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 영화의 제목을 '버즈 오브 프레이 : 할리퀸의 화홀한 해방'으로 알고 계신다면 당신의 사고회로는 정상입니다
※ 주의1 : 해당 글은 스포가 다소 들어간 글입니다. 영화를 보시기 전에 해당 글을 보는 것을 가급적 추천하지 않습니다. ※ 주의2 : 해당 글은 글쓴이의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된 글입니다. 그 부분을 감안하시고 글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BIRDS OF PREY : 할리퀸의 황홀한 해방
(혹여나 있을 스포 방지를 위해 스크롤을 내리고 글을 적습니다)
BIRDS OF PREY : 할리퀸만의 황홀한 해방
#1. 이 영화는 할리퀸의, 할리퀸에 의한, 할리퀸을 위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나레이션, 음악, 색감. 그리고 초중반에 펼쳐지는 다소 난잡하게까지 느껴지는 시간대의 흐름이 모두 할리퀸의 관점에서 이뤄지고 진행이 됩니다. 그동안 디씨가 보여주었던그리고 나올때마다 한결같이 욕을 먹었던팀업 무비와는 '일단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할리퀸의 관점'에서 풀어내가는 초중반의 스토리는 시각적으로 매우 강렬합니다. ACE화학공장이 터지는 씬이라던지, 경찰서에 들어가서 전투를 벌이는 씬 등 말이죠. 특히 경찰서에서는 할리퀸의 마치 놀이터인 것 마냥 관객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면서 말이죠.
#2.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 수록 중간중간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가 나오며 스토리를 극적으로 몰아가게 되고, 한두사람 정도로만 가늘게 연결되어 있던 각 캐릭터들간의 끈이, 영화 스토리가 중반을 넘어서며 특정 장소로 향하게 되고, 할리퀸, 헌트리스, 블랙 카나리, 르네 몬토야, 카산드라 케인이 한 장소에서 만나게 되자 점점 무언가 익숙한 모습을 풍기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 하며 영화를 이끌어 가는 데, 뭔가 이끌어가는 모습이, 분명 낯선 인물들의 만남인데 묘하게 서로가 끈끈합니다. 그러다 제 머릿속에서 뭔가 익숙한 장면이 지나갔습니다. 바로. 전투를 하다 어느 장면 즈음 '갑자기 바에 들어가더니 서로가 이야기를 했던' 그 영화의 그 장면 말이죠.
그렇게, 이 영화는 어느새 '할리퀸 비긴즈 :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이은 '할리퀸 릴리즈 : 버즈 오브 프레이'가 되고 있었습니다.
#3. 이번 영화에서는 배트맨의 빌런 중 '블랙 마스크'와 '빅터 재즈'가 등장합니다. 두 인물 또한 초중반에는 나름 자신들의 색깔을 드러내고, 공교롭게도 생각 이상의 잔인함(!)으로 왜 이영화가 R등급을 받았는지를 보여줍니다. 비록 두 빌런은 중간중간 '찌질함'에 가까운 모습도 보여주긴 했습니다만, 두 캐릭터 모두 나름대로의 강렬함은 영화에서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더 강렬함을 남길 수 있었음에도' 결국은 할리퀸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도구로서 소모되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물론 기존 배트맨의 빌런이였던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찌질해도' 아쉬움은 약간 덜한 빌런들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블랙마스크를 그렇게 죽이는건 좀 심했다
#4. 그래도, 빌런들은 차라리 취급이 나은 편입니다. 현 영화에서 등장하는 할리퀸을 제외한 4인의 인물들은 원작을 아는 이들에게도,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도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편입니다. 헌트리스나 블랙 카나리는 그래도 취급이 나은 편입니다. 이슈가 되는 건 원작에서 2대 퀘스천인 '르네 몬토야'. 그리고 놀랍게도 원작에서 3대 배트걸이자 무술의 달인이였던 '카산드라 케인'입니다. 르네 몬토야는 어느정도 원작의 요소가 들어가 있다 쳐도, 카산드라 케인은 그냥 이름만 갖다붙힌 수준인 완전 다른 캐릭터로 나오는지라, '버즈 오브 프레이'가 더욱 더 할리퀸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부가적인 요소로 느껴지게 만드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5. 할리퀸. 마고로비에 충분한 매력을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해당 영화는 정말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원작을 많이 아시면 아실 수록 해당 영화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지도 모를 만큼 '버즈 오브 프레이'는 이번 영화에서 철저하게 '할리퀸의 황홀한 해방'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부가적인 장치로서만 느껴지시게 될 껍니다. 차라리 가볍게 보실 수 있다면, 그냥 할리퀸이 이렇게 저렇게 즐기면서 노는 모습을 보는 게 이 영화를 그래도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할리퀸이라는 캐릭터도 그렇지만, 이런 영화나 캐릭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괜히 불편함만 크게 느껴질 수 있을테니까요.
#6. 여담이지만 영화 중간, 적절한 번역이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영화 중간에 'Jesus Christmas'를 감탄사를 외치던 장면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한정으로 그 장면에서 할리퀸은 '오마이갓김치'를 말한게 되었습니다.영화 자막이 가망이 없어 보이는건 기분탓인가 더불어, 영화 마지막에 쿠키덕에 영화관에서 사람들의 한숨과 탄식을 들은건 이번이 처음이였던거 같네요. 여담이지만, 쿠키 덕에 후속으로 나올 영화인 '원더우먼1984'는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편안히 볼 수 있을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물론 관객 입장에서야 그렇고, 영화제작사 입장에선 각좀 잡고 잘 만들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7. 이렇게 된 이상 DCEU는 애매모호한거 시도하기보다 차라리 '할리퀸 트릴로지'를 만드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 스포인듯 아닌듯한 글이 포함된 후기였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께 이 글이 해당 이야기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판이 되길 살짝 바래보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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