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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3/26 03:05:25
Name 건강이제일
Subject 잘가요. 저그리.
무겁고도 무거운 글쓰기 버튼을.

팬 심 하나에 의존해서 눌러봅니다.

나름 몇 년을 그 선수 팬이라면서.

그 선수 덕분에 경기장에도 가보고.

그 선수 덕분에 즐거운 한 시절을 보냈었기에.

떠나는 그 걸음을 차마 외롭게 할 수 없어서 글을 씁니다.


떠나겠노라 결정하고서는 부모님보다 먼저 팬들에게 알려준 선수였습니다.

차마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에게 은퇴사실을 인터넷 기사로 만나게 할 수 없다면서 굳이 팬들과의 만남을.

그것도 자비로 밥을 사면서까지 주선한 선수였습니다.


더 많은 경기에서 보고 싶었기에.

아쉬웠던 후기리그를 극복해주길 바랐기에.

은퇴하겠다는 그 이야기에 마음은 아팠지만.

그래도.

쉽게 결정할 사람이 아님을 긴 세월 봐왔기에.

믿고 보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몇 번이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라고.

헌데. 모 사이트 기사가 보는 팬의 마음을 선수가 은퇴하겠노라고 말한 순간보다 더 아프게 만들어버리는군요.


물론 저 역시. 무엇이 진실인지는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

허나.

숙소를 나와서도  숙소 앞에 거처를 구하고. 여전히 팀의 팀플을 위해 자신의 도움을 아끼지 않고.

자기와 함께 고생한 박성훈 선수를 계속 걱정하며,

재황이가 잘해야 되는데 부담이 크겠다면서 걱정한 이창훈 선수를 보았기에.

동생들이 연봉 협상하러 들어갔다가 나와서 크게 상심한 모습을 보면서

이런 연봉 협상 방법을 옳지 않다고 답답해하는 이창훈 선수를 보았기에.

저라도. 팬심에 눈이 어두워졌다고 오해를 받는다 해도.

믿어줘야겠다 생각하게됩니다.


그동안. 당신 덕에. 나의 한 시절이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늘 전력을 다해 게임에 고민하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조금이라도 색다른 경기를 위해 노력한 당신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경기를 지게 되면 머리를 쥐어뜯으며 답답해 한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올드 게이머로서 상당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음도 잘 알고 있습니다.

팀플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기로 인해 팀플을 하게 된 삼성칸 다른 동생들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던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덕분에.

나는 팀플도 충분히 재밌었습니다.

당신의 경기도, 당신이 꽃피워낸 삼성칸의 다른 팀플도, 당신과 함께 경쟁해준 다른 팀의 팀플도. 모두 재밌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는. 당신이 말했던 대로.

선수- 팬이었던 우리 인연을 그치지 말고.

서로의 고민도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친한 사이로.

그리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곧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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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ia911
08/03/26 03:19
수정 아이콘
이창훈선수도 그렇고 김현진선수(플레잉코치로 활동하신다던데 어떻게 되셨는지..), 최연성코치, 박용욱코치 등등 동양오리온 시절 선수들을 보면 왜이렇게 정이 가기도 하고.. 아쉽고 그렇죠 .. 그때가 제가 스타를 가장 즐겨보던 시절이라서 그런걸까요.. 아마도 임요환선수가 은퇴하는 날이 스타판에 관심을 끊는 날이 될 듯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임요환선수 화이팅! 메이져에서 꼭 뵙고싶네요 :)
진리탐구자
08/03/26 03:24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동양 오리온 소속의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임요환 선수가 가장 장수하는군요. ;;;;;;
비소:D
08/03/26 03:31
수정 아이콘
음, 슬프네요 솔찍히. 화나기도하고.
포모스 인터뷰를 보니 괜시리 그럽니다.
특히 선수협을 임요환선수등이 시도헀음에도 무산이라...
사실이라면, 좀 이판 앞으로 희망이 없어 보이네요....
08/03/26 04:28
수정 아이콘
아, 오리온, 아 임요환..
스카이콩콩
08/03/26 07:4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이렇게 은퇴해버리는건 진짜 좀 아닌것 같은데...
이창훈선수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나, 이창훈선수 마저 없으면 남은 팀원과 동생들은 누굴 의지할까요...
당장 마음에 안드는 연봉 협상을 했더라도 팀에 남아서 잘못된것을 하나하나 고치려는 노력하고,
이창훈선수가 그토록 애착을 가졌던 이 판을 이어나갈 다른 선수들을 위해 조금은 자존심을 접고
다른팀원들이 하기 힘들, 팀원들의 의견을 모아 프론트에 전달하며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하는게
더 나은 선택인것 같은데요...
물론 군입대 문제도 있고 쉬고 싶어하는것도 이해할수 있지만 올드게이머가 계속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현 상황
에서 은퇴는 너무 생산성없는 선택이 아닐까 싶네요.
왠지 누구 좋은일 시킨것 같고 말이죠.
08/03/26 08:29
수정 아이콘
선수협은 앞으로도 못볼 것 같습니다. 여전히 선수에 대한 처우가 PC방 알바보다 못한 팀이 있는가 하면, 마치 삼성 야구팀의 배영수가 1년간 부상으로 1경기도 소화못했음에도 거액의 연봉을 받은 것처럼 스타 프로팀에도 그러한 선수가 있는 팀도 있고 은퇴 후 진로 보장을 해주는 팀도 있으니까요. 당장 자기가 받는 대우가 비교적 좋은데 자기 밥벌이를 망칠지 모를 남의 밥벌이까지 걱정해주긴 힘들죠. 그리고 물론 협회의 강력한 방해도 있을 테고요.

이창훈 선수의 은퇴는 너무나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었단 생각이 듭니다. 팀과 연봉,선수협 문제로 갈등을 맺은 이상 말이죠. 타 스포츠를 보면 과거 최전성기를 구가하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연봉갈등, 선수협 문제 등으로 팀에서 어이없는 대우 끝에 강제 은퇴나 어처구니없는 트레이드 등을 당한 선수등이 정말 많았었죠. 이창훈 선수 역시 이런 점을 고려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08/03/26 10:05
수정 아이콘
gonia911님// 김현진 코치는 지금 코치직을 그만두시고 고향에 내려가 계십니다.

이창훈 선수의 은퇴는 정말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팀플 마스터의 팀플을 다시는 볼 수 없다니요...
인터뷰 보면서 이창훈 선수가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느껴졌습니다.
아, 여러 모로 이 판 자체에 유감스럽습니다...
오가사카
08/03/26 11:24
수정 아이콘
선수들도 떠나고... 팬들도 떠나고.. 기업들도 떠나고.
끝이빤히보이는 이판
지금 게임하겠다는 어린친구들은 절대적으로 말리고싶네요
이판이 끝나면 대체 그나이에 무얼할수있을지 심히 걱정됩니다
My name is J
08/03/26 11:30
수정 아이콘
이런식으로 그나마 목소리를 내던 각팀의 고참들이 떠나면....
모르겠습니다......
서성수
08/03/26 12:25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 나이가 갈수록 적어지고 있습니다.

나이 많다고 다 잘하는건 아니지만..

고참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 나이 어린 선수들이 극복할수 있나 모르겠네요.

요즘 정말..삼성 이미지 실추 많이 하네요...
Flying-LeafV
08/03/26 12:35
수정 아이콘
관도님// 어떤 팀이 마치 배영수선수가 1년간 1경기도 뛰지않고 고액연봉을 받은 것처럼 처우해주는가요. 차라리 필요하면 연봉받고, 필요없으면 나가라는게 경제적 논리다라고 말하는 편이 이해가 빠르겠네요. 이창훈 선수의 말만 빌자면 연봉이외의 문제로 은퇴를 결정하게 되었고, 그 문제라는 것이 선수의 의견,주장은 묵살한 채, 기업에서 일방적 연봉책정후 통보일텐데, 이건 부자팀, 가난한 팀을 떠나서 반드시 근절되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여 삼성전자가 프로게이머가 타 스포츠 선수에 비해 연령층이 어리고, 어린 연령층을 뒷받침해 줄 고참선수 조차 어리기 때문에 기업이 기업 마음대로 연봉책정, 선수관리를 해도된다는 식으로 생각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팀이 있으면 저런 팀도 있다 그러니 이해하란 말은 선수의 권리가 묵살당하는 팀에 있는 선수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죠. 분명 어느 스포츠건 부자팀도 있고 가난한 팀도 있습니다. 혹시 가난한 팀은 가난하기 때문에 프로게이머가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묵살당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네요.
08/03/26 16:16
수정 아이콘
Flying-LeafV님//제 글 이해가 잘 안되셨나 보네요. 부연설명 답니다. 배영수 선수는 1년간 1경기도 뛰지 않았지만 그동안 팀에서 몇년간 부동의 에이스로서 공헌한 점과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기대로 올해 고액연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스포츠 선수단들을 보면 팀에 공헌은 했지만 앞으로 기량 면에서 사실상 기대는 안되는 선수들이 고액연봉을 받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죠. 이 선수들이 대부분 인기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름을 대놓고 언급은 안하겠습니다만 이런 사실은 기사 몇개만 검색해봐도 잘 알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선수의 의견, 주장은 묵살한 채 계약에 대해 일방적인 통보가 잘못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타 스포츠에서는 위에 언급했다시피 최상의 기량을 가진 슈퍼스타들이 자기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선수협을 만들었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이렇게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선수들의 마음이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스타판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계약에 대해 잘못된 관행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같지만 이를 막을 구심점이 될 선수가 거의 없습니다. 언론에서 자주,적극적으로 선수협 언급을 하며 필요성을 강조하는 선수는 제 기억으로는 임요환 선수 뿐이고 그나마 군대에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 언급했다시피 비슷한 실력,업적의 선수라도 팀에 따라 대우가 전혀 다릅니다. 지금 어려운 대우를 받고 있는 선수는 팀이 강한 패널티를 주더라도 손해가 적기에 구심점만 있다면 당연히 적극적으로 뭉치려 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실력,업적에 비해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고 있는 선수들이 분명히 있다는 거죠. 이러한 선수들은 타스포츠에서의 경우나 스타판의 지속성을 생각해 봤을때 자기한테 반드시 돌아올 강력한 패널티를 무시하면서까지 잘못된 점을 막으려 목소리 내기가 상당히 힘들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선수들이 당연히 가져야 할 자기 권리 내세우기는 정말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고, 이창훈 선수도 은퇴에 앞서 분명 이점을 생각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꼬마산적
08/03/26 17:55
수정 아이콘
참 그러고 보면 이창훈선수도 바보(?)입니다
차라리 시제이나 타팀으로 이적햇다면 적어도 그돈이상은
받고도 남을인사인데
이사람 칸을 사랑해서 이적을 안하고 은퇴한다는군요
그리고






전 이바보를 사랑합니다
08/03/26 18:22
수정 아이콘
팀플이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경기를 감탄이 나오게 만들어 버렸던 이창훈 선수....

윤종민 선수가 팀플 최고 기록 연승을 가지고 있지만, 당신은 진정 팀플에 있어서 만큼은 마스터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분야에서 종사하더라도 스타크래프트에 매진했던 그 마음으로 열심히 해주세요^^

화이팅!
이뿌니사과
08/03/27 00:31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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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2008-03-24 22:27:48)
스스로를 태워서 이바닥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것처럼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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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뉴스 게시판 관련기사 댓글중 하나입니다. 이 댓글을 복사하는 이유는;;;

제가 딱 저런 마음으로 저렇게 해봤습니다만, 조직은 변화하지 않더군요.

어찌보면 마지막까지 이 판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읽을수 있지만, 이창훈선수 개인적으로 봤을때는 ㅠㅠ

조금은 손해보는 결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거 후회가 남지 않도록 꼭 잘!!되셨으면 합니다. 이게 중요해요 ^ ^
건강이제일
08/03/27 03:43
수정 아이콘
결심보다는 돈에 관심이 집중 되는 듯 해서 맘고생을 하는 듯 보이더군요.
그냥 갈 수도 있는 걸. 굳이 말한 것은. 남겨진 이들에 대한 걱정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하루종일 게임만 하고, 프론트며 코치진이며 눈치보느라 맘 편할 날 없는데 처우도 좋지 않은 이 상황에 남겨진 동생들 걱정에 은퇴하고도 머리 아파 하는 군요.
팬들이 선수들 생활까지 걱정해줘야하는 건 아니지만.
소위 윗분들이 너무한지라. 팬들만이라도. 힘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퇴근도 못하고 직장에서만 있어야 한다면, 아무리 좋은 일을 한대도 내키지 않을 판국에...
미래도 불확실한 그들에게 쥐꼬리만한 돈 주면서 자존심까지 뭉개는 협상태도라...
휴우...
A.ra.shi
08/03/28 22:15
수정 아이콘
오리온 시절부터 알게됬는데... 개인리그에서는 빛을발하지는 못했던 만큼 팀리그에서 더욱 더 빛난 그래서 더욱 더 은퇴소식이 안타까워요..
손가락바보
08/03/28 23:01
수정 아이콘
ever배 프로리그 결승에서의 기요틴 히드라 드랍은 영영 못잊을 겁니다. (_ _)
벨리어스
08/03/31 19:25
수정 아이콘
이뿌니사과님// "스스로를 태워서 이바닥에 경종을 울리겠다" 저는 이 문장을 보고서 개인적으로 전태일씨께서 생각이 나더군요. 근데 요즘은 아무리 자신을 태워도 조직을 변화시키기란 힘든것 같습니다.. 아무리 목청껏 외쳐도 자신들의 이익에만 신경쓰고 알아주지 않지요. 그것이 현실이고 사회란것이 개인적으론 안타까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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