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달 전에 아래와 같은 글을 자게에 올렸었습니다.
[일반] 글로벌 무역체제 재구성: '미란 보고서'와 트럼프 경제·무역정책
https://ppt21.com/freedom/104036
너무 무지막지하게 길어서 끝까지 읽으신 분은 별로 없었으리라 생각하는데, 반성하는 중이구요. 당시에 글을 쓰면서 혹시나 이런 사람이 미국 연준에 합류한다면, 그리고 제롬 파월을 대신해서 트럼프 정부의 FOMC 수장이 된다면? 이라는 상상을 좀 했었더랬습니다.
왜냐면 트럼프 정부의 대외 무역, 경제 정책이 2024년 11월에 발표된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이 쓴 이른바 미란 보고서( 『글로벌 무역 시스템 재구성을 위한 사용자의 가이드』A User’s Guide to Restructuring the Global Trading System)와 광범위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 상당히 인상깊게 다가왔거든요. 이 보고서는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2020~21년 재무부 경제정책 고문을 지낸 스티븐 미런이 작성했으며, 그는 2025년 3월부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르 활동해 왔습니다.
한 번 위의 글을 찾아가 읽어보시는 것도 좋지만 바쁘시다면 다시 한 번 간단히 언급해 볼까 합니다.
====
미란 보고서는 관세를 단순히 보호주의 수단이 아닌, 무역 불균형 교정 및 협상 지렛대로 인식합니다. 관세는 “미국이 상대국에 협조를 압박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또한, 과도한 관세는 국내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되는데, 그는 2018~2019년의 미중 무역전쟁 사례에서처럼, 관세 부과는 종종 상대국의 통화가치 하락(환율상쇄)을 유발해 관세로 인한 국내 인플레이션 효과를 억제할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때 실질적 부담은 수출국(중국 등)으로 이전됩니다.
미란은 일시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점진적 인상(Graduated Implementation) 및 대상별 예외 설정 등 설계를 제안합니다. 이는 갑작스런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전략일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충격을 줄이는 점도 고려하게 됩니다. 가혹한 관세 협상을 강요하면서도 속도 조절을 해나가는 것이죠.
특히, 동맹국에 대한 과도한 관세 요구와 대상 국가간 차등적 협상안 제시, 안보비용 분담 요구, 관세와 내국 세제 조정 등 다중적인 정책 도구들의 중심으로 관세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란의 구상을 정책 기반으로 삼아, 관세와 환율 정책을 연계하여 무역적자 해소, 제조업 리쇼어링, 동맹국에 대한 추가 압박, 에너지 정책과의 연계 등 폭넒은 경제 정책 목표 달성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관세가 단기적으로는 인플레 우려를 낳을 수 있지만, 공급측 완화 정책(규제완화, 에너지 생산 확대 등)과 병행하면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점도 실제 정책 방향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
이번에 연준의 임시 이사 자격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아마도 그가 트럼프 현 정부에서 제롬 파월의 후임자로 발탁될 것인가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상당히 낮은 가능성으로 평가되지만, 요즘이 하루 앞도 알기 어려운 시절인지라 안심할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그는 이미 트럼프 관세 정책을 필두로 상당한 부분에서 백악관 내에 경제 이론을 심어놓는데 성공해 온 듯 하고 임기가 2026년 5월까지로 되어 있는 제롬 파월의 후임자 논의가 본격화 된다면 그의 이름이 상단에 올라설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확실한 것은 그가 연준 의장이 된다면 연준의 독립성만큼은 절대적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건데요. 대통령 권력을 빌려 연준을 본격적으로 뜯어고치는 일에 착수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임명이 조스의 등지느러미가 수면 위로 나타나면서 음산한 음악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공포감이 고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