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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3/26 15:47:02
Name TaCuro
Subject 스타리그의 집착을 버리다.
석양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그림자가 내 키보다 커지기 시작하면
같이 놀던 친구들은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여기 저기 어머니들이 아이들과 돌아가고,
문득 이제 나도 돌아가야 함을 깨닫기 시작하고 결국 어머니 손에 붙들려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에는 아직도 다 만들지 못한 모래성을 자꾸만 바라보는 미련이 담긴 듯합니다.

저 모래성 아직도 다 만들지 못했는데..

내일까지 남아있지 못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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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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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말로  고전게임이 되어버린 스타크래프트는 유독 우리나라에 매니아들이 많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매니아고 게임을 즐기던 게임을 시청하는 사람이건 분명 게이머라는 표현보다 매니아가 많은 것 같습니다.
주변에 완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인터넷에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 다른 사람보다 여러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듣는 말이 있습니다.

'스타를 아직도 하냐?'

요즘에 스타 창모드에 빠져서, 아프리카로 류신쇼를 보면서 빠른 무한에서 2:5를 즐깁니다.
요즘 고민은 컴퓨터를 죽이다 살려두면 발전을 포기하는 게 제일 고민인데요. 컴퓨터는 멍청해서 큰일입니다.





저는 삼성 칸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최수범 선수와 (이제는 최우범 코치인가요?) 이현승 선수를 그래도 조금은 좋아했거든요.
그리고 전 언제나 약한 선수가 좋았습니다. 제 응원을 받았던 선수들은 실망을 하겠군요. 아참 기본적으로 저그기도 하고요.
항상 삼성 칸은 약해서 조금 응원하기 싫었습니다.
아무리 약한 쪽을 응원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게 언제나 계속되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우니까요.
언제나 그렇듯 우리 편이 이겨야 즐겁습니다.
김근백 선수도 약했고
최인규 선수도 약했고 (고전들을 못 봐서 참 아쉽습니다.)
변은종 선수도 약했습니다. (4강 단골 때는 안좋아했구요.)
이 선수들 분명 약하지 않았는데 삼성에서는 맨날 지는 모습만 희한하게 골라서 봤나봅니다.
암튼 삼성은 약한 팀입니다.

사람이 메조가 되는 건가, 고통을 즐기게 되는 건가?

그런데! 갑자기 짠하고 우승을 했습니다.
케스파컵.. 그것도 감동적인 에결의 승리로..
뭐 저에겐 갑자기 우승입니다.
삼성하면 선수현질이 기본인데, 여기서는 절대 잘하는 선수 안 사오겠다고 해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었는데 그 팀이.. 결국 강해져서 우승이라니..

뭐 그랬습니다.
맨날 프로리그에서 두 자리에서 놀다가 이제는 한자리도 모자라 우승까지 하고
사실.. 선수들이 물갈이 되어서 안타깝기도 했었는데..
뭐 암튼 삼성이니까.

승리의 삼성!



작금의 사태에는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요즘에 아프리카 방송에 취미가 생겨서 이것저것 보다가
류신쇼를 가끔 보게 되는데 그쪽에서 만드는 브랜드에 대한 질문 같은걸 듣다 보면 게임 방송에 대한 이런 저런 비전을
말하곤 하거든요. 물론 그것이 비전이라기보다 생산되는 컨텐츠로써의 개념이지만요.
또 아프리카에 수많은 개인 방송들이 있다 보니까. 규모 있는 워3대회부터 그냥 온라인 접속해서 보여주는 게임까지..

그냥 참 많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원래 게임 좋아하고 스타도 그중에 하나긴 하지만 남들 말처럼 스타에 집착하는 우리나라 시장에 대한 이런 저런 말들은..
뭐랄까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구나 그런 생각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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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는 것이 스타라구요?
혹시 누군가 스타 판이 망할까봐 두려워한다면 요즘 느끼는 생각에는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만의 축제도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라 배설에 가까운 의견이지만, 스타리그 망하고 프로리그 망하고 스폰 빠지고
이제 스타 판이 없어지면! 게임을 못할까? 게임을 못 볼까?
솔직히 프로게이머도 사람인데 자기가 싫은데 게임을 할까?
박성준 선수가 게임의 흥미를 잃어서 게이머를 그만 둔다는 기사를 보면서
저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게임을 좋아하니까.. 지금 당장 모든 팀이 해체한다고 스타를 그만둘까?
그럼 어디선가 볼 수 있지 않을까?

분명 지금과 같은 규모와 오프가 사라지겠지만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지만
나는 최소한 그런 건 아니니까.. 게임만 보면 만족하고 조금 아마추들이 해설한다고 게임이 그렇게나 많이 재미없을까..
등등 이런 저런 생각을 합니다.

웃기는 논리지만, 내가 즐기는 즐거움에 하등 변화가 없다면 스타가 망해도 망하는 것이 아니다. 랄까요?
저 혼자만의 논리겠지요.


사람들이 스타리그에 상당한 집착이 있는 것 같습니다.
팬이 선수를 걱정하고 시장을 걱정하고..

어떤 교수님이 그러더군요
'민주주의는 자신의 입장에 부합된 의견을 내면 되는 거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이죠.
과도한 나라 걱정과 과도한 오지랖은 성숙된 민주주의라기보다 전체주의?에 가깝다고 말이죠.
뭐 그렇다고 그런 시작으로 팬들의 생각을 무시하진 않습니다.

오죽하면.. 정말 오죽하면 팬심으로 빠짓만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판을 걱정하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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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리그를 집착하냐구요?
뭐 집착이라면 집착이겠지요.
그럼 집착을 버렸냐구요?
.. 글쎄요?

사실 집착하나 안하나의 문제가 아니더군요.


그냥 좋아하고 보고 싶을 뿐..

이곳의 이야기가, 역사의 한 페이지가 한 장 더 써지길 바랄 뿐.








아이가 돌아가며 걱정하는 모래성은 정말 내일 돌아왔을 때 없을는지 모릅니다.
누군가 부셔버릴지도, 비가 와서 무너질지, 어떻게 될지 아이는 모르고 걱정을 합니다.

아무도 그 아이의 고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웃고 넘길 뿐이죠.
그깟 모래성.
아무 의미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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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별
08/03/26 21:23
수정 아이콘
김근백선수나 변은종 선수나 다들 대세타던 시절이있었는데..
또 최인규선수는 상당히 잘하는 선수였는데 이런 식으로 평가하시면 좀..;;;
자기가 못봤다고 약하다고 쓰는건 좀 아니지않나요? ;
전성기지난 현재에 이윤열이나 마재윤만 봤다면 어느누가 특별히 생각할까요 ;;;
오가사카
08/03/26 21:27
수정 아이콘
이판이 얼마나 한심하면 팬들이 선수들 생활걱정을 해야되는지... 참
스카이콩콩
08/03/26 22:16
수정 아이콘
팀리그에서 삼성은 김근백 원맨팀이라는 이야기를 듣던 시절도 잠시 있었습니다.
전 김근백선수의 팬으로 이판에 입문해서 그런지 약하다는 건 그닥 동의할수 없네요.
투햇플레이가 주류를 이루던 시절 거의 유일하게 쓰리해처리 플레이를 주로 썼던 선수입니다.
지금 마재윤선수가 최적화 시켜버린 그 쓰리해처리 플레이의 원조격이라고도 할수 있구요.
게임아이시절 최고의 저그유저로 손꼽혔으나 방송경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은퇴를 한 안타까운 선수죠.
스타리그 8강, 지오시절에 팀리그mvp로 한번 뽑히고, wcg국가대표선발전 4위, 팀리그 올킬 2회 이외엔
크게 내세울만한 이력이 있는건 아니지만....운영의 마술사라는 말을 들었떤 박태민선수나, 이주영, 마재윤으로 이어지는
구 지오부터 지금 씨제이까지, 운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저그유저들의 플레이스타일은 김근백선수로부터 시작했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습니다.
전 이 선수가 대구지역 피씨방대회 상금을 휩쓸고 다녔던 시절부터 좋아했었답니다 ^^
임성춘해설께서 '이 선수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맨날 같은 빌드, 같은 플레이를 하는것 같지만 그런데도 다 이겨버리는 선수' 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진짜 그 말이 이 선수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말인것 같아요.
그래서 은퇴했을때 너무 마음아프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습니다.
지금은 게임관련회사를 다니며 잘 계신것 같아서 다행으로 생각하구요.
아, 글쓴이에게 태클을 걸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그저 김근백선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
영웅토스
08/03/26 22:19
수정 아이콘
새로운별님//
아래에 부가 설명도 하셨고..
글쓴분 취지를 생각해보면..
...
그런건 따지지 맙시다..(퍽)
08/03/26 22:55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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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죄송합니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 하는데
잘못 이해시켜드렸군요.
08/03/26 22:56
수정 아이콘
그리고 위에 언급했던 선수들의 강한 모습은 봤습니다.

제가 못본건 인터넷 방송국의 스타뿐..

거의 다 봤는데..

역시 일기는 일기장에...
건강이제일
08/03/27 03:30
수정 아이콘
삼성칸팬을 하다보니 저도 왠지. 강한 모습 보다는. 약한데.. 어찌어찌 이겨주는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더군요. 그래서 2007전기 우승때보다 2005후기 준우승하던 그 때. 아주 즐거웠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신비로웠습니다 그 때. 하하하. 글 잘 읽고 갑니다.
08/03/27 04:31
수정 아이콘
좋은 생각입니다.

저도 작년 이후 계속되는 협회의 횡포짓이나 선수들의 잘못된 계약제도 등을 보면서 체념을 해서 그런지 이제는 누가 은퇴를 한다고 해도 그러려니 하고 이 판이 망하든 말든 스타를 볼수 있으면 그만이고 스타가 고전게임이든 어쩌든 재미있으면 그만 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습니다.
비소:D
08/03/29 10:41
수정 아이콘
예전같았으면, 흥 그래도 스타 아직 몇년은 남았어. 라고 자신있게 말할수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끝이 코앞인것같다고 느껴져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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