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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13 10:46:45
Name Red Key
Subject [일반] 형, 담배 하나만 사다 주시면 안되요??
종종 길가다 이런 부탁 들어보신분들 계시죠?

물론 부탁하는 이는 본인 구입이 불법이라 합법적인 브로커를 이용하여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려 노력을 하는데 문제는 브로커의 동의를 얻

기가 쉽지가 않고, 되려 한대 쥐어 박힐수 있는 위험까지 있다는 것이죠. 용기라기 보다는 만용에 가까운 행동이라 볼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첫인상이 그리 좋지 못한 편입니다. 자타 공인이죠. 근데 희안한 것은 꿈나무들에게 이런 부탁을 서너번 받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애들이 밤이고 시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몇몇 꿈나무들이 있지 않았나 하고 혼자 결론을 내곤 했습니다.

그런 부탁을 받을때 마다 다른 분들도 반응은 비슷하시겠지만, 순순히 사주기 보다는 뒷짐지고 한마디씩 해주곤 쥐어박는 시늉을 하곤 했었

죠. 그래도 간곡히 부탁하며 엉겨붙는 꿈나무들은 무시하며 쌩하니 지나치곤 했습니다. 그리 심하게 훈계하거나 쥐어박지 않은 이유는 뭐,

지금은 금연을 하고 있지만 저도 꿈나무 시절 그 익숙했던 '속이 말린다'라는 감각을 알고 있기에 그래, 피는건 니 자유지만, 사회 통념상 너

담배 사달라는 꼴은 내가 못보겠다 정도의 생각이었습니다.

어찌되었건 한 한달 전인가요, 저녁 운동을 마치고 21시경 어둑어둑한 골목길을 터덜터덜 걸어오던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뒤를 휙 돌아보니 중삼리스크 정도 되어 보이는 아해가 저를 졸졸 따라오고 있더군요. '고놈 참, 남녀 공학학교에서 예쁜 여자 친구

한테 학용품 빌려 달랬다가 개무시 잘 당하게 생겼네'라고 생각하며 가던길을 계속 가려던 순간 들려오는

"저기요~"

듣자 마자 끽연하는 꿈나무라는 느낌이 오더군요. 심드렁하게 뒤로 휙 돌아 뭠마~ 눈으로 중삼리스크를 보니 예상을 전혀 빗나가지 않고 저

의 짜놓은 각본대로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대학교 일학년인데요, 집에 지갑을 나두고 와서 민증이 없어서 그런데, 돈 드릴테니 형 담배좀 사다 주시면 안되요?"

야, 진짜 임마 거짓말도 정도것 쳐야지 하는 눈빛으로 중삼리스크를 보다, 간간히 인터넷에 보던 담배 심부름 부탁 받은 배고픈 자취생 얘기

가 생각이 나서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웃음이 나더군요. 제가 웃으니 지도 씩~ 웃으면서 쥐고 있던 손을 펴는데 누구나 가슴에 있는 삼천원

같아 보였습니다. 당당한 그 모습이 어이 없고 기가 차서 배고픈 자취생 얘기는 싹 잊혀지더군요.

"야"

"네?"

"너는 형이 몇살 처럼 보이냐?"

중삼리스크가 저를 아래 위로 징징윙윙 스캔합니다.

"음...한 24살? 정도 되 보이는데요?"

야, 진짜 임마 거짓말도 정도것 쳐야지, 니가 대학생이라는 거 보다 만배는 심하다라는 공격적인 눈빛이지만, 한편으론 기분 좋은 따뜻한 눈

빛으로 봐 주다가 기가 차서 얘기했습니다.

"형이 임마 베스킨라빈스보다 나이 많어, 그리고 형은 담배도 안핀다. 어린놈이 무슨 담배를 필라고 그러냐. 혼날래?"

그러니 중삼리스크가 저를 다시 아래 위로 징징윙윙 스캔합니다. 스캔하는 고 녀석을 뒤로 하고 걸어가는데,



"담배 사다 주면, 오백원 드릴께요."



와, 크크크 황당하고 어이가 없더군요. 웃음도 나고, 아 임마 귀엽기도 하고  크크크크크크. 오백원 가지고는 편의점에서 하드도 하나 못사먹

는데 크크, 가던길을 되돌아가 얘기합니다.

"형이 그리 안되 보이냐, 크크크크, 그러고 너 임마, 던힐은 안피는 구나. 크크크크크"

하면서 같이 웃었습니다. 지도 웃긴지 쿡쿡쿡~

"여튼 담배 피지마, 쬐깐한게 담배피면 고추 썩는다. 형 간다 크크크크"

또 이놈이 꾸벅 인사를 합니다.

"네, 안녕히 가세요."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고놈 참 맹랑한 것이 크크크크.

친구나, 회사 동료들에게 얘기해주니 그걸 냅뒀냐 이렇게 말들을 하던데, 아 그 당시에는 그럴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니까요. 진짜로~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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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1/07/13 10:57
수정 아이콘
전 담배 사달라면 사줍니다. 그깟 담배 필 수도 있죠 뭐..
Aisiteita
11/07/13 10:58
수정 아이콘
역시 순수하네요 삼만원 주면서 한 보루 사달라고하면 사줄텐데요...가 아니라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건 다 그만한 이유가있는건데 말을 들어먹질않아...라고 분개하면서도 아이들을 애초에 비흡연자 상태로 유지하는건 쉽지만 이미 시작한 애들을 끊게 만드는건 정말 어렵다고 생각해요. 어른들도 못 끊는 담배; 역시 사후관리보단 예방이 중요하겠죠
와나멍
11/07/13 11:00
수정 아이콘
아 근데 이친구는 정말 귀엽네요 크크 [m]
양념반후라이
11/07/13 11:00
수정 아이콘
그나마 얌전한 중삼이었네요. 요즘 중삼님들은 무서워서 ㅠㅠ
어설프게 훈계할려다가 제 나이 절반 짜리들한테 맞을까봐 무서워요. [m]
11/07/13 11:05
수정 아이콘
집에 지갑을 두고 왔는데 돈이 어디서 났을까?크크

귀엽네요..근데 저는 누가 담배 사다달라고 하면 아예 생까고 갑니다.
에휴존슨이무슨죄
11/07/13 11:06
수정 아이콘
착하네요 ㅡ.ㅡ;;
11/07/13 11:09
수정 아이콘
학생도 귀여운데 레드키님 대처가 참 시원하고 좋네요 크크
근데 요즘 중고생들이 무섭긴 한가보더라구요. 저희 고모 할머니가 그런거 잘 못 넘기는 성격이셔서 담배피는 학생들 보면 잡아다 훈계하고 그러시는데 최근에 고등학생 애들한테 둘러싸여서 큰일 치룰 뻔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막 밀쳐지고 이러는걸 누가 말려서 다행이었지만 요즘은 흉흉한 소식도 많고 하니 관여 안하고 사는게 좋을 것 같아요.
어머니가 고모 그러지 좀 말라고 하면서 엄청 화내셨다죠.
버디홀리
11/07/13 11:09
수정 아이콘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예전에 제 친구가 저희 집에 놀러오다가 집 앞에서 초등학생의 팽이를 차가 밟아서 부숴진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잘 몰랐어요. 집에서 친구와 얘기를 하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나길래 나가봤더니
꼬마 애가 훌쩍거리고 있고 어떤 어른이 옆에서 말씀하시길 이 집에 오는 차가 아이의 팽이를 부쉈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아이는 차마 말도 못하고 훌쩍거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미안한 마음에 이천원인가 주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이걸로 팽이를 사고 혹시 남으면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 먹으라고
말했는데 두어시간인가? 지나서 그 아이가 다시 저희 집 초인종을 눌렀는데 나가보니 팽이를 사고 남은 돈을
갖고 왔더라구요. 기특하기도 하고 그 착한 마음에 기분이 참 좋아진 적이 있었습니다. ^^
11/07/13 11:10
수정 아이콘
사주고 구매대행료로 10개피를 받아야지요.
11/07/13 11:20
수정 아이콘
저는 희안하게 주변에 고등학교 두개나 있는대도 이런 경험이 한번도 없습니다. 다만 저희 집 담 뒤가 막다른 골목인데 가끔 아이들이 담배도 피고 그럽니다. 하루는 고등학생이(교복으로 알수있죠) 몰래 피고 있는 걸 가만히 쳐다 보기만 하다 딱 눈이 마주쳤죠. 그냥 씩 웃으면서 "몰래 피니깐 맛있냐?" 라고 물었는데 어찌나 당황하던지. 흐흐 하여튼 전 혼낸것도 아니고 저 말만 했는데도 저에게 꾸벅 인사하고 막 줄행랑을 치더군요. 저는 단지 이 골목이 생각보다 보는 눈이 많다는 걸 일러 주려고 한건데;; [m]
11/07/13 11:21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크크

앞으로도 계속 선전해주시길 바랍니다...?
Go_TheMarine
11/07/13 11:39
수정 아이콘
예전에 과외하는 중2꼬맹이가 사다달라길래 부모님께 말한다고 하니
그냥 안핀다고 했던게 생각나네요.크크
맥쿼리
11/07/13 11:48
수정 아이콘
혹시 불펜의 4대 성인 래드키님?
켈로그김
11/07/13 11:52
수정 아이콘
저는 넵~ 하고 사다주는 편입니다.
그리고 일장 설교를 하지요..

교복입고 길에서 피는거 아니다..
타임은 냄새가 남으니까 다른걸로 바꿔라..
맨솔이 목이 트이는거 같지만, 노래할때는 목 잠기는거 똑같다..
이렇게 매번 부탁해서 사는건 어려우니까 민증검사 안하는 곳 뚫어놔라..

참.. 싫을거에요.. 써놓고 보니까 참견꾼도 이런 참견꾼이 없네요..;
어진나라
11/07/13 11:53
수정 아이콘
저희 집이 하천가에다 맞은 편에 작은 공원까지 있어서 전망이 매우 좋습니다. 그런데, 집 안마당에서 웨이트하다가 고딩들이 담배를 피면서 당당하게 걸어가더라고요(?!?!)

주택 20~30채가 바라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구름과자 먹는 고삐리들의 위엄....
11/07/13 11:53
수정 아이콘
담배피는건 뭐라 안하는데..(제 경험에도 제 고3때는 우리반의 반이 넘었던 듯..) 우리애가 노는 놀이터에서 자꾸 피니 좀 화가 나더군요. 여중생 같은애가 피길래 눈마주쳤더니 딴데 가던데.. 뭐 금연한지 10여년 다 되갑니다만 사실 요즘 흡연자들 불쌍하긴 합니다. 집에서도 못펴, 베란다에서도 못펴, 계단에서도 못펴, 놀이터에서도 눈치보여 못펴.. 그냥 아파트에 흡연구역을 따로 좀 만들어 줬음 좋겠네요. 흡연자끼리도 좀 친해지고.
Francesc Fabregas
11/07/13 12:03
수정 아이콘
독서실건물 엘레베이터가 높은층에 있길래 걸어서 올라가는데 천적을 감지한 미어캣마냥 무리가 우르르 올라가더군요 전 뭐지? 하면서 올라가고 있는데 중1~2정도 되보이는 애들이 한두놈씩 절 확인하더니 천적이 아니란걸 확인하고 우린 놀라서 올라간게 아니야 라는 듯이 딴청을 피우는데 바닥엔 담배꽁초가 널브러져 있더군요 치마는 또 어찌 짧게 줄였는지 위를 보다가 속을 다볼뻔했네요 [m]
밤식빵
11/07/13 12:08
수정 아이콘
전 남자애들한테는 그런적이 없는데 여중생들한테는 4번정도 있었네요..
동네는 다 달랐지만 멘트는 비슷하더라구요.. 언니들이 사오랬다고 못사오면 가서 맞는다고
전 담배를 안피지만 친구놈들이 고딩때부터 피워서 그런지 뭐라고 못하겠더라구요;;
호랑이
11/07/13 12:17
수정 아이콘
생전 그런일을 못겪어봤네요..
11/07/13 12:40
수정 아이콘
현재 편의점 알바생입니다. 낌새가 보이면 일단 편의점 주위부터 스캔해서 중고딩들 다 소리 질러서 보내버립니다. 이짓 한 2주 정도 하니까 아무도 안오네요. 사달라고 부탁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다 물어봐서 보내버렸습니다. 음음...그냥 가볍게 대답하면 됩니다.

팔면 영업정지가 되는데 꼴랑 2500원 벌자고 편의점 망하게 할 수는 없잖니. 꺼지렴. 이라든지요.

뭐 패턴이야 몇해가 지나도 똑같죠.

집에 두고 왔다. 잊어버려서 재발급 중이다. 딱 두갭니다.

가장 황당한건 아무리 봐도 고딩 이상 안되보이는 애가 아빠의 은색(정형돈?) 양복을 쫙 빼입고 무슨 007가방 같은거 들고 와서 담배 달라고 한거였는데.

짜증도 나고 해서 욕을 퍼부어주고 보냈습니다. 흠흠..
11/07/13 13:03
수정 아이콘
자게인데 글이 왜이리재밌는거죠 크크 중삼리스크부터 베스킨라빈스등등 재밌게 쓰셨네요
저는 29살 때 담배사러갔다가 편의점 여직원에게 퇴짜맞은적 있습니다 아무리 얘기해도 굳건하시길래 괜히 오기도 생기고 해서 집에 도착한후 차끌고 가서 민증보여주고 사온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저도 지금까지 담배부탁은 한번도 못받아봤네요 얼굴은 동안수준은 아닌데 키가 작다보니 ㅠㅠ
아레스
11/07/13 13:10
수정 아이콘
단배를 사줍니다..
하늘보리차
11/07/13 13:17
수정 아이콘
500원이면 기분이 나쁠지도.....
미성연자에게 500원받고 담배 심부름 하는 꼴이니
soulcrying
11/07/13 13:51
수정 아이콘
"누구나 가슴에 있는 삼천원" 아.. 크크크크..
쩐의전쟁.. 마쓰장이 생각나는군요..
글 정말 재밌게 잘쓰시네요 유쾌합니다 하하
오동도
11/07/13 14:00
수정 아이콘
제가 어려보여서 그런지 윗 글과 같은 경험은 한번밖에 없었는데,
제 돈으로 사다줬습니다. 친구 두명이서 부탁하길래 두갑씩 사줬죠. 무지하게 좋아하더군요..

고등학생때 참 담배 구하기가 어려웠고..돈도 없었고..담배 잘 구하는 친구들에게 사서 피고..얻어 피고.. 참 힘들었습니다.
군대시절 훈련나가서 담배가 떨어졌을때 간부님이 담배 한보루를 주셨습니다.. 하늘에서 구원이 내려왔어요. 행복했습니다..

이게..뭐라고 해봤자 그 아이가 피던 담배를 안팔것도 아니고.
저도 고등학생때부터 담배를 폈기 때문에 친분이 있는 아이도 아닌데 훈계를 하는건 오만일 뿐이고..
아주 성실하신 분들이 담배 사달라는 아이에게 좋은 마음으로 훈계를 해준다고 해도,
그렇게 아름다운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겁니다.
11/07/13 14:52
수정 아이콘
저도 딱 한 번 있었던 것 같네요. 몇 년 전까지만해도 제가 입던 교복을 입고 있던 학생이었는데
간절한 눈망울+애절한 목소리에 넘어가 그냥 사다줬습니다-_- 너댓살 터울 후배에게 담배를 사다준 꼴이라니;
심지어 그 때는 제가 담배를 배우기 전이었죠. 담배 연기+냄새를 그 무엇보다 증오하던 때 였는데
지금은 달콤하기까지 하더군요. 담배는 참으로 요물입니다ㅜㅜ 그리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네요.
11/07/13 15:12
수정 아이콘
6~7년 전에 지금은 순두부집으로 바뀐 범계역 인근 닭갈비집에서 열심히 쳐묵쳐묵하고 있었습니다.
옆 테이블의 앳되보이는 아가씨 둘이 말을 걸어옵니다.

'저기여'
'네?'
'따까리좀 빌려주세여'
'네?'
'따까리요'
'... 네?'
'(제 지포라이터를 가리키며)아 그거여 따까리여'
'아 네~ 여기요'
'(지포~ 지포~ 뻐끔) 여기여 고맙쑴니다'

라이터를 받으면서 고개를 돌라다, 아가씨가 내려놓은 가방 옆에 뭔가 시야에 어색한 게 걸리더라구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저건 우리동네 모 고교 여자교복 보타이잖아!




한 번은 이런 일도...

고2였나 고3 토요일에 집에 가는 길.
버스정류장 2개면 집이지만 농구하고 펌프하고 나면 지쳐서 집에 갈 땐 버스를 타곤 했습니다.

당시엔 버스 회수권이 있었죠. 10장에 3400원 했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학교앞 버스정류장 가판대에 5천원을 내밀고 '회수권 10장요' 라고 했습니다.
아줌마는 고개를 힐끔 내밀어 절 보더니, 제가 기대했던 회수권10장+1600원이 아닌 디스플러스+3600원을 내주더군요.
너무 황당해서 고개를 숙여 아줌마를 보며 따졌습니다.

'아줌마 이거 안보여요 이 앞에 숫자고 교복이잖아요'
'아 미안해~ 얼굴보고 당연히 정장인 줄 알았지 여깄어 회수권'

얼굴보고 당연히 정장인 줄 알았지 얼굴보고 당연히 정장인 줄 알았지 얼굴보고 당연히 정장인 줄 알았지 얼굴보고 당연히 정장인 줄 알았지 얼굴보고 당연히 정장인 줄 알았지 ....

고1 암흑기에 애들 담배셔틀 해줬던 게 생각나더군요.
물론 단순한 셔틀은 아니었습니다. 일종의 대리구매였죠. 제거 사는 김에 애들것도 몇 백원씩 커미션 받고...




아무튼 그 회수권 사건 이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웠습니다(??).
물빛은어
11/07/13 19:04
수정 아이콘
얼마전 길을 가는데 여고생이 담배 한 갑 사다달라고 90도 인사하며 부탁하더라구요.
그런 일 있음 일단 별 말 없이 사다 줍니다.
그 아이들이 '저 사람이라면 사줄거야'라고 만만하게 보든 어쩌든 그건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사러 가면 안된다는 걸 알고,
부탁받는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볼것인가에 대해 아주 먼지 만큼이라도 고민은 했을 것이며.
자신이 담배에 대해 부탁을 하고 난 이후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생각은 하고 나서
지나가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을거라 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이네 어쩌네 하며 그 아이들을 생각없는, 무작정 가르치고 훈계해야하는 대상으로만 보는 것보다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약간의 각오 정도는 하고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면
담배를 피는 행동과는 별개로, 자신의 의지를 행한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쳐주고싶은 생각마저 들 때가 간혹 있습니다.

어른이랍시며 행동하는 이들 중에(특히나 가끔 여의도 모 건물에서, 성인사이트나 들락거리거나.. 그마저도 자리도 안지키면서 급여 인상에만 거수하는) 자신의 말 한마디 주워담을줄 모르는 사람들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11/07/13 19:16
수정 아이콘
글 재밌게 잘 쓰시네요.
연아동생
11/07/13 20:18
수정 아이콘
저는 추격자개봉했을때 영화 끝나고 친구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고딩 한명이 오더니 표좀 끊어 달라고 하더군요
그것도 6장을;; 왠지 영화표 안끊어주면 맞을꺼 같아서 순순히 끊어준적이 있었죠..
심야라서 2천원씩 남길레 너희들 운 좋다 심야라서 4000원밖에 안하네 남은돈으로 음료수 사마시면 되겠다 했더니
6명이 갑자기 고맙다고 90도로 인사를 하더군요.. 그냥 조용히 영화나 보러 들어가지.. 부담스럽게 말이예요..
아무튼 저도 그런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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