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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2 02:48
2007년 초속5센티 시절부터 신카이는 안 빼놓고 극장서 봤는데, 이번 건 평이 하도 안 좋아서 시간도 없는 김에 걸렀습니다.
한줄평 보니 2000년대 초중반 세카이계 라노베에서 자주 보이던 현상이 떠오르네요. 초속 5센티가 단편 10개 중에서 그나마 이야기 이어질 법한 세 개 얼기설기 이어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떠오르고요. 이렇게 이야기하니 떠오르는 영화 감독이 한명 더 있는데 잭스나... 영상미 말고는 그없...윽
19/11/12 09:23
그래도 지금까지 신카이 작품을 다 보셨으면 날씨의 아이가 아예 보지도 않고 거를 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이번 작품에서 그게 좀 더 심하긴 한데 어차피 신카이는 옛날부터 개연성에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던 감독이고, 신카이한테 기대를 가지는 지점은 다른 곳에 있으니까요.
래드윔프스의 노다 요지로가 한 말처럼, 이번 작품은 신카이가 관객이나 다른 흥행 사정이나 그런 걸 도외시하고 그리고 싶은 걸 그렸다...는 느낌이라서, 거기서 얻을 게 있는가 없는가는 각자 나름이라고 보거든요. 이런 종류의 작품은 원체, 평론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조목조목 비판할 요소가 많아서... 평만으로 거르는 건 아까워요. 상영관도 아마 이번 주말까지 버티면 거의 없어지지 싶은데 시간 되시면 한 번 보세요 흐흐
19/11/12 03:07
지인이 워낙에 신카이 작품을 좋아해서 같이 가서 보려고 했는데 악평만 나오네요. 언어의 정원 정도만 되어도 감사합니다하고 보러가려고 했는데 역시 무리인가요.
19/11/12 03:22
언어의 정원이면 감독 필모그래피 최상위 아닌가요.크크
보고 온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영상미는 더 좋아졌는데 나머지는 다 전과 비교해서 별로에요. 본문에 쓰여진대로 전 작품에 있던 무리수보다 더한게 튀어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19/11/12 08:56
다들 혹평만 하시니 쉴드한번 쳐주자면 영상미, 사운드가 합쳐져서 나오는 임팩트 자체는 너의 이름은 보다도 강력하다고 보기 때문에 '극장'에서 한 번쯤 볼만 합니다. 그리고 유튜브나 리뷰들 보면 영화에 의미부여를 좀 많이 하던데 전 그냥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보니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에서 역대급으로 생각이 짧긴 한데 나이도 어리니까 그냥 넘어가주는걸로...
19/11/12 09:02
저는 오히려 날씨의 아이가 신카이 작품 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감독 인터뷰 등을 보면 처음부터 천천히 쌓아가는 거나 이야기 간의 치밀함은 일부러 버리고 만들었던 것 같고, 여기서 오는 안 좋은 평은 당연히 감수해야 할 몫이겠지만, 또 반대로 그럼으로 인해서 장면장면과 소년소녀의 마음에만 오롯이 몰입할 수 있으면 2시간 동안의 이야기가 굉장히 가슴 깊이 다가오거든요.
오늘도 5회차 하러 갑니다 흐흐
19/11/12 09:15
메세지나 책임의식은 알겠는데, 근본적으로 설계가 안 되었다는데 공감합니다. 차라리 '바루스' 라도 외쳤으면 나았을 수도요.
표면화된 가장 큰 갈등이 총기발포 가출소년을 잡으려는 관료적인 리젠트 형사와의 대결이란게 뭐가 문제인지 여실히 보여주는거에요. 똑같은 총기습득으로 시작한 조커에서 경찰을 어떻게 쓰고 퇴장시켰는지를 비교하면 더더욱 아쉬운거고요. 경찰하고 복선격인 전승서술부분 줄이고, 조커의 로버트 드 니로 또는 (계승의 의미까지 담아)지브리식의 대립갈등을 만들었으면 훨씬 나았을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맨 마지막과의 연결도, 대립인을 정재계의 유력권력자로 설정했으면 조금이나마 개연성을 갖추었을거고요.
19/11/12 09:40
친구한테 표를 한장 얻어서 보게 됐는데 영화에서 개연성을 제일 중요시하는 제 입장에서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신카이마코토꺼는 초속5cm이랑 언어의정원이랑 너의이름은 정도 봤는데 그래도 얘들은 나름대로 납득할만한 수준의 개연성은 있었는데, 이번 영화는 솔직히 인간적으로 몰입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스토리 전개 과정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느낌밖엔 안들었고 그나마 장점이라면 영상은 고퀄이라 일본여행했던 기억 떠올라서 좋았네요 (그리고 1+1으로 표를 뿌려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커플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커플들 대부분 영화에는 집중안하고 그냥 꽁냥대는데만 집중하더라고요...ㅠㅠ)
19/11/12 09:53
저는 재밌게 잘봤고 결말까지도 뭐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후반부 전개는 무리수가 너무 많아서 당혹스러울정도더군요. 아니 여기서 크툰을? 비유하자면 그정도였음..
19/11/12 10:31
후반부 전개야 뭐 세카이계 좋아하는 씹덕이 개오바한다. 라고 받아들일 수 있었고, 좋아하는 편입니다.
오히려 운명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기존의 신카이 마코토 주인공들하고는 다른 주도성이 돋보이긴 해서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다만, 전반부 전개가 너무 극단적으로 나가서 몰입을 깨버리고 스포일링까지 하니 후반부까지 가는데 너무- 지루했습니다.
19/11/12 10:31
저는 보는 동안 즐거웠냐? 물으면 네. 인데 그래서 좋은 영화냐? 하면 너의 이름은. 한번 더 보세요. 가 나올거 같더라고요. 전작의 모티브를 너무 많이 가져왔는데 서사의 개연성도 좀 떨어졌고 반대로 작화는 좋지만 유성 장면처럼 임팩트를 때려넣어줄 장면은 없었던거 같아서요.
19/11/12 12:44
신카이 감독 작품은 전부 다 보기도 했고 세카이계 감성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솔직히 저도 실망스러웠네요. 두사람의 감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영상미를 살리려면 언어의정원처럼 세계관을 최소화했어야 했어야했는데....(부가적인 설정놀음이 있다면 솔직히 미디어믹스로 처리해도 되구요, 언어의정원이나 너의이름은이 그랬던 것처럼) 어설프게 세계관을 넓힘으로써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렸어요. 좋은 세카이계(?)는 '너와나'의 세계에 치중하기 위해서 외부정보의 통제가 없으면 안되는데... 이 영화는 작품의 중심에 도쿄라는 '사회'를 정말 어설프게 작품초반부에 잔뜩 건드림으로서, 글쓴이님이 말한것처럼 부정적인 모습을 강제로 삭제하는 등 영화 전체의 개연성, 구성의 완성도를 무너뜨렸죠. 세카이계 스타일로 가려면, 노출되는 외부정보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사회보다 너와나의 세계가 소중해'라고 뻔뻔하게 메시지를 밀어붙이든지 해야하는데... 전작의 대성공이 오히려 독이된 것 같네요.
19/11/12 14:18
[“그래서 인물이 어떤 성장을 했는데?”, “그래서 인물이 처한 상황이 전과 무엇이 다른데?”]
저는 오히려 말씀하신 이 부분을 인상깊게 생각했어요. 아무것 하나 달라진거 없지만 그래도 이게 내가 원하는 길이다... 라는 느낌을 준다고 해야할까요. 모두의 정답이라고 해도 그게 나의 정답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좀 아쉬웠던 부분들은 초반에 뿌려진 떡밥에 비해 마지막 임팩트가 좀 어영부영 끝났다는 점? 뭔가 엄청난 세계의 비밀같은 것이 밝혀지면서 끝날줄 알았는데 그냥 구름속으로 날아가서 구출되고 끝... 그리고 히나가 왜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수 있었는지에 대한 묘사도 없고 날씨는 왜 계속 이지경으로 남는지도 의문이고 뭔가 깔끔하게 끝난 맛이 없어서 좀 아쉬웠네요. 그리고 추가로 저는 Life is Strange 의 결말이 계속 오버랩되어서 보였는데 거기서 마을을 초토화시키고 친구를 살린 유저가 거의 절반이였는데 거기에 호다카의 결정이 겹쳐보이더라고요. 연계가 좀 아쉽긴 했지만 이해하기 힘든 결말까지는 아니였습니다.
19/11/12 15:07
제가 [“그래서 인물이 어떤 성장을 했는데?”, “그래서 인물이 처한 상황이 전과 무엇이 다른데?”] 라고 언급했던 부분은 클라이막스에서 호다카가 경찰에게 쫓겨서 잡힐 때와 경찰서에서 까지 가서 탈출하는 개연성에 관한 문제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코난을 언급했기 때문에 말씀드리자면 코난은 처음부터 좋은 머리, 좋은 아이템들이 있지만 범인을 찾지 못하다가 어떤 계기를 통해 단서를 발견하고 또 박사님이 업그레이드 해준 아이템을 받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범인을 잡았다는 게 납득이 가능하거든요. 하지만 경찰에게 잡힐 때와 경찰서를 탈출하는 과정은 주인공이 무언가 변화해서라기 보다는 우연에 의존하죠. 결말 자체를 부정하기 보다는(개인적으로는 이 결말은 매우 신카이 마코토 답고 전작보다도 발전한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말까지 가는 과정이 갑툭튀나 우연에 의해 가는 게 실망스러웠습니다.
19/11/12 16:04
제가 받은느낌은
너의 이름은 = 세상을 구하기 위해 희생한 두남녀 . 세상은 구했지만 두사람은 이별할수밖에 없었다 (끝에가서 결국 이어지지만) 날씨의 아이 = 두남녀를 위해 희생한 세상. 두사람은 이어졌지만 세상은 망했다 의도적으로 전작에 대한 뒤집기를 넣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정도로 관객에게 사랑받았으니까, 이번에는 미움받아도 되겠지 하는 기묘한 균형감각이랄지.. 이상한 느낌이지만요
19/11/12 16:40
아 표현이 이상했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세상따위는 어찌되든 상관없는 커플이랄까요? 실제로 히나가 제물이 되면서 정상적인 날씨가 되었지만, 히나를 되찾아오면서 (커플이 이루어지면서) 세상이 망하죠 100%망한건 아니지만 그수준이면 망했다고 봐도 뭐.. 전작이랑은 정반대의 구도라고 생각했습니다
19/11/12 17:45
저는 전작도 미츠하를 구한다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로 움직였다고 봐서 큰 구도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그냥 반대급부가 생겼냐 생기지 않았냐 차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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