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초(Base)
무슨 일이든지 가장 밑바탕이 중요하고, 어떠한 구조의 기반을 이루는 기초가 중요하다. 이것을 알고 행할수 있는 것이 하수의 단계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에는 제환공 때의 관중(管仲)과 제경공 때의 안영(晏嬰)이 명재상으로 이름이 높았다. 제나라의 명재상이었던 안영은 진나라와 연나라군대를 막기 위해 제경공에게 사마양저(司馬穰苴)를 장군으로 추천했다. 제경공이 사마양저를 장군으로 임명하자 사마양저가 말했다. "소신은 천한 신분출신으로 권위가 없어 군사들이 따르지 않고 백성들 또한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분이 높고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분을 감독관으로 임명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제경공은 고개를 끄덕이고 장고(莊賈)를 감독관으로 임명했다. 사마양저는 장고에게 이튿날 정오 군문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이튿날 사마양저는 군문에서 해시계와 물시계를 놓고 그를 기다렸다. 한편 장고는 그시간에 약속시간을 무시하고 친척들과 송별회를 열었다. 정오가 되었고 장고가 오지 않자 사마양저는 군령을 선포했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장고가 도착했고 사마양저가 화를 내며 말했다. "장수는 임명된 날부터 집을 잊고 군문에 임하면 육친을 잊고 전투가 시작되면 자신의 몸까지 버려야 하거늘, 지금 우리는 적과 싸우려고 이곳에 진을 치고 있소이다. 나라의 운명이 그대의 손에 달렸는데, 송별회로 늦었다니!"
장고는 제경공에게 사람을 보내 도움을 청했지만 사마양저는 군법에 따라 엄하게 장고를 참수하였다. 3군 군사들이 전부 두려움에 떨었고 사마양저는 군사들을 훈련시키고 군대를 재편해 진나라와 연나라군대를 물리쳤다. 제나라의 명장 사마양저가 쓴 '사마법(司馬法)'은 중국 송(宋)나라때 정한 '무경칠서(武經七書)'중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기초라는 것은 기본적인 규칙과 방법 또는 룰(Rule)등을 익히고 활용하는 것으로, 바둑에서의 규칙과 장기와 체스의 말의 이동법등을 예로 들수가 있다. 또 e스포츠 경기에서 병력을 뽑는등 기본적인 게임의 방식등을 말한다.
2.도식(Diagram)
하수에서 중간의 다음 단계로 올라서기 힘드는데, 급격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문제에 대해서 정형화된 도식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이것을 알고 행할수 있는 것이 중수의 단계이다. 주나라의 문왕을 보좌했던 태공망 여상(呂尙)이 쓴 '육도삼략(六韜三略)'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태공망 여상이 말하길 "낚싯줄이 가늘고 낚싯바늘에 꽂힌 미끼가 잘 보이면 작은 물고기가 낚이고, 낚싯줄이 약간 굵고 낚싯바늘에 꽂힌 미끼가 맛이 좋으면 중간 크기의 물고기가 낚이고, 낚싯줄이 굵고 낚싯바늘에 꽂힌 미끼가 많으면 대어가 낚일 것입니다."라고 했다.
또 태공망 여상이 말하길 "좋은 낚싯밥을 사용해 물고기를 구하면 물고기를 마음대로 요리해 먹을 수 있고, 관작과 녹봉으로 사람을 구하면 훌륭한 인재를 얻어 적재적소에 쓸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식읍(食邑)으로 다른 나라를 구하면 그 나라를 점령할 수 있고, 자신의 나라로 천하를 구하면 천하를 자신의 발밑에 복종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계속해서 '육도삼략'을 살펴보면 "군에서 전차나 기병은 매우 중요한 전력인데, 전차 10대는 보병 1천명, 전차 1백대는 1만명을 무찌를수 있다. 기병 10기는 보병 1백명, 기병 1백기는 보병 1천명을 물리칠수 있다."라고 나와 있다.
태공망 여상이 쓴 '육도삼략'은 중국 송나라때 정한 무경칠서중에 하나이다. 그러므로 중수의 단계는 정형화된 도식을 터득하여 그것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정형화된 도식은 바둑에서도 상대의 수법에 대응하는 정형화된 도식 즉 수법이 존재하고 이것은 장기와 체스에서도 동일하다. 또한 e스포츠 경기도 이와 같아서 정형화된 도식을 익히는 것이 중수로 가는 지름길이다.
3.조합(Combination)
중수에서 가장 높은 단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는데, 라이벌과 너무 강한 적들과 최종보스를 쓰러뜨리려면 상황에 적절하게 조합을 사용하는 방법을 완성해야 한다. 이것이 알고 행할수 있는 것이 고수의 단계이다. 연나라 소왕은 명장 악의(樂毅)를 상장군으로 삼아 진나라, 한나라, 조나라, 위나라와 함께 제나라를 공격했다. 악의는 제나라 군사를 전멸시키고 제나라의 70여개 성을 함락시키고 단숨에 수도인 임치까지 전령했다. 제나라 민왕은 거성으로 피신했고, 전단(田單)이 즉묵에서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 연나라 소왕이 죽고 악의와 사이가 불편했던 태자가 혜왕으로 왕위에 올랐다. 기회를 포착한 전단은 간첩을 활용해 악의가 왕이 되려고 음모를 꾸민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전단의 이간질하는 계책이 성공하여 악의는 본국으로 소환되고 대신에 기겁이 장군으로 주둔하였다. 전단은 또다시 계책을 써서 소문을 퍼뜨렸다. "연나라 군대가 제나라 포로의 코를 자른후 그들을 앞장세워 공격하는 것이 걱정이다. 그렇게 되면 성내 백성들은 기가 꺾여 즉묵이 패하게 될 것이다.!"
그 소문을 들은 기겁은 그대로 했고 이를 본 즉묵성 백성들은 전의(戰意)를 불태웠다. 전단은 또다시 소문을 퍼뜨렸다. "연나라 군대가 즉묵성 밖의 무덤을 훼손해 조상들을 욕보일까 걱정이다. 이렇게 되면 백성들이 슬픔에 빠져 사기가 떨어질 것이다." 그 소문을 들은 기겁은 또 그대로 했고 즉묵성 백성들은 피눈물을 흘리면서 목숨이 붙어 있을때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전단은 제나라군의 사기가 높아진 것을 파악하고 거짓으로 항복하겠다고 연나라군을 속였다.
그리고 제나라의 전단은 '화우지계(火牛之計)'를 써서 한밤중에 소 1천여 마리의 몸에 붉은 옷을 입히고 뿔에 칼을 고정시킨 다음 기름을 묻힌 꼬리에 불을 붙여 성밖으로 내몰았다. 꼬리에 불이 붙은 소떼는 놀라서 연나라군영으로 돌진했고 연나라군대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분노한 5천여 명의 제나라의 장사들까지 공격에 가담했고 마침내 연나라군대는 크게 패하고 장군 기겁은 전사하였다. 결국 전단은 빼앗겼던 제나라 70여 성을 전부 되찾았다.
그러므로 조합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전략과 계책과 조건들을 결합하여 이상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조합이란 바둑과 장기와 체스에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자유자재로 결합하여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이고, 바둑과 장기와 체스에서의 가장 높은 단계는 최적의 조합을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e스포츠 경기도 이와같이 상황에 적절한 이상적인 조합의 사용법을 완성하는 것이 고수의 경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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