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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04 10:27
우선 배경에 대해서 크게 공감이 안가는게, 왕국은 굳이 포장해 줄 이유가 없는 그야말로 배경 일 뿐입니다. 주인공자매에게는 심바나 에리얼처럼 왕국에서 뛰어놀 기회가 전혀 없었거든요. 유년시절에 주인공 자매는 성안에만 갇혀 있었고, 성 안의 모습이나 그 외로움은 눈사람 만들래? 로 충분히 묘사되었다고 생각해요. 이후에는 엘사의 북쪽산으로 배경이 옮겨지는데, 렛잇고가 흐르는 북쪽산의 묘사는 정말 아름답지 않았나요? 얼음궁전은 그 아름다움의 정점을 찍고요. 엘사가 만든 얼음다리를 건너 얼음궁전에 가볼래? 라고 한다면 전 단연 네 라고 말할텐데.
플롯에 대해서는, 애초에 자매애는 변함이 없었기때문에 자매애의 회복을 메인으로 보는 관점부터가 별로라고 생각해요. 안나를 다치게 한 엘사의 트라우마가 결국 안나의 희생으로 회복되는 과정이 메인 플롯이죠. 엘사의 내면묘사는 꽤 괜찮게 됐다고 생각해요. 어릴적 해맑던 모습, 방안에 틀어박혀 울며 자기혐오하던 모습, 대관식에서의 억눌려 있으면서도 기품을 유지하려 노력하던 모습, 렛잇고에서의 자기혐오와 억압, 기품까지 모든걸 벗어던지고 자유를 노래하던 모습, 안나의 2차부상 이후의 절망, 엔딩에서의 행복한 모습까지요.
14/02/04 10:44
- 제가 말한 왕국은 겨울왕국에 나오는 왕국이 아니라, 겨울왕국 그 자체입니다. 다시 말해 겨울왕국이라는 작품에 나오는 세계 전체를 말하는 거죠. 꼭 왕성 같은 것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야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위에서 말했듯 let it go 이전의 장면들은 사실상 설정일 따름이니 더 자세히 나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더불어 겨울산이 <보기에 아름답다>는 것은 <특별하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층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왕국에 묘사된 배경으로서의 겨울산은 다른 이런저런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온 겨울산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에서 특유하고 독자성이 있는지 알기 어려우니까요. 에컨대 위에 제시된 <인어공주>의 바다나 <라이온킹>의 초원은 다른 작품들의 바다나 초원으로 환원되지 않는, 그 작품만의 오리지날 바다고 초원임과 비교해보면 말이죠. - 그래서 "그냥 저주 때문에 가까이 하지 못했을 뿐,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이 의좋은 자매일 뿐...그러니 양자 간의 로맨스가 진전될 것도, 감정이 깊어질 것도, 반감을 해소할 것도 없이 순탄하기만 할 수밖에 없다. 이미 처음부터 스토리가 완결되어 있었던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고 썼던 것이죠. 결국 '애초부터 별 문제 없고 엘사만 멀쩡해지면 됨.'으로, 굉장히 사소한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서사의 목표가 사소한 것이다보니, 중간과정을 그릴 건덕지도 없는 거고요.
14/02/04 10:57
겨울산은 엘사가 자신의 특이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맘껏 발산하며 살 수 있는 장소로 정했다는 것에 존재가치가 있죠. 한편으로는 결국 외로움을 감당해야 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성에서의 자신의 방의 연장이기도 하고요. 이정도면 나름의 독자성이 있지 않나요?
처음부터 스토리가 완결돼 있다는건 자매애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만 그렇지, 위에도 언급했듯 엘사 스스로의 극복 을 메인플롯으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전에도 겨울왕국을 블랙스완에 비교한 적이 있는데, 누구도 블랙스완을 사소한 서사라고 말하진 않잖아요. 물론 깊이가 다르긴 하지만요.
14/02/04 11:01
- 그쯤 되면 특유한 건 엘사지, 겨울산이 아닙니다. 겨울산이 특유한 건 엘사가 있기 때문이지, 그 자체 내적인 풍성함을 갖추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결국 엘사라는 캐릭터에 의존하는 거죠.
- 엘사 스스로의 극복을 메인플롯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본문에서 말했듯, 엘사는 설정에서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뿐, 스토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떨어지니까요. 출연 자체가 적습니다.
14/02/04 11:12
배경이 엘사라는 캐릭터에 의존한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하면 엘사라는 캐릭터가 배경을 구현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산은 엘사의 자유와 두려움의 발현이고, 이는 각각 얼음궁전과 마시멜로로 정점을 찍습니다. 올라프는 엘사의 동심의 발현이고요.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단지 인격으로서의 엘사가 안나보다 적게 출연한다고 해서 엘사를 주인공으로 볼 수 없다고도 말할 수 없겠죠.
14/02/04 11:24
배경을 엘사의 내면이 구현된 것으로 볼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서사에서 딱히 역할이 없으니까요. 본문에서 요약했듯 겨울왕국의 스토리는
아나가 언니 찾으러갔다가 명치 쎄게 맞고 옴 -> 명치 고치러 트롤들에게 감 -> 한스에게 키스하러 갔다가 실패 -> 크리스토퍼 찾으러 나왔다가 언니 대신 희생하고 명치 완치. 인데, 이 과정에서 엘사가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너무 적습니다. let it go 이후부터는 그냥 철저하게 아나의 이야기죠. 그점에서 밑의 Karlla님의 코멘트와 같은 입장입니다. 겨울왕국의 설정을 독특하게 해준 건 엘사라는 캐릭터였는데, 정작 스토리는 엘사와 큰 관계 없이 흘러가죠.
14/02/04 12:50
작품에서 엘사가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하셨는데 동의하기 힘드네요.
엘사는 어찌보면 설정을 만든 캐릭터입니다. 작품상에서는 거의 신급 캐릭터이죠. 여기에 엘사 이야기가 중심이 되면 다른 캐릭터는 그냥 다 죽는다고 보면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겁니다. 전 차라리 이 구도가 더 좋네요.
14/02/04 10:44
저는 배경 설정을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배경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이점을 캐릭터랑 노래가 다 가져갔어요. 애들은 배경보다 캐릭터에 집중하는데 올라프 녹을때 애들 소리치는거 보고 애들이 참 좋아하겠다 싶더군요. 애들은 엘사?안나?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올라프..소수의 스벤.. 여기서도 롤이 이김 크크
14/02/04 10:51
사실 저도 올라프 보면서 많이 낄낄대긴 했는데, 올라프 하드 캐리가 된 거부터가 서사의 빈약함을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닌가 싶더군요.
14/02/04 11:01
시나리오의 빈약함 저 또한 안타까웠지만, 그게 성인의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애들은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 보다 캐릭터를 기억하는 것에 집중하더라구요. 라이온킹이나 미녀와 야수같은 명작을 보여주더라도 기억나는 건 주전자랑 품바밖에 없었습니다 -_-;;
14/02/04 10:48
명문이네요(2)
노래와 아름다움에 취해서 본질을 제대로 보지 않으려했는데 사실 여타 디즈니작품에 비하면 꽤나 시끄러운 빈수레죠 하지만 '사랑' 의 정의만큼은 확실하게 다가왔죠
14/02/04 10:50
렛잇고 장면 보면서 좀 중2병스러운 연출 아닌가 싶었지만 엘사 나이가 중2병이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라 스루패스.
스토리 플롯 단순한거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데이투데이 보는 것도 아니고 해서 로빙패스. 사실 8살의 관점으로 보자면 개콘성우로 했으면 더 재미있었을거 같았지만, 그러면 엄마아빠가 안보여줬겠죠. 요새 엄마아빠들은 애들이 보여줘~보여줘~한다고 그냥 보여주지는 않는거 같아요. 본인들이 판단해서 재미있겠다 싶은걸 보여주는 분위기죠. 플러스 해서 본인들이 봐도 재미있으면 금상첨화. 그게 겨울왕국이죠. 오랜만에 디즈니가 어른들의 취향(캐릭터)과 아이들의 취향(비주얼, 공주나오는 단순한 스토리)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한게 아닌가 싶어요. 애니메이션 취향이 라이온킹, 미녀와야수 개봉당시와 많이 달라졌죠. 그때는 성인취향의 애니메이션도 좀 먹히는 분위기였고 해서 애니메이션이라도 영화같이 재미있네 싶으면 보고 그랬는데, 요즘 성인들의 애니메이션 취향은 철저하게 서브컬처 취향으로 바뀌어버렸어요. 과연 엘사가 기존 디즈니 프린세스 스타일로 나왔다면 흥했을까 싶기도 하고... 솔직히 디즈니 스타일은 호보다는 혐에 가깝고, 그래서 영화관에서 지금까지 디즈니 애니를 본 적이 없었지만, 겨울왕국은 두 아이들 데리고 영화 보기엔 압도적 비주얼로 아이들 시선을 빼앗아버려서 관람하는동안 칭얼대지도 않고 집중해서 봐서 편하고 좋았어요. 그리고 아이들은 엘사, 안나한테 관심도 없구요, 올라프, 스벤에 환장함. -0-; 올라프 녹으려고 할때 막 울려고 했는데 엘사가 구름 만들어줘서 살아나니까 안나 살아날때보다 더 좋아하더라구요. 아이들도 단순한 일자형 스토리라 쉽게 이해하고 한스 배신을 식스센스급 반전이라 생각하고, 자매가 서로 화해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니까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지들도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라고 하는거 보니 아빠웃음이 절로 나오고 그랬어요. 물론 그얘기하고 5분도 안되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싸우는건 일상다반사.
14/02/04 10:59
얼음왕국에 대한 지나친 옹호가 불편했던 일인으로서, 재밌게 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녀와 야수와 비교해서 보니 좀 더 명확해지는 면이 있네요. 좋은 설정 가지고 조금 더 잘 만들 수 있었던 영화 같은데 아쉽습니다. 물론 저도 얼음왕국을 재밌게 봤지만, 더 좋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에서요.
14/02/04 11:00
같은 작품을 봤는데 이렇게 해석하니 좀 놀랍네요..
전 애니를 안좋아해서 끌려가다시피 따라가서 봤는데 OST가 계속 맴도네요. 렛잇고~
14/02/04 11:03
8살 짜리, 5살짜리 조카랑 설 연휴에만 4번 겨울 왕국을 보면서 느낀건...
스토리따윈 필요없어... 였습니다. 영어자막버젼인데도 불구하고 얘네들은 계속 틀어달라고 합니다. 레리꼬 레리꼬 그러면서... 4번 정주행후 그 아이들은 노래부분만 틀어달라고 합니다. 유튭으로 let it go외 do you wanna build a snowman을 두시간 반복청취합니다. 이해가 안되지민 애들은 뭔가 다른게 있나봅니다. 하지만 덕분에 올 명절은 쉽게 보냈습니다 그리곤 5살짜리 여자 조카애는 '나 엘사 옷 사줘' 그러고 8살짜리 남자 조카애는 '나 저 집 사줘' 그럽니다.
14/02/04 11:09
초3짜리 조카는 눈 안내리냐고 그러더군요.. 설연휴에..
같이 올라프 만들자고.. 그런데 설연휴가 너무 따뜻해서 울상이었어요 애들이 크크크크 처음봤습니다. 그런거..
14/02/04 11:30
한국나이 5살이고 극장이 아니라 그냥 집에서 오빠랑 봤습니다. 오빠가 귀찮아하면서도 대충(말도안안되게) 설명해주는데도 콩떡같이 알아듣고 신나라 보더군요...
14/02/04 13:14
4살짜리 아들과 함께 가서 보고 왔습니다. 단 한번 칭얼대지 않고 집중해서 끝까지 잘 보더군요. 엄마가 안고 있는 팝콘통을 쳐다보지도 않고 손뻗어 집어먹으면서.. 극장 10번은 와본 사람같더라구요 크크크크크
레리꼬 틀어줘 레리꼬~ 미키마우스 보러 가자~ 소리를 해서 좀 난감하긴 합니다.
14/02/04 17:23
저희도 이번에 6살, 4살 되는 아이들과 같이 봤습니다.
중간에 잠깐잠깐씩 지겨워는 하지만 잘 봤습니다. 저희 뒷줄에는 이제 만두살도 안되어 보이는 아기와 6~7살 보이는 아이와 같이 왔던데 두살짜리 아기는 극장불이 꺼지자 마자 울어버리더군요.
14/02/04 11:08
글쎄, 8살의 관점이 아니라 38살의 관점으로 보는거 같네요.
지나간것에 대한 추억보정 리뷰라는 느낌만 들어요. 디즈니의 전작만 보더라도 현재의 감성에 맞춘 기준속에서 만들어진 작품이죠. 겨울왕국 또한 그렇고요.
14/02/04 11:08
전 안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이야기가 꽤 분명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유는 모르지만 멀어진 언니와 다툼, 그리고 언니 사라짐, 언니를 찾고 얼어 가는 왕국을 구하기 위해 길 떠남, 그 과정에서 갖은 고생을 하지만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 배우게 됨, 자기 희생으로 언니를 구함.. 전형적인 스토리이긴 하지만요.
뭐랄까, 렛잇고와 극강 미모의 엘사가 이 영화를 더욱 다양하게 볼 수 있게 하기도 하지만, 서사에 있어서는 오히려 안 좋은 이야기를 듣게 만드는 거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크크.
14/02/04 11:09
겨울왕국에는 오히려 무미건조한 배경이 더 어울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겨울왕국의 배경들 상당수가 세상과의 단절을 이야기하는 배경들인데, 굳이 눈부시게 아름다워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봐요. 비교하려면 라이온킹, 인어공주보다는... 플롯 부분처럼 미녀와 야수 배경과 비교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엘사의 왕국과 인어공주의 바다는 그 출발선부터 다르죠. 물론 왕국이나 설산을 눈부시게 아름답게 표현함으로서 그 안에서 따로 노는 엘사를 더 부각시킬 수도 있었을 것 같기는 한데, 그러다가 아이들이 '혼자 노는 엘사가 훨씬 더 좋아보여.' 식으로 생각해버리기라도 하면 이 것도 나름대로 곤란할 것 같아요.
14/02/04 11:26
네 뭐 위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겨울산이 안 예뻐서 문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무미건조한 것도 좋다고 보고요. 다만, 제가 생각하는 무미건조함이란 황량하고 스산하고 음산하고 접근하기 힘든...뭐 그런 느낌이 들었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겨울왕국의 겨울산은 딱히 그렇지도 않고 그야말로 무색무취하지 않았나 싶어서요.
14/02/04 11:29
겨울왕국 보고서 고양 반 아쉬움 반으로 예전 디즈니 작품들이나 다시 볼까 하고 라이온킹을 봤는데, 이건 뭐 다시 나올 수가 없는 초사기 작이더라고요 ㅜㅜ 어릴 때 기억으로는 꽤나 길었던 거 같은데(그만큼 스케일이 크게 느껴졌는데), 막상 보니 러닝 타임도 80분 밖에 안 되고...80분이 꽉꽉 채워졌단 이야기죠.
14/02/04 11:12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겨울왕국 좋은 작품이지만.. 라푼젤과 주먹왕랄프에서 보여준 기량을 생각하면 이번 작품에는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때보다 좋아진 점도 많았지만요. 라푼젤에서 왕국에서 날려보낸 등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그것을 보면서 그곳이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인지도 모르게 그 곳을 그리고 그 곳을 향해서 나아가는 라푼젤의 모습을 통해서 왕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당위성을 만들어낸 솜씨.. 주먹왕랄프에서 랄프와 바넬로피의 소망을 단순하면서도 교묘하게 엮어서 이야기를 단순하면서도 풍부하게 만들어낸 솜씨를 생각하면 이번 작품에서는 엘사가 왜 왕국으로 돌아가야 하는지..(엘사에게 있어서 왕국이 왜 중요한지...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안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요.) 엘사와 안나의 접점이 거의 없는 서사 구조는 아쉬웠습니다.
14/02/04 11:27
네. 라이온킹 같은 경우에는 REMEMBER WHO YOU ARE 이거로 그냥 끝장내버리니까요. 안 돌아가는 게 말이 안 되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제시하죠.
14/02/04 11:18
이야, 정말 김준영 우승할 때 멘트 콤보는 끝내줘요.
엄옹이 운을 떼는데 캐리형이랑 용준좌가 살짝 끊었어요. 엄옹은 거기서 당황하지 않고 한 템포 쉰 후 다시 하던 얘기를 이어가는데 여기서 착 가라앉은 톤으로 '대인이...' 이어서 '천재도 못 했고, 본좌도 못 했고' 아? 난 왜 이 얘기를...
14/02/04 11:31
let it go씬이 명장면인 이유는 좋은 노래 덕도 있지만
겨울왕국에서 의미있으면서도 큰(멋있는)공간이 처음으로 나오거든요. 엘사의 얼음성이죠. (그나마 다른 의미있는 공간이라곤 엘사의 방 정도?) 엘사의 얼음성은 정말 여러가지로 큰 역할을 합니다. 우선 영화내에서 가장 비주얼 넘치는 장면이죠. 게다가 그 건설장면의 역동성에서 엘사의 심경변화를 잘 보여주기도 하죠. 그러나 얼음성이기에 진짜 집이 될 수 없는 복선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근데 이것 말고는 영;;; 앞도할만한 스케일이 없어 보입니다. 대관식 장면은 UP에서의 결혼식 장면이랑 스케일이 비슷하고 -_-;; 왕국을 살리려면 'love is an open door'씬에서 뭔가 좀 뿅갈거릴 만들었어야 되는데 문제는 한스가 배신자라는걸 아는 상황에서 그렇게 하기가 꺼려졌을라나요? 아님 왕국이 작다는 컨셉에 충실하려고 한걸까요? 여러모로 love is.. 씬이 아쉽네요 저는
14/02/04 11:47
글을 보고 무플에서 리플이 40개가 달릴때까지 곰곰히 생각을 해봤지만 배경을 더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대체 뭐가 있을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배경을 명확히 할 시간에 아무 캐릭터나 노래 하나 부르게 해서 2번에서 아쉬움을 토로한 서사를 조금이라도 더 보강하는게 몇배는 더 좋다고 생각되고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의 1번부분엔 공감이 안 되네요.
14/02/04 13:14
흥행은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정도 열풍이 불만한 이유는 뭘까 하는 궁금증이 있습니다. 엘사라는 캐릭터 매력일까요.
하긴 열풍은 도통 이해 안갈때가 더욱 많이 불었던 같기도 하네요. 완성도는 더 부족했지만 더 불었던 해운대나 7번방의 선물 등등
14/02/04 13:27
만약 원작처럼 엘사 역할을 악역으로 만들고 그에 적절한 얼음 마녀 이미지라면(얼음왕국 알파버전인가? 그버전이었으면..)
이렇게 흥하진 않았을 겁니다 .. 고로 엘사 캐리! 스토리라인은 확실히 좀 떨어지는 맛이 있다고 생각함
14/02/04 13:39
여담으로 주변 반응 아닌 반응을 보자면 미국에서 자란(혹은 그렇지 않아도 충분한) 디즈니 빠 성인들은 보고 나오면 재밌긴 한데 라이언킹이 짱이었어와 성인 스타일 애니 빠들은 재밌긴 한데 랄프랑 라푼젤이 더 좋았어로 갈리는 느낌이네요.
두번째 여담으로 뮤지컬 보고 나온 느낌이에요. 뮤지컬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보통 뮤지컬이 스토리가 빈약한 경우가 더 많은데 캐릭터랑 노래로 캐리하는 경우가 많아서 근데 이건 애니잖아
14/02/04 13:16
겨울왕국을 정말 즐겁게 보았습니다만 엘사가 스토리플롯에 이어지는 후반부요소가 많이 아쉽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나를 눌러버리는 리치퀸님의 매력!! 능력이 두려워 자신을 가둬버린 엘사에게 이루어지는 일방적인 안나의 커뮤니케이션 시도는 놀란 엘사의 명치치기로 이어지게 되고 안나는 죽음에 근접하게 되지만 또다시 안나의 점멸도발로 인해 안나의 명치는 나앗습니다 (?!?) 엘사는 달라진게 끝까지 없는데 아오키지 찜쩌먹을 능력이 갑자기 컨트롤이되고 왕국에는 봄날이 옵니다 안나가 엘사의 마음을 여는 것 -> 안나의 명치 치료로 스토리의 포커싱이 변하며 자연스럽게 엘사는 쩌리가되버리죠.... 이러한 부분이 저에게는 설득력 부족으로 많이 느껴지더군요. 집짓기 장면의 위엄이 퇴색하는 것이 너무나도 슬픕니다 ㅠㅠ
14/02/04 16:50
빈약하다는게 심플하는 장점도 될수 있으니까요.
RPG게임의 서사와 디테일보다 모바일 게임의 심플함과 귀여움 임팩트가 먹히는 세상이니까 적절햇다고 봅니다. 디즈니도 세상과 타협해야죠.
14/02/04 17:24
스토리 부분에 있어서 격하게 공감합니다.
겨울 왕국 스토리 실드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아동용이라 그렇다 인데... 이게 참 할말없게 만들더군요. 심플해도 잘만든 스토리가 얼마나 많은데. 한 두 시퀀스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영화 전체가 포장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14/02/04 21:31
2번 관람했는데...역시 노래씬과 그 렛츠고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 느꼈습니다. 겨울왕국 분명히 스토리가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들고요. 좀 더 보강만 했으면..좋았을텐데 말이죠. 특히 맨 마지막 장면에 스노우맨으로 엘사의 대답했으면...너무너무 아쉽네요. 2번 관람했는데 특히 그 부분이 참...ㅠㅠ
14/02/04 22:37
뭐, 캐릭빨, 연출빨 등으로도 관객동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제가 영화 등에서 나름 중요하게 생각하는것들에 대한 것들에 대해서는 혹평을 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지만(잘해야 기존 디즈니 애니와 차이가 없음 정도)...그냥 캐릭빨,연출빨 하나만 봐도 볼만한 애니였다고 느꼈습니다. 무엇보다도...이젠 미국 애니에서도 모에 캐릭터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새삼 놀랍더군요.하하
14/02/04 22:42
어차피 서사의 질과 양으로 영화는 책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뮤지컬의 서사는 영화의 그것을 따라갈 수 없죠. 어린아이들에게도 소구해야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역시 물론 감안해야합니다. 대놓고 뮤지컬 애니메이션이기때문에, 감안할 것은 감안해야합니다. 그리고 다른 일반 영화엔 없는 장점-음악과 연출-들이 이것을 보완하게 되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서사구조가 단순히 부실하다는 평으로는 모자랄 정도의 치명적 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본문글에 언급하셨듯 중심이 되는 이야기의 전개라는게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있으라 하니 나타나고 보시기에 좋았더라도 아니고 최소한의 설득력있는 이야기의 연결은 있어야 하는데 이건 너무하죠. 엘사가 렛잇고를 부르면서 성을 만드는 데까지의 이야기는 글쓴분이 너무나 잘 설명하셨듯 서사가 아닌 그 서사를 펼치기 위한 설정입니다. 말하자면 영화 아바타에서 주인공이 급사한 형 대신 외계행성으로 가서 아바타에 접속해서 임무에 투입되는 거기까지의 이야기인 것이죠. 사실 여기까지의 겨울왕국은 나무랄데 없이 잘 되어 있다고 봅니다. 저도 여기까지는 우와우와 이러면서 봤어요. (사실 그런 면에서 배경설정의 부족함이 아쉽다는 데에는 견해를 조금은 달리하는 편입니다. 오히려 엘사가 창조한 매력적일 수 있는 세계를 그 이후의 서사에서 전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좀 아쉽더군요. 영화 아바타를 떠올려보시면 제 이야기가 쉽게 이해되실듯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리고 나서입니다. 그 이후의 스토리는 아무리 뜯어보고 뒤집어봐도 안나가 집나간 엘사를 찾아가 관계를 회복하는 이야기임에 분명한데,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 거의 생략되어있다시피합니다. 엘사와 안나의 관계는 갈등이 깊어지지도 갈등이 해결되지도 않고 그냥 멈춰있습니다. 안나의 모험은 계속되지만 대답없는 메아리예요. 엘사가 안나를 내쫓는 건 그렇다치고 엘사가 소환한 얼음몬스터는 왜 안나의 생명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고 엘사는 가만히 있는건지, 엘사의 공격에 안나가 맞은 이후 엘사는 그에 관해 왜 아무 일도 하지 않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 일들 투성이입니다. 그러다가 안나가 엘사를 대신해 궁을 맞아주고 나서(이 장면에서 서폿이 원딜 대신 궁 맞아주는 장면이 떠올랐는데, 제가 막장인 탓도 있었겠지만 이미 전 이 영화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는 얘기겠죠) 갑자기 갈등이 해결되는데, 가족이니까라고 넘어가기엔 뒷맛이 텁텁합니다. 게다가 엘사는 자신의 힘을 제어 못하는데, 왜 엘사가 돌아오면 왕국에 봄이 돌아온다는 건지, 이제 엘사는 돌아와서 괜찮은 건지 전혀 설명이 없습니다. 마지막 눈사람 녹을뻔하는 시퀀스를 보면 마치 힘을 갑자기 조절할 수 있게 된 듯 한데 왜인지 전혀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아니, 이럴거면 그냥 처음부터 힘을 잘 썼으면 그만이잖아?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는 이쯤 오니 사실 허탈을 넘어서 조금 화가 나더군요. 제게 이 영화는 렛잇고까지는 숨을 멎게 하다가, 나머지는 빨리 집에 가고 싶어하게 만들었던 그런 영화였습니다. 최소한 아바타나 라푼젤 정도의 뻔한 스토리는 보여줬어야죠. 밑밥 이렇게 잘 깔아놓고 겨우 이런 초라한 이야기라니, 화려한 대리석 계단과 기둥으로 장식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쓰러져가는 외양간이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서사는 김성모 화백 극화에도 훨씬 못미치는 저질이었고, 덕분에 영화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기술과 연출과 음악(사실 중간의 급작스런 재지한 넘버라든지 뜬금없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뮤지컬적 클리셰로 치고 이정도는 넘어갑시다)을 가지고 이것밖에 이야기를 못풀어간 결과 명작의 와꾸로 범작이 나와버려 아쉬웠습니다.
14/02/05 07:41
안나가 엘사든 좀 더 복잡한 감정과 심리묘사를 보여줬다면 성인의 입장에서 봐도 더 공감이 가고 소위 말하는 스토리의 개연성이라는 점에서 납득이 갔을텐데 러닝타임도 너무 짧고 너무 작품을 허겁지겁 끌고가다보니 이런 캐릭터들의 단편적인 성격에 급전개까지 더해져 좀 더 잘 만들수 있었는데 하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에 빠진 노래중에는 안나의 엘사에 대한 질투같은걸 노래한것도 있다던데 그런거 다 더해서 무삭제판으로 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14/02/08 20:26
미녀와 야수가 너무 잘 만든 거죠. 작품상 후보까지 올랐었으니...
그보다 저는 인어공주 에리얼의 노래가 자꾸 생각나더군요. 보고 온 건 겨울왕국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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