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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0/11/10 16:43:51 |
Name |
토루 |
Subject |
[LOL] LOL 수익) 기다리면 무료와 스크림 판매 |
한국 웹툰 및 웹소설 시장의 판도를 바꾼 획기적인 결제 모델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기다리면 무료' 입니다. 웹툰이나 웹소설 등의 창작물을 보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열람할 수 있게 되지만 그것을 못 참고 더 빨리 뒷내용을 보고 싶은 경우 소정의 금액을 내고 열람할 수 있게끔 하는 제도입니다.
성인을 위한 유료 웹툰 플랫폼을 표방하며 레진코믹스가 처음으로 상용화를 시도한 이 제도는 웹툰 시장 1위인 네이버에서 쿠키라는 제도로 도입되었고, 웹소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지의 '기다리면 무료', 네이버의 '너에게만 무료' 등의 타이틀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다리면 무료' 아이템의 사업적 가치는 굉장히 거대합니다.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2013년 21억 -> 2018년 2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냈고 이러한 성공에 기다리면 무료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웹툰 플랫폼에서도 기다리면 무료의 수익은 높게 잡히는데 2016년 기준 단일 작품의 월매출이 9억 (치즈인더트랩으로 추정됩니다) 에 달한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으며, 노블레스가 1달에 약 2억, 고수가 1달에 약 3억 정도의 수익을 "쿠키 미리보기 유료회차 수익으로만" 얻는다는 추정치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는 2016년 기준이므로 2020 현재에는 시장파이가 더욱 확대되었으리라 예측됩니다.
저는 이러한 기다리면 무료와 같은 방법으로, LOL 팀별 스크림 관람권을 판매하는 형태의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찾아보는 것은 어떤가 의견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세부적인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LCK 경기가 열리지 않는 월요일 혹은 화요일의 황금시간대 (8~10시), 혹은 LCK 경기 종료시의 시각을 기준으로 30분 뒤와 같이 LCK와 직접적으로 경쟁하지 않는 시간대에 공개 스크림 날짜를 선정.
2) 한 회차 당 약 500원-1000원 가량의 금액을 내고 스크림 관람권을 판매. 중계, 팀보이스 공개, 옵저빙 등이 없는 단순한 선수 5인의 게임 화면만 제공 ㅡtwip이나 아프리카 별풍선 등의 결제 수단을 활용하여 접근성 확보
3) 공개스크림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되며, 구매자는 1판에서 2판 정도 팀의 스크림을 관람할 수 있게끔 진행.
4) 공개된 스크림 데이터는 1주일 ~ 2주일 간의 텀을 두고 전체 공개. 그 이전에 공개스크림 관련 영상물이나 gif 파일이 공개되지 못하게 엄격히 금지 ㅡ과거 논란이 되었던 한국 야구 움짤 금지를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야구의 경우 이러한 금지 조치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으나 스크림 판매는 직접적 유료 판매라는 점에서 비판받을 여지가 적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업 모델은 다음과 같은 계층을 노립니다.
1) 프로 레벨 LOL 관련 게임을 한 경기라도 더 관람하고 싶어하는 LOL ESPORTS 헤비 팬들. 이들은 LCK로 진행되는 하루 2경기 이상의 더 많은 경기를 관람하고 싶어하므로 돈을 주더라도 추가적인 프로급 경기를 관람하고 싶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LCK 경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팀의 경기를 한 경기라도 더 챙겨보고 싶어하는 각 팀 팬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한 경기라도 더 보고 싶어하므로 돈을 주고 추가적인 경기를 관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스크림 판매 사업 모델이 궤도에 올랐을 때, 헤비레벨 팬들과 각 팀팬들이 이야기하는 떡밥들 (오늘 XXX의 플레이가 나빴다, 판단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서브멤버를 써보는 게 어떻겠나 등) 을 함께 이야기 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 커뮤니티 유저.
이 사업 모델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익 확충.
중계, 옵저빙 등 추가적인 지출 없이 바로 사업 모델을 진행할 수 있으므로 금전적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서브 멤버 어필.
팀의 성적이 안 좋아 커뮤니티에서 서브 멤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성적과 직결되는 LCK 무대에서는 커뮤니티의 요구대로 서브 멤버를 활용하는 것이 상당한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그러나 성적과 무관한 공개스크림에서는 서브 멤버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으므로 각팀팬들이 팀에 더 관심을 가지고 스크림 관람권을 구매할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커뮤니티 내부 언급 빈도 향상.
스크림 관람권을 유료 구매해서 관람한 경우 그 경기가 원사이드하게 끝났거나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느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의 직접적인 금전 지출이 있었으므로 해당 내용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커뮤니티에서 대화하게 됩니다. 이는 일반적인 LCK 내의 죽은 경기보다 더 많은 커뮤니티 노출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사업 모델을 진행했을 때의 문제점 혹은 진행이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스크림 데이터 유출.
다른 팀이 전력을 분석할 여지를 더 주게 됩니다. 단 공개스크림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밴픽을 숨기거나 전략을 아낄 수 있으므로 치명적인 손해는 아닐 수 있습니다.
2) 팀별 합의.
스크림 데이터 유출의 위험이 있으므로 팀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익 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와 관련해서도 합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연습 시간의 하락
1주일에 30분~1시간 정도 진행되는 공개스크림이 치명적인 연습 시간 하락을 불러오지는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결국 성적을 내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는 프로 구단이기 때문에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스크림 판매 수익 모델을 '기다리면 무료'와 연계해서 말씀드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크림 판매를 처음 시작한 경우에는 팀 경기를 한 경기라도 더 챙겨보고 싶어하는 팀팬 (T1, DRX) + 프로 수준 롤에 대해 분석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헤비 LOL팬들을 중심으로 구매가 이루어질 것이라 예측됩니다. 이 단계에서 유료 구매 시청자 수는 충분히 많지 않을 수 있고, 만족할만한 수익이 창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LCK 경기가 없거나 커뮤니티를 지배하는 토픽(떡밥)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LOL 관련 커뮤니티에서 유료 공개스크림과 관련된 이야기가 주된 토픽으로 소비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LOL 관련 커뮤니티에서 유료스크림에 대한 이야기가 소비되는 상황에서 각 팀팬이 아니거나 헤비 LOL팬이 아닌 단순한 커뮤니티 유저라고 해도 이 이야기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될 수 있으며, 유료 구매 모델의 특성상 핵심 장면의 gif나 클립의 공유가 금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욕구는 스크림 관람권 구매를 통해서만 해소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스크림 판매의 소비자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이 서로 단절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개스크림 유료 판매 모델이 시작 당시에는 커뮤니티에서 충분히 화두로 소비되더라도, LCK 경기도 아니고 성적과 연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지불하기 싫은 계층이 아예 관심을 꺼버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익 모델이 충분한 커뮤니티 유저를 확보해 궤도에 오르기 이전 시점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신규 소비자의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존속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서 약 1주~2주 간의 시간이 지난 뒤 스크림을 전체 공개하고 gif 파일 등의 사용을 허가한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T1 vs DRX와 같은 엄청난 이슈가 되는 공개스크림이 잡혔을 때 일부는 구매하겠지만 일부는 관심을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가 2주 뒤 공개된다면, 자연스럽게 다시 커뮤니티에서 이야기가 될 것이고 일반 팬층도 공개스크림 제도 자체에 대해서 가지는 관심이 지속될 수 있으며 계속 관련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써놓고 보니, 기다리면 무료와 공개스크림 판매가 직접적인 연결이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만 (기다리면 무료의 핵심 사업 모델은 한번 유료회차를 구매한 경우 계속 유료회차를 구매하게 된다는 소비자 포획에 있는데 스크림 판매는 그런게 안되니까요), 러프한 수준에서 생각을 정리해 올리자면 이렇습니다.
LCK 판에서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LOL 이스포츠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형성하고 흑자 전환을 일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이슈가 커뮤니티에서 이야기 될 때마다 저 또한 이런저런 사업 모델들을 구상하고 이런 건 어떨까 저런 건 어떨까 고민을 많이하는데, 이번에는 스크림 판매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스크림 판매나 이외에도 재미있는 이스포츠 사업 모델이 있다면 댓글로 한번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ps. 없을 거 알지만(...) 나름 톡톡튀는 생각을 잘하고 현재 어디와도 계약이 되어있지 않으므로 이스포츠 비지니스 모델 관련해서 한번 가볍게 대화를 나누고 싶으시거나 접촉하고 싶은 팀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사랑합니다 L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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