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거 결과를 보면 더민주는 호남에서 참패했습니다. 그런데 3당합당 이후 처음으로 호남에서의 의석수보다 PK에서 의석수가 더 많은
비새누리 진영의 원내 1당이 탄생했습니다. 거기에 수도권을 석권하고 충청에서도 어느 정도 선전했고 대구에서도 거의 처음으로
의석을 얻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이지만 이 실패가 앞으로 더민주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줄 수 있을 수도 있다고봅니다.

2. 문재인의 막판 호남 유세
문재인의 호남에서 발언은 요약하면 '난 호남 홀대 안 했다, 호남 사람들이 참여정부가 호남 홀대했다고 생각하면 정치 은퇴하겠다' 였습니다.
문재인의 호남 방문과 발언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호남에게는 별로 영향은 없었던 거 같습니다.
반대로 수도권과 영남쪽에서 효과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호남 밖의 야권 사람들이 보기에는 문재인이 호남 홀대를 한 거 같지는 않은데,
이렇게 비토를 받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문재인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지 않겠냐 하는 일종의 동정 심리도 작용한 게 아닌가 생각 됩니다.
PK쪽도 노무현부터 시작한 친노들의 부산 공략을 어느 정도 인정도 하고 호남 홀대를 안 했다고 사과문(?)까지 쓰는 거 보고
안타까워서 표가 결집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약하면 '호남에서 패하더라도 기죽지마라! 우리가 있다!'

3. 문재인이 의도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문재인의 호남유세는 호남보다는 오히려 비호남 지역 야권 유권자들의 결집을 유도한 게 아닌가 생각 됩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선거 결과가 잘 되었다고 봅니다, 일단 야권 전체에 깔려 있던 패배감이 많이 희석되었고 새누리당과 박근혜는 레임덕이
왔으며 친노와 국민의당 세력의 불편한 동거가 결국엔 행복한 이별로 끝이 났으니 잘 되었다고 봅니다.

4. 대선- 이번 총선에서 어느 한 쪽이 졌으면 아마 대선까지 지지자들간의 감정싸움이 엄청 커졌을텐데, 서로 원하던 의석수와 목표를 달성했으니
지지자들간의 싸움이 '그나마' 줄어들 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아마 이번에 더민주가 수도권에서 대패했으면 큰일 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ps. 비례대표에서는 민주당이 선전 못한 것도 이해되는데, 비례 너무 못 뽑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