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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3/05 21:11:47
Name 나라당
Subject 허영무vs이윤열의 5경기 짧은 감상평, 그리고 이윤열의 눈물
저는 두 선수의 팬이 아닌 관계로 담담하고, 또 흥미롭게 5경기의 시작을 지켜봤습니다.

다수마린+마인벌쳐+탱크의 조합으로 1경기와 비슷한 빌드를 가져간 이윤열 선수와 역시 1경기와 비슷하게 투게이트 사업을 가져간 허영무

선수.

전 5경기 승패의 향방을 가른 것은 허영무 선수의 대담성+'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열 선수의 앞마당에서 교전이 일어났을 때, 잠깐의 소강상태를 틈타 이윤열 선수는 멀티를 시도합니다.

1경기를 생각해보면 허영무 선수가 그렇게 대담하게 달려들기 힘들거라고 생각한 순간 특유의 컨트롤로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승리의 신은 이 순간 이윤열 선수를 외면합니다.

강민 해설이 "어~어! 들어갈 필요 없어요"라고 외칠 정도로 아슬아슬했지만 모든 마인은 드라군 바로 앞까지 와서 제거됐습니다.

그리고 배럭이 깨집니다. 이 순간 경기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는 배럭의 파괴 이후로 이윤열 선수가 승리

할 수 있는 타이밍은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허영무 선수 특유의 스무스한 운영이 빛났기 때문이죠.

마인 딱 한개만 제대로 터졌으면 1경기와 똑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었고, 바로 scv+탱크+벌쳐+마린 조합으로 나갈 수도 있었을텐데...

2. 그리고 이윤열 선수가 울었습니다. 전 최진우 선수가 활약한 시절부터 스타를 시청한 나름 올드비이면서, 골수 임빠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이윤열 선수는 안티에 가까웠습니다. 2003년 당시의 저같은 임빠라면 대부분은 그랬을 겁니다. 미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은 포스. 메카닉, 바이오닉 못하는거 하나 없이 모든 대회를 휩쓸었습니다. 막을 자가 없어 보였습니다.

2009년 그가 '고작' 8강에서 떨어지고 눈물을 보입니다.

팬이 아닌 제 가슴도 찡합니다. 전 한 선수의 팬이기 이전에 올드 스타판의 팬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윤열 선수가 다시 8강에 올라올 수 있을 것인가... 제 생각은 부정적입니다. 빛나는 천재성도 신인들의 기본기 앞에 무력하게

무너져 버리는 일이 많고 더 이상 이윤열 선수를 이긴다는 것은 이슈조차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오늘의 눈물에서 희망을 찾아봅니다.

오늘의 눈물에서 전 임요환을 떠올렸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ever배에서 최연성 선수에게 지고 눈물을 흘릴 때, 아무도 so1의 기적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다시 한번 4강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되며 당당히 결승에 오릅니다.

Nada, 당신의 팬은 아니지만 매주 목요일,금요일을 기다리며 스타리그를 봐오며 우리가 열정을 발산했던 그 올드 스타들이...

결코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이윤열이니까 믿는 겁니다. 천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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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05 21:13
수정 아이콘
으음...... 근데 허영무선수는 캐리어를 가고 나서 갑자기 불리해졌다고 하네요;;

저도 경기 내내 허영무선수가 좋았다고 느꼈습니다만......... 으음.

하긴 좀 9시가 이윤열선수 근성의 방어에 번번히 막히면서 아슬아슬한 순간이 많기는 했죠.


어쨌든 이윤열선수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 보여주시면서~

계속해서 살아남아야 될거 아니겠습니까~
완전소중병민
09/03/05 21:14
수정 아이콘
이윤열이니까 믿는 겁니다. 천재니까요.(2)

오늘 이윤열선수 엄청 응원했었습니다...
스친소 본후로...
더더욱 애정이 간다능...
마동왕
09/03/05 21:19
수정 아이콘
골리앗이 쌓이고 캐리어의 인터셉터가 많이 잡히면서 약간 위험해 보이는(?) 타이밍이 있었지만, 결국 자원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죠...
사실 1경기도 처음 사업드라군 다섯마리 VS 마린 6~8기, 탱크 2기, 벌쳐 1기(?) 정도의 싸움에서 무리하게 탱크를 잡으려 하지 않고 에너지 없는 드라군을 뒤로 배치 후 긴 사거리로 마린만 일단 끊어먹었으면 완벽하게 허영무 선수의 이기는 분위기였는데, 너무 탱크만 잡으려고 무리했고 그때 순식간에 드라군 2기가 터져나가서 초반을 견딜 수 있었다고 봅니다.
3경기였나요? 그 나가는 프로브를 보지 못한 것이 결국 패배로 직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올드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결국은.... 피지컬이죠.
가츠79
09/03/05 21:25
수정 아이콘
마지막쯤 허영무 선수 지상병력 다잡고 캐리어 얼마 안남은 상태에서, 탱크 몇기와 골리앗 다수가 허영무선수 앞마당 공격할때
순간 "혹시나" 했습니다. 그 병력으로 허영무 선수의 본진 게이트를 악착같이 다 파괴하던지, 그게 아니면 5시와 4시 멀티를 깼으면
어땠을까 했는데, 하필 미네랄 다 파먹은 멀티를 날린다고 그 병력을 다 잃은게 아쉽더라는..
도달자
09/03/05 21:26
수정 아이콘
피지컬이 뭔지 느꼈습니다.. 제깍제깍 옵저버가 잡는 장면마다 컨트롤하는 허영무선수와 잠깐씩느린 이윤열선수...
오늘 세레머니 로벼트춤을 기대했는데요
나라당
09/03/05 21:33
수정 아이콘
아이고~글이 이렇게 연속 올렸으면 코멘트화 할걸 그랬네요^^
댓글 남겨주신 분들을 위해서 지우지 않고 남겨두겠습니다~
넫벧ㅡ,ㅡ
09/03/05 21:44
수정 아이콘
5경기에서 허영무선수가 압박할때 마인에 안당한것이 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운이라면 한 1%정도이겠지요. 허영무선수도 직감적으로, 그리고 연습을통해 마인이 박혀있다는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고, 평소 허영무선수가 보여주는 거의 플토유저중 최고수준의 드래군을통한 마인제거 컨트롤을 생각한다면, 오늘 5경기에서 드래군이 마인에 당하지 않은건 99%는 허영무선수의 실력이지요. 만약 거기서 드래군이 마인에 당했다면 그거야말로 허영무선수에게 불운이 내린것이라고 생각되네요.
넫벧ㅡ,ㅡ
09/03/05 21:47
수정 아이콘
그리고 오늘 이윤열선수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꾸준함과, 실력(현재 순간으 실력이 아닌 게이머 생활 전체를 통틀은 실력)면에서 이윤열 선수는 스타판의 원톱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천재테란' 이윤열선수는 정말 노력의 천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우승을 차지하고서도,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발전을 통해 지금까지 스타판의 살아이있는 레전드로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지금이럴때가
09/03/05 22:43
수정 아이콘
초반에 배럭스 깨진게 너무 컸던거 같습니다..
올드팬으로서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네요
09/03/06 06:48
수정 아이콘
배럭이 너무 컸습니다...1경기처럼 마린을 다수 생산했어야 됐는데...오히려 대각이 아니라 세로였던게 압박이 더 컸던거 같네요
뭔가 싱숭생숭한 기분이네요
09/03/06 08:20
수정 아이콘
피지컬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이윤열 선수가 apm/eapm이 많이 딸린가요?
테란게이머들 중에서도 상위권인거 같던데.. 오히려 apm/eapm이 너무 빨라서 종종 실수가 나오는게 아닐까 하는..
그나저나 이윤열 선수는 전성기때도 그렇고 의외로 상대의 빠른 드랍등에 약한모습을 보이는건 왜인지..

언젠가부터 빠른 리버나 다템드랍하면 거의 못 막거나 상대방의 의도를 알고 방어를 해도 이상하게 느린반응이나 실수가 나와 흔들리더군요.
귀신같이 눈치채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비력의 최연성, 이영호 선수의 경기를 봐서
상대적으로 이윤열 선수의 수비력이 성에 안차는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번 허영무 선수와의 다전제를 통해서 그런 모습을 보완하고 좀더 꼼꼼한 나다의 모습으로 돌아와주길 바랬는데 아쉽네요..

오늘 경기도 2경기 전진겟이 많이 나왔던 카르타고였는데 에씨비 정찰동선이나 기민한 대처등이 예상밖이라는 움직임이였고
3경기도 프로브가 에씨비와 마추치는 승운이 따랐음에도 빠르게 엔베를 못 올리던..
이번 김택용 선수와의 경기에선 조금 더 나아진 나다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이윤열 선수의 패배보다 이점이 더 가슴 아픈.. 08년부터 자꾸 한끝이 모잘라 지는경우가 태반이라서..
애10어102
09/03/06 08:56
수정 아이콘
저는 정말 예전에는 이윤열 선수를 싫어했지만 저도 어느새 그냥 올드의 팬이된거같네요...정말 아쉽습니다 윤열선수..
정태영
09/03/06 22:42
수정 아이콘
fomoser// apm, eapm의 문제가 피지컬로 직결되진 않습니다. 이윤열 선수는 이영호, 신상훈, 정명훈 같이 apm귀신 급 테란 유저를 제외하면 여전히 apm, eapm상위클래스의 선수입니다. 어지간한 경기에서 300~400은 찍죠. 여기서 언급하는 피지컬이란 순간순간의 화면 전환, 화면 전환과 동시에 상황을 파악하고 최적의 컨트롤을 해주는 능력. 그 능력의 지속성을 의미합니다. apm의 경우엔 그런 것과는 무관하게 한 화면 안에서 마우스질, 키보드질 여러번 하면 (설령 그게 의미있는 컨트롤, 즉 null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라 할 지라도) apm은 김택용, 이제동 선수같이 모든 화면 부지런하게 손봐주는 선수의 그것과 큰 차이가 나지 않죠.
09/03/07 04:09
수정 아이콘
정태엉// 예전 로템에서 토스상대로 끝없는 벌처+드랍 난전을 하면서도 정확한 상황판단하에
컨트롤과 생산까지 기막히게 해내던 이윤열 선수의 멀티태스킹은 영원할줄 알았는데.. 그도 늙긴 늙나보군요.. ㅠ
설명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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