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기간동안 여러 여론조사 기관들에서 조사한 결과는 3.5:6.5 가량입니다.

많은 분들이 20대 대학생들은 진보적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인터넷과 오프라인의 차이일까요?

무엇이 20대 대학생들을 보수로 만들었을까요.

현재 25살 대학생인 저는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때 까지만 해도 전 노무현 탄핵열풍을 기억하며 분개하던, 어떻게 보면 이 사회를 바꿔야 된다는 진보적 입장을 취한 학생이었습니다.

촛불집회도 나가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람들과 같이 한나라당을 욕하며 제게 아직 투표권이 없음을 한탄하던 그런 학생이었지요.

그리고 2007년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이제 청소년의 꼬리표를 떼고 마음껏 제 정치적 소신을 펼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연말에 치러진 제 인생 첫번째 투표이던 2007년 대선 당시 전 이명박 후보에게 한표를 행사하게 됩니다.

이후 광우병 파동, 군대에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오히려 대한민국에서 진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질리게 됩니다.

단 1년만에 어떻게 보면 소신이 바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이처럼 전향하게 된 이유는 대학교 운동권의 무분별한 동원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학과 생활에서 영향력있는 선배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새내기들을 선동, 시위에 동원하고 철저히 관리감독합니다.

반면에 그들의  울타리로 들어가지 않는, 또는 다른 정치적 스탠스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새내기들은 과활동에서 철저히 배제되었지요.

제가 생각하고 있던 학생운동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그들은 대학 총학 선거에서도 권력의 재창출을 위해 학과생들을 소집하여 선거운동을 하고 인정에 호소하며 보수적이라 불리던 타단과대학과의 선긋기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걸 보고 느꼈지요. 이런게 대한민국 진보라면, 난 분명 잘못 알고 있었구나. 그들의 장단에 맞춰주기 싫어.

부끄럽지만 이런 사소한 이유가 제가 올해 대선에서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이유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물론 이것은 제 개인적인 사유에 불과합니다. 20대가 보수화되는 이유는 이밖에도 많이 있겠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거창한 이유가 있어야만 자신의 성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소한 일 하나, 어찌 보면 그냥 넘길 수도 있을만한 일 하나에 자신의 성향을 바꾸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 하지 않을까요?

저처럼 학생회 운동권 선배들이 꼴보기 싫어... 라는 생각이 5년째 제가 한나라-새누리당을 지지하게 된 이유가 된 것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