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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9/25 17:26:37 |
Name |
메딕아빠 |
Subject |
[PgR 파워 인터뷰] 2회. 온게임넷 맵제작팀. |
[ PgR 파워인터뷰 ] 는 게임관련 관계자 분들을 매주 선정하여 일반 유저들이 궁금해 하는 여러가지 사항들을
인터뷰해서 게시하는 PgR 의 새로운 코너입니다.
[ PgR 파워인터뷰 ] 는 일반 유저들과 게임 관계자 분들의 거리감을 줄이고
일반 유저들이 평소에 궁금해 하는 내용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 되었습니다.
PgR 회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PgR 파워인터뷰 ] 2회 주인공은 온게임넷 맵제작팀입니다.
온게임넷 맵제작팀은 김진태 팀장이하 변종석, 조승연(Forgotten_), 고명수 ...
이렇게 4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많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좋은 맵을 만들기 위해 항상 애쓰시는 분들입니다.
맵밸런스 논란이 생길 때마다 일방적인 비난의 대상이었던 맵제작자분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이번 인터뷰를 통해 조금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 듭니다.
4분의 인터뷰 내용이라 분량이 좀 많습니다. 그래도 재미나게 다 읽으실 수 있을 듯 ...^^
바쁘신 가운데서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온게임넷 맵제작팀 여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제가 좀 귀찮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드네요 ... 질문도 너무 딱딱하고 ^^
( 인터뷰는 개인의 생각을 담는 것입니다. 질문이나 의견은 환영하지만 이유없는 딴지나 비난은 삼가해 주세요. )
[PgR 파워인터뷰] 2회 ... 시작합니다 !
1. 자신에 대한 소개와 함께 지금 하고 계신 일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세요 !
조승연
: 안녕하세요, 맵제작자 조승연입니다.
EVER 2005 스타리그때부터 1년 6개월째 온게임넷 맵제작팀에서 활동하고 있구요,
2005년과 2006년 WCG 공식맵 제작에도 참여했습니다.
본업(?)은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고, 4학년까지 다니다가 지금은 군대문제 때문에 휴학중입니다.
고명수
: 안녕하세요 ^^ 온게임넷 맵팀(OMAT) 고명수입니다!
진태형, 종석이형, 승연이형과 함께 맵을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진태
: 안녕하세요! 이자리엔 온게임넷 맵제작팀 팀장으로 소개될 김진태입니다.
나이는 27세 80년생이고요, 본업은 e스포츠 협회 경기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협회에서는 경기국의 전반적인 기획업무와 공식맵 제작 및 관리, 전적 및 통계 데이터 관련 업무 등을 맡고 있습니다만
아직 입사한지 2달이 채 안되서 뚜렷한 결과물은 없습니다 -_-;
변종석
: 안녕하세요. 온게임넷 맵제작팀의 맵제작자 변종석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온게임넷에서 진행되는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사용되는 공식맵을 제작하고 관리하는 일입니다.
지금은 충북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이랍니다.. ^-^
2. 맵 제작자로서 일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
조승연
: 2003년에 올림푸스 스타리그가 있었는데, 그 당시 저는 대학 새내기였고 PC방에서 거의 살았죠.
스타리그 시청도 스타를 한 것 만큼이나 많이 했는데, 그 당시에 대충 알려져 있었던 공식이,
'신개마는 테란맵, 노스탤지아는 저그맵, 기요틴은 토스맵'이라는 거였어요.
그 때 스타리그에서 맵이 갖는 영향력을 깨달았고, 그 다음 시즌에 파라독스 사태를 계기로
'이런 맵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맵공모전이 열리더라구요.
그래서 입상을 하고 맵제작을 시작했습니다.
고명수
: 예전에 함온스에 가입했을 때 마침 2차 맵공모전이 열렸었습니다.
2002년 첫날부터 YG클랜에 맵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당시 맵공모전에 맵을 전시한 적은
그때가 처음이어서 무척 떨렸던 기억이 나네요.
조마조마하게 심사결과 발표만을 기다렸는데 제가 1등이 된겁니다!
공교롭게도 그때 총 심사위원으로 종석이형이 맡고계셨는데, 그때부터 사석에서 자주 만나다가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게 되었고, OMAT 결성과 함께 저도 그 일원으로서 함께하기 시작하였죠.
근데... 같이 지내면서 저의 영입은 미스테이크 였다는 소문이...ㅋㅋ 농담입니다.
김진태
: 2001년 온게임넷에서 개최한 '온게임넷 스타리그 맵공모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서 맵제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맵공모전 우승 이후 이를 계기로 스타리그 주관사였던 게임맥스(정일훈 캐스터님이 대표셨죠)에 입사하게 되었고
덕분에 스타리그 주관업무를 맡으며 겸사겸사 공식맵 제작을 맡아서 하게 되었죠.
맵제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말씀을 드려보자면 2000년에 한창 스타를 즐길 때 하이텔 개오동에서 활동을 많이 했었는데요,
사람들이 로템과 헌터스 같은 한두가지 맵에서만 줄창 경기를 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다양한 맵에서 경기를 해보자고 주장을 하다가 내친김에 내손으로 만들어보겠다! 라며 손을 댄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본래 제 성격은 지극히 변화를 싫어하고(정확히 말하면 귀찮아하고-_-)
그냥 잘되는게 하나 있으면 그것만 주구장창 하는 스타일인데,(래더를 한창 했을 때 오직 BSB 8마린+3scv 러쉬로만 저그전을 했을정도-_-;)
이상하게도 맵에 관해서는 변화를 부르짖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알다가도 모를일입니다^^
변종석
: 스카이 2002가 박정석 선수의 우승으로 마무리가 되면서 그 전까지 공식맵을 담당하고 계시던 진태(현재 온게임넷 맵제작팀 팀장)가
군대를 가는 바람에 맵을 담당할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를 틈타(?) 조금은 전략적으로 제가 엄재경 해설위원에게 맵을 가지고 접근을 했고,
그 때는 맵 제작 시스템이 기반을 갖추기 이전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위영광 PD님과 김태형, 김창선 해설위원과 함께
맵을 제작하기로 잠정 합의를 하고 활동을 시작했죠.
절대 오해하지 마셔야할 것은, 혹시 맵제작자가 되고 싶다고 해서 엄재경 해설위원에게 저처럼 접근을 시도하지는 마세요.
이미 오래전 일이고 이제는 맵 제작 시스템이 꽤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다른 방식으로 맵제작자가 되는 방법을 찾으셔야 할 겁니다. (웃음)
3. 일반 유저들의 이해를 위해 맵의 제작과정(공식경기에 쓰이기까지)을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김진태
: 온게임넷 맵제작팀 기준으로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게 되면 전반적인 경기양상과 트렌드를 눈여겨 살펴보면서
개별적으로 차기시즌 맵에 대한 컨셉과 방향을 검토하여 맵을 제작합니다.
보통 24강이 중간쯤 진행되는 시점쯤에 내부 제작회의를 통해 이와같은 주제로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여
교체될 맵을 정하고 신규맵의 컨셉과 방향을 결정합니다.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자들은 미리 준비해둔 맵을 수정하거나 새롭게 추가하여 24강이 종료되는 시점쯤에
후보맵을 제작하게 되고요, 간단한 내부 테스트를 거친 후 협회에서 주관하는 공인맵 제작회의에 제출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MBC게임과 동일합니다.
공인맵 제작회의는 각 게임단 관계자(보통 코치님들)분들이 참여하여 매주마다 회의가 진행되고요,
약 3~4주 동안은 양방송국에서 제작한 후보맵을 검토하게 됩니다.
이 때는 맵의 밸런스나 버그 보다는 컨셉과 특징, 새로운 경기양상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게 되며
이를 토대로 최종 테스트 맵을 선정하게 됩니다.
보통 교체예정 개수보다 한두개 정도 여유를 두고 선정하는데, 모든 맵을 다 밸런스 테스트 하고 싶지만
시즌 중 이다보니 여건이 그러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
선정된 최종 테스트 맵은 차기시즌 개막의 2주전까지 집중적인 밸런스 테스트를 거치게 됩니다.
이때는 밸런스가 최우선으로 검토되며 가장 맵이 난도질 당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ㅠ_ㅠ
매주마다 게임단 자체적인 테스트를 통해 얻어진 결과를 공유하며 수정안을 논의하고 결정된 내용은 바로 다음날 수정하여
재배포, 다시 또 6일간 테스트, 회의등의 반복입니다.
추가로 필요할 경우 맵제작자와 선수가 배틀넷에서 만나서 진행하는 온라인 테스트나
직접 숙소로 찾아가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테스트를 병행할 때도 있습니다.
일일이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보를 캐내야 하고 십여경기를 실시간으로 관전하면서 데이터를 정리해야 하고
테스트가 끝나면 회의때 발표할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등 제작자는 평소보다 더 고생을 하게 되죠.
마지막 주에는 맵제작자들의 수난시기인 자원채취율 테스트와 지형버그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ㅠ_ㅠ
자원채취율 테스트 같은 경우는 운좋으면 몇시간만에 끝나기도 하지만 재수가 없을 땐 한나절을 해도 못맞출 때도 있습니다.
왜 운이라는 표현을 썼냐면 실력이나 들인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일꾼의 AI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_-;
지형버그 테스트는 맵의 구석구석을 다 살펴보면서 시즈탱크, 러커 등으로 일일이 사거리 확인을 하거나 각종 건물을 연결해서 지어서
유닛이 지나가는 것을 체크하는 등 정말 눈알이 빠지게 살펴봐야 하는 노가다 작업입니다.
이렇게 찾아도 번번히 미처 한두개 정도를 놓쳐서 종종 개막직전에 수정을 하거나 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죠 ^^;
이와 같은 산고을 거쳐 비로소 프로텍트 작업과 각종 자료들을 동반하고나면 일반인들에게 공개가 됩니다.
쓰다보니 무진장 상세하게 써놨네요;;; 이제 더 이상 불필요한 제작과정에 대한 논란은 없었으면 합니다.
4. 맵제작자라는 직업에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 아울러 힘들다고 느끼실 때는 ?
조승연
: 구룡쟁패 듀얼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어쩌다 보니 송병구선수와 이윤열선수가 패자조에서 815에서 맞붙게 되었어요.
그 당시 815는 토스가 테란 상대로 너무나 불리하다는 여론이 대세였고, 급기야는 맵제작자 생각이 있는거냐 하는 글이 계속 올라왔죠.
그 사건은 굉장히 유명해서 815사건이라고 불리우죠.
이윤열선수가 패자조로 내려올거라는 생각은 별로 못했기 때문에, 저는 대진을 확인하고 거의 망연자실한 상태로 경기를 보고 있었죠.
그런데 송병구 선수가 정말 멋지게 이기더라구요. 사실 최근 4~5년간 무슨 일로든 눈물흘린 적은 그게 유일해요.
정말 일부지만 '내가 좋아하는 xxx선수가 진건 실력 때문이 아니고 맵때문이다. 망할 ooo맵과 그 제작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특정종족이 특정 종족에서 2연승만 하면 게시판이 조금씩 후끈해 지고 3~4연승을 하면 게시판이 뒤집힐 때가 많아요.
선수들이 욕먹는거랑은 또 다른게, 선수들은 연패를 하면 연습을 열심히 한다던가 하는 여지가 있지만
맵제작자는 맵을 내놓은 다음에 매를 맞는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 때가 힘들어요.
1년이 넘어가다 보니 요즘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욕먹는걸 즐길 사람은 없죠.
그리고 힘들다기 보다는 어이가 없었던 일화가 있는데요...
저는 다른 맵제작자들보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 것 같아요.
분명히 4:3이던 전적이 14:3으로 바뀌어 있는 꿈을 꾸기도 하고 ..
그런데 815가 한참 욕먹을 무렵, 코엑스를 지나가는데 '815'라는 간판이 있어서 굉장히 놀랐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815가 아니고 BIS더라구요. -_-;
고명수
: 우산국이 공식맵으로서 많은 경기를 할 때마다 보람을 느꼈습니다. 사실 쓰이면서도 많이 실감하지 못했었죠.
내 손으로 작지만 뭔가를 이뤄낸 것 같아 정말 좋았습니다.
제가 여러가지 만드는걸 좋아하는데, 물론 맵 제작하는 것도 좋아서 하게 된 것입니다. 맵 만드시는 분들 다 마찬가지겠지만요.
하지만 공식맵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혼자 만들 때보다 느끼는 압박감을 많이 느끼게 되더라구요.
당연하겠지만, 취미로 맵을 만들던 때와는 다르게 많은 생각을 하고, 창조적인 생각을 더 만들어내야 하고,
어느 부분에서든지 부족한 부분 없이 맵을 만드려고 노력합니다.
힘들고 어렵긴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지라 형들에게 많이 배우며 노력하는 중입니다.
김진태
: 모게임단의 숙소에 방문했을 때
'이번 맵 정말로 참신했고 재밌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새로운 맵을 만들어주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입니다.
선수들이 새롭고 재미난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듯이
맵제작자 또한 그러한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게 애쓰고 있는데
선수분들도 그러한 점을 알아준다는 것을 크게 느끼게 된 일이었거든요.
힘든일은.. 연구비가 밀렸을 때입니다!(털썩) 위PD님~ 연구비 좀 빼먹지 말고 꼬박꼬박 넣어주세요 ㅠ_ㅠ 농담이구요^^
이일을 하다보니 생긴 직업병(?) 같은게 하나 있습니다 -_-
바로 전적 때문에 자기가 응원하고 싶은 선수를 응원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때가 종종 벌어진다는 것이지요.
대놓고 편애하는 선수가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선수가 올라와줬으면 싶은 선수가 경기를 하는데
그 맵에서 그 종족의 전적이 무지막지하게 좋으면 이겨도 썩 마음이 좋지는 않죠;;;
변종석
: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당연히 선수들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입니다.
단순히 좋은 전략이나 보기 드문 명승부가 나왔을 때도 보람을 느끼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 맵에서의 양상이 나올 때 오히려 더 큰 보람이 느껴지죠.
더욱이 그러한 양상대로 흘러간 경기가 명경기로 평가받는다면 더욱 더 기쁜 일이구요.
예를 들면 패러독스에서 임요환 선수와 도진광 선수의 경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역설’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고 패러독스가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경기였기 때문에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물론 맵은 제대로 욕을 먹었지만요.
힘들 때는 당연히 맵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입니다. 공식맵을 제작한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느꼈을 것 같은데요.
밸런스가 붕괴되었거나 재밌는 경기가 나오지 않아서 비방을 하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그로 인해 파생되는 제 자신의 인격적인 모독이나 욕설이 서슴지 않고 행해질 때는 정말 당장이라도 때려 치고 싶을 만큼 충격을 받곤 하죠.
예전에는 그런 글들 볼 때마다 ‘이거 IP를 추적해서 법적대응을.. -_-’이라는 상상도 했었는데
이제는 머큐리 사건(?) 이후로 많이 둔해져서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면서 그저 강력한 포스를 지닌 의견으로 받아드리곤 합니다.
5. 맵을 제작하실 때 가장 비중을 두는(신경을 쓰는) 부분은 ?
조승연
: '이 맵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게임'이 나오는가 하는 부분이요.
수비형 플레이에 최적화 된 '포르테'가 아니었다면 강민선수와 박태민선수의 경기가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고,
815와 알카노이드도 마찬가지의 마인드였어요.
그리고 815와 알카노이드가 아니었다면 절대 나오지 못할 경기들이 나왔고, 나오고 있죠.
앞으로도 그런 맵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어떤 경기를, 그 경기를 못 본 사람에게 설명해 준다고 가정할 때, 무슨 맵인지를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머리속에 남는 것은 전적의 기록이지만, 마음속에 남는 것은 경기와 선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고명수
: 게임의 박진감과 속도감을 특히 신경을 많이 쓰는데, 그렇다고 다른 스타일의 맵을 많이 시도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맵은 프로게이머나 경기를 보러 오신 분들이 즐겁게 게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형태야 어떻든 상관하지 않죠.
또 창의적인 부분으로 어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게임하기 곤란한 형태의 맵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밸런스의 문제에 항상 맞닥뜨리기 때문에 쉽지 않죠. 그런 것을 이겨내고 좋은 맵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진태
: '새로움'입니다.
이를 두고 강박관념이라도 들렸나- 라고 비방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e스포츠가 가지는 장점 중에 하나는
'경기맵이라는 요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양상을 이끌어 낼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움'이라는 코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밸런스나 버그 등을 잡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런 것들은 일종의 기본 소양이라고 볼 때,
맵제작자로서 자신이 타인과 다르다는 것을 가장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당연 컨셉과 기획력이고
그 것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새로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변종석
: 저는 밸런스보다는 컨샙과 특징에 비중을 두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욕도 많이 먹는 편인데.. -_-
방송에 사용되는 맵이기 때문에 밸런스에 가장 비중을 둬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발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방송에 사용되는 맵이기 때문에 더욱 더 컨샙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스타리그가 어느덧 8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내게 되었는데 이처럼 오랜 기간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늘 새로운 것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선수와 새로운 경기는 물론이고
새로운 팀, 새로운 감독, 새로운 리그, 새로운 해설자, 새로운 PD, 새로운 옵저버 그리고 또 새로운 맵까지..
늘 바뀌는 것이 조금씩 있었기 때문에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이처럼 오랜 기간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거죠.
그 안에 맵이 있고 그런 점 때문에 밸런스보다는 보다 새로운 경기 양상을 보여줄 수 있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는 맵을 제작하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런 새로운 컨샙을 기반으로 밸런스를 잡아가는 방향으로 제작을 하는 것입니다.
“밸런스는 무시”라는 개념이 절대 아니라는 점 기억해 주세요.
6. 10년 가까이 지나 오면서 보여줄 수 있는 전략/전술 대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한계를 맵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 ?
조승연
: 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게임 내적으로 전략적인 면을 보면 전에 없던 아예 새로운 패턴이 드러나고 있지는 않거든요.
다만 좀 유행지난 전략을 허를 찔러서 쓰고 하는 것들은 꽤 있고, 전략의 유행이 계속 순환하겠죠.
맵제작자 입장에서는, 지금까지는 독특한 전술을 이끌어 내는 맵을 계속 만들고 있지만,
전술과 전략에 한계가 있듯이 맵제작에도 한계가 언젠가는 올 지도 몰라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맵제작자 마저 비난을 두려워 하고 독특한 맵을 포기하고 무난한 로템형맵만 내놓는다면
그 때야말로 스타리그의 '끝'이겠죠.
고명수
: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과 같은 맵의 발전이 없었다고 스타리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로
스타리그에는 훌륭한 프로게이머들과 함께 맵이 갖는중요성도 큽니다.
많은 실험을 통해서 여러 전략을 만들어내고 재밌는 경기양상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것을 이루려면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죠.
아시다시피 새로운 시도를 한 맵이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보여주게 되면 주위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스타리그의 미래를 위해 극복해야 하니까요.
김진태
: 글쎄요 유닛의 가짓수는 종족별로 10여개로 한정되어 있고,
실제로 화면상에 나오는 자주 나오는 유닛은 그게 그거다보니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이 있나봅니다만,
전략/전술의 한계는 커녕 해가 다르게 트렌드가 달라지고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멀리 볼 것 없이 최근에 보여지는 저그의 대 테란전 디파일러의 극대화된 운용은
정말 하나의 거대화된 흐름이라 볼 수 있을 정도이며 이것 외에도 과거엔 볼 수 없었던 자잘한 발전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맵과는 상관없는 예시입니다만 보이지 않는 러커를 잡기위해 질럿을 보내고 리버로 타격하여 잡는 테크닉 ...
이런 것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전략/전술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발전은 선수들이 이룩한 성과이며 맵은
그러한 흐름에 알게 모르게 조금씩 기여하고 있는 해류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지형의 굴곡이나 높낮이를 이용하는 전술적인 움직임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백두대간의 구릉지는 평지와 언덕의 경계선상에서의 전술적인 움직임에 추가적인 요소를 이끌어냈습니다.
새로운 지형이 생겨나며 선수들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이렇듯 크게 확 와닿지는 않겠지만 알게 모르게 맵이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변종석
: 언젠가 블리자드의 한 관계자가 인터뷰를 통해 ‘극소수의 프로게이머를 위해 밸런스 패치를 내놓을 수는 없으며
종족 밸런스는 맵을 통해 극복을 해야하는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 같은 의견이기는 하지만 맵을 통해 밸런스를 맞춘다는 건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힘들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타크래프트는 세 개의 종족이 있기 때문이죠.
테란 대 저그를 맞춰 놓으면 프로토스와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마련인 게 맵 안에서의 종족 밸런스입니다.
기억해 보면 늘 하나의 종족 밸런스만 무너지지 세 종족 밸런스가 다 무너지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었을 겁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맵을 통해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정말 힘들지만 새로운 양상을 끌어내는 것은 무궁무진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 2에 사용되고 있는 ‘알카노이드’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넓은 계단에서부터 중립건물, 윗입구까지 맵 안에서 새롭게 발견될 수 있는 소제들과 그 소제들로 짜낼 수 있는 다양한 주제들이
아직도 많이 있고 그런 맵들을 통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는 경기들이 속출할 !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7. 나름 자신있게 맵을 공개 했는데 그 의도와 컨셉에 맞지않게 경기양상이 재미없게 흘러갔거나
밸런스가 심하게 무너졌던 경우가 있으셨나요 ?
조승연
: '개척시대'요. 구버전의 테저전 전적이 11:2인가 됐었는데, 사실 그 정도로 테란이 좋은 맵은 단연코 아니에요.
여러 선수들도 많이들 인정했고.. 그런데 저그들이 원해처리 플레이를 자꾸 고집하다가 무너지더라구요.
사실 레퀴엠 초창기랑 똑같아요.
레퀴엠 초창기 때도 '가까워서 앞마당은 못먹고 원해처리가 유일한 희망인데 막히더라'라는 말이 있었고
처음에 테란이 9:1인가까지 갔었지만, 맵에 적응되고 나니까 그 러쉬거리에서 12드론 앞마당 하고도 8배럭 막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저는 개척시대는 수정을 최소한으로 하고 갔어야 된다고 보는데..
당시에는 여론도 워낙에 안좋고 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결국 수정했더니 저그맵이 되어버렸고...
수정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저는 맵에 대한 판단은 좀 장기적으로 봐야 된다고 봐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에요. 일단 수정하고 보자는 쪽들이라..
지금까지 보면 수정 해서 잘된 맵보다 일단 수정 안하고 좀 더 해법을 기다려봐서 잘된 케이스가 훨씬 많아요.
레퀴엠이나 라오발이나 등등..
고명수
: 대중에 공개된 적은 없지만 공식맵회의 때에는 관계자분들을 만족시켜줄 맵을
아직까지 만들어내지 못해서 개인적으로 속상한 마음이 없지않아 있는데요... 제가 잘 해야 할 수밖에 없는거죠 뭐.
취미로 맵을 만들던 시절에는 그런 경우가 많이 있었겠죠.
맵은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만들어지기도 하니까요.
김진태
: 없지는 않죠 -_-; 예를 들자면.. 대표적으로 개척시대 정도?
신개척시대에 와서야 비로소 조금 보여지긴 했습니다만,
개척시대는 밸런스는 둘째치고 맵의 컨셉이나 특징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경기가 대부분이었던 안타까운 맵 중에 하나입니다 ㅠㅠ
개인적으로 pgr에 김연우님이 올려주셨던 '소금으로 간 맞추는 법 - 개척시대'(☜ 클릭) 이글이
가장 개척시대를 대변하는 적절한 글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뭐 여러가지 내부적인 사정으로 실질적으로 이 글에서 제안된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지만
세부적인 방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문제의 본질을 짚어주는 매우 적절한 비유였다고 생각됩니다.
변종석
: 사실... 공개를 할 당시에는 항상 자신감에 넘치곤 합니다. 그렇게 자신감이 넘칠 때까지 다듬고 다듬거든요.
다만 그런 노력 후에도 결과가 안 좋을 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좌절을 맛보기도 합니다.
이 맵은 밸런스가 괜찮을 것 같은데 정말 예상 외로 많이 무너졌다 싶은 맵은 ‘알케미스트’였습니다.
전략성이 강하고 여러 가지 카드가 다양했기 때문에 물고 물리는 경기 양상이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오히려 정형화된 패턴으로 맵을 해석해 나가면서 밸런스가 많이 무너졌죠.
수정을 통해서 밸런스를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수정된 맵이 공식전에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8. 지금까지 만든 맵들 중 가장 애착(자신감?)이 가는 맵이 있다면 이유와 함께 말씀해 주세요.
아울러 직접 만들지는 않았지만 저 맵은 참 명품이다 … 라고 생각하시는 맵이 있다면 ? 이유는 ?
조승연
: 하나 꼽으라면 '815'죠.
지금까지 굉장히 특이한 컨셉으로 만들어진 맵 중에 성공적이었던 맵은 비프로스트랑 레퀴엠 정도 뿐이었던 것 같은데,
815도 그에 버금가는 정도의 성공은 거두었다고 생각해요. '알카노이드'도 지금 굉장히 기대하고 있구요.
다른 맵 중에서는'기요틴'이요. 경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
pgr에도 기요틴에 관한 글을 엄청나게 길게 남긴 적이 있으니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을 것 같네요. ^^
엠겜 맵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플레인즈 투 힐'이 참 괜찮은 맵이라고 생각해요.
4인용 맵 답지 않게 꽤 공격적이고 특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어요.
그 맵의 제작자이며 지금 MSL의 담당PD이신 엠겜의 장재혁 팀장님이 참 다재다능한 분이죠.
고명수
: 제가 만든 맵들 중에서는 주저없이 함온스 2차 공모전 때 1등을 받았던 'Triple Destruction'을 꼽을 것입니다.
그 맵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는거니까요^^
다른 맵들은 워낙 좋은 맵들이 많아서 어떤 맵을 꼽을지 많이 어렵지만
저는 '남자이야기'와 '비프로스트'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둘다 엄청난 맵이죠.
그리고 지금 공식맵으로 쓰이고 있는 '타우 크로스', '백두대간', '알카노이드' 이 세 맵들 또한
무난함과 전략적인, 그리고 컨셉적인 부분에서 모두 좋은 맵입니다.
김진태
: 뭐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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