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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21 11:53
오늘 아침에 본 포스팅인데 글 읽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덧붙여봅니다. http://blog.naver.com/cathykimmd/130874073
11/06/21 13:02
외삼촌께서 암으로 돌아가셨을때 생각해보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받을수록 악화가 되더군요..
물론 이번 경우만 그럴수도 있겠지만은요.. 수술을 해가면서 자꾸 몸을 잘라내고 독한약을 받아 털이 빠지고.. 저는 옆에서볼땐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때문에 더 고통스러워하시는걸로 보였습니다. 얼마전에 할머니 친구분께서 암으로 돌아가셨을때도 그 할머니 아들, 며느리가 전부 큰병원 의사신데도 수술과 치료에 고생하셨던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오히려 중간에 공기맑고 물좋은곳에서 요양하실때가 훨씬 모습이 좋아보이고 그나마 정상인과 가까운 생활을 하셨었구요... 저는 의학쪽은 아무것도 모르고, 제가 보아왔던 일들도 수많은 경우중 한두가지일수 있지만, 제가 살면서 직접 겪으며 느꼈던 감정인지라 머릿속에 고정관념 비슷한게 확 박혀있어 쉽게 바뀌지 않네요.. 실제 제가 암에 걸린다 할지라도 병원보다는 자연요법치료를 선택할것같습니다.. 글쓴님에대한 태클아닌 태클이 되어버린거같은데요.. 그렇다기보다 비 전문가인 제가 생각하고 있던것을 말씀드려봤습니다..
11/06/21 14:09
난치병 환자들이 자연요법이나 종교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의사와 환자간의 소통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잘 생각해보면 의사도 결국 사람을 접하고 상대하는 직업인데 그런 쪽에 대한 노력이 우리나라 의료계에는 없는 것 같네요.
11/06/21 14:30
수술이나 항암치료 등을 통해서 완치가 가능한 수준이라면 받겠지만...
어차피 가망성이 거의 안보이는 진행성 말기암의 경우에는 항암치료에 따르는 비용도 부담이고, 고통을 받으면서 생명을 몇년 더 유지하느니, 대체요법을 찾거나, 호스피스 등에서 요양하는게 더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르지요...
11/06/21 16:08
마침 오늘 본 시험문제군요(..)
암환자의 치료지침은 그 목표에 따라서 완치가 목적이냐, 고식적인 접근이 목적이냐로 나뉩니다. 그리고 그 세부적인 방법으로 수술, 항암제, 방사선치료가 있겠죠. 항암제가 무슨 부작용이 있느냐, 어떤 용량에서, 얼마나 쓸 때, 주로 어떤 사람에서 나타나느냐... 이건 굉장히 복잡하긴 합니다만 학생 수준에서도 계속 시험에 나올 정도로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그러니까 의사들이 부작용 생각안하고 효과만 보고 쓴다는 개념부터가 사실 무지하게 틀린 거죠. 항암제를 둘러싼 일련의 논쟁에서 언제나 보이는 '치료 방임'의 태도는 두 가지 이유로 생각됩니다. 연구목적의 치료를 밀어붙이는 잘못된 대학병원의 관례(이건 어디까지나 80년대 이전의 일본의 이야기입니다), 전문가 불신을 통해 돈을 벌려는 사기꾼. 항암제가 싫다, 그러면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치료는 의사가 강요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거부하려면 충분히 알고 거부해야겠지요. 더군다나 항암제는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고통을 경감시켜주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마약성 진통제도, 항생제도 때로는 항암제의 분류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어떤 드라마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평생 자신의 꿈과 희망을 위해 살다보니 가족에게 신경을 못써서 반 남남이 된 모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어머니는 소세포성 폐암 말기(폐암 중에서도 가장 지독하고 빠른 악화를 보이는 암입니다)로 진단받았지요. 호스피스나 항암치료를 권하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어차피 자긴 살만큼 살았고 굳이 더 고통받고 싶지 않다, 편하게 가고 싶다라는 말을 합니다. 아들이 그러지요. 편하게 가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와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어머니는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고. 한 두 달 차이가 당신에겐 크지 않을지 몰라도 우리에겐 크다고. 의사가 괜히 전문직이 아닙니다. 최종적인 선택이야 환자 본인 혹은 보호자에 의해 결정될지언정, 합리적 선택을 위한 정보는 의사 이외에서는 사실 신뢰도 있게 얻을 수 없습니다. 특별한 경우(실험적 치료를 권하고 싶어하는 비윤리적인 학자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가 아니라면 의사의 권유는 최상의 권유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11/06/21 17:35
친동생이 10년 전에 말기암 판정을 받았다가 기적적으로 완치되어 건강히 의사 생활을 하고 있는 환자가족+의사가족입니다.
본문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기도 하고(동시에 부동의하기도 하고) 알마님의 리플에 공감하는 바도 있습니다. 항암치료가 고통을 경감시켜 준다는 부분에 있어서, 의학적으로 보자면 그런 '결과'를 가져오는 것일지는 모르겠는데 환자 가족의 눈에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그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모습만 보입니다. 머리카락은 빠지죠, 허구헌날 구역질하면서 구토해대죠(이걸 '오심'이라고 부르더군요. 동생은 그 뒤로 골드키위를 먹지 않습니다. 항암제/조영제 냄새랑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얼굴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살은 쭉쭉 빠지고, 항암제 맞은 날이면 숨쉬는 것조차도 버거워 보이죠. 말도 제대로 못합니다. 그게 어딜 봐서 고통이 경감되는 모습으로 보이겠습니까. 차라리 산 좋고 물 맑은 데 가면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병원 냄새와 항암제와 싸울 일이 없으니 오히려 좋아 보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그 심정, 십분 이해합니다. 물론 저희집은 다행히도 엄마가 종합병원 수간호사 경험이 있으신데다 호스피스만 그당시에 15년쯤 해오신 전문가였고, 외가친척들 중에 의사가 많아 담당 교수님과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고(서울대병원이었습니다), 항암제 선택에 있어서도 수월했다고 들었습니다만 보통의 환자와 환자가족들은 이미 '암 판정' 자체에 패닉 상태에 빠져버립니다. 의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르는 건 당연합니다. 게다가 목숨이 경각을 다툰다는데 종합병원이 얼마나 바쁜 곳인지 담당 레지던트들이 얼마나 눈코뜰새 없이 혹사당하는 스케줄에 시달리는지 그런 것까지 알 리도 없고 안다고 해도 고려해 줄 마음의 여유도 없습니다. 나중에 동생도 이야기하더군요. '나도 의사 될 사람이지만 환자 입장에서 느끼는 의사의 벽은 참 높다' 라고요. 난치병 상황에서 의사의 소견을 신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도 주위 암환자가 생기면 무조건 병원에 가서 진단하고 의사의 말에 따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게 최선이라고요. 건강한 음식을 챙겨먹고 민간요법을 챙기는 건 의사의 지시를 따른 그 다음에 부수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조금만 더 환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병원을 찾아온 암환자에게 의사는 최후의 희망이고 보루니까요.
11/06/21 19:56
의사(정확히는 서양의학을 배운 의사)에 대한 대중의 불신은 전적으로 의사들 자신이 초래한 것이죠. 의사들 입장에서야 태연하게 '당신들의 이중적 시선' 하고 툭 던지면 그만이겠지만 환자나 환자 가족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입니다. 소통능력의 문제라... 잘 아시는 분들이 왜 그러실까요.
음.. 이중적 시선이라는 말이 계속 걸리네요. 터무니없이 고압적이고 무성의하며 '당신들은 뭣도 모르면 하라는 대로 잘 따르기나 해'하는 식의 의료계의 관행(?)에 당하면서도,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안 보는데 가서 욕하면서 겉으로는 굽신굽신 '아이고 선생님 아이고 선생님' 합니다. 이게 이중적 시선인가요?
11/06/21 20:14
'예전'암환자 분들이 한달에 1~2분은 제 눈앞에 멀쩡히 건강히 잘 오시고 계시고, 혈압약이나 당뇨약 타러 오십니다...
'아이구 전에 위암으로 밥통 다 잘라냈어요' 이러고 오시는 환자분들 보면 오히려 제가 무슨말을 할지 몰라서 당황하죠. 저런 책을 정설로 받아들일까봐 정말 걱정입니다. 암 치료는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11/06/21 21:48
글쓴 분께서 링크시킨 기사가 어제 제가 질게에 올렸던 내용이군요.
굉장히 할 말이 많은데 맘 잡고 그간의 일들을 글로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기에 그냥 짧게 적겠습니다. 저도 항암치료 자체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현대의학이 허투루 세워진게 아니니까요. 다만 의사들이 너무 '불친절' 하다는 겁니다. 항암제를 투여하면 뭘 투여하는지 또 어떤 부작용이 있고 앞으로 어떻게 치료 할건지를 설명 해줘야 하는데(여기서 말하는 설명이란 상세한 설명을 의미합니다. 환자가 납득 할 수 있는 정도의 설명) 삼성 의료원 급 병원 아닌 이상 그런 거 없더군요. 참고로 어머님이 췌장암 판정을 받으셔서 지금 지방 대학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신약'이라고 해서 암치료 5%혜택 안되지만 효과는 정말 좋다고 해서 3차까지 받았는데 나중에 CT찍고 보니 효과 없었습니다. 이게 문제가 아니라 이번에 약을 바꿨는데 그전에 사용했던 약이 신약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3가지 약을 섞는데 하나는 50년 전에 개발된거고 또 다른 하나는 20년인가 30년전에 개발 된거. 마지막 하나도 최근은 아닙니다. 단지 3가지를 섞는 '방법'이 최근에 개발 되었다는... 더 웃긴건 약을 2개 섞으면 의료보험 혜택이 되는데 3개를 섞기때문에 의료보험 혜택이 안된다는... 뭐 약을 세개를 섞든 몇개를 섞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환자에게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그런 설명 자체가 없었습니다. ㅠㅠ 동네 병원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글쓰다 폭발 할 것 같아 논외로 하겠습니다. 다 필요 없고 환자가 느끼는 답답함... 그런 것 좀 해결해 줬으면 하네요. 오늘도 항암치료 받고 왔는데 1시 5분 예약인데(저희 어머님이 거의 오후 첫 진료 였습니다.) 의사가 2시에 왔습니다. 아마 아시는 분은 아실 겁니다. 1시 5분 예약이라도 항암제 투여 전에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오늘 병원 오전 11시20분 정도에 도착해 피검사 받았습니다. 피검사 받는데 5분도 안 걸립니다. 다만 결과가 나오는 시간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걸리기에 그렇게 일찍 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11시 30분 부터 1시 5분까지 뭐 했냐구요? 나름 여가생활? 잡지 보고 신문보고... 그렇다면 1시 5분 부터 2시까지는? 어머님과 의사 욕 했습니다. 이론 된장!!! 의사분들이야 학회니 회의니 뭐니 핑계를 대겠지만 간호사 말은 다르더군요. 정말 병원 갈때마다 혈압올라 죽겠습니다.
11/06/22 00:42
웃기는 게 참.
병원이 불친절하고 빡빡한 건데, 그걸 의사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거. 삼성병원 = 의사 게 아니라 삼성 거. 아산병원 = 현대 거. 의사는 봉급쟁이. 적은 인력으로 쥐어 짜니까 업무가 밀리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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