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연고  시스템을 도입한 스포츠는 대개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집니다.

1부 : (도시 팀) - (국가 팀) - (대륙 팀) - (세계 챔피언쉽!)
2부 : (도시 팀의 하위팀 + 더 작은 구역의 팀들)
3부 : (더더 작은 구역의 팀들)

지역연고  시스템은 승강전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데, 그와 상관없이 우수한 선수들을 1부 팀이 흡수하는 형태로 구성됩니다. 그래서 통상 이런 구조의 시스템을 가진 팀은 1부리그와 2부리그의 격차가 많이 나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 지역의 인재 풀은 그 지역의 1부 팀의 재정상황이나 수에 결정됩니다. 혹은 반대로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인재 풀의 크기에 따라 1부팀의 수와 재정상황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오버워치 시스템은 굉장히 이상한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1부팀이 딱 하나가 있고 (서울 팀) 2부에 여러 팀들이 있는데 1부의 외국팀들이 빨대를 꼽는 것처럼 2부 팀들을 가져가는 식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실제로 뉴욕과 런던팀은 미국 선수와 영국 선수가 없습니다.) 즉, 한국의 1부팀이 딱 1개인데 이 한국 팀이 한국의 오버워치 프로 게이머들을 소화하다 못해서 넘친다는 말입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2부 리그 팀들을 운영하는 운영진들 입장에서 굉장히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것이죠. 1부 팀에서 하등의 지원도 없고 상금은 코딱지 만하며, 파이트 머니 몇 푼 주는 것 밖에 없는데 누가 2부 리그 팀을 운영한단 말입니까? 실제로 그래서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제도가 만들어지면서 거진 1/3 가까이의 게임단이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남은 2부리그 운영진들도 블리자드가 더 많은 지원을 하지 않으면 존속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LCK 같은 경우에는 라이엇이 일단 2부에도 지원금을 주는것도 있지만 잘만 하면 1부 리그팀을 자신들이 갈아치울 수 있기 때문이라도 운영할 메리트가 있습니다. 1부에 올라오면 지원금의 양, 상금의 양, 후원의 양이 달라지니까요. 이것은 다른 승강전이 있는 리그들도 비슷합니다.

현재 완전히 1부-2부 시스템으로 돌아가버린 북미 유럽 LCS나 지역 연고를 택한 중국팀만 하더라도 2부 리그 팀이 1부 리그 팀과 굳건하게 결합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은 2부 리그 팀에 먼저 들어가서 기량만 좋으면 그 팀의 1부 팀에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되고 반대로 1부에서 부진한 선수는 2부로 내려가니, 1부와 2부가 붙어있는 형태라 같은 주체가 운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컨덴더스 팀이 서울 팀을 갈아치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연관된 1부팀이 있어서 그 게임단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니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도시의 팀이 있어야합니다. 부산팀 광주팀 제주팀 등등 말입니다. 그리고 그 팀들과 2부리그팀이 경쟁하거나 (승강리그 방식) 2부아카데미팀 형태로 들어가거나 (프랜차이즈 방식) 하는 형태로 변해야 마땅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점점 많은 선수들이 2부리그팀에 들어갈 유인이 사라지게 되고 경쟁적인 국내 상설 리그는 건전하게 존속되기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