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일기 형식으로 쓴 내용입니다.
반말 형식이 거부감을 느끼신다면 미리 사과 드리겠습니다,.
오늘 술자리가 있었다.
원래 나이가 나이니 만큼 술자리라는 말이면 먼저 지갑에 돈이 얼마가 있는지, 이번달 카드값이 얼마나왔더라.... 하는 생각이 먼저
앞설 만도 한데 오늘은 부담이 없었다. 후배가 술한잔 산다고 연구실 멤버들을 선동하기 시작했다.
왜일까...... 공짜술이 마냥 달콤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며칠전에 다른 연구실 후배가 고민있다며 술한잔 산다했는데
1차 2만원 얻어먹고, 얘기가 끝나지 않아서 갔던 2차에서 6만원을 내 카드로 긁었던 기억 때문일까......
그런 아픈 기억은 만들지 말자... 하며 1차가 끝났을 때 건넸던 말.
"당구 치고 꼴등이 술값내기 할까?:"
이상한 일이다... 요놈들이 동의를 하다니..
네명이서 50, 50, 50 250, 다마를 놓고 당구를 치기 시작했다. 물론 250은 나다......
2등을 했다.. 오늘은 공짜술 복이 터졌군..
2차는 맥주를 마셨는데 그날따라 연락도 잘 되지 않던 고향후배한테 연락이 온다
"형 어디야"
"연구실 동생들이랑 한잔한다"
"갈게...."
와도 상관은 없지만 내가 술값을 내는 것도 아닌지라 부담이 된다...
"후배한테 다음에 보자고 말할까???"
고민하는 순간..... 벌써 앞에 와있는 고향 후배.... 참 반갑다;;
연구실 후배들은 좋아한다.
고향 후배는 재밌고 나에대해 몰랐던(아니 기억을 못했다고 해야할까..) 예전 추억들을 안주거리 삼아 자꾸 꺼내들기 시작한다.
후배들한테 허세를 부렸던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자식 뭔 얘기를 할까'
'입 좀 다물지....'
수많은 생각때문에 술인지 물인지 감이 안잡히는 순간에.................... 꺼낸 얘기는
2001년도에 100일 휴가 나왔던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100일휴가라... 흠....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10년이 넘은 얘기며, 그에 대한 추억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시점에서는 없다는 말이 맞는 듯 싶다.
"xx형이 100일 휴가때 우리집 찾아와서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그런데 갔이 왔던 여자친구는 어쩌고 저쩌고....."
읭????? 여자친구??????
음.. 그러고보니 그당시 여자친구 있었던 기억이 나는군....
예뻤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목소리는 더 이쁘고...
그러고 보니 목소리 때문에 사귀었었던 기억이......
옥구슬 굴러갔던 소리였는데....
잠깐만....
맞다. 정말 이뻤다... 얼굴, 목소리, 성격........
그런데 이상하다.
후배가 말을 하는 동안에 이상하게 마음이 흔들린다. 이상하다고 해야할까....
10년 전으로 돌아간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 일까......
"형, 나 아직 그 누나랑 네이트온 친구야 크크"
"니가 뭔데 아직 네이트온 친구냐"
"지금 전화한번 해볼까?"
"야 됐어 하지마" (목소리 한번 듣고싶다 진짜)
"흐흐흐 내가 형맘 아는데??"
"진짜 하지마 화낸다" (빨리 한번 해봐)
둘이 통화를 한다. 물론 둘도 몇 년 만에 통화하는 듯 했다.
하지만 적어도 나보다는 편한 관계겠지.....
쿨한척 하고 싶지만 이미 마신 공짜술은 내 이성을 컨트롤하진 못한다.
"XX형은 어쩌고 저쩌고.."
"지금은 애인 없어???"
"왜없어?"
"나도없어 크크크크..."
뭐가 그리 즐거운지....
참 편하다... 그래 녀석이 뭘 알겠는가...
전화기를 뺏어서 통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참.... 그런데 지금 애인이 없다고??
왜이리 가슴이 두근거릴까...
하지만 현실은.......
후배 귓속에 조용히
"내 얘기는 하지마......!!!"
통화를 마친 후배는 나를 보며 짓궂은 눈읏음을 짓는다.
정말 무기력하다.. 내가 예전 추억에 아무 힘도 못쓰는 나에게..........................
그러나 궁금해서 말 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얘기는 안해??"
"형 여자친구 있는 줄 알던데??"
"어떻게 알어??"
"나도 모르지 ㅡㅡ;"
순간 얼마전에 현재 여자친구가 내 폰 카톡에 우리둘이 찍은 사진을 올려 놓았던 것을 방금 기억했다.
그리고 예전 첫사랑(지금 언급된 친구) 도 카톡 친구라는걸 방금 깨달았다. 카톡 뒤져봤다.
처음으로 카톡 친구목록들을 정독했다...
흠.....
아니 그런데 분명 010 번호인데...... 그친구 번호가 어떻게 내 폰에 저장되어 있을까??? 내 번호는... 그쪽에 저장되어 있는걸까??
아니...... 그런데 정말 미스테리다... 어떻게 서로가 카톡 친구인지..
지금껏 왜 지금껏 그걸 몰랐을까... (알았더라도 뭐가 달라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녀는 카톡에 있는 내 프로필 사진을 최근에 봤다는 얘기..??
괜시리 설렌다.....
그렇게.....
집에 왔다..
술 많이 마셨지만...
후배 아무나 붙잡고 예전 첫사랑의 추억을 되새기며 또는 되짚으며 이야길 하고 싶었지만..........
정말 좋아했었고....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애틋하고 풋풋했던............. 그 시절이....
다시 만나라면 도저히 못만날 그 친구에 대한 추억이 갑자기 떠오른다.
간만에 옛추억에 빠져들게 해준 후배에게 감사하며....
난 지금...
후배가 햇던 내 첫사랑과의 통화 때문에
10년전 첫사랑을 만나던 그날로 돌아간 듯 하다..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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