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길지만 시간가는줄 모르고 끝까지 다 봤네요.
모니터가 뿌옇게 보이는건 그냥 덤이고..;;
시간 여유 되시는 분 차분하게 끝까지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유게에 올릴까 하다가 웃긴 내용은 아니라 이곳 자게에 올렸는데
운영진분이 판단하셔서 합당하게 생각되는 곳으로 옮기셔도 무방합니다.
1 jJN+gkWs0
44세로 일주일 전에 돌아가셨다.
마음도 좀 안정되었어.
왜 쓰레드 만들 생각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얘기좀 들어줄래?
2 A0i7gqJS0
해봐
5 jJN+gkWs0
이모가 엄마를 대신하게 된 것은 내가 3살때부터.
부친이 교통사고, 모친이 뒤를 이어 자살해서 갈 곳이 없어졌다.
조부모가 시설에 맡기자는 이야기를 하자, 불처럼 화를 내며 나를 맡아준게 이모였다.
6 jJN+gkWs0
부친은 시쳇말로 양아치고, 모친은 임신했으니까 결혼해버렸다 정도의 인간이었다고 한다.
해서 친가쪽 조부모도 외가쪽 조부모도 나를 싫어했다.
이모는 모친의 언니되는 사람이고.
내가 지금 25세. 이모는 나를 맡았을 때 22세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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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는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나를 맡아서
조부모는「그럴거면 집에서 나가라」라고 했다는 모양이다.
극성부모 수준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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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는 스낵바인가 뭔가 야간업소에서 일해서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어서,
바로 날 데리고 집을 나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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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여유라고 해도, 진짜 작은 아파트에 산 기억이 있어
방이랑 부억이 하나, 요컨데 원룸
욕실은 없어서 가까운 목욕탕에 다녔다.
그러다, 내가 6살 정도 되었을때 이모가 남자를 데려왔다.
「이모 결혼하기로 했단다」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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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모를「누나」라고 불렀던거 같다.
그러니까 누나를 빼앗기는 것 같아서 싫어한건지,
그 남편될 사람의 정강이를 힘껏 걷어찼다고 한다.
그다지 기억은 없지만.
해서, 스무스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이모는 결혼했다.
물론 그 날 부터 이모의 남자친구는 의부가 된 거지.
16 ZLXttIC30
얼마든지 적어 다 읽어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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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에 올라가고 곧 동생이 태어났다.
저학년 무렵엔 그다지 문제는 없었지만
초등학교 3학년 무렵에 문제가 생겼다.
「[나]군의 엄마는 남자랑 야한 짓 해서 돈을 번대~」
같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뭐 물장사긴 해도 풍속(매춘)이 아니니까 야한 짓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늦게 들어오는 날도 있었고하니 잠자리 영업을 했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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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다. 계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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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아니나 다를까 이지메 같은게 스타트.
처음엔 신발을 숨기는 정도의 괴롭힘이었지만, 언제부턴가 내 물건을 쓰레기통에 버린다던가
급식에 지우개가루를 넣는다던가 심해져간거야.
이모가 하는 일 때문에 괴롭힘당한다는걸 이모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이모가「학교 재밌니?」라고 물어도「재밌어」라고 대답했지
덧붙여 의부는 날백수가 되어서, 이모가 벌어야 되게 되어있었다.
나에 대한 폭력같은건 없었지만, 여동생의 육아도 방치했었고,
지금 떠올려보면 최저의 아저씨라고 생각해.
당시에는 형아 정도의 연령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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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학교에 갈 때 마다 다른 이지메를 체험했어.
연필이 전부 부러져 있다던가, 창문을 일부러 깨고 내 범행이라 한다거나
가방에 고양이 시체를 넣는다거나말야.
매일 바뀌는 이지메라는 느낌이었어.
요즘 초등학생의 이지메는 그보다 더 심하다니까 진짜 가여운거같아.....
해서, 어느날 이모가 갑자기 나에게 닥달을 한거야
「학교에서 무슨 일 있지?」라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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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들키기 싫고, 걱정시키기 싫다는 것도 있어서'
「아무 일 없어, 숙제도 꼬박꼬박 하고있고, 시험점수도 나쁘지 않고, 선생님에게 혼나지도 않고」
라고 횡설수설했던거 같다.
이모가「그럼 다행이지만, 무슨 일 있으면 엄마한테 곧바로 말하기다?」라고.
이 때는 이미 이모는 자신을 누나라고 하지 않고, 엄마라고 하게 되었다.
나는 그래도○○이모 라고 불렀지
참고로 괴롭힘은 초6까지 확실히 계속되었어.
닥달한건 초5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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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메를 당했지만, 나 은근히 무지각 무결석이었다구
조퇴도 한 적 없고
그리고, 중학교는 옆동네 학교에 가게 되었어.
이모가 역시 눈치챈건지, 옆동네에 아파트를 빌렸다면서.
중학교에 올라간 것과 동시에 이모는 이혼했어.
이혼이유야 말 안해도 알겠지
여동생도 내년에는 초등학교 들어간다고 할 무렵에 이혼이었어.
해서, 이모의 입퇴원을 반복하는 투병생활이 시작되었고,
나는 알바를 계속하면서 받은 정장으로 제대로된 직장에 면접을 거듭해,
겨우 24세로 제대로된 기업에 취직했다. 최근이랄까 작년이네.
그동안에 악덕기업에서 정사원이 되기도 했고, 자위대의 시험을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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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안되겠다. 읽다보니 가슴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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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졸업자격인정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것도 따서
자격조건이 고졸이상, 보통면허소지자라는 기업에 있는데로 전화했더랬지.
뭐 의외로 있는 법이더라. 출근은 좀 힘들지만, 잔업수당 칼같이 나오고, 일도 쉬운 곳.
이모도 엄청 기뻐해줬어.
「좋아. 너도 이제부턴 명색이 샐러리맨이니, 힘껏 고생하렴」이라고 웃었다
참고로 여동생은 성실하게 고교생활을 보내고 있어.
졸업하면 일할거라고 했지만, 이번 봄부터 전문학교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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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일도 궤도에 올랐고, 승진했어라, 승진.
고졸자격은 갖고 있어도 중퇴인 내가 승진이어라,
뭐 부주임이지만 말야. 3월부터.
그 승진기념으로 이모랑 동생을 여행이라도 데려갈까 하고 계획을 짜고 있었는데 말야.
겨우 1주일 전이라구
병원에서 전화가 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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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태가 급변했다고.
머리로 이해가 되지 않더라.
병자라곤 해도 거의 평범하게 생활했잖아
언젠가 나을거라고 생각했더니, 설마 하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용태가 급변이란 말은 드라마에서밖에 들은 적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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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있는 여동생을 깨워서 차로 병원에 갔어
회사에도 바로 전화해서 내일 쉬겠습니다라고 전했고.
병원에 갔더니, 엄마 돌아가셨더라.
엄마랑 마지막으로 이야기한거 언제더라?
나 결국 엄마라고 말하지 못한채 엄마 돌아가셨어
이모를 한번도 직접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고 돌아가신거야.
이모는 병원의 선생님에게
「제가 혹시 죽을 것 같으면 아들과 딸에게 편지를 건네주기 바란다」
고 말해둔 듯
그 편지를 건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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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 앞으로 한 통. 내 앞으로 한 통
아들에게 라고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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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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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아직 그 편지는 개봉하지 않았어.
읽을 시간도 없었고, 왠지 무서워서말야.
동생은 편지 보고 펑펑울었어.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해 미안해. 오빠랑 같이 힘내는거야」같은 내용이 적혀있었던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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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편지 읽고 올게
121 MtJQRCSKO
천천히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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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모 대단하다
>>1사랑받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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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게 떠올랐다……
안경집에 (내 이름)이랑 (여동생이름)을 만나고 싶어
라고 적혀있었다
왠지 눈물이 났다……
127 jJN+gkWs0
아무튼 읽고 왔다.
뭐 편선지 2장이었고.
엄마 은근히 글씨 잘쓴단말야.
눈물로 번진 글자라던가, 떨려서 읽을 수 없는 글자같은걸 연상한 만큼 깜짝놀랐어.
편지 내용을 살짝 적어볼게
내 컴퓨터도 어째 망가진건지 번져서 보기 힘드니까말야.
131 :J2s/o1QiO
그 편지는 너만의 것으로 해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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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를 읽고 있다는 것은~(서두는 일반적인 거였습니다)
중략
당신이 태어났을 때. 여동생은「나는 바보로 컸으니까 이 아이 만큼은 지키고 싶다」라고 내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동생이 작은 당신을 남기고 자살했을 때는. 동생에게 분노를 느꼈습니다.
바보같은 동생을 대신해 내가 당신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는 참 많이 외롭게 했더랬죠.
중략
앞으로는 당신이 ○○(동생)을 지키며 살아 주세요.
젊은 당신에게는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오빠로서 아버지로서 ○○을 지탱해 주세요.
중략
당신은 나에게 있어 소중한 아들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있어 어머니었습니까?
그러면 천국인지 지옥일지 모르겠습니다만, 80년정도 후에 보기로 해요.
이런 느낌이었어.
한번도 엄마라고 부른 적 없으니까 말야.
역시 고민했던 걸까
149 5cMNaONN0
니가 상대를 엄마처럼 생각했다면
전해졌을게 뻔하잖아 바보야
154 LEb5NVCdO
이제와서 후회해도 늦었다고!!
앞으로 매일 불단을 향해 엄마라고 불러드려 ? ? ?알았냐
150 SdXH/BE10
80년후에 엄마라고 하는거야
156 jJN+gkWs0
뭐 너네들도 엄마, 혹은 엄마 대신인 사람은 소중히 하도록 해
나는 여동생을 제대로 학교에 보내서
좋은 남자랑 결혼시켜서 결혼식비용을 부담하는 정도가 엄마에 대한 보은이니까말야.
아아 엄마. 고마워. 바보라서 미안.
1주일동안 울기만 하느라 일도 제대로 못했지만서도, 앞으로는 안울고 힘낼게.
천국인지 지옥인지 모를 장소에서 봐줘.
좋아. 말하고 나니 기분이 풀렸다.
너네들이 있어서 편지도 열어볼 수 었었어.
159 A9TRqs5u0
뭐라고 해야 좋을까 ? ? ?
아무튼 힘내라
지금의 나는 그말밖에 못하겠다.
죄다 번져서 보이는걸 ? ? ?
169 sYWPIFB40
이렇게 이야기를 듣든 것으로 영향을 받는 인간도 있다.
왠지 굉장한걸. 인간이란
175 jJN+gkWs0
이런 쓰레드는 처음인데, 랄까 보통 몇번이고 쓰는 게 아니지만
>>1인 나는 이대로 사라지는 편이 좋을까?
할 수 있는 말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맙다는 것 뿐이야.
180 vTEmAmz60
니가 만든 쓰레드니까 좋을데로 하면 돼.
오늘 일은? 잠오면 자둬
181 jJN+gkWs0
오늘은 쉬는날이야.
제대로 주5일근무인 직장이니까말야.
급료도 25일에 받았고, 여동생이랑 어디라도 갈까.
우리 여동생, 반항기가 아직이라 좀 무섭단 말이지 ? ? ?.
187 vTEmAmz60
>>181
무슨소리 하는거야, 오빠겸 아버지가 될거잖아?
니가 삐뚤어졌을 때의 엄마의 기분을 알 좋은 기회잖아.
사치는 못부리더라도 밥이라도 먹으러 다녀와
191 jJN+gkWs0
그럼 낮까지 잘테니까, 밤에라도 그 술집에 데려가야겠어
물론 술은 못마시게 할거지만
193 sYWPIFB40
왠지 좋은데 흐흐
그런 추억이 깃든 장소라는 존재가
200 jJN+gkWs0
좋아 그럼 자련다.
오늘은 고마워.
편히들 쉬어.
203 8K8Ge2F30
>>1수고했어! 이쪽이야말로 고마워. 잘 자.
아래는 이하 오유 댓글중 뭉클한 내용들이 있어 같이 긁어와 봅니다.
★ 내복근은어디 (2011-07-12 03:00:51) 추천:55 / 반대:0
뜬금없지만
난 식욕이 남달리 좀 많음 그래서 갑자기 도시락 얘기가 생각남
난 도시락을 싸주는 사람이 없어서
초딩때는 점심시간에 늘 밖으로 나가서 햄버거1개,닭꼬치1개,음료1잔 늘 이렇게 먹었다
못먹는날이 많았다 그땐 그냥 혼자 운동장에서 기웃거리며 빨리 점심시간이 지나가기를 시계만 봤다
3학년때부터 엄마하고 헤어져서 살았던거 같다 ( 그전엔 길에서 춤도 출 정도로 활발했음 , 엄마와 헤어짐에 충격을 받고 내성적이 된듯함)
그때부터 배고픔이고 머고 일단 점심시간이 오는게 젤 싫었다.. 그땐 너무 맘도 약해지고 소심해져서 그런듯했다
중학교때는 새벽에 일어나서 내 도시락 내가 싸서 댕겼당
일주일동안 반찬하기에 동그랑땡이 젤 가격이 쌌음...
5개씩 가져갔는데 반찬통에 반도 못채워서 동그랑땡들이 굴러댕겼음...
그때 가끔 이틀치를 한방에 구워서 꽉 채워서 가져가는 날엔
웬지 모르는 뿌듯함(?) 그런게 있었다 흐흐흐
근데 거의 안먹고 가져온날이 대부분이였던거같다 맨날 같은 반찬이니깐 부끄러워서 ..
지금 생각하면 뭐 그런걸로 그리 부끄러워했나 생각이 드는데 그땐 그랬다 암튼
고등학교올라가서는 내성적인거 다 없어지고 활발해졌지만...
나도 엄마 생각이 나서 썼듬.........
엄마 ~~ !! 저 큰아들이에요
잘 지내세요?? 아픈곳은 없으신가요???
어렸을때 엄마 생각 너무 많이 했어요 ~~ 늘 엄마에 빈자리가 느껴졌었거든요 엄마에 포근함이 너무 그리웠어요
우린 잘 지내요~ 동생들도 잘 있고요
첨에 5년만에 전화왔을때 목소리 듣고 엉엉 울기만했네요~~ 것도 젤 장남에 남자라 소리 안낼려고 어금니 꽉 깨물고 울었던거같아요
그때 엄마도 하염없이 울기만하셨는데 ....
우리 이렇게 떨어져서 각자 살고있지만 .. 잘 지내시길 바래요~~ 잘지내셨음 좋겠어요 너무 죄책감 가지시지 마시고요
다컸지만 엄마 너무 보고싶을때가 있어요 가끔~~
사실 지금도 너무 보고싶어요 저 나중에 장가갈때 ~ 와서 봐주셨음 좋겠어요 ~~그전까지 다시 연락이 될란지는 몰겠지만...
몸 건강히 잘 지내세요 넘 보고싶어요 너무너무너무 .. 헤어진지 20년은 된거같은데 엄마냄새 아직도 기억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