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배운 일본에 대한이미지는 침략자. 천하에 죽일놈들.. 역사적으로 절대로 좋아질수 없게 교육을 받았죠.

지금 제가 34살이니 저의 10대 이전의 일본에 대한 이미지는 아주 바닥이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다들 나쁜사람들이고 미개한 나라이다.. 딴나라에는 져도 일본에게는 못 진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저는 알게 모르게 마징가를 보았고 건담을 보고 처음 오락실가서 하게된 게임이 보글보글 이었습니다.

당시엔 이게 일본거 인지도 몰랐죠..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 유행했던 삼성의 겜보이, 현대의 컴보이, 대우의 재믹스 이거 다 우리나라 껀줄 알았죠.

삼성의 겜보이가 세가의 마스터 시스템, 현대의 컴보이가 닌텐도의 패미콤 이라는걸 중학교때 알게되었고. 재믹스는 MSX에서 게임기능만

빼온거라는걸 알게 됐을때 좀 분함과 서운함 그리고 우리나라는 왜 못만드는지에 대한 자괴감도 함께 느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때 처음으로 일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일본 출장에서 사오셨던 JAL기 비행기 장난감을 받게 되고 쇼크를 먹게 되었죠.

전원을 키게 되면 비행기 엔진소리에 이륙하는 동작이 구현되며 착륙하면 비행기 문이 열리며 그 안에 승무원이 그려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장난감 이었죠.

당시 우리나라 장난감에서는 볼수없는 퍼포먼스였고 지금 보면 그 단순한 동작에 저는 몇달 내내 그 장난감만 가지고 다녔죠.

그리고 아버지가 말해주긴 일본의 모습.. 거리가 참 깨끗하고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다.. 그리고 도시 자체가 높다면서 많은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죠.

그리고 필기구를 사오셨는데 디자인도 나름 파격적인 샤프여서 학교에서 자랑하고 일본에 다녀오신 아버지 말씀대로 일본찬양을 하게 되었죠.

하지만 역시 일본 인지라.. 애들은 저를 따 시키더군요. 우리 침략한 놈들이 뭐가 좋다고 너는 그렇게 좋아하냐고..

너 샤프 그거 얼마 짜리냐.. 300원 짜리 가지고 자랑이냐.. 그렇게 친구들이 떠나가니 저는 어쩔수 없이 일본을 버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집에와서 마리오를 하면서 지냈죠... 저를 왕따시키던 친구들과 같이요.

이때 독립기념관을 가게 되고 저는 일본의 만행을 간접적으로 접하고 쇼크를 먹게 되면서 그 트라우마가 지금까지 이어져 아직까지 독립기념관을 못갑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가.. 일본에 고베 대지진이 일어나고 저는 그때 엄청난 기쁨을 가지게 됩니다. 이놈들은 다 죽어야 한다고.

니들이 우리에게 한 잘못을 생각하면 이거는 멀은거라고... 네.. 그리고 엄마한테 맞았죠.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게 할소리냐고..

저는 억울했죠. 어른들이 그렇게 가르쳐 줬으면서 자신들도 기뻐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렇게 천하의 나쁜놈들 이라고 가르쳐 줬으면서 말이죠.

그러면서도 당시 유행이던 만화방가서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를 빌려 보았습니다.

TV에서는 영광의 레이서, 홈런왕 광속구, 쥐라기 월드컵을 보았구요.

그리고 중학교때에는 오락실가서 킹오파,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를 하면서 일본은 욕하지만 게임은 너무 재미있어.. 너희들은 게임이나 잘 만들어라

대신 축구는 우리가 이겨야겠어.. 이런 마인드로 살았던거 같아요.

그 이후 일본노래에 빠졌고 애니메이션.. 프라모델, 피규어, 플레이스테이션..

저의 생애에 문화적 마인드는 일본 문화의 영향을 70프로는 받은거 같습니다. 그것도 일본거라는걸 인지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 버렸죠.

20대 이후의 일본에 대한 생각은 애증관계 였죠. 너희들이 만드는건 좋아. 전자제품도 잘 만들고 게임도 잘 만들어.. 그런데 우리나라도 할수있어.

스포츠는 너희보다 잘해. 일본 1군은 언제 나오니? 너희 맨유에 선수 보내봤니? 이치로는 인정해준다.. 근데 성격은 좀 고쳐야해..

인정하려고 해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그러면서 또 좋아하는건 일본에서 나온것..

정말 일본이란 나라는 뭔가 복잡한 생각을 가지게 하는 그런 나라였습니다. 만약 미국이나 영국, 유럽이었으면 생각하지도 않았을것들을..

그냥 일본이라는 이유 하나때문에 좋아하는것도 자신있게 좋아하지 못하고 색안경을 끼게 되었던거죠.

올해 드디어 꿈에 그리던..해외여행을 갔죠.. 제가 참 지금 이 나이에 해외여행을 처음 가게 됩니다.. ㅠㅠ

그 첫 목적지는 오사카 였죠.

공항은 인천공항이 훠얼씬 크더군요.. 잠깐 자부심좀 가졌고.. 간사이 공항에서 내려서 라피트를 탈때의 설레임은 참 이루 말할수 없네요.

난바역에서 내리고 도톤보리를 지나 숙소를 지나가면서 일본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습니다.

무언가 신비롭고 새롭고 친절한 사람들과 우리나라의 도시보다 조금은 업그레이드 된듯한 모습에 애증관계에서 애호가가 되어버리더군요.

제가 해외여행이 처음이어서 그런것 일겁니다.

호로요이도 맛있고 스타벅스는 더 쌌으며... 덴덴타운에서 그동안 사고 싶었던 피규어를 사고.. 프리덤 건담 2.0은 3700엔에 팔고..

카니도라쿠에서 점심을 먹고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해리포터를 만나고..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VIP권 예매를 해서 안내원인 다나카짱의 안내를 받으면서 같이 돌아다녔는데 그 다나카짱의 열정적인 안내와 친절함이

일본에 대한 이미지를 더 좋게 만들어 주었던거 같아요.

오사카 여행이후로 일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정할껀 인정하자..

역사적인 관계나 정치적인 모습.. 독도문제..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는 지금보다 나아질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눈치볼 필요없이 좋아해도 되지 않을까.. 꼭 일본이라서 뭔가 필터링 해야하는 선입견은 버려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지금은 그냥 일본이 좋고 부럽습니다.

폐막식에서 보여준 마리오 도라에몽 콜라보레이션 영상은 일본이 가진 문화의 힘을 한번에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영상이 오늘 이렇게 한번 더 일본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자게에 글을 쓰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