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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3/29 10:15:14
Name happyend
Subject cj,이스포츠 역사에 전설을 쓰다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에, 같이 보는 사람들에게 호언장담했습니다.
"이번 결승전 시나리오는 조병세의 역올킬이다.이것외엔 CJ의 수가 없다."


물론,전 예언가가 아닙니다.오로지 이제동선수가 너무 대단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서바이버에서 조병세선수와 이제동선수의 경기를 보며,이제동 선수를 흔들 수 있는 것은 조병세선수의 공격성뿐이구나...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니,단하나의 가능성이 더 있다고 보긴 했습니다.안드로메다에서 프로토스를 내보낼 배짱이 있다면....하지만 그렇게 되면 마재윤카드를 쓸 타이밍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조감독이 선택할리 없다고 봤습니다.)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갔습니다. 주변의 모든 도시를 파괴해버리고 트로이 성곽앞에 당당하게 선  신의 아들 아킬레우스를 보는  헥토르처럼. 마주선 조병세 선수의 무표정한 눈빛을 보니 정말 흥분되더군요.
'그래, 이것은 예상대로일 뿐이야.'
그도 저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군요.순간,한번의 전율이.....


조병세 선수의 가능성은 맵에 있었습니다.좌우로 흔들기 좋은 맵,기동성이 남다른 조병세 선수는 아마도 이제동선수와 펼쳤던 예전의 서바이버에서의 기억을 되살려(그때도 단 한번의 실수를 파고든 이제동선수의 멋진 공격이 없었다면 조병세선수가 이겼을 거라고 봤거든요)다시는 실수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할 것입니다.
또하나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높였던 것은 그 서바이버 경기에서 이제동선수와 가장 대등하게 경기를 펼친 테란이 조병세선수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정도로 이제동선수를 몰아붙일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은 그의 크립을 보지도 못한 채 gg를 쳐왔으니까요.


시작하자마자 5드론.모두의 입에서 탄성이 나왔습니다.이제동선수가 갚을 게 있었던지라,그 무시무시한 복수의 칼날을 꺼내든 불패의 전사의 눈빛은 모두의 가슴을 베고도 남을 듯 했습니다.


술렁이는 벤치.
'준비했을까?5드론을 염두에 두었을까?'


적어도 이런 시나리오를 미리 계산에 둔 채 연습해온 조병세선수라면 연습을 했을 것입니다. 이제동선수를 '날빌'로 꺾어버렸던 조병세선수였으니까요.복수는 계산된 시나리오안에 있어야 합니다.

원종서 선수와의 경기에서 마재윤선수가 보여준 5드론을 생각해본다면,이제동선수는 조금 소심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미리 염두에 둔 조병세 선수의 본진 심시티를 본 순간,포기한 것일까요?운명의 갈림길에서 저글링들이 약간은 우왕좌왕한 그 찰나.그것이 조병세선수의 역올킬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었을까요?


저글링을 빼돌리고 앞마당에서 상대를 끌어들이려는 이제동선수의 속임수에 대해서도 조병세선수는 알고 있다는 듯이 대처했습니다. 모든 것은 시나리오대로였으니까요.그 순간,역올킬은 잠재된 가능성에서 현실화될 필연성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제동 선수의 gg.

그리고 그 이후는 예상된 시나리오. 어떤 선수도 조병세선수처럼 천지사방에서 공격해 들어오는 테란을 만나보지 못한 것처럼 무너져갔습니다.변형태선수보다 더 공격적이고 더 화려하고 더 겁없는 테란앞을 막아선 선수는 위너스리그의 사나이,구성훈.


올킬을 막아야 했던 운명에서 역올킬을 눈앞에 둔 조병세선수는 이미 무아지경에 빠져있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빠른 스피드.그 누구보다 전장을 빠르게 읽으며 적절한 유닛을 뽑아내며 전설을 만들어가는 선수앞에 구성훈 선수도 재물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gg


창단 이후 첫 우승....
그순간,서지훈 선수가 떠오르더군요.왜 하필 이순간에 그가 없을까.....이 모든 것은 그의 조용한 품안에서 만들어진 것일터인데...



그것이 서지훈선수의 운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머물며 마을의 부흥을 이끌어낸 뒤 조용히 떠난 고염무처럼...
(고염무는 청나라가 이미 굳건히 중원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중국인들을 돌보지 못한 책임을 선비들의 무능력에서 보았습니다.명나라의 선비로서 그는 기꺼이 약초를 연구하고, 수차를 연구하고, 마을에 머물며 농사를 가르쳤습니다.남송의 선비들이 이민족에게 밀려난뒤 선택했던 실사구시의 길을 선택했듯이)



어찌되었든 두고두고 모두의 입에 회자될 최고의 결승무대의 막이 내렸습니다.전설은 그렇게 시작된 것입니다.

cj의 창단 후 첫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좋은 승부를 이끌어준 화승팀에게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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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29 10:22
수정 아이콘
CJ엔투스. 창단 이래 첫 우승 축하드립니다.

'서지훈 선수가 떠오르더군요.왜 하필 이순간에 그가 없을까'
이 말이 가슴을 아리게 만드네요.
09/03/29 10:27
수정 아이콘
서지훈선수는 무슨생각을하고있을까요.. 또 팀리그시절 GO였던 강민 해설, 박태민 선수는
기분이 어떨지 상상이안가네요..
CJ는 전설을만드네요 정말 진짜로..
팔세토의귀신
09/03/29 10:27
수정 아이콘
사실상 팀의 에이스들이 모두 이적할때 혼자서 팀을 지키고
자신의 흥행성으로 시제이라는 팀을 창단시키고..
그 이후에 좋은 스파링 파트너가 되어주면서 마재윤 변형태 김성기 조병세 등등의 에이스들의 완성에 기여했던 서지훈선수...

티원에 임요환 선수가 있다면 씨제이에 서지훈 선수가 있는데 말이죠..

"서지훈 선수가 떠오르더군요.왜 하필 이순간에 그가 없을까'
이 말이 가슴을 아리게 만드네요.(2)
학교빡세!
09/03/29 10:42
수정 아이콘
정말 어제 cj의 우승은 서지훈선수를 떠올리게 하네요...얼마나 경기석에서 저 우승을 맛보고 싶었을까요....
리콜한방
09/03/29 11:01
수정 아이콘
그래도 GO 시절에 우승 많이 했잖아요.
Go_TheMarine
09/03/29 11:12
수정 아이콘
정말 cj는 서지훈선수가 창단의 70%는 책임졌다고 생각합니다.
마재윤선수의 우주배우승부터 본좌로드 끝까지 함께 했다고 보여집니다. 마재윤선수가 연습은 주현준 선수와 많이 했다고는 하지만
서지훈선수와의 연습도 어느정도는 있었을것이고 그것이 이윤열,최연성선수를 이기는데 일조를 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태민선수의 우승당시에도 이윤열선수와의 결승전 준비를 서지훈선수가 해주었다고 했죠...

정말 어제는 GO를 거쳐갔던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기뻤겠지만 CJ창단이후 우승이라는 점에서
서지훈선수가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이 되네요...
개념은?
09/03/29 11:13
수정 아이콘
삼성팬이지만, 개인적으로 후원받는 모든 팀들이 한번씩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업체에서도 후원할맛 나겟죠.


이스트로, stx ... 뭐 stx 는 stx 컵 우승하긴했는데 z
태바리
09/03/29 12:03
수정 아이콘
아... 서지훈 선수... 티비로도 못 보고, 결과만 들었을건데...
한자리에만 있었어도 이렇게 아쉽지는 안을탠데 말이죠. ㅜ.ㅜ
강철무지개
09/03/29 12:07
수정 아이콘
어제 라이브로 못보고 9시쯤 집에 들어와서, 보고 싶은 마음에 컴퓨터를 비롯한 모든 스포를 차단하고 재방송을 기다렸습니다.
이게 왠걸.. 2시 반부터의 재방송.. 과제도 하고, 책도 읽고 기다리면서 잠을 꾹 참고 보았습니다.

자막에 2시 30분 부터 시작인데 다음 방송이 4시 50분.. 아.. 일찍 끝났나?
하지만 경기만 쭉 해주는 엠겜.. 이제동의 3킬.. 조병세의 등장..

5드론, 치즈러쉬, 벌쳐 흔들기.....


이 다음 기억이 없네요. 잠들어버려서.;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로 확인하니 역올킬-0-;; 아.... 나 왜 기다린거니..ㅜ
우리결국했어
09/03/29 12:37
수정 아이콘
서지훈선수는 훈련소에 있어서 결과 모르지 않을까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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