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8/02 00:27:18 |
Name |
wook98 |
Subject |
옛날 글 |
2번째 겜큐게시판의 앞부분에 있는 글이었죠
저는 겜큐의 좋은 글들을 골라서 모으려 했으나
결국 2000번째 글정도만 보고는 포기했습니다.
단위가 10000이 넘다보니... 어쨌든 모르시는 분들
읽어보시라고..
글쓴이 : vinsure
제목: 임요환의 전술이 버그가 아닌 이유 (엄재경님 보세요..)
임요환의 이번 전술을 보고 여러분들께서 과연 일꾼 유닛이 미네랄 장벽을
통과하는 것과 이런 특별한 기능을 전술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냐에
공방이 치열한 것 같다.
그럼 먼저 일꾼 유닛이 미네랄 장벽을 통과하는 것이 버그냐 아니냐에 따라
그 판단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먼저 난 10여년 경력의 프로그래머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버그의 기준을 먼저 제시하고 임요환의 전술이
버근지, 아닌지 써볼 참이다.
제작자가 의도 하지 않은 기능은 모두 버그인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는지, 그리고 엄재경님은 임요환의 전술을 버그를 이용한 거라고
개인 견해를 밝혔는데, 이글을 읽으신 후의 견해는 어떤지 고견을 부탁함다.
내가 생각하는 S/W의 버그란,
1. 제작자가 의도한 기능이 불안정하게 작동하는 경우.
- 예를 들면 발키리 몇부대가 동시에 공격을 하면 미사일이 제대로
발사되지 않는다.
2. 제작자가 의도한 기능이 제작자가 의도하지 방법에 의해서 방해 받는
경우.
- 터렛:옵저버 버그
3. 제작자가 의도하지 않는 기능에 의해서 상호 불균형을 심각하게 초래
한 경우
- 옛날 저글링의 뮤탈 변태
- 저그의 10드론이 오히려 버그라고 규정해도 할말 없는 경우다.
- 그런데, 저그의 10드론은 지금은 일반화된 전술로 인정 받고 있다.
- 그이유는 저그 10드론의 영향이 어떤 종족이 더 강한가의 논주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이기에 심각한 종족 불균형을 초래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 받았기 때문일거다.
- 일꾼 유닛은 세종족 모두 미네랄 장벽을 통과하므로 상호 불균형을
심각하게 초래한 경우가 아니다.
4. 제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기능이라도 S/W의 품격을 손상시키지 않고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이 된다면 버그가 아니다..
-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내가 의도하지 않은 나도 모르는 기능을
사용자들이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의도하지 않은
기능의 활용이 악의적으로 전용될 소지가 없거나,
S/W의 품격에 손상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 버그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 일꾼 유닛의 미네랄 장벽 통과를 활용한 예는 사실 기존에도 있었다.
물론 단순히 미네랄 뒷쪽에 드랍을 방지하기 위한 포톤캐넌 건설등
단순하게 활용했기에 큰 반향을 못 일으켰을 뿐 엄청 새롭게 발견한
기능은 아닌것이다.
- 다만 이제 그러한 기능을 임요환이라는 게이머가 전술로써 활용
함으로써 이슈화 된것일 뿐이다.
그럼 이제 임요환의 전술이 위의 경우에 부합하는가를 살펴보자.
위 1~3번의 경우는 이번 사안과 큰 관련이 없을 듯하다.
그렇다면 4번의 경우에 임요환의 전술이 부합되는지가 문제의 관건이 된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일꾼 유닛의 미네랄 장벽통과를 버그로 규정했을 경우
우리는 새로운 전술의 개발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대신 버그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새로운 전술의 개발 가능성을 더
크게 열어놓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맵이라하면 크게 섬맵과 육상맵으로 대별되었지만, 이제 우리는
미네랄 바리케이트맵이라는 새로운 쟝르의 맵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이른 시각에 육상병력이 침공하진 못하지마는 이른 시각에 멀티를 할 수
있는 맵의 등장을 말하는 것이다.
먼저 기존에 불칸스-포지 맵이 섬맵이라는 규정이 옳바른 것이었나 생각해
보자. 이 맵은 언덕 중간의 미네랄만 다 캐면 계단 없는 저지대를 가진
언덕맵인 것이다. 그런데 맵디자이너는 왜 중간에 미네랄로 바리케이트를
쳤을까.. 만약 어떤 유닛도 수송선을 타지 않고 그 장벽을 건너지 못하게
하는게 이유라면 맵을 약간 절개하거나 언덕을 만들어 주면 그뿐이다.
또한 미네랄을 다 캔 다음에는 언덕맵처럼 하게 하기 위한 생각이라면
그 디자이너는 아마 좀 치밀하지 못한 디자이너다.
아마 그 맵의 미네랄 바리케이트를 육상병력이 통과할수 있도록 제거하는
것 보다 수송선에 의한 드랍또는 공중병력의 공격에 의해서 벌써 경기는
끝나는게 대부분이므로..
그런데 이맵을 디자인 한 사람이 이미 일꾼 유닛의 미네랄 장벽 통과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거라면 우린 이제서야 임요환이라는 게이머를 통해서
맵 디자이너의 의도를 제대로 읽은 전술을 보게되는 것이다.
물론 맵디자이너의 의도가 꼭 그렇다는 건 아니다. 얘기를 이끌어가는 내
주관의 일부분이라해도 좋다. 만약 우리가 미네랄 바리케이트 맵을 섬맵이
아닌 또하나의 맵으로 인식하고 일꾼의 미네랄 장벽통과를 인정해 준다면
겜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까..
1. 먼저 상대가 서로 이웃한 경우, 이번의 임요환처럼 적진에 해처리나,
팩토리 등을 건설하는 것은, 지금도 몰래 상대진영에 자신의 기지를
건설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발각되지 않으면 황당한 피해를 상대에게
줄 수 있지만, 발각되면 자원과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되는 것이다.
2. 만약 적진이 아닌 다른 곳에 기지를 건설한다면 수송선 기능이 완성
되기 전에 멀티를 하는 전술이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다.
엄재경님은 이 전술이 프로게이머의 쇼맨십이라고 했는데, 난 이경기를
보고, 임요환의 의도를 이렇게 생각했다. 평소의 테란유저인 그가 이맵에서
저그를 선택한 이유는 일꾼 유닛의 미네랄장벽 통과를 이용한 더블해처리
전략을 하기 위한 것이다.
임요환의 경기를 보면, 그는 상대진영을 채 확인하기 전에 드론 두마리를
미네랄 장벽으로 보낸다. 막 드론이 미네랄을 통과한 싯점에 상대의 진영이
확인됐다. 만약 그곳에 상대가 없었다면, 임요환은 아마 그진영에 더블해처
리를 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곳엔 상대가 있었고 그래서 임요환은 통과한 미네랄
장벽에 몰래 기지를 건설 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만약 그진영에
상대가 없었고, 임요환이 그곳에 멀티기지를 건설했다면, 이경기를 본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난 아마 새로운 전술의 개발과 불칸스-포지류 맵의 새로운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임요환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식상해지는 전술부재의 상황에서 뭔가 새로운
전술의 개발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를 보면서, 프로게이머로서 임요환의 연구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
긴 넋두리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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