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미치겠습니다.

야구 보면서 기분 풀려고, 게다가 나지완이 후반기 팀 첫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치면서 부활을 예고했기에 기쁨도 잠시... 김상현이 사실상 시즌 아웃급 부상을 당해버렸네요.

뭐 다른 곳에서 빈볼 시비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걸 차지하고서라도, 오늘 기아에서 부상으로 아웃된 선수만 로페즈-이범호-김상현입니다.

로페즈는 명실상부 기아의 세명의 에이스 중에 한명이며, 올시즌 다섯손가락, 제 기준으로는 세손가락 안에 드는 투수였습니다.
이범호는 타율-홈런-타점-득점-출루율-장타율-OPS에서 모두 5위 안에 들며 동시에 홈런 3위, 타점-득점 1위, 출루율 2위, 장타율 3위를 자랑하는 선수였죠.
김상현은 부진하지만 팀내 홈런과 타점에서 2위를 달리는 타자로 득점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였고요.

이 세 선수가 한번에 아웃되었습니다.

일단 조범현 감독님 말씀이 이범호는 단순 통증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1~2경기, 아마 이번주에 보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범호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함부로 쓸수 없겠죠. 이제는 더 필요하니까요.

김상현은 사실상 시즌 아웃이라고 보면 될듯 합니다. 플옵에서도 못 볼 겁니다.

로페즈가 가장 큰 문제인데요. 그 놈의 올스타는 왜 나가서... 이닝이터인 로페즈가, 이닝 욕심 그렇게 많은 로페즈가 2경기 연속 자진 강판, 그것도 2회에 자진 강판을 했습니다. 이건 심각한거죠. 정밀 검사를 받는다는데 다음 선발 로테이션이 문제가 아니라 올시즌 못볼지도 모릅니다.

중요한건 로페즈가 복귀해도 이닝이터로서의 모습을 보이기 힘들거라는 겁니다.

거기에 기존의 부상자인 최희섭도 한동안 복귀가 힘들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김선빈이 티배팅을 시작했다고 하니까 8월말에서 9월초 복귀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악재가 겹치네요.

기아의 베스트 9 타선을 보자면 이용규-김선빈-이범호-최희섭-김상현-나지완-안치홍-차일목-김원섭이라고 보는데요. 현재 2-3-4-5번이 빠졌습니다. 앞으로 김주형이 거의 고정으로 나와야 하는 상황이네요. 김원섭과 이현곤의 체력부담도 더 심해질 겁니다. 박기남도 고정으로 나와야 하고요.

이용규-이종범-김원섭-안치홍-나지완-김주형-차일목-박기남-이현곤  타순이 될듯 합니다. 중요한건 여기서 백업이... 사실상 거의 없어졌죠. 외야에 김다원, 내야는 현재로서 올만한 선수가 없다시피하고, 최훈락 올리고 김주형 2루를 보내는 거, 안치홍이 유격수까지 커버하는거 빼고는 내야가 텅 비었습니다.

거기에 선발 로테이션을 보자면...

일단 트레비스-양현종-서재응-로페즈-윤석민 중에서 로페즈가 빠지겠죠. 그러면 땜빵 선발 세워야 하고 그 선발 이후로는 손영민이 필수로 롱릴리프로 뛰어야 합니다. 그러면 기아 No.1 불펜 투수인 손영민은 사실상 빠지게 되는것이죠.

상황이 한경기 지나고 이렇게 절망적이 되버린게 참...

그나마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면 로페즈가 긴 이닝 투구가 힘들어보이지만 그래도 짧은 이닝은 되는 느낌이니까 로페즈를 1이닝 마무리로 돌리고 한기주를 선발로 돌리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어쨌든 어느 방법으로 가더라도 기아 최고의 장점인 에이스 3명에 그들이 이닝을 먹는 장점이 사라져버렸죠.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다가오는데 트레이드 하나 할지도 모를 듯 합니다. 기아에 필요한게 김상현 대신할 거포(라고 쓰고 그냥 힘 좋은 내야수 or 외야수)+선발 or 불펜 투수일텐데요. 뭐 솔직히 누굴 주고 누굴 데려올 가능성이 많지 않을지라 애매하네요.

어쩌면 유망주 엮어서 로페즈+유망주<--->선발투수 or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를 노릴지도 모릅니다. 로페즈라면 올시즌 날릴지도 모르지만 나이가 있더라도 올시즌 최고의 투수 중에 한명이니까요. 다만 데려올 선수가 마땅치 않은게 문제죠.

두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성공작인 LG나 롯데에서 받을리가 없을테고, SK도 당장 쓰기 힘든 선수 데려오진 않을테고요. 오늘 패배로 4강에서 조금 멀어졌지만 아직 포기 안한 두산 역시도 만일 한다면... 카드 없습니다. 한화나 넥센 역시도 마찬가지고요. 한화에서 탐나는건 바티스타나 젊은 선발 투수고, 넥센에서 탐나는 건 손승락, 손신영 등이지만 기아에서 내줄 카드가 없다는게 문제죠. 탐이 나지 데려올 카드가 없다는게 참...


다만 올시즌은 예년 시즌과 달리 트레이드 이야기가 별로 없네요. 권혁<--->전준우 루머정도 빼고는 말이죠.

작년에는 무려 SK와 LG간의 3:4 트레이드가 있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LG 승이 되었지만 SK 우승에 그 트레이드도 한 몫을 하긴 했죠.

과연 올시즌도 시즌 막판에 트레이드가 있을까 궁금하네요.

개인적이지만 뭐 반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예측이니까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하고요. 주전들의 줄부상이 이어진 기아와 4강이 절실한 LG사이에 트레이드가 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어떤 선수가 될지는 전혀 예측이 안되지만요. 기아의 A급 선수와 LG의 준수한 선수 2명 사이의 트레이드가 될지, 기아가 LG의 A급 선수를 노려서 유망주를 내줄지 말이죠.
다만 로페즈가 카드로 쓰일지도 재밌는게, 로페즈가 마무리로는 쓸 수 있고 또 그 마무리 역할을 받아들인다면 로페즈+@가 카드로 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로페즈 마무리로 쓸거면 그냥 기아에서 쓰는게 최고이기는 하죠.


어쨌든 이겼는데 참 많은 것을 잃은 경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