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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29 23:57:32
Name 시경
Subject [일반] 無題
From. 나

1.
(지금은 운영진에서 제명된 그녀를 제외한)
모든 운영진 분들, 특히 항즐이님, 힘내요.

2.
미꾸라지가 물을 흐린다.

미꾸라지 한마리가 물을 흐렸네요.
참-
내가 좋아하는 곳인데.
가슴이 답답하고 머릿속이 복잡해서 한마디도 적을 수가 없네요.

3.
사람 사는게 원래 그런거 같아요.

완벽하지 못하죠.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해요.

웬 미꾸라지 한마리가 호수에 들어와 살겠다고 해요.
아니, 처음에는 미꾸라지인지 조차 알 수 없어요.
이 동네는 다 얼굴을 가리고 살거든요.
미꾸라지인지, 금붕어인지, 갈치인지, 고등어인지
알 수가 없어요.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었다고 하더라도 할 수 있는 건, 그들의 선한 의지를 믿고
믿고, 믿고, 믿고, 믿고, 믿고
그래서 결국 마지막에는 믿는 것 뿐이에요.
내가 이 곳을 사랑하는 만큼 이 곳을 사랑하리라고 믿는 것- 그것 뿐이에요.

4.
알고보니 그 미꾸라지는
나와는 다른 그 어떤 것을
더 사랑했나봐요.

나는 이 곳을 사랑했지만
그 미꾸라지는 이 곳이 그(혹은 그녀)에게 줄 수 있는 그 어떤 감정을 사랑했나봐요.

그 사실이 많은 사람들을 상처입혔고,
나도 상처받았어요.

왜 그랬니. 나쁜 사람.

5.
난 이곳에 온지 오랜 시간이 흘렀어요.
그동안 난 소년에서 청년이 되었죠.

많은 일들을 겪었고,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그리고 많은 것들을 봐왔죠.

이번 일이 내 가슴을 가장 아프게 했지만,
이전에도 이런 큰 일은 몇차례 있었어요.

6.
사람은 실수를 해요.
잘못도 하죠.

내가 이곳에 있었던 그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실수를 해왔고,
잘못을 해왔어요.
서로간의 다툼도 있었고,
충돌도 있었죠.

그렇지만 우린 그 모든 것들을 다 겪어냈고,
지나간 세월의 물결에 흘려보냈어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거에요.

7.
다만 가슴이 아픈 건,

내가 사랑하는 이 공간의 물을 흐린
미꾸라지보다

다른 누군가가
더 많이 사과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누군가가 총책임자라는 면에서 책임을 피할수는 없겠지만
몇번의 작은 실수와 셀 수 없이 많은 훌륭한 노력과 함께
이 공간을 지켜내온,
그 누구보다 이 곳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인데

그의 입에서
'사과합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이 쉼없이 흘러나오는게
...

미꾸라지가
남의 입을 빌어
'미안합니다'
라고 한마디 하는 동안에 말이죠.

8.
할 수 있는 건,
그리고 하고 싶은 건
단 한마디의 말 뿐이네요.

힘내요.

To.
나 말고 이 곳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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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7/29 23:59
수정 아이콘
전체적으로 공감하지만.. 7번 부분 격하게 공감합니다.
정말 주위분들이 더욱 힘들어 하시면서 pgr을 지키시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하네요.
부디 모든 분들 힘내시고, 이번 사태에 잘 마무리 되길 바라봅니다.
11/07/30 00:00
수정 아이콘
와 국문과세요?
Gordon-Levitt
11/07/30 00:01
수정 아이콘
힘내요. (2)
11/07/30 00:02
수정 아이콘
추천드립니다.
우릴 조롱하던 판관과 환관들을 제외한 모두..힘내셨으면 합니다.
사신아리
11/07/30 00:11
수정 아이콘
추천했습니다. 특히 7번에서ㅜㅜ
운영진분들께서는 너무 힘들어하지 마시고,pgr의 자정능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셨으면 좋겠어요..
댓글로 몇번 달았었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십시오.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11/07/30 00:12
수정 아이콘
댓글 수보다 추천수가 많군요. 저도 추천하나 남깁니다.
힘내요(3)
허스키
11/07/30 00:14
수정 아이콘
추천합니다

마음에 가득서있던 날이 유해짐을 느끼네요
유주아빠
11/07/30 00:14
수정 아이콘
7번.. 덜덜덜
능력자분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문자의 조합만으로 타인에게 감동을 줄수있다니...
(하긴 문자로 더한것도 할수는 있군요)
서지훈'카리스
11/07/30 00:15
수정 아이콘
저도 추천했습니다.
스타본지7년
11/07/30 00:16
수정 아이콘
그냥 추천... 이 한마디만 하고 갑니다.
footlessbird
11/07/30 00:17
수정 아이콘
그냥 말이필요없네요.
추천합니다.
모두힘내세요~~~
기습의 샤아
11/07/30 00:18
수정 아이콘
이 글을 보고 나니 하루동안 뭐가 그렇게 짜증나고 우울했던건지 겨우 알게 되었네요.

항즐이님 힘내십시오. 감사합니다.
BestOfBest
11/07/30 00:19
수정 아이콘
운영진 분들, 응원하는 사람도 아직 많으니까.. 힘내세요..
이 일을 발판삼아 더 부흥하는 pgr이 되길 바랍니다.
참소주
11/07/30 00:21
수정 아이콘
글 전체적인 분위기가 여성분의 말투처럼 느껴졌는데 청년이네요;;

추천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엘푸아빠
11/07/30 00:33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쓰시는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잠시 쉬다가 제 글을 읽으니 얼굴이 화끈거려서요.
데보라
11/07/30 00:34
수정 아이콘
이번 관련글중에서 제일 마음이 와 닿는 글이네요!
따뜻한 글이어서 더더욱 좋네요!
케로니
11/07/30 00:36
수정 아이콘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처음 리플을 다네요.
추천합니다.
PGR을 사랑하는 모두들, 힘내요.
파르티타
11/07/30 00:58
수정 아이콘
같은 이야기도 자꾸하면... 생각하면서 심드렁하게 읽다가
오오~
저도 추천 한방
이아슬
11/07/30 01:06
수정 아이콘
너무 화가나서 눈팅만 쭈~욱 했는데 이 글을 보고 마음이 좀 누그러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 모든일들 잘 털어내고 즐거운 정모를 맞이해요 다들~!~
kt 우승을 기원합니다.(으잉?)
11/07/30 02:09
수정 아이콘
자게의 어제 오늘 관련글은 왠만하면 안 읽고 Skip하려 조심조심하다보니....
왜? 이 글을 이제야 봤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감정때문에 PGR을 마흔이 넘어서도 들락날락 하나봅니다.
(그런 한편 또 누군가가 뒤에서 조롱할지도 모른다는 ...트라우마때문에 댓글달기가 무서워지는 건 사실입니다.)

모두 힘내세요.... 운영진뿐만 아닌 상처받은 유저님들...
Lovephobia
11/07/30 02:24
수정 아이콘
아놔 뭉클...
분홍돌고래
11/07/30 02:42
수정 아이콘
이번 일 관련해서 처음으로 댓글을 답니다.
그냥 지켜보고만 있었는데요, 이 글은 지켜보지만은 못하겠어서요.
이 모든 마음이 이곳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분명 전해졌을 것이고, 전해지고 있을거에요.
11/07/30 02:53
수정 아이콘
잘못한 사람은 따로있는데, 그 분은 6줄짜리 사과문에 인정합니다, 인정합니다만 반성하시고 항즐이님은 죄송합니다를 어제부터 한 100번은 하신 것 같네요. ... 아무리 그래도 반성문에 항즐이님이 어제부터 한 것 보다는 죄송하단 말이 더 많이 들어갔어야하는 것 아닌지
KillerCrossOver
11/07/30 03:30
수정 아이콘
추천합니다. 그리고 다들 힘내세요...
11/07/30 07:39
수정 아이콘
이제 미꾸라지가 지나간 자리를 청소하는 일만 남은 거 같습니다.
남은 몇분들이 힘들게 수고해주시겠지만, 그 자리는 쉽게 지워지지 않겠지요.

시경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여기는 피지알이니까요.
안개류
11/07/30 14:33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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