙니다. 다만, 2010년 이후로 한정한다면, 굉장히 유의미한 하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3) 따라서 만약 브렉시트가 제가 예로든 과거의 큰 사건들만큼 중요한 문제라면, 앞서 설명했던 역사적인 날들을 앞으로 눈으로, 마음으로 뼈저리게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한가 제한폭도 2배로 늘어났으니 말이죠. 물론, 이게 별일 아니면 그냥 또 이렇게 지나갈수도 있습니다.
4)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게 별일인지 아닌지는 며느리도 모른다는 거죠. 시장만이 알고 있을겁니다. 아니면, 배후에서 시장을 조종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누군가는 알고 있겠죠.
5) 암튼, 브렉시트! 앞으로 1~2년간 금융시장에 대체 무슨일이 벌어질지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이상 아주 아주 오랜만에 PGR에 글을 남겨봅니다~
주말 마무리 잘 하시고, 또 산뜻한 한주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