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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19 19:27
백설공주와 그 부모(선왕과 왕비)가 굶주린 백성이 없도록 식량을 나눠주고, 직접적으로도 '나눔'을 강조하긴 했습니다. 우파적인 관점에선 그런 게 사회주의적인 걸로 보일 순 있겠네요. 작중에서 여왕-마녀-계모의 경비병이 억압의 상징으로 묘사되는데, 경비병이 현대로 치면 경찰 겸 군대란 걸 감안하면 미국 리버럴에 비판적인 평론가들이 돌려까기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백설공주의 반정은 아동영화 선에서는 가장 정교한 축에 들 것 같습니다. 작전회의 장면도 없고 여왕의 카리스마가 원체 강렬해서 보면서는 인식하기 어려운데, 다 끝나고 복기해보면 평범한 할리우드 영화의 피상적인 민중혁명 묘사보다 훨씬 예리하고 교묘하더라고요. 물론 아동영화의 한계는 있지만요.
25/03/19 19:44
주연배우의 발언은 영화를 잘 본 저도 눈쌀 찌푸리게 하더라고요. 오래된 작품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일부 장면을 셀프디스하는 정도는 종종 있지만, 이야기 자체를 디스해버리면 왜 리메이크작에 출연했냐는 의문이 바로 나오니까요.
25/03/19 18:53
제가 알라딘을 보면서 자스민 서사에 대해 느낀 어색한 점이 딱 저거였습니다.
아예 왕정 갈아엎고 민주정 하자는 거면 모를까, 결국 화폐개녀도 없으면서 혈통빨로 왕위 계승하고 싶다는 공주님 징징으로 보여서요.
25/03/19 19:35
공감합니다. 군주정 체제에서 남녀평등도 당위는 있지만 (유럽 왕정들이 살리카법에서 절대적 맏이 상속으로 바꾼 이유기도 하고) 사람들에겐 그냥 여성 지도자가 아니라 능력 있는 여성 지도자가 필요한 법인데, 작중의 자스민은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없는 것처럼 묘사가 되니까요. 자파와 국가행정으로 논쟁하는 장면까진 필요없겠지만, 적어도 화폐조차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을 굳이 넣은 건 제작진을 탓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25/03/19 19:13
어차피 원작 애니매이션의 서사나 캐릭터를 따라갈게 아니었다면 차라리 디자인도 과감하게 바꿨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라틴계 배우 섭외해놓고 굳이 원작이랑 비슷한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씌울게 아니라, 아예 원작 느낌을 지우는 방향으로 가는게 반발감이 더 적었을 것 같아요. 근데 또 그런 시도를 해서 평가가 별로였던게 인어공주일수도 있겠네요.
25/03/19 19:42
사실 전 라틴계나 독일계(아리안인? 게르만족?)이나 그냥 똑같은 백인으로 보는, 인종에 둔감한 타입이라 아무 위화감 없이 보긴 했습니다만 라틴계 캐스팅으로 말이 많더라고요. 말씀대로 하는 것도 방법이 되었을 수 있었겠지만, 하필 흥행에 실패한 인어공주가 그런 유형이라 제작진 입장에선 모험으로 느꼈을 것 같네요.
25/03/19 19:49
(수정됨) 동의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자파가 더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인물로 보였습니다.
아니, 지니의 힘을 손에 얻었는데도 세계를 달라고 하는게 아니라, 타고난 신분제의 한계만을 뚫으면서 정신 술탄이 되게 해달라 요구했으니까요. 최강의 마법사가 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사실 자스민의 설득에 정신 차린 경비병들을 제압하기 위해 최강의 마법사가 되기를 요구했던 것이고...... 크크크.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만 요구하고 나머지는 내가 개척하겠다!'란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나 싶더군요. 솔직히 자스민이 한 건 어....... 이렇게 말하긴 뭐한데 혈통빨 믿고 노래 하나 부른 다음 수비대장에게 '해줘' 한 것밖에 없지 않나......(...)
25/03/19 20:00
실사영화의 자파는 외국의 도둑 출신으로 재상까지 출세한 입지전적인 캐릭터죠. 악역이지만요. 자스민이 한 걸 냉정하게 보면 말씀대로기도 하고요. (불쌍한 나오미 스콧)
전 자파 좋아합니다. 2인자 캐릭터 특유의 짠한 매력에, 배우 마르완 켄자리도 연기 잘 했고, (더빙판 기준으로) 목소리도 좋았습니다. 실사영화에서 자파 노래가 사라진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25/03/19 20:09
동의합니다. 개인적으로 원작 더빙판 다 봤는데 둘 다 목소리가 좋았습니다 크크.
자파가 매력적으로 묘사된 것에 비해 자스민과 알라딘이 너무 아쉽지 않았나 싶더라구요. 좀 더 진취적이고 멋지게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아쉬운 부분을 윌 스미스가 연기로 커버했던 게 아닌가 싶긴 했습니다. 윌 스미스밖에 안 보이더라구요.
25/03/19 20:39
저도 영화판 쟈스민에 대해 정확히 동의합니다. 화폐제도 하나도 이해 못할만큼 쥐뿔 능력도 없으면서 왕은 되고싶고, 백성을 사랑하는 자애로운 나 자신이라는 자기만족에 도취되어 있고, 본인 능력부족은 객관화 못하고 여자는 왕이 될 수 없다는 유리천장 탓만 하고,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다고 비장한 노래 열창 뒤에 기껏 한다는건 경비대장에게 '쟈파 잡아줘' 라고 명령내리는게 본인 최대치였던.
이게 수동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졌 디즈니 공주를 현대적 페미니즘 관점에 맞게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인물로 재해석한 결과가 맞나 싶을 정도로 허술한 설정이어서 어처구니가 없었는데 개봉 당시에 그런 내용으로 논쟁이 좀 붙었는데요, 쟈스민의 능력부족을 지적하니 '백성을 사랑하니까 지금부터 잘 배워 나가서 훌륭한 왕이 되겠죠' 정도의 답변이 돌아왔던 기억이 나네요 정작 메인은 백설공주 이야기인데 쟈스민 이야기가 흥하네요
25/03/19 20:56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됬네요. 아무래도 약스포에 맞춰 조금만 이야기했다보니..
강스포일러를 쓰고 백설공주 이야기를 많이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
+ 25/03/20 00:11
백설의 캐릭터가 스토리와 잘 맞물렸다면, 배우 논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적어도 거슬릴정도는 아니었다 정도인지, 더 적절한 배우였으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박보영에게 매드맥스2 주연시키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번 백설공주와 저번 인어공주는 도저히 몰입이 안됩니다. 영화내 설정은 별개로 쟈스민은 좋은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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