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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6/02 02:42:41
Name Siul_s
File #1 663_B.jpg (0 Byte), Download : 3
Subject 산산조각난 접시의 수수께끼.



    질게에 올릴까 자게에 올릴까 아니면 퀴즈나 퍼즐이 올라가는 유게에 올릴까 하다가,
    그래도 기본적으로 답을 구하는 글이기에 질게에 올렸습니다.


    - 밤에 올리는 글이라 횡설수설하느라 내용이 꽤나 길다는 걸 미리 말씀드립니다. -



    . 전날 저녁, 제가 치킨을 시키고 동생이 샐러드를 만들어서 함께 먹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치킨은 그냥 종이상자에 배달된 상태 그대로 먹었지만
      샐러드를 집에서 자주 사용하던 선물로 받은 검고 커다란 일식접시에 담아서 먹었는데,

      이 글은 그 접시에 대한 물음입니다.


    . 여느 때처럼 잠이 많은 동생은 적당히 무한도전 나비효과 편을 보다가 그대로 마루에서 잠들고,
      전 이곳저곳 TV를 돌려보다가 방에 들어와 11시 정도까지 컴퓨터를 한 후 다시 마루에 나와 먹고 남은 음식을 치웠습니다.
      치킨과 함께 맥주를 두 캔 정도 마신터라 조금씩 잠이 몰려와 설거지는 그냥 내일 아침에 해야겠다고 미뤄두고
      그냥 그릇에 남은 샐러드를 적당히 물로 헹궈내 싱크대 벽과 싱크대 안에 있는 대야 사이에 세워놓고,
      컵과 소스 그릇은 대야 안에 넣어놓은 채 치킨 박스와 쓰레기를 대강대강 치운 후 저도 안방 침대로 들어와 책을 읽으면서
      슬슬 잠을 청했습니다. 동생도 제가 치우던 소리를 듣고 깬 듯 일어나서 비척비척 자기 방으로 들어가 그대로 잠들었고요.
      

      그리고 12시 반이 약간 넘은 무렵. 저는 잠에서 깨어 일어났습니다. 책을 읽다 불을 켠 채로 잠들어서 그랬나 싶어
      방의 불을 끄고 잠이 들려던 저에게 뭔가 부엌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마치 낡은 회벽에서
      오래된 시멘트가 우수수 떨어지는 그런 소리가 한두번, 혹은 두세차례 들려와서 무슨 소리일까 하면서 거실의 불을
      켜보자 부엌 바닥에 뭔가 까만 것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게 보였습니다. 잠이 덜 깬 상태였는지 처음에는 무슨 벌레가
      단체로 들어왔나 싶기도 했는데 자세히 보니 부엌 싱크대부터 바닥 곳곳에 무슨 조각 같은 게 흩어져 있더군요.


         네. 어제 샐러드를 먹고 싱크대와 대야 사이에 세워 둔, 검은 일식 접시의 산산조각난 파편들이었습니다.



      . 한순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 싶어 비척거리다 싱크대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던 조그만 파편에 발을 찔려 피가 나
        급한대로 바세린을 바르고-_-;;;; 일단 치워야겠다고 생각되어서 한밤중에 청소기로 부엌 바닥을 정리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청소하기 전에 사진이라도 찍어둘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듭니다만(그리고 아랫집에는 참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_-;) 그 때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고, 일단 더 이상 위험하지 않도록 청소기로 남김없이 바닥의 파편을 빨아들인 후 걸레질을
        했습니다. 그러는동안에 부엌 바로 옆 방에서 자던 동생도  왜 한밤중에 청소기를 돌리냐고 물었고, 대강 상황설명을
        하자 잠꼬대 비슷하게 접시가 어떻게 된거지 웅얼거리며 다시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닥을 꼼꼼히 닦은 후 그제서야
        싱크대 안을 들여다 보니, 싱크대 안의 대야와 싱크대 벽 사이에 산산조각난 그릇의 파편이 가득 쌓여있었습니다.


      제 멍한 머릿속에선 그 때까지만 해도 대충 싱크대 옆 조리대에 올려놓은 그릇이 마루바닥에 떨어져서 파편이 튀었나보다 하는
      생각 정도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깨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긴 했지만 어차피 가끔은 천둥이 쳐도 절대 모를만큼 곤하게 잠들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경우인가보다 생각했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비몽사몽 간에 작은 조각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제가 접시가 마루바닥에 떨어져 깨질 정도의 소리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이상합니다. 더구나, 바닥에 떨어졌다면 싱크대 바닥에
      바깥에 튄 것보다 훨씬 많은 파편이 남아있었을리도 없겠죠.

      다시 떠오른 생각은 그럼 싱크대 옆 조리대에 있던 그릇이 싱크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접시가 깨졌나 하는 것이었지만,
      그 역시도 부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선 조리대와 싱크대 바닥간의 높이는 엄지와 새끼 손가락을 양껏 벌인 정도의
      (제 손은 약간 큰 여자손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작습니다. -_-;) 길이에도 못미칠 정도이기 때문이죠. 누가 접시를
      내려치지라도 않은 이상, 단순히 미끄러져 닿은 정도로 접시가 그 정도로 산산조각이 날 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까,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 걸리더군요.
      물론 잠이 오는 중에 한 일이니 확실하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장담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제 기억엔 접시를 대야와 벽 사이에 기대 놓았거든요.


      이쯤되면 살짝 섬뜩해지려고까지 하는 마음을 붙잡고, 일단 조심스럽게 싱크대 안에 있는 조각들을 한데 모아 치웠습니다.
      다행히 몇 번이나 말한것처럼 산산조각나 있었기 때문에 큰 조각이 없어서 치우는 건 용이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고무장갑도
      목장갑도 없다보니 생각보다는 시간이 좀 걸리더군요. 어찌되었든 시간여를 들여 급한대로 말끔히 치우고 난 후,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과연, 한밤중 부엌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었던 걸까요. pgr 여러분들의 지혜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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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쏠
12/06/02 02:55
수정 아이콘
뭔가가 그릇위로 떨어져서 그릇이 부숴지고 그 파편이 바닥으로 흩어진게 아닐까요? 세워놨던 그릇이 넘어지면서 깨지고 그 파편이 바닥으로 흩어졌던가요.
12/06/02 03:02
수정 아이콘
그릇과 싱크대의 크기 상 그릇을 세워놨다면 넘어지기는 좀 힘들 거 같고....
그릇 위가 바로 찬장이라 떨어질 게 있을까 싶기는 한데 한 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핫타이크님 말씀처럼 쥐라도 지나갔을지....

아. 정말 사진이라도 찍어뒀어야 하는건데 답답하네요. ^^;;;;
핫타이크
12/06/02 02:57
수정 아이콘
혹시 집에 쥐가 있지는 않을까요?
쥐가 접시를 깰 정도로 요란하게 움직이나 싶기는 한데..
양현석씨가 자고있는데 천장에서 양현석씨 얼굴로 쥐가 떨어졌다는 힐링캠프에서의 이야기가 문득 생각나네요.
Impression
12/06/02 03:00
수정 아이콘
공명현상의 일종이 아닐지?
이런거 소름끼치고 좋은데 그 상황을 본게 아니라서 뭐라고 말하기 그렇지만 그릇을 새로 꺼냈을때 뭔가 일이 있었던 것일수도 있고
혼자있는데 그릇 하나로 약간 섬짓 하네여.
12/06/02 03:12
수정 아이콘
쓰다보니 좀 그런 느낌이 나긴 했지만, 섬짓한 일은 아닐거예요. 저라는 사람 자체가 그런 쪽과는 원체 거리가 먼지라... -_-;
그냥 지극히 생활밀착형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
12/06/02 03:01
수정 아이콘
우선 Siul_s님께서 술을 드신 상황에서 피곤함을 느껴 잠든 것이니, 생각보다 깊이 잠들어서 접시가 깨지는 소리를 듣지 못한 걸수도 있겠죠. 어느 정도 술이 취한 상황이었고, 이후에는 술이 깬 상황이었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우연의 일치로 다른 소리에 묻힌 걸수도 있고요.

그리고 이건 따로 언급을 안해주셔서 확신을 못하겠습니다만, 만약에 접시가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 깨졌다면 처음에 접시 하나가 떨어져서 깨졌고, 그 상황에서 또 접시가 떨어져서 접시와 접시가 부딪쳐서 산산조각이 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단순히 접시 하나가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깨진다고 해도 생각보다 파편 등이 먼 곳에까지 날라갈 수도 있다고 봅니다.(예전 경험으로 강하게 떨어지지도 않은 접시 파편 일부가 생각보다 멀리까지 흩어지던데, 충격이 강하다면 더 심할 수도 있겠죠.)

접시가 깨진 원인이야 생각해보면 워낙 많아서 딱히 하나만 고르기 어려울 듯 싶네요. 막상 생각해보면 매우 신기한 일도 우연의 일치로, 혹은 생각치도 못한 일로 발생하는 경우도 많고, Siul_s님이 피곤하고 음주까지 하신터라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이전 상황이 다른 걸수도 있습니다.
12/06/02 03:08
수정 아이콘
네. 저도 피곤해서 처음에 접시가 깨지는 소리를 듣지 못했거나 아니면 듣고도 비몽사몽 중에 지워졌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지나다니는 오토바이나 차 소리, 혹은 행인들(이나 취객들-_-;)의 소리에 묻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러고보니 일어났을 때 오밤중인데-_- 바깥에서 즐겁게 얘기하시는 아주머님 소리가 들렸던 거 같기도 하네요. 좋은 조언 감사드립니다.

아. 그리고 접시는 하나만 깨졌습니다. 그 점은 설명이 부족했었군요.
12/06/02 03:17
수정 아이콘
잘 생각해보면 멀쩡히 있던 그릇이 쓰러지거나 하는 일은 종종 있는 편이라서(잘 세워둔 것 같아도, 가만히 내버려두면 조금씩 미끄러지기 시작해서 쓰러지거나 하는 경우가 있죠.) 생각해볼만한건 아랫층 이야기로 봐서 아파트에서 거주하시는 것 같은데, 윗층에서 사시는 분이 넘어지셨다거나 해서 그 충격으로 그릇이 흔들려서 깨진 걸수도 있겠네요.

재미 삼아서 조금 더 추리해보자면 시멘트가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 균열이 있었던 접시가(자주 사용하셨으니 손상이 있을 확률도 높겠죠.) 충격으로 갈라지고, 두동강나면서 바닥과 싱크대 양쪽 모두로 떨어지면서 넓게 흩어진게 아닐까 싶네요.
아이유
12/06/02 05:39
수정 아이콘
정확히 말하자면 싱크대 개수대 안쪽에 물받이용 대야와 개수대 사이 틈에 있던 접시가 깨진건가요?
12/06/02 09:59
수정 아이콘
정확하십니다. 표현력이 부족한건지 말로만 설명하려니까 정말 쉽지 않군요. ;;;;
청바지
12/06/02 13:44
수정 아이콘
하나의 접시가 깨졌는데 파편이 싱크대 안쪽에도 있고 밖에도 있다는 건가요? 그리고 그게 원래 안쪽에 둔건데?
제가 이해한게 맞다면 정말 미스터리하네요.
깨진 접시가 두개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정말 하나가 확실한가요?
12/06/02 13:50
수정 아이콘
네. 하나가 분명합니다. 원래 안쪽에 뒀는지까지는 100% 확실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데
(어렴풋한 기억상, 그리고 정황상 이쪽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는 생각합니다만)

깨진 접시가 하나인 건 100% 분명합니다. 사실 저도 꿈인가 싶어 아침에 파편들을 큰 봉투에 옮겨담으면서 확인했거든요. -_-;;;
그래서 지금은 두 개가 부딪혀서 하나는 안깨진 채 대야에 굴러들어갔고, 큰 접시는 깨졌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역시도 이상하다면 이상하지만... 더 이상 생각해봐도 도저히 답이 안 나올 거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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