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알이 뭐지?
제가 처음 pgr을 알게 된 것은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통해서였습니다. 엄재경씨가 간혹 중계중에 선수들의 전적이나 프로필등을 이야기할때 'pgr21.com이라는 사이트에서는..' 이런 식으로 말씀하신 적이 몇번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www.pgr21.com을 주소창에 타이핑했습니다. 그리고, 별뜻없이 프로게이머랭킹을 몇번 훑어보고, 대충 이런 곳이었군, 하면서 사이트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몇 주인가 지나서,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프로게이머순위' 사이트를 보여 준답시고 한번 더 들어갔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pgr21이라는 사이트를 즐겨찾기에 등록해놓진 않았습니다. 따라서 사이트명을 잊고 있었던 나는 주소가 pgr21.com이라는 것을 기억해내기 위해서 한참을 고생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 나는 일주일에 두번, 삼일에 한번, 이틀에, 하루에 한번, 이런 식으로 점점 pgr21이라는 사이트를 자주 찾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에겐 pgr21에 올라온 글들이 처음부터 눈에 들어오진 않았습니다. 최초로 몇번 방문할 때는, 그냥 '요즘 스타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정도나 볼만한리플 있나 기웃거리는 정도였습니다. 뭐, 그런 겁니다. 그전에 가지고 있던 습관들 처럼, 인터넷 사이트의 대다수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들은 공급받을뿐 이라는 식의 무의식이 내 머릿속에 앉아 있었던 걸까요.
그렇지만 조금 이상했습니다. 게시판에 있는 글들을 조금씩 읽어보고, 사람들의 의견도 읽고, 글 하나에 달리는 무수한 쪽지들을 보면서, 나는 조금씩 피지알21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뭐야. 이사이트는, 어라, 좀 다른거 같기도 하네, 하고 말입니다. 무엇보다 대다수분들의 글 쓰시는 매너-라고 해야 할까요-가 다른 곳보다 좋았던 것 같았고, 가볍지만은 않은, 생각이 담긴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고 느꼈습니다. 피지알을 감싸는 '공기'가 느껴진다고, 표현하면 될것같습니다. 조금은 신중한 태도로 올라오는 글들과, 친근하지만 조심스런 리플, 그리고 나중에 알게된 것이지만, 몇몇 프로게이머들도 자주 들러서 글을 남기거나 읽는다는 사실도 조금은 신선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이곳에 글을 남길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던 일입니다. 아, 제가 대단하다거나 그런 식의 의미가 절대 아닙니다, 내가 이곳에 글을 써도 될까,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것일까. 나는 그저 다른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는것으로 만족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들로 인해 계속 주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 겝니다. 소심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가볍게 글을 남기거나 아무생각없이 끄적대면 좋지않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건 어디까지나 피지알이라는 곳의 분위기에 맞추어 '이쯤 되겠지'하는 저 혼자의 생각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이곳의 분위기에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하고, 정신차려 보니.. 지금 저는 인사를 한답시고 횡설수설하고 있군요.^^;
지난 몇개월동안 제가 이곳을 들르면서 점점 이곳은 이곳을 찾으시는 모두에게 소중한 곳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스타라는 주제로 마음을 맞추어, 서로의 생각을 정중한 형태로 공유하는 모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담긴 pgr21을-이러니 공익광고의 맨트 같군요;;-, 저는 보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스타를 좋아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게임이전에, 사람들끼리 이러이러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의 생각에 동감하는 모습들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물론 사람 생각이 오가고 대화가 오가는 곳에 문제가 없을수 있겠냐마는, 피지알을 아끼시는 모든 분들은 문제가 불거져 나올때마다 슬기롭게 해결하시고, 항상 화목하게 지낼거라고 믿습니다.
참, 몇자 끄적대다 보니까 가입인사 한다는게 이상한 데로 빠진것 같습니다..ㅜㅜ
앞으로도 피지알에 계속 오게 되겠지만, 항상 건강한 사이트 되기를 빕니다. 지금처럼요. 아니 지금보다 더 좋아지면 좋겠지만. 욕심이겠죠? 아부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