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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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30 11:25:17
Name whermit
Subject [일반] 내가 생각하는 PGR의 가치와 운영시스템..
이곳 PGR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운영자란 소수집단의 '자의적 판단'에 기댈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고 그 한계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풀어쓴다면 (제가 이해하는 한도내에서) PGR은 '영리 추구'가 아닌 '상식적인 인터넷 커뮤니티'를 '목적' 으로 주관적일지언정 '객관적이고자 노력하는 제3자 - 즉 운영자' 가 '상식적인 질서 유지'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질서를 유지시키고자 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이 그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이번 같은 참사를 불러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PGR이라는 사이버 공간이 가진 매력과 고유성 - 즉, 한명이 아닌 다수의 운영진과 수만명 대에 이르는 무료 가입자들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식과 예의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인터넷 공간 (사실, 이 말이 현재 대한민국의 인터넷 문화를 비추어 본다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요.) - 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제점도 많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천, 수만의 유저들이 '굳이 들어오지 않아도 되는' 이 친목 사이트에, 관심을 가지고, 접속하며, 지금과 같은 사태에 같이 분노하고 불만을 성토하는 모든 것들이 역설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PGR이란 공간에 정을 두고 이곳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건 아닐까요.

어차피, 완벽한 시스템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를 (더군다나 만명단위의 불특정 다수를) 동시에 만족하게 하는 객관적인 방법은 저는 상상 할수 조차 없습니다. 더군다나 '공정함' 같이 언뜻 명확해보이지만, 복수의 집단에서는 모두가 다르게 느낄수 있는 주관적일수 밖에 없는 개념을 자원봉사자분들의 열정으로 이루어지는 거대 친목 모임에서 얼마만큼 완벽하게 구현할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최소한 제가 생각하는 PGR의 매력은 '상식과 예의가 통하고자 노력하는 인터넷 공간' 이고 '자원봉사자분들의 열정과 상식'은 아무리 주관적일지라도 제가 상상할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거 같습니다. 어차피 제가 바라는 '상식과 예의'는 주관적인 가치이고 PGR에는 수만명에 가까운 다른 취향이 존재하고 있으니깐요.

물론, 이 말이 '선의의 자원봉사자'분들에게 무한의 권력을 부여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분들에게 완벽한 professionalism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불만이 충분히 누적된 기술적인 문제들은 고쳐가고, 최소한의 안정장치를 유지한 상태에서 가능한한 많은 투명성이 있어야 하겠죠. 하지만 저는 여전히 이러한 기술적인 변화들이 운영자들의 '선의와 상식'을 믿고 존중하는 현재의 구조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여태까지 가져왔던 PGR의 좋은 점을 유지하는데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극단적으로 어떤 한 자원봉사자가 '모두의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기 시작하면 어떻하냐고 의문을 던질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 시작하면서 적었듯이 PGR같이 소수집단의 '자의적 선의'에 의존하는 시스템이 가질수 있는 한계이자 최악의 상황이겠죠.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제게는 지금의 이 비극적인 사태가 이러한 시스템이 어떻게 스스로 '태생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최악의 에러'를 바로 잡을수 있는지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생각할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볼때, PGR자체로서 지금 사태가 수습되어 가는 방향은 (사건 당사자의 행동과는 관계없이) 운영진이, 그리고 하나의 거대 커뮤니티가 보여줄 있는 가장 최선의 길중 하나가 아닐까.. 라고 저는 느껴지는군요.
물론, 이런 사태가 연달아 벌어지기 시작한다면 시스템은 실패할것이고,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존재자체가 놀라웠던 공간이 평범한 곳으로 바뀌는걸 보게 되겠죠. 하지만, 아직은 그럴것 같지 않습니다. 제게 이곳은 여전히 놀라운 공간 입니다.  

이곳을 안지 10년 가까이 흘렀지만 주로 눈팅만 해오던 저에게도 이번 사태는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직접 당사자가 아니었고, 아무하고도 개인적인 친목이 없지만, 10년 가까이 글을 읽어오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가지게된 제 여러가지 '생각'들이 배신당하는 느낌이었죠. 아마, 제가, 그리고 우리 모두가 PGR에 바라고 기대하는 것들이 너무 컸기에 뒷통수를 맞은 것이 더 아팠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천천히 생각해보면, 이번 충격의 원인은 너무 명확하고, 고칠수 있는 것이며, 그것이 제가, 그리고 아마도 우리가 바라는 PGR이라는 공간의 근본적인 가치를 해칠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상처가 생기고, 상처가 생기면 몹시 아프고 화도 나겠죠. 하지만, 살아있는 존재라면 그 상처는 나을테고, 아픔도 서서히 잊혀져갈 것입니다. 어젯밤부터 거의 모든 글들을 읽어온 제게 이 PGR은 여전히 '상식과 예의가 통하려고 노력하는 거대 인터넷 친목 공간'이란 고유성을 가진체 살아있고, 그 상처들을 치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항즐이 님을 포함해 사태를 수습하시려고 애쓰시고 계신 모든 운영진 분들을 적극 지지하며 이번 일로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고구마줄기무��
11/07/30 11:33
수정 아이콘
PGR이기에 감수해야하는 것.. 분명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PGR이기에 얻을수 있는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태의 여파로 운영진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고 타커뮤니티와 같이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된다면
PGR이기에 얻을수 있는 가치가 퇴색될 가능성이 크기에 그다지 바라지 않습니다.
때문에 글쓴분이 쓰신 현재의 시스템 속에서 체계를 정립하는 방향을 지지합니다.
이번일은 분명히 큰일이지만 어찌보면 고작 한사람으로부터 생긴 일로 PGR전체가 흔들리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cocacola
11/07/30 11:51
수정 아이콘
저는 pgr 자게를 대한민국 최고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생각했는데 알게모르게 쌓여있던 문제가 많았나보군요?
유감입니다.
11/07/30 11:54
수정 아이콘
저는 가능한 시비가 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게시판 기능을 통해 커뮤니티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선호합니다.
MW.com 시절에는 회원들의 신고로(팬더 아이콘) 글 삭제하는 시스템도 도입해본적이 있지요.
하지만 여러가지 부작용이 많아서 다시 없애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어느정도는 개인의 판단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피지알에서도 기회가 되면 새로운 기능들을 시범적용하면서 시도해 보려하지만 최대한 조심스럽게 고려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회원분들의 참여로 인한 자정노력은 게시판시스템이나 운영진 개인의 판단보다 더 귀한 가치라는데 동의합니다.
11/07/30 11:56
수정 아이콘
잠깐 접속이 뜸했던 사이에 큰 일이 터졌었군요. 본문에 쓰신 많은 생각에 공감하는 바이며, 이번 같은 문제는 PGR이라는 커뮤니티를 그 동안 지탱해온 시스템이 갖는 근본적인 한계이자, 대부분의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가 갖는 한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pgr 생활을 하면서 비슷한 큰 사건들도 슬기롭게 이겨냈던 만큼, 이번 상처도 잘 극복해내길 바라겠습니다.
붉은바다
11/07/30 11:56
수정 아이콘
타 커뮤니티에 비해 운영진의 권한이 크다고 보진 않습니다만... 운영진 간의 평등한 관계가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한 운영진의 글 삭제 혹은 회원 레벨업에 대응하여 다른 운영진이 개입하기가 쉽지 않죠.
검사동일체가 아니라 운영진동일체의 원칙이랄까요?
감시자는 누가 감시할 것인가? 왓치맨이나 다시 봐야겠군요.
11/07/30 12:15
수정 아이콘
pgr은 철인 정치에 가깝죠.
소소한 투닥거림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운영진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진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이끌어왔는데
퍼플레인 이후로 그게 다시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단순히 트위터에 욕을 썼다 문제가 아니라, 운영진의 비대칭적 권력을 바탕으로
그간 운영에서 횡포를 부린점이 몇년 뒤에야 나오고 있습니다.
그녀때문에 떠난 분도 적지 않고요.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시스템적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Incomplete
11/07/30 12:28
수정 아이콘
굉장히 공감하는 글이네요
가치파괴자
11/07/30 12:42
수정 아이콘
2문단에 적극적 공감 합니다.
아무리 좋은 질서와 운영법칙이 확립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다수의 일치를 반영할수 없다고 생각 합니다,
결국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위해 맞춰가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사람이 평균적이지 않고, 어느 분야든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평균 이하도 존재 하는법 인만큼,
갈등은 존재할 수 밖에 없죠
그리고 그정도의 불편함과 조율은 감수 해야 된다고 생각 합니다.
현 시스템에서는 일단 운영진의 노고 정도 밖에 없는것이 아쉽고,
좀더 유저들에게 요구 하면 거기서 혼란이 오니깐 그것 또한 문제니..
11/07/30 13:10
수정 아이콘
글의 삭제, 벌점 처리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걸로 아는데요. 제안하나 드립니다.

1. 삭제되는 주제, 내용, 표현에 대한 규정을 공지하고 그에 해당하는 경우 운영자가 삭제 합니다. 그리고 공지에 따른 삭제로 명명하구요. 이때는 공지규정에 따른 기계적 적용과 처리가 되어야겠죠.

2. 운영자 개인의 판단여지가 있는 글의 경우 운영자 독단의 삭제, 벌점처리는 불가합니다. 대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블라인드 처리하고(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불가능할경우 댓글만 잠그면 되겠죠.) 2인 혹은 3인 이상의 협의를 거쳐 삭제와 벌점 처리를 하기를 원합니다. - 이부분은 피지알 운영진의 능력범위가 얼마인가에 따라 협의인원 조절이 가능하겠죠.

정성들여 쓴 글이던 날림으로 쓴 글이던 삭제와 벌점 부여와 같은 강한 조치에 좀 더 숙고의 가능성과 독단에 빠지지 않는정도만 요구합니다. 이정도면 서로 납득가능하고 실현가능한 수준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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