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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5 00:36
건질게 영상뿐이라면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타지도 못했겠죠.
진부하고 단순한 스토리 라인이긴 한데, 그걸 제대로 풀어냈다고 봅니다. 전 굉장히 재미있게 봤어요. 원래 전쟁영화광이기도 하고 밀덕이기도 해서...
20/02/24 23:31
개인적으로 촬영이랑 편집은 좋았고
내용은 그냥 그랬습니다 근데 딱히 영국 짱짱맨 독일군 나쁜놈으로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화내내 아군 군대의 한심함이 더 보여졌다고 생각해서 장군이 말하는 1600명의 목숨이 달린 그 중요한 전달사항을 꼴랑 두명의 병사에게 편지 한통으로 떠넘기는 수준이나 참호 최전방이래봐야 정작 거기서 이백미터 남짓이였는데 그앞의 전황도 몰라서 이미 죽은 장교에게 독일군 진지쪽으로 넘어가는 걸 도우라는 명령을 내린점이나 정작 그 두명의 병사가 넘어가서 각잡힌 독일군 참호 보고 감탄하는 모습이나 암만 1차대전시대라고 하나 한심 그 자체였죠 독일군 조종사 역시 선의로 도와주려던 맨스필드가 있었고 반대로 머리 한방에 편히 보내주자는 스코필드가 있었고 민간인 도와준거야 영국군이 착해서가 아니라 길을 모르는 상황에서 적국이 아닌 동맹의 민간인이랑 대화가 통하고 최소한의 가는방법을 알아낸 댓가이기도 하고 거기에 두딸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이 더 큰거였고 아기를 보고 어화둥둥해주다가 살 이유를 모르고 그저 전장에서 익숙해져서 전장터에서 밭은 명예훈장까지 꼴랑 와인 한병이랑 바꿔먹던 스코필드가 엔딩에서 꼭 살아돌아오라는 아내와 딸의 사진을 보면서 살아 돌아가야 할 하나의 명분이 된 느낌이랄까 독일군 장면에서도 적진 한복판의 병사야 최대한 안 걸리고 싶어하니 나 지나갈때까지는 의리로 소리치지 말아달라는거고 독일군이야 우리기지에서 적군 만나서 죽을뻔해서 깜놀했는데 정신차려보니 본능적으로 소리치는거고 강에서 올라가자마자 너무 쉽게 영국군을 만난거랑 발암엔딩을 보여줄것 같았던 닥터스트레인지가 서신 보자마자 돌격취소를 외쳐서 좀 허무하긴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선악의 관계보다는 그냥 당시 영국군대의 무능함이랄까 그런 모습이 잘 보여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메세지를 주려고 인간적인 장면을 여러개 집어넣은것 같은데 그런게 전혀 안 와닿아서 끝발이 약하구나 싶기도 하구요
20/02/25 00:09
근데 실화라서... 민가가 아니라 도시하나 박살내고 우물과 강에 독풀고 시체에도 부비트랩 설치하고 숲도밀고 초토화 시키며 철수하죠. 마지막에 오이형이 양 쪽 다 죽어야 끝나는 전쟁이라는 대사도 나오고 실제로도 그랬고ㅡㅡ; 딱히 편향된 느낌보단 서사의 생략이 더 아쉬웠어요
20/02/25 00:41
저는 나름 재미있게 봤습니다.
독일군을 딱히 악으로 그리고 있다고 보기는 힘든게 후퇴하며 함정을 깔고 적의 진격을 저지할 장애물을 만드는게 딱히 악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너무 당연한 전법이니까요. 기껏해야 독일군 조종사가 호의를 베풀려고 했더니 친구를 죽이는 장면 정도가 악한 모습이 그려지는 부분인데, 이건 순진하고 다소 이상적인 친구가 결국 비극적으로 죽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보는게 더 맞지 않나 싶습니다. 1차 대전에 대해 잘 아신다고 하니 다 아시겠지만 저 당시에 저 병사 2명이 전령으로 달려간 저곳은 죽음의 지대입니다. 뻘밭에 가까운 진흙밭, 곳곳에 고인 깊이 모를 웅덩이(실제로 이로 인한 익사도 심심찮게 발생했습니다.), 시체가 걸려있는 쇠가시가 붙은 철조망, 잘 정비된 깊은 적의 참호, 참호를 들어가면 기다리고 있는 적의 부비트랩 등 실제로 길에 즐비한 시체들이 얼마나 위험하고 참혹한 곳인지를 증명하고 있는데, 당시의 통신기술의 미발달으로 고작 2명이 도보로 달려 1600명을 살려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되는 상황 자체가 저 당시의 절망적이고 사람이 정말 파리처럼 죽어나가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죠. 아마 명령을 내린 장군도 2명이 둘 다 죽어서 명령을 전달하지 못할 경우 1600명이 전부 사망하는 것 조차도 어쩔수 없을거라고 생각했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병사는 명령을 수행하고 또 조국의 병사들과 가족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위험천만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숙련병의 냉정하고 현실적인 판단과 다르게 인정많은 친구의 행동은 결국 자신의 죽음을 부르고 친구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계속 달려야만 합니다. 달려서 도달한 부대의 지휘관은 허탈하게 끝없고 무의미한 전쟁에 대한 깊은 회의감과 절망감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절반의 성공을 하지만(1600명 전원을 살리지는 못했으니) 전역이나 전투의 승리 / 전쟁의 끝이라는 결말이 아닌 영화 시작의 나무에 기대에 잠을 자는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죠. 이는 이런 위험천만하면서도 살육전에 불과한 전쟁이 끝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당시 유럽의 젊은이들이 겪었던 전쟁의 막장성을 잘 전달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전쟁영화 한편 전체를 롱테이크처럼 보이게 영화 전체를 보여주는 기법도 괜찮았고요.
20/02/25 08:31
저도 여기에 한표 입니다. 선악의 대립이라는 느낌은 별로 없었고 전쟁의 무의미함과 그 전쟁의 무력감에 빠진 병사, 지휘관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감독의 할아버지가 감독에게 해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는데 결국 그러한 절망감과 무력감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찾아 집으로 돌아간 스코필드라는 점에서 -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지만 - 그래비티랑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20/02/25 15:59
기껏해야 독일군 조종사가 호의를 베풀려고 했더니 친구를 죽이는 장면 정도가 악한 모습이 그려지는 부분인데, 이건 순진하고 다소 이상적인 친구가 결국 비극적으로 죽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보는게 더 맞지 않나 싶습니다.
--- 그런 장치인 것이 맞다는 것과 그 독일군 조종사가 악하게 그려졌다는 것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의 영화적 의미를 성립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장치가 독일군 조종사를 악하게 그리는 방식으로만 가능한 것도 아니구요. 따라서 '하필이면 왜 그런 방식으로?'라는 질문이 남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런 창치인 것이 맞다는 것은 동의 안하는 이들이 많을 수도 있는 해석인 반면 그 독일군 조종사가 악하게 그려졌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명백한 사실입니다.
20/02/25 18:58
인정을 베풀려고 사로잡았다가 도리어 그것이 화근이 되어 죽는 클리셰도 굉장히 상투적인 클리셰이고 캐릭터의 순진함과 그로 인한 비극을 묘사할 때 흔하게 쓰는 묘사방식입니다.
전쟁터에서 흔하고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방식이라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영국군 시점에서 그려지니 악한 면모로 그려지는거지 전쟁영웅 내지 전쟁 수기 같은걸 보면 잡히고 기회를 봐서 몇명 죽이고 탈출하거나 하는 케이스는 너무 많고 결과가 좋으면 보통은 정당화됩니다. 독일 파일럿 입장에서는 포로로 잡혀서 심문당하고 조국의 정보를 불어버리는 것보다 주변에 병력이 안보이는 상황이니 죽이고 도망치려고 하는 것이 이상하지도 않고요. 그리고 영화 내적으로 봐도 파일럿을 구출해준 것은 그냥 선의로 구해준거지 파일럿은 항복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어요. 이건 그냥 주제넘게 선의를 베풀다가 당한겁니다.
20/02/25 00:42
에릭 홉스봅의 제국의 시대 제13장 평화에서 전쟁으로를 펴보면,
그러나 정부들은 한가지 결정적인 측면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정부들은 전쟁을 반대한 자들과 마찬가지로 놀랍기 그지없는 애국적인 열정의 물결에 휩싸이게 된것이다........... 프랑스 당국은 5-13퍼센트의 도망병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실 1.5퍼센트만이 1914년의 징집을 회피했다. 전쟁에 대한 정치적 반대가 가장 강력하고 노동당과 사회주의 전통뿐만 아니라 자유주의 전통이 가장 뿌리 깊었던 곳인 영국에서도 초기 8주 동안에만 75만명이 자원했으며, 그 후 8개월 동안 100만 명이 자원을 했다. 예상했던 바이지만 독일인들은 명령 불복종은 꿈도 꾸지 않았다. "전쟁 이후에 그토록 많은 우리 당의 동지들이 '우리는 용기를 위해 부름을 받았다'라고 말하고 있을 때,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을 할 수 있겠는가?" 1914년 철십자 훈장을 목에 걸고 독일의 한 전투적 사회민주당원은 이렇게 말했다. 영화가 실화를 중심으로 영국병사의 시점에서 만들었다고 보면, 이 영국병사가 자신을 선, 상대방을 악으로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죠. 물론 그 반대의 독일병사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겠지만.. 1차대전은 애초에 저러한 프로파간다가 왜인지는 모르겟지만 사람들 속에서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면서 시작된 전쟁이예요. 1차대전은 선악이 대립한 전쟁이 아니었죠. 하지만 전쟁에 참가한 병사들의 입장에서는 선악이 대립하는 전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전쟁터에 나갈려고 할까요?
20/02/25 00:43
'이야기'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별로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안받은게 당연했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블록버스터가 스토리 기대하고 보는게 아니듯, 이런 그래비티류 영화들이 스토리 짜임새나 깊이가 필수는 아니니까요. 일개 병사 입장에서 경험하는 전쟁터의 모습이 진짜 엄청 사실적으로 다가와서 좋았습니다. IMAX로 꼭 보길 추천합니다.
20/02/25 16:05
글쓴 분이 이미 전투 장면이 별로 사실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포격당하는 장면도 대동소이합니다. 전투로 야기된 참상만이 꽤 그럴듯하게 그려졌지요.
20/02/25 02:34
전체적으로 댓글을 본 결과, 개인적 취향대로면 배필1이나 하는게 낫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군요.
실은 코로나 때문에라도....
20/02/25 02:44
대부분의 2차대전영화들처럼 독일을 악당으로 묘사하는 느낌은 별로 없었는데요.
영국감독이 찍은, 사병의 시선을 1인칭게임수준으로 따라가는1차세계대전 영미합작영화에서 독일군을 더 공정하게 그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인공친구를 담근 독일조종사도 '에잇 더러운 독일놈 답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그냥 어휴 순진한놈,전쟁경험도 꽤 있는 녀석이 왜,라는 생각만 들고.
20/02/25 06:26
감상하는 것 이상의 체험의 느낌은 정말 좋았습니나. 연출도요. 롱테이크와 1인칭 시점이 만나니 어지럽기도 했습니다.(마치 배틀그라운드할 때 멀미하는 것처럼) 전투의 참혹함보다는 전쟁터를 보여주는 것도 신선했구요.
저도 딱히 독일군을 악역이라 설정한 거 같지는 않았습니다. 국방티비 유튜브의 순삭밀톡 '결정적 하루'에서 1차 세계대전 전투를 많이 다뤘는데 전반적으로 '무능한 지휘부와 용감한 벙사들' 이었습니다. 현장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공격을 외쳐대고, 병사들은 어리석은 명령에도 용감히 싸우다 의미없이 죽어나갔죠. 배경이된 파스샹달 전투도 우군 길목엔 뻘밭 가득한데 좌군 우군 같이 공격시키자 좌군만 앞질러가다 피해 입고, 그 다음 작전은 우군, 어라 안되네 이번엔 좀 멀쩡한 캐나다군 공격. 별 생각도 없는 그런 작전. 전령도 중요하면 딸랑 두 명만 보내면 안되죠. 여러 루트로 몇 팀은 보내야하는데 겨우 한 팀 보내는 건 '안되면 말구' 같은 느낌이고. 이 영화가 반전 영화 같은 느낌은 없지만 충분히 1차 세계대전의 무능함 속의 의미없는 죽음은 많이 표현 한 거 같아요 ps. 실제로 독일군은 '스톰트루퍼'를 운영했다고 합니다.
20/02/25 09:50
음..직접적으로 전쟁은 악이야!라고 말하진 않지만 충분히 전쟁을 비극적으로 드러낸 영화 아닌가요? 본문에 동의하긴 힘드네요.. 서신을 전달하는 결말이 영광도 성취도 아니어서 선전영화가 되긴 힘듭니다. (선전영화라면 맥켄지 대령이 그런 반응을 보이진 않았겠죠)
20/02/25 10:10
솔직히 스토리 보려고 보는 영화는 아니죠
그냥 영상미가 매우매우*100 쩔어주는 영화였습니다. 다 좋았지만 진짜 새벽에 깬 뒤 조명탄 터지는 장면부터돌격중지 까지 정말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리 전개가 그모냥 그꼴이어도 이정도 영상미 뽑아냈으면 인정해주고 싶습니다. 오히려 스토리에 힘을 빼서 영상미가 더더욱 돋보이지 않았나 싶어요.
20/02/25 10:15
어떤 전쟁영화보다 반전의 메시지는 뚜렷해 보입니다
전쟁에 지친 지휘관들은 제대로 된 정보가 없고, 지난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을 할 뿐이죠, 1600명을 구하기 위한 중대한 임무를 지도를 잘 볼줄 안다는 이유 만으로 누군지 얼굴도 모르는 병사에게 지시합니다 옆에 있었다는 이유로 선택된 병사 스코필드가 하달받은 임무와 블레이크의 유산을 전달하는 과정이 빛나지만 그 역시 전쟁을 종식시키지 못합니다 수많은 스코필드들이 죽고 난 후에야 전쟁이 멈춘다는거죠, 마지막 의미없이 돌격하는 병사들 처럼요. 스코필드가 그 돌격하는 병사들을 수직으로 가로지르며 달리는 씬이 어떤 반전 메시지보다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와중에 가족이라는 인간에게 남은 작은 희망을 남기는 메시지는 흔히 칭송되는 촬영 기법을 제외하고서라도 '1917'이 일반 전쟁영화과 차별되는 수작임을 증명한다고 봅니다
20/02/25 16:40
핵심을 찌르는 지적들을 하셨습니다. 당시 영국군 중에도 그 독일군 조종사처럼 행동했을/행동했던 이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렇게 행동하는 독일군을 보여줍니다. 있었을 것이라는 역사적 개연성은 눈에 생생하게 보이지 않고 공부를 어느 정도 해야 머리에 자리잡는 반면 영화는 눈에 생생하게 보입니다. 반전 메시지를 담은 영화라면 전쟁 자체를 악한 것으로, 정확히는 - 지배계급과 엘리트들이 기획하고 순진한 민중들을 동원하는 - 범죄(적인 것으)로 그리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지 조금이라도 전쟁터의 개개인들의 선악을 차별적으로 형상화는데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개개인들 사이에 그런 차별이 있다는 사실이 영화에서 차별적으로 형상화되는 순간 영화는 프로파간다로 전락합니다. 물론 이런 차별적 형상화는 전혀 우연이 아닙니다. 감독 샘 멘데스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1년 후인 2017년에 이미 일차세계대전에 대한 소박한 선악이분법적 인식을 과시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애초 새 007 시리즈 몇편을 그럴듯하게 감독한 정도의 인물한테 충분히 훌륭한 반전영화를 바라는 것 자체가 과욕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I’m afraid that the winds that were blowing before the First World War are blowing again. There was this generation of men fighting then for a free and unified Europe, which we would do well to remember.”
20/02/25 16:59
영화를 보는 내내 제작자의 얄팍한 전쟁관이 느껴져 불편했었는데, 그 불편함이 사실이었군요. 전 솔직히 이 영화가 이렇게 호평을 받는게 이해가 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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