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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23 14:40
즉문즉설을 들으면 순간순간 무릎을 팍 치면서 옳거니 하면서 깨달음이 이따금 오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만 조금 지나고 보면 원론적인 이론이 그렇다는 것이지 중이 아닌 속세 사람에 불과한 내가 그걸 따라하기도 어렵고 또 따라한다고 해서 만족스러우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걸 이따금 실감 하게 되지요. 명쾌한 답이 있는 것 하고 그 답을 실현할 스 있느냐 없느냐는 다른 문제인 것이죠.
19/11/23 16:04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은 꽤나 재미나고 도움도 많이 됩니다만, 철학적이라거나 종교적이기만 한것도 아니더군요.
꽤나 논리적으로 논박을 펼치고 답을 주죠. 논리적이기에 근원을 찾아가기에 딱하고 깨닫게 해주는 점이 재미있죠. 안타까운점은 보다 깊은 수준,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은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도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짧은 즉문과 즉설에서 기대하는게 무리일 수는 있을겁니다.
19/11/23 18:05
저도 한 번 실제로 간 적이 있는데 대부분이 괜찮긴 하지만 좀 무리수인 듯한 답변이란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19/11/23 20:54
예전에 팟캐스트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안녕히 계십시오.' 가 가장 인상적이고 도움이 되었어요. 남을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내가 먼저 최선을 다하되, 더이상 힘들다면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떠나면 된다는. 마음 편히 최선을 다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19/11/24 18:52
법륜스님은 종교나 불교적인 얘기는 거의 안한다고들 많이 생각하시는데 제 생각에는 거의 불교에 입각해서 얘기하시는 거로 보이긴 하네요.
물론 제가 불교에 대한 이해가 매우 피상적이기 때문에 정확한 건 아니고 개인 의견이긴 합니다. 원래 명상이나 호흡 같은데 관심이 있어서 불교쪽 책도 몇 권 봤는데 경전 같은 걸 본게 아니라 큰스님들이 쓰신 책이나 옛날 유명 조사나 선사들 일화 같은 걸 본 정도긴 하지만 이 분 말씀하시는 패턴이 제 생각엔 질문자의 마음 어떤 상태가 질문자의 마음에 고통을 일으키는지를 일종의 역질문을 계속해서 본인이 깨닫도록 하죠. 이거 사실 유명 조사들의 선문답 같은데도 많이 나오는 패턴이기도 하고, 제가 비록 선문답을 발톱의 때만큼도 이해하지는 못합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조사들이 제자들의 깨달음을 위해 제자가 질문할 때 제자의 질문이 나오는 가장 근원적인 관념의 어떤 부분을 계속 건드리도록 역질문을 하는 거 같더라구요. 파편적 지식입니다만 불교 관련 책을 읽다보면 항상 나오는 주제가 마음이 만들어 내는 어떤 상에 붙들리는 것이 모든 고통의 원인이고 거기에서 벗어나 더 근원적으로 자신과 우주 만물을 관조하고 근원을 깨닫는 상태가 되도록 수행하는 게 핵심 주제 같더라고요. 결국 법륜스님은 불교식으로 중생들에게 마음에 어떤 상에 붙들려 있는지를 깨우쳐 주는 현대식 설법 다니는게 즉문 즉설인거죠. 개인적으로 법륜 스님 즉문 즉설 중에 기억 남은 얘기는 어려서부터 친부에게 성폭행을 당한 젊은 여성에게 그런 안 좋은 일이 있기 전 후의 자신은 다른 존재냐고 물어 본거였죠. 존재 자체가 실제로 변한건지, 그런 일로 인해 더럽혀 졌다는 "생각" 또는 "관념" 때문에 괴로운 건지 그렇다면 그런 관념은 어디서 온건가를 물었죠. 자신의 실체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밖에 없지만 남이 만들어 낸 자신에 대한 관념에 휘둘리는 게 대부분의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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