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 앤 글로리>는 연출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전적 성격이 많이 담겨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단순히 자전적이다. 라는 표현으로는 조금 부족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주인공 '살바도르'는 한때 과거에 인정받던 영화감독이지만 현재는 각종 통증과 질병, 우울증으로 인해 일종의 슬럼프가 온 상황입니다. 이 감독의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면서 영화가 진행됩니다. 영화 상에서 제일 독특한 부분은 과거에 대한 일종의 부정과 현재의 영감 사이의 간극이라고 해야할까요. 영화 상에서 과거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외면하며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반대로 이야기의 중심에 놓이는 건 과거의 서사가 어떻게 현재에 영향을 끼치느냐에 대한 것이니까요. 이 모든 과거 이야기가 결국은 현재의 영화 촬영이었다는, (어떤 측면에서는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 결말은 과거에 대한 포용과 수긍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상에서 두드러지는 건 색의 변화입니다. 오프닝 크레딧부터 인상적인 색 조합을 보여주기도 하구요. 영화 상에서 그려지는 어린 시절의 집은 철저하게 백색의 동굴입니다. 이건 극장에서 연극의 스크린으로 이어지네요. 그리고 반대로 현재의 살바도르의 집은 훨씬 화려한 원색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색을 더해감으로써 인생을 채워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결국 이 영화는 삶의 궤적이라는 게 어떻게 예술에 영향을 끼치는 지, 그리고 그 영향을 어떻게 끌어안는지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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