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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6/17 01:58:12
Name Forgotten_
Subject '가위바위보'에 대처하는 강자들의 자세
* 오늘따라 write버튼이 가벼워보여서, 블로그에 올렸던 글 옮겨둡니다. 반말체와 선수호칭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0
일단 나는 스타에, 적어도 프로게이머급에서 가위바위보라는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다만 그게 승부를 가를 정도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만약에 그런 거라면 우리가 말하는 '강자'라는건 없고 다들 운에 의해 승부가 갈릴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빌드선택에 의해 갈리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것이 "5드론 vs 노배럭더블"과 같은 극단적인 것이 아닐지라도, 빌드에 따른 유불리는 존재한다.

테저전의 예를 보자. 마린을 많이 뽑는(3~4기 이상) 투배럭더블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플레이(12더블 이후 투햇가스나 9풀 이후 3햇가스)에 강하고 좀 부자스런 플레이(12더블 이후 3햇가스나 12풀 이후 3햇가스)에 약하다. 마린을 적게 뽑는 더블은 또 반대다.
원배럭더블이든 8배럭더블이든 이런 가위바위보싸움이 분명히 있고, 이 것이 게임이 끝나고 할 정도는 아닐지라도 분명한 유불리가 존재한다.

이 글은, 그걸 이겨내려는 시도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 글에서는 한때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그 강함이 그런대로 롱런한 이윤열, 강민, 마재윤, 최연성, 박성준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하려 한다. so-called '본좌라인'이라 불리우는 임-이-최-마에 '준본좌'라고 하면 대충 들어가는 강민 박성준에서 임요환만 빠진건데, 임요환을 저 리스트에 넣지 않은 이유 역시 얘기 하려고 한다. 그리고 차세대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김택용은 아직 좀 더 분석이 필요할 것 같아서 제외.

리스트에 있는 5명의 스타일은 다음과 같다.
'예측형'의 강민
'극복형'의 이윤열
'대담형'의 최연성
'회피형'의 마재윤
'돌격형'의 박성준

각각의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일단 자기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보고, 이 글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가위바위보를 충분히 많이 했다고 할 때, 60% 이상의 승률을 내는게 가능할까? 사실 60은 커녕 55% 넘기도 괴엥장히 어렵다. 강민은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 가위바위보를 이길 확률을 높여서 극복한다. 이를 '예측형'이라고 하자.

가위바위보라는게 단순해 보이지만, 사람들에게도 알게모르게 습관이 있다. "쟤는 습관적으로 이걸 먼저 내"라는걸 알면 승률을 꽤 높일 수 있으니까.
강민은 그 허점을 파고든다. 상대에 대한 분석이 굉장히 철저하고, 상대가 뭘 할지를 예측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강민의 경기를 볼 때, 스타를 많이 안해본 사람은 '와 저런 말도 안되는 전략을 쓰다니'라고 하고, 스타를 좀 해본 사람은 '저거 상대가 XXX했으면 완전 발리는건데'라고 말한다. 사실 맞는 말이다. 단지 강민은 상대가 XXX를 안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고.

강민의 역대 최고 명경기중 하나로 뽑히는 할루시네이션 리콜. 사실 그 이면에는 어찌저찌 막힐만한 여지가 많았다. 그 경기에서 할루시네이션 리콜이 정말 완벽하게 먹힌 이유는 이병민이 '트리플커맨드 이후 배틀모으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평범한 골리앗 위주의 플레이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이게 가장 크게 드러난 경기를 하나 꼽자면, 그 옛날 고리짝 한게임배의 기요틴 임요환전이다. 강민은 임요환이 뭘할지를 뻔히 알고 기묘한 타이밍 기묘한 위치에 캐논조이기를 한다. 임요환이 그 당시에 원팩 원스타를 했다면 그건 게임이 끝나는건데, 강민은 임요환의 패를 미리 예측했기 때문에 그 전략을 지른 것이다.
최연성이 순진하게 한 번 했다가 굉장히 욕먹은(지금도 간간히 욕먹는) 인터뷰가 있는데, 강민과의 경기를 진 후에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졌어요. 상대도 알거에요.'라고 한 적이 있다. 이 역시 맞는 말이면서도 틀린 말이다. 강민은 운좋게 가위바위보를 이긴게 아니고 상대의 패를 어느 정도 예측을 했으니까.

그러면 강민은 왜 그런 초고승률을 유지 못했는가? 어느 새인가부터 상대의 패를 예측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상대 선수들의 빌드가 점점 비슷해지고, 플레이도 점점 비슷해 진다. 강민은 이 허점을 완벽하게 찌르지는 못했고, 그의 승률은 또 타고난 약점인 '느린 손빠르기'와 '나쁜 시력'과 맞물려 점점 낮아진다.
다만 그 이후에 강민이 저그전에서만큼은 상대의 패턴을 읽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가위바위보를 '회피'해 갔고, 이는 나중에 설명할 마재윤과 최연성의 중간형 정도라고 볼 수 있다.(스플래쉬토스 운영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그전은 한 때 연승가도를 달릴 때도 있었다. 어쨌거나 테란전이나 토스전에서의 강민은 아직도 '예측형'의 가위바위보 싸움을 자주 보여준다.

강민의 미래는, 아마도 최연성과 같은 '대담형' 중심의 가위바위보 극복이라고 생각한다. 어처구니 없이 배를 째는, 아마추어에게도 안 통할법한 말도 안되는 빌드(투게이트를 본진에서 올리고 바로 넥서스 이후 캐논도 제대로 안짓고 스타게이트를 올리는..)를 들고 나왔던 MSL 파이썬 박성준전은 그 시도의 프로토타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간간히 '예측형'을 베이스로 깐 꿈같은 전략을 들고 나와서 우리를 놀라게 할 것 같다.



#2
그러면 이윤열은? 가위바위보에서 지더라도 가끔 경기를 이긴다. 이를 '극복형'이라고 하자.

이윤열은 의외로 공격적인 선수다. 프로토스전에 본진자원 투팩 3탱크 러시. 앞마당먹고 6팩러시 등등.. 토스전 뿐만 아니라 저그전에서도 수많은 타이밍들을 스스로 개발하고, 그 타이밍에 찌르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는 선수다. 이 타이밍의 개념이 임요환과 다른 점은 이것이다. 이윤열의 타이밍은 초반에 SCV를 꾸준히 뽑은 후 SCV를 나중에 쉬어서 한번에 만들어내는 타이밍이고, 임요환은 초반에 SCV를 쉬어서 가난하게 쥐어 짜내는 타이밍이라는 것. (이것이 이윤열과 임요환의 중후반 뒷심차이이기도 하다. 임요환이 항상 왼손이 느려서 물량이 적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

그러면 이윤열이 가위바위보를 지더라도 가끔 경기를 이긴다는건 무슨 이야기냐..? 이윤열은 가위바위보를 졌을 때조차 자기가 찔러야 할 타이밍을 감으로 안다는 이야기다. 이건 진짜 대단한 천재성이고, 남들이 카피하기 어려운 능력이다. 멀리갈 것도 없이 최근의 프로리그 파이썬에서의 박태민전을 보면 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이 극복형을 가능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심리전'이다. 이윤열에게 가위바위보를 이긴 선수의 입장에서, 자신도 분명히 가위바위보를 이겼다는 사실을 안다. 그랬을 경우, 이윤열이 할 수 있는 선택지의 개수는 상당히 제한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것만 막으면 이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윤열은 특정한 심리전을 걸고, 그 것을 이용해서 타이밍을 만들고 극복해낸다. KPGA투어 시절 꽤 많은 경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갔는데, 지금은 VOD를 구할 길이 없어 경기 소개는 생략하고자 한다.

문제는, 이윤열이 가위바위보를 지는 횟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가위바위보를 지더라도 경기를 이기는건 결국 어디까지나 가끔이다. 토스전에서 가끔 무리한 러시를 하다가 싸먹히기도 하고,(프로리그, 파이썬 송병구전) 저그전이나 테테전에서도 가위바위보 진다->타이밍러쉬 막힘->비참한 패배의 패턴을 많이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윤열의 미래는? 마재윤식의 '회피형'이다. 이미 이윤열의 테테전은 그 방향으로 많이 흘러갔다.(한동욱과의 신한은행 시즌2 4강) 그리고 저그전도 그런 방향으로 많이 흘러가고 있다. 마재윤에게 패배한 두 번의 다전제(슈파, 신한3)에서, 이윤열은 마재윤 상대로 가위바위보를 진 후에도 그걸 극복하려는 시도보다는 어떻게든 운영으로 역전하려는 시도를 했고, 그 이전에 이윤열은 가위바위보에서 명확한 패를 내지도 않았다. 명확히 이기는 패도 아니고 지는 패도 아니기 때문에 실력으로 극복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윤열은 그 이후로 실제로 많은 경기를 그렇게 풀어나간다.

마재윤 설명에서 이야기 하겠지만, '회피형'과 '회피형'이 만나면 거의 무조건 잘하는 사람이 이기게 되며, 마재윤이 이윤열보다 잘하기 때문에 마재윤은 이겼다. 그 다음에 두 번의 다전제를 진 후 가진 신한 마스터즈에서 이윤열이 승리할 수 있었던건, 도저히 '회피형'으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이윤열이 그날 컨셉을 '예측형'으로 잡았고 그게 잘 먹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 이윤열은 많은 경기를 '회피형'으로 치루었으며, 앞으로도 대부분 그럴 것이다. 물론 자기를 이 자리에 있게 한 '극복형'의 경기도, T1과의 에이스결정전에서와 같이 가끔 보여주겠지만.



#3
이번엔 최연성 차례. 최연성은 가위바위보도 상당히 독특하게 한다. 이를 '대담형'이라고 하자.

스타에서의 가위바위보는 대략 '안짼다' < '조금 짼다' < '많이 짼다' < '안짼다'로 귀결된다(저저전의 옛날 공식인 9풀, 12풀, 12트윈의 관계를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앞의 두 부등호는 나중에 힘싸움에 가서 지는 것이고, 마지막 부등호는 밀려서, 혹은 피해를 많이 입어서 지는 것이다.

최연성은 많은 경우 저 중에 '많이 짼다'를 선택한다. 얼핏 그의 말도 안되는 배째빌드는 '가위바위보 지면 아 몰라 그냥 질래' 하는 심리까지도 보인다. 최연성은, 저 부등호 중 마지막 부등호를 무력화 시킨다. 그 도구는 수비력. 최연성이 많이 째고 상대가 안쨌는데도 대단한 판단력과 집중력으로 어찌저찌 막는다. 일단 막으면 유리해지며, 적어도 비슷하게 후반으로 갈 수는 있다. 비슷하게만 후반으로 가도 최연성은 기본기가 있기 때문에 이긴다. 지금 얼핏 생각나는 경기로는, 신한은행 05~06 결승 2경기(라오발)이 있다. (지금이야 노배럭더블마저 극히 일반적인 빌드이지만, 최연성이 투배럭 원마린더블이라는 빌드를 처음 선보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엽기빌드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 대담형 스타일을 깨려면 4~5드론같이 극단적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라는데 이게 또 최연성의 전성기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 최연성이 '많이 짼다'를 많이 선택하기는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가끔씩 적당히만 째면서 상대의 틈을 노리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선택과 최연성 특유의 수비력이 조합되어 극단적인 전략도 의외로 간단히 막힌다.

그러면 '최연성의 무적모드'는 어떻게 파해되었는가..? 이 '대담형'의 특징을 생각해 보면 최연성이 약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상대방의 찌르기도 날카로워 졌고, 상대방의 째는 능력도 강력해 졌다. 최연성의 수비력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상대방의 공력능력도 상당히 날카로워졌기 때문에 '많이 짼다'가 '안짼다'에 찔릴 때 예전보다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신한 2006 시즌1, 박명수와의 815 3 경기, 프링글스 시즌1, 임요환과의 러시아워 경기 등) 게다가 같이 쨌을 때에도 이제 최연성의 기본기가 상대방에 비해 크게 압도적인 것도 아니다. 테테전의 경우는 전성기때도 그런 경향을 약간씩 보여주더니, 토스전과 저그전 역시 점점 기본기의 격차가 줄어든다. 게다가 전성기때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약점이었던 '손빠르기' 문제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최연성의 미래는 어떨까?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도 '대담형' 위주의 초반 가위바위보 싸움을 진행하고 있고 가끔씩 예외가 있지만 그 예외의 비율도 전성기때랑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래서 최연성은 앞으로도 계속 비슷한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 부분은 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어쨌든 최연성이 전성기가 지난 지금도 무서운 상대임에는 틀림없으니까.



#4
이제 마봉자님 차례다. 마재윤은 '회피형'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요즘 가장 유행하는 형태이기도 하고, 가장 안정적인 형태이기도 하다.

'회피형'은 대충 무조건 이기지도, 무조건 지지도 않는 애매한 패를 내서 그 이후 운영싸움으로 몰고간다. 이런 형태의 게임을 하는 유저는 사실 많다. 수 많은 신인테란들이 이런 스타일을 선호하고, '양산형 테란'이라는 오명으로 불리운다. 그런데 사실 이런 '회피형'이 가장 할만한 종족은 저그이다. 라바와 해처리라는 개념, 그리고 그 것의 높은 자유도는 회피형을 극으로 끌어올린 '마재윤식 3해처리 운영'을 만들어냈다.

테란의 경우 이런 '회피형'을 가장 잘하는 선수는 내 생각에 전상욱이다. 그런데 전상욱도 그렇듯이, 테란에 한해서는 이런 '회피형'은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같은 '회피형'을 하는 저그와 프로토스를 4강 이상의 다전제에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하면, 회피형은 무언가 딱 부러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김대기의 명언, '적절한 운영으로 승리하세요'는 사실 테란의 종족 특성상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왜냐 하면 같은 회피형끼리의 싸움에서 승부를 가르는건 '운영'과 '종족의 특성'인데, 운영은 4강 이상 가는 사람들은 거의 동등하다고 봐야 하며, 종족의 특성상 회피형이 가장 맞는 순서는 저>프>테 순이다. 테란은 물량전에 접어들었을 때에 체제변환이나 일꾼 수-병력수 조절 이런 것이 의외로 다른 종족에 비해 딱딱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마재윤 얘기로 돌아가서, 마재윤의 '회피형' 경기의 예를 들자면 너무나 많다. 2005~2006년 거의 모든 테란-플토전이 회피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재윤경기가 꼭 아니라도 '회피형' 플레이는 요즘 너무나 유행이다.

그렇다면 마재윤은 어떨 때 질까? 사실 굉장히 간단하다.
예측형을 만났을 경우 - 상대의 예측이 통해서 약간 데미지를 입었을 때, 상대가 계속해서 잘하면 진다.
극복형을 만났을 경우 - 상대가 자기보다 잘하면 진다.
대담형을 만났을 경우 - 가위바위보를 지고들어가기는 했지만 상대가 나보다 잘하거나 동급이면 진다.
회피형을 만났을 경우 - 상대가 자기보다 잘하면 진다.
돌격형을 만났을 경우 - 상대가 자기보다 잘하면 진다.

그렇다. 마재윤은 자기보다 잘하는 사람한테 진다. -_-;;
회피형을 이기는 데에는 별 다른 묘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진짜 잘해야 이길 수 있다. 가위바위보 싸움에서는 어차피 뚜렷한 승부가 안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다음 싸움에서 가위바위보를 배제한, 운영 싸움에서 잘해야 이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마재윤이 진 다전제 두 개를 생각해 보자.

이윤열과의 마스터스 결승은, 상대가 예측형을 썼는데 그것에 완전 당했고 그 다음에 계속해서 굉장한 판단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마재윤이 졌다. (반면에 슈파나 신한 시즌3 결승같은 경우는 회피형과 회피형의 대결이었고, 종족 특성 뿐만 아니라 기본기에서도 약간 앞섰던 마재윤이 이겼다.) 김택용과의 MSL 결승은, 상대가 회피형 네지 대담형을 썼고 그 다음에 김택용이 마재윤보다 더 좋은 기량을 보여줬기 때문에 마재윤이 졌다.

뭐 간단하면서도 매우 어렵다. 그래서 아무튼 마재윤을 이긴 저 둘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건, 마재윤이 자신이 거의 완성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저그의 '회피형'을 점점 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종서와의 곰TV MSL 시즌1 8강에서는 7드론과 노스포닝 3해처리의 예측형을 시전하기도 하고, 진영수와의 경기에서도 예측형을 시도 했다. 그리고 요즘에는 박성준과 같은 '돌격형'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더블컴 상대로 발업저글링 모아서 찌르는 플레이도 자주 하고,(마스터스 결승 이윤열전, 다음 스타리그 이영호전 등) 프로토스전에서도 상대의 약한 타이밍을 노려 한번에 찌르는 플레이(신한은행 시즌3 8강 박영민전, 곰TV MSL 시즌1 8강 강민전 등)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마재윤의 미래 역시 예측하기 힘들다. 이것저것 해보다가 다시 '회피형'으로 회귀할지, 아니면 다른 스타일로 갈아탈지. 확실한건, 어느 쪽을 선택해도 다른 테란과 프로토스들의 분석과 추격이 점점 무서워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재윤이 언제까지 '본좌'의 자리를 지켜낼지는 두고볼 일이다.



#5
이제 마지막, 박성준이다. 전성기 시절의 박성준은 당연히 '돌격형'이다.

돌격형이 가위바위보를 어떻게 파해해 내는가. 사실 간단하다. 가위바위보에서 이겼을때는, 공격을 할만한 타이밍이 상당히 많이 있다. 그리고 가위바위보에서 비겼을 때는, 그래도 공격을 할만한 타이밍이 어느 정도 있다. 가위바위보에서 졌을 때는.. 실낱같은 타이밍이 있다!

이게 이윤열의 '극복형'과 다른 점은, 이윤열은 그 타이밍 공격을 통해 본 이득을 '가위바위보를 되돌리는데'에 사용하지만 박성준은 타이밍 공격을 통해 경기를 아예 끝내버리기 때문이다. 박성준의 이런 돌격형이 제대로 드러난 경기는.. 질레트 스타리그 8강과 4강전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프로토스전이 이런 스타일이다.

박성준이 슬럼프를 겪을 수밖에 없었던건, 어느 순간부터인건가 테란전에 돌격형이 잘 안먹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박성준의 스타일이 많이 노출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테란의 수비능력이 더욱 강해져서 타이밍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프로토스전은 슬럼프를 겪는 일도 없이 여전히 강력하다. 왜냐 하면 프로토스라는 종족 자체가 저그전을 어떤 스타일로 치르던 공격에 약한 타이밍이 어느 정도 존재할 수밖에 없는 종족이기 때문이다.

박성준의 최근 테란전은 '돌격형'보다는, '회피형'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를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보는 편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프로토스전은 거의 돌격형 외길인생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내 생각에는 '돌격형'이 타이밍만 정말 잘잡으면 토스전에서는 가장 좋은 스타일인 것 같기도 하고,(또 다른 예로 심소명도 있다.) 사견으로는 현존 저프전 최강은 박성준이라고 보기까지 한다.

박성준의 토스전이 만약에 몰락한다면, 두 가지 시나리오정도가 떠오른다. 첫 번째는 테란전처럼 수비능력이나 빌드같은 것이 점점 정교해져서 '돌격의 타이밍'이나 형태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이며, 두 번째는 '극복형'의 프로토스가 나와서 타이밍에서 밀리더라도 그 다음에 대단한 운영으로 역전을 해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가 좀 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곰TV MSL 시즌2 16강 강민:박성준 몬티홀 경기가, 내가 생각하던 두 번째 시나리오에 많이 가깝다. 박성준은 평소처럼 '돌격형'의 타이밍을 제대로 잡았고 넥서스도 2개나 날리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강민은 그 이후에 마술같은 운영으로 경기를 역전해낸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박성준의 '돌격형'은 미래를 많이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며, 그래서 확장타이밍이 조금씩 늦고 드론수가 약간씩 적기 때문이다. (사실 세인들의 편견처럼 '엄청나게 가난하다'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큰 차이다.)

그래도 프로토스가 '극복형'으로 박성준을 이기는건 참 쉽지 않아 보이며 그래서 박성준의 미래는 '돌격형'프로토스전이 받쳐주고 테란전 여하에 따라 높이 올라갈 수도 있는 정도의 그림이 아닐까 싶다.



#6
이제 저 5명간의 관계를 생각해 보자. 끼워맞추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강민:이윤열 - 강민이 예측형으로 하나 들고오고 그건 꽤 잘 먹힌다. 이윤열이 그거에 당하면서 극복해내는데 성공하면 이기고 성공 못하면 지는데 이게 둘 다의 스타일에 꽤 잘 맞기 때문에 명경기가 잘나온다.

강민:최연성 - 강민이 예측형으로 뭔가 들고왔는데 최연성이 배를 째면서도 그걸 잘 수비해낸다. 물론 수비 못해내면 질 때도 있다. (프로리그 언젠가 인큐버스에서 질럿-캐논에 진 적이 있었다.) 최연성이 가끔 '회피형'을 쓸때는 지는 경우가 많다. (패러렐라인즈 경기, 러시아워 경기)

강민:마재윤 - 강민이 예측형으로 뭔가를 들고 오는데 마재윤이 피해를 입으면서도 적절한 운영으로 역전한다. 강민이 회피형을 쓰고 마재윤도 회피형을 쓰면 재미있는 경기가 나온다. 둘 다 기본기는 상당하기 때문에, 라오발 혈전이나 신백두대간 혈전같은 경기가 나온다. 마재윤은 이게 싫어서 '돌격형'으로 많이 이기는듯 하다. (아카디아에서 저글링으로 쓸어버린 경기, 롱기누스에서 뮤탈 타이밍으로 쓸어버린 경기. 둘 다 MSL이다.)

강민:박성준 - 강민이 뭘하든 박성준이 뚫어버린다. 가끔 강민의 '극복형'이 제대로 먹히면 플토가 이기는 명경기가 나온다. (MSL 레이드어썰트 경기, 몬티홀 경기)

이윤열:최연성 - 이윤열이 '극복형'으로 나섰을 때는 그래도 약간밖에 안밀렸는데, 센게임 결승에서 지고난 이후 이윤열이 최연성과의 경기에서는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가서 '돌격형'을 자꾸만 쓰거나 '예측형'을 어설프게 썼다가 빗나간다. 최연성은 그냥 간단히 공격을 막고 이겨버린다.

이윤열:마재윤 - 일단 중요한건 이윤열의 '회피형'으로는 마재윤의 '회피형'을 깨기가 정말 어렵다는 사실이다. 최근 경기는 이윤열이 '회피형'을 버리고 마스터스에서 '예측형'을 써가며 이겼다. 그리고 이윤열 고유의 '극복형'은 '회피형' 앞에서는 이도저도 아닌 플레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윤열:박성준 - 박성준의 돌격형은 이윤열에게는 잘 통하지 않고, 회피형을 쓸 때도 이윤열이 기본기 자체가 좀 앞서있는 듯 하다. 그래서 이윤열이 의외로 박성준에게 강하다.

최연성:마재윤 - 최연성이 '대담형'으로 배를 한껏 째면, 마재윤이 적절한 '회피형' 운영으로 가위바위보의 패배를 만회해 버린다. 지금까지는 항상 그런 패턴이었는데, 내 생각에는 그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조만간 최연성이 마재윤 상대로 공식전 첫승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최연성:박성준 - 대담형 상대로의 날카로운 공격이 통해서 박성준이 한때는 최연성의 천적이었다. 하지만 점점 수비력의 향상으로 공격이 상대적으로 무뎌지기 시작하면서 최연성이 다시 잡아가는 분위기.

마재윤:박성준 - 저저전은 사실 스타일이 별로 의미가 없다. 저저전에서 배를 째봤자 얼마나 쨀 것이며 공격을 해봤자 얼마나 하겠는가 -_-; 오버로드로도 다 보고 있는데 예측을 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고.



#7
이제 이 긴 글이 끝났다.

아. 임요환 얘기를 하려고 보니 끼워넣을만한 자리가 없다. 서두에 썼어야 하는데..

사실 내가 지금까지 #1~#5까지 설명했던 스타일은 모두 전성기때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임요환의 전성기때는 유감스럽게도 스타의 가위바위보 싸움이 지금처럼 심하지 않았다. (가위바위보를 지더라도 쉽게 역전할 정도의 실력차가 선수들간에 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요즘의 임요환은 특유의 순간센스가 어우러진 '회피형을 주로 쓰는 양산형 테란'에 가깝고.. 그렇기 때문에 임요환은 이 글에서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1~#5를 5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누군가가 이겼을 때..
'뭐야 상대가 XX 안했으면 완전 발리는건데'라는 느낌이 들면 예측형이고,
'뭐야 상대가 한때는 승기 잡았었는데'라는 느낌이 들면 극복형이고,
'뭐야 이거 너무 사기네'라는 느낌이 들면 대담형이고,
'뭐야 상대가 크게 잘못한건 없는데 원사이드하네'라는 느낌이 들면 회피형이고,
'뭐야 이걸 어떻게막아'라는 느낌이 들면 돌격형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이 가위바위보는 점점 심해진다. 정말 강한 선수라도 피해갈 수 없고, 특히 동족전이 그렇다.
스타도 점점 패턴화 된다. 예전에는 어떤 맵에서 어느 종족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경기..라고 하면 보통은 방송경기에서 나왔으나, 지금은 아니다. 연습실에서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연습실에서 파해된다. 파해되지 않은 패러다임은 순식간에 공유가 되고 대세가 되었다가 금방 버려진다. 연습량들이 너무나 어마어마하고 빌드 작성의 이론적인 베이스도 너무나 많이 정립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강자'가 나오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시대이다. 경기는 가위바위보에 점점 더 의존을 하고 기본기는 점점 모두 탄탄해져간다.

이 글은, 그걸 이겨내려는 시도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시도들의 중심에는, 이윤열, 강민, 최연성, 박성준, 마재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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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xian
07/06/17 02:06
수정 아이콘
세 글자로 요약합니다. '추게로'
marchrabbit
07/06/17 02:11
수정 아이콘
저역시. 우선 에게로!
DynamicToss
07/06/17 02:11
수정 아이콘
저도 에게로~
07/06/17 02:12
수정 아이콘
추게로!
07/06/17 02:20
수정 아이콘
짝짝짝...선수들의 관계뿐더러 글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추게로
노맵핵노랜덤
07/06/17 02:21
수정 아이콘
사실 이런 어떤 선수의 스타일을 한 단어로 요약해서 선수들끼리 짜맞추면 어느정도 결과론적이고 약간은 작위적이다는 냄새가 나는데 이글은 그럼 느낌이 전혀 없네요.
추게로~!
새벽의사수
07/06/17 02:24
수정 아이콘
저도 외쳐봅니다... 추게로!
BuyLoanFeelBride
07/06/17 02:27
수정 아이콘
추게로!
협회바보 FELIX
07/06/17 02:27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의 2006년 토스전은 예측형과 극복형의 혼합, 아니 더 정확히 하자면 전략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마재윤 선수는 토스전 중앙 힘싸움에 극강인 선수는 아닙니다. 즉 회피형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러시아워나 블리츠에서 마재윤 선수가 힘겨워 했던 것은 그것의 반증입니다. 그래서 들고 나온 것이 머리싸움. 토스가 가장 취약한 타이밍인 저그의 레어 첫 공격. 즉 뮤타, 럴커, 히드라의 3지선다를 최대로 활용한 전통적인 지오 스타일 저그였습니다. 초반 암시를 주고 토스에게 엉뚱한 수비를 강요한 다음 자신은 전혀 다른 루트로 공격해서 큰 이득을 보고 거기서 끝내던지 아니면 계속 그 이득을 지켜서 경기를 이겼습니다. 대부분의 토스전이 첫뮤타나 히드라게 끝나버렸죠. 사실 2006년의, 특히 엠겜의 맵은 저플전에서 토스가 대등->극 유리로 흘러갔고 그래서 나온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보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면이 긍정적으로 작용해서 2005년 6할대이던 토스전은 무려 8할대로 올라가게 됩니다.

반면 박성준 선수는 말 그대로 돌격형입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롱기누스와 블리츠. 저그가 정면대결로는 토스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그 맵에서조차 토스를 짓밟았습니다. 박성준 선수만이 저 맵에서 정면대결로 토스를 이겼었습니다. 왕년의 최강자 장진남, 조용호, 박경락조차 대부분 힘보다는 경쾌함과 견제로 이겼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이 선수의 경기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사실 토스가 저그에게 밀리는 것은 정보력과 전략, 그리고 기동력이라는 요소인데 말이죠.
Karin2002
07/06/17 02:28
수정 아이콘
오늘따라 write버튼이 가벼워보여서..공감 되네요


글 잘봤습니다, 추게로!
07/06/17 02:30
수정 아이콘
아, 글 정말 재밌게 잘 봤어요^^
뺑덕어멈
07/06/17 02:31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최연성의 대담형에게 센게임배 결승전까지의 이윤열 선수는 극복형으로 가위바위보싸움을
다시 원점으로 돌린 후 계속되는 최연성의 대담형에 극복을 하다가 피해가 누적되어 지는 반면
박성준선수는 돌격을 해버려 최연성의 대담함을 일격으로 경기를 마무리해서 최연성선수가 최고일 때 그의 천적이 될 수 있었군요.
어설프게나마 전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저도 '추게로~~~'
남들과다른나
07/06/17 02:31
수정 아이콘
뭐 선수들의 경기를 100%설명해 주는 이론이 존재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이 글은 정말 공감이 많이 갑니다. 멋진글 감사합니다.
07/06/17 02:32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멋진글 봤네요. 블로그에도 퍼갑니다. 작성자 표시하고요<<
지존본좌=Maestro
07/06/17 02:33
수정 아이콘
와..진짜 글 좋네요..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잼있게 읽었어요^^
해랑사
07/06/17 02:36
수정 아이콘
와 정말 좋은 글이네요;
07/06/17 02:38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접근이긴 합니다만 전 윗분들과 다르게 약간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있네요.
최연성 선수가 스타에서 운영의 극을 보여준 첫번째 선수라고 생각합니다만 최연성 선수가 배를 쨀 수 있고 마재윤 선수가 그렇지 못한건 저그는 배를 잘못 쨌다간 무너지기 때문이죠. 근본적으로 최연성 선수의 운영을 단순한 배짱으로만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안쨈 < 조금쨈< 많이쨈< 안쨈 의 부등호에서도 알 수 있는데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이길 경우엔 공격타이밍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공격을 무난하게 막고 자신이 그상태에서 가진게 많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준 선수가 빛났던건 얼핏보면 지고 들어간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의외의 결과를 창출했기 때문이구요.

박성준 선수의 돌격형과 이윤열 선수의 극복형의 대결에 대한 분석만 봐도 극복형이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 찌르는 개념이라면 논리적인 설명이되진 않는거 같네요..

아무튼 여지껏 한번도 보지 못했던 접근이라 신선하고 재미있는 글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4드론저그
07/06/17 02:41
수정 아이콘
일단 추게로!

늦은밤인데도 오랜만에 전체글을 정독했네요.
아주 큰 자료를 특정한 틀에 끼워맞추려하다보니 '이건아닌데'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지만 90%이상은 공감이 되네요~
그리고 요즘의 박성준선수를 보자면 어느타이밍까지는 돌격형으로 가다가(특히 불리할때) 적절한타이밍에 회피형으로 바꾸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거 같아요~
자이너
07/06/17 02: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견으로 박성준 선수의 돌격형이 잘 안먹히게 된 이유중 하나는 맵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본인의 노력도 있겠지만 현재 파이썬 같이 테란이 원배럭 더블을 쉽게 못하게 하는 맵만 있어도 박성준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알수 있습니다.
07/06/17 03:21
수정 아이콘
딴지는 아니구요^^;
아무도 지적을 안하시길래...
제 기억으론 희대의 명경기, 패러럴 할루 아비터 리콜때 이병민 선수의 빌드는 멀티 후, 골리앗 찌르기 드롭으로 알고 있습니다. 토스의 체제를 파악한 뒤, 그래서 4골리앗이 가던도중 돌아오죠. 플러스 터렛도배를 했지만 막을 수 없었던 줄거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배틀이라뇨...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07/06/17 04:10
수정 아이콘
진정 원하던 개념글입니다. 가위바위보(넘어서 묵찌빠) 싸움은 부정할수 없습니다. 1~2년 된 게임도 아니고 말이죠. 공식들을 넘기위한 선수들의 노력과 선수들의 스타일에 대해 항상 이렇다 이렇다 느낌만 있었지 "단어"로 명확히 규정짓기 어려웠는데 적절한 단어를 사용해 명쾌하게 해석해 주셨네요.

이런글이 에게 안가면 어떤글이 간다는 말입니까
마츠모토히데
07/06/17 04:11
수정 아이콘
그떄 퍼실리티에 피닉스랩 달고있었던거 같은데..
7drone of Sanchez
07/06/17 04:15
수정 아이콘
위에 님 말씀대로 이병민선수가 드랍쉽을 돌려서 내린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다수의 스타포트가 빤짝거렸는지에 대해선 분명한 기억이 없어요.
그래도 추게로 가야죠!!
Made.in.Korea
07/06/17 04:18
수정 아이콘
yalzam님 배틀뽑을려고 준비해서 생산하려는 찰나에 리콜을 맞았습니다. 할루시네이션 장면을 비춰주고 날아가는데 이병민선수 본진 근처에서 드랍쉽1기와 딱 조우하죠 그리고 리콜후 GG 저또한 추게로~
wkdsog_kr
07/06/17 04:21
수정 아이콘
흠 일리있네요
강민대 박성준 보면 유난히 이상할정도로 강민선수가 초반에 그냥 쓸려버리는 경기가 많았는데 전 강민선수가 박성준선수만 만나면 실수로 캐논을 안깔거나 하는건가? 싶었는데 처음부터 위험한 선택을 하는거로군요
와피데일
07/06/17 04:30
수정 아이콘
최연성 선수가 대담형이라뇨 좀 잘못 아시는것같습니다. 최연성 선수는 경제형이죠. 가장 합리적인 선택만하는 선수가 최연성입니다. 그의 전성기시절 투배럭 원마린 더블은 지금으로보면 전혀 위험한 선택이아니죠. 요즘은 원배럭 원마린 대놓고 더블인데... 그냥 보기에 위험해보인거지 찬찬히 따져보면 그는 항상 가장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체재만 선택하는선수입니다.
wkdsog_kr
07/06/17 04:35
수정 아이콘
다만 제 견해는 간단하게 말해서
'가위바위보를 통해서' 이기려는 선수와
'가위바위보를 피해서' 이기려는 선수가 있다고 보이네요

전자의 대표자가 강민과 임요환이겠고 후자는 이윤열이겠죠
그리고 임요환선수는 요즘은 아닌진 모르겠지만 최전성기 시절 이후~공군가기 전까지의 긴기간동안을 보면 극단적인 패를 많이 내는 선수죠 이거 통하면 이기고 안통하면 지고.. 가위바위보서 이기면 이기고 지면 지고 강민선수와 비슷하다고 생각.
wkdsog_kr
07/06/17 04:40
수정 아이콘
다만 본문이나 제견해나 단지 일반적인 그 선수의 경향이 그렇다는것이지
한때 진정한 본좌가 되었던선수들은 그 양면성을 모두 갖추고 있었으며 단지 자기가 선호하는 방향이 있었을 뿐이죠
모짜르트
07/06/17 04:48
수정 아이콘
저도 최연성 선수에 대한 부분은 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최연성 전성기때는 괴물일수밖에 없었습니다. 임요환처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으며 (삼보 TG배 결승전 대 홍진호 3:0, 센게임배 승자 8강 대 강민전 바카닉러쉬, 프로리그 대 전태규전 마린-벌쳐러쉬 등), 이윤열이 추구하는 승리공식인 앞마당 먹고 물량 모아 한방러쉬 형태를 더 빠른 멀티를 통해 극대화 시켰으며, 열세인 상황에서는 과거 김정민 최대의 장점이라 할수 있는 단단하고 끈기있는 운영마저 보여주는 선수가 최연성이었습니다. (질레트배 4강 대 박성준 3,4차전, EVER배 4강 대 박정석 5차전 등...)

간단히 말하자면 임요환, 이윤열, 김정민의 장점을 모두 구사했던 플레이어가 전성기 시절 최연성입니다. 게다가 최연성 선수는 기본적으로 수싸움에도 매우 능해 더블커맨드의 초반 약점을 찌르고 들어오는 플레이어들을 역으로 물먹이기도 했습니다.

최연성의 몰래 멀티로 인해 벌어지는 역전도 단순히 배짱으로만 치부할수 없는게, 항상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시도되는 멀티라는 점. 그러니까 상대는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조금만 더 몰아치면 승기를 잡을것이라 확신하고 병력집중 하느라 최연성의 몰래 멀티에 신경을 쓸 여력이 부족한것이고, 이는 결국 최연성 특유의 괴물같은 수비력에 막히고, 멀티는 활성화되어 물량이 폭발해 최연성이 역전하는 시나리오가 되는거죠.

최근에 벌어진 경기중 MSL 16강 이성은 선수와의 1경기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본진 초토화되면서도 계속해서 일꾼 동원해 이성은의 드랍쉽 병력을 막아내면서 그시간에 돌린 11시 확장의 힘으로 결국 역전했었죠. 이성은 선수가 못했다기보다는 드랍쉽으로 조금만 더 몰아치면 확실히 승기를 잡을수 있을거라는 확신때문에, 계속해서 최연성의 본진을 몰아치느라 11시를 신경쓸 여력이 없었던거죠.

저는 최연성 시대가 끝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상향 평준화가 아니라 그가 본문에서 언급된 '회피형' 플레이어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판을 넓게 보는 스케일 큰 운영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략, 전술을 구사하며 승리하던 최연성 선수는 2005년부터는 빠른 확장에서 시작된 기본기 싸움으로 대부분의 경기를 몰고 갔습니다. 이때도 최연성은 강했지만 승률이 전성기때같진 않았으며, 훗날 뮤탈 짤짤이 컨트롤이 대중화되고, 김준영-조형근 한빛 저그들에 의해서 디파일러의 재발견이 이루어지고, 마재윤에 의해 3해처리 운영이 대중화되자 더 이상 최연성이 추구하는 빠른 멀티 이후 기본기 싸움은 승리공식에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최연성은 전상욱과 유사한 회피형이라고 봅니다. 그냥 남들보다 생산력 더 좋고 방어력 더 좋은 테란...그 이상은 아니죠.
remedios
07/06/17 08:05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살짝 추게로 외쳐봅니다
엘케인
07/06/17 08:37
수정 아이콘
아우아우아우~~~~~
일요일 아침.. 출근해서 우울한 기분에 읽었는데
완전 빠져들었네요~
추게로~
하로비
07/06/17 09:58
수정 아이콘
리플달려고 오랜만에 로그인을 했어요-_-b
이런 느낌은 받고 있었는데 그게 이렇게 정리가 되는군요!!
추게로~ 외쳐봅니다 ^^
I have returned
07/06/17 10:08
수정 아이콘
평소에 막연히 가지고 있던 생각인데 글로 정말 잘 정리해주셨네요
일단 추게로~
07/06/17 10:17
수정 아이콘
다 집어치우고... 일단 너무 재밌습니다!

짧은 피지알 눈팅활동 동안에 가장 재밌는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07/06/17 10:36
수정 아이콘
우와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ㅠㅠ
피지알에 항상 이런 글들만 있다면 예전처럼 정말 즐겁게 올 것 같아요!!!
Que sera sera
07/06/17 11:28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정형식
07/06/17 12:53
수정 아이콘
이런 글 때문에 pgr을 떠날 수 없습니다..
추게로~
狂的 Rach 사랑
07/06/17 13:10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추게로 갑시다.
07/06/17 14:00
수정 아이콘
정말 글이 100% 정확하진 않더라도 너무 참신하고 재밌네요 !! 추게로 ~~~ 그리고 저도 최연성 선수 팬이라 그런지 본문에 약간 이건 아니다 싶은건 있지만 그건 어느 선수나 마찬가지 같습니다 큰 틀로 그냥 재밌게 이해하면서 보면 될듯 ㅎ
태엽시계불태
07/06/17 14:54
수정 아이콘
아침에 읽었었는데 아직도 게임게시판이라뇨!!!
빨리 추게로~
GrayScavenger
07/06/17 15:20
수정 아이콘
이럴 때를 위해서 추천버튼 어딘가 안만들어놓으신 겁니까 OTL;
비밀....
07/06/17 15:36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는 단순회피형이라고 보기 어려운게 원래 마재윤 선수가 전략을 많이 섞어서 스타일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주는 선수기 때문이죠. 자주 애용하는 허를 찌르는 9드론이나 배를 째는 노스포닝 3햇, 심지어는 원햇 올인 플레이까지........ 3햇 운영형을 만든 선수가 마재윤 선수지만 또한 단순 3햇에서 가장 탈피한 선수가 마재윤 선수니까요. 아마 마재윤 선수 최근 한 50경기 꼽아보면 3햇 운영싸움만으로 승부한 게임은 한 50% 정도 될 것 같네요. 이건 테란전 이야기고 토스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FELIX님이 잘 정리해주신 것 같네요.

아 그리고 본문에 원종서 선수와의 경기에서 마재윤 선수는 9드론-5드론 콤보로 이겼습니다. 7드론과 노스포닝 3햇이 아니라요.

그리고 최연성 선수에 대해서도 윗분들이 지적한 것처럼 저랑 생각이 좀 다르네요. 윗분들이 잘 정리해주신 것 같아서 굳이 부연하진 않겠습니다.
그녀지킴이
07/06/17 15:58
수정 아이콘
추게로 언릉 가세욧!!
김영대
07/06/17 16:38
수정 아이콘
와.. 이 글 못 봤으면 울었을 겁니다.
추게로 가야합니다.
저그본좌
07/06/17 17:08
수정 아이콘
여러 말이 필요 없네요. 추게로!
마술사
07/06/17 20:24
수정 아이콘
추게로
영웅의물량
07/06/17 22:34
수정 아이콘
추게에서.. 볼 수 있을 날이 금방 올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청바지
07/06/18 00:07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봤어요~
추게로~ 를 남기지 않으면 예의가 아닌 것 같은 글이네요
아자씨
07/06/18 00:30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정독했습니다.
추게로 조심히 외쳐봅니다.
MaruMaru
07/06/18 12:27
수정 아이콘
'양산형 테란'이라.. 양산의 사전적인 의미로 쓰지는 않으셨을테니, 통용되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신거 같은데요. 글쓴분의 양산형 테란의 정의와 어떠한 선수들에게 양산형 테란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싶으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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