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8/02/05 12:20:42
Name The xian
Subject FACE OFF.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 이전부터 조금씩 그 전조가 드러나고 있었지만, 곰TV 시즌 4와 어제의 서바이버 토너먼트 예선을 기점으로 너무도 확연하게 드러난, 'FACE OFF'현상. 그로 인해 기존 마니아분들이나 빠르게 변해가는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객들의 입에서 '요즘 스타 볼 맛 안 난다'라는 말을 많이, 그리고 너무도 쉽게 듣게 됩니다.

물론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관용어처럼 어느 스포츠에서나 새로 들어오는 선수가 있으면 도태되는 선수도 있고, 은퇴하는 선수가 있으면 갓 프로가 되는 선수는 있기 마련이지만, 그 물갈이의 흐름이 지금처럼 너무 급한 것이 '눈에 보이게 되면' 여러 모로 좋지 않은 부분들이 생기게 됩니다. 앞서 잠시 말한 시청자들의 관심 저하도 그 중 하나이겠지요. 이런 지금의 'FACE OFF'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제 나름대로의 의견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FACE OFF를 만든 첫 번째 근본적 원인은 팀 체제와 프로리그 위주의 개편에 있다고 봅니다.

기존 선수와 신예 선수의 실력차와 기량차를 줄이는 데에 가장 일조한 것이 바로 팀 체제와 프로리그라고 봅니다. 개인리그에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은 신예가 프로리그에 나설 경우. 신예의 이점과 패기 등을 잘 활용한다면 기존 선수를 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기에 신예들은 기본적으로 과거의 유명한 선수들의 리플레이, 경기 모습, 전략 등을 모두 학습하기 때문에 학습할 수 있는 '교재'의 앙도 월등하지요.

그리고 꼭 방송경기를 나와야 기량이 좋아지고 기존 선수와의 실력차가 줄어드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모든 팀이 기업팀 창단(공군 제외)의 형식으로 정립되고, 프로리그 위주가 되면서 다 아시다시피 지금은 과거와는 달리 타 팀 선수간 교류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어졌습니다. 그렇게 되면, 팀 내에서 같은 팀 구성원끼리의 연습이 중요한 척도가 되고 어떤 육성 방식으로 팀원들을 육성하느냐에 따라 실력이 갈리게 되며, 신예들 중에서도 그런 연습을 통해 개인리그나 방송경기 경험만 없다 뿐이지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선수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신예 선수들은 여러 가지를 보고 배우는 것도 모자라 풍부한 실전감각까지 가지고 방송에 임합니다. 물론 그 내적인 변화는 적어도 약 1년 사이에 서서히 이루어졌지만, 외적인 급격한 변화에 시청자들의 적응이 어려운 것은 부인할 수 없지요. 물론 그것은 신예 선수들의 책임이 아닙니다. 세 번째에 언급할 기존 게이머들의 기량저하, 부진과 맞물려 있는 것이고, 신예 선수들은 단지 그 자리를 자신의 실력대로 잘 찾아간 일밖에 없으니까요.


FACE OFF를 만든 두 번째 근본적 원인은 미디어에 있다고 봅니다.(저는 개인적으로 미디어의 책임이 가장 크다 생각합니다)

현재 E-Sport를 다루는 미디어는 장삿속을 위해 황제 임요환이라는 한 선수에 대한 비중과 그 선수를 돋보이게 하려는 노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그의 우승 분위기가 감지되자 결승전에 임박하여 발표한 3회 우승자 골든 마우스부터 시작해서 팀은 졌는데 자신은 경기를 이겼다고 MVP에 선정되는 임요환 선수 팬들조차 혀를 끌끌 찰 정도의 한심한 일까지 별별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물론 저는 임요환이라는 선수의 가치는 대외 인지도를 차치하고서라도 분명히 모든 E-Sport 선수들 중에 가장 높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임요환 선수는 이 E-Sport판에서 일종의 반신(半神, Demi-god)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선수였지만, 동시에 E-Sport의 개척자이기도 하고, 창조자이기도 하며 그만의 색깔을 굳건히 지켜나가는 몇 안되는 선수 중 하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임요환이라는 선수의 가치를 단순히 미디어에서 높게 다루는 것만으로 미디어의 책임을 논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봅고 저도 그것 하나만으로 미디어의 책임을 논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문제는 임요환이라는 아이콘에 대한 미디어의 과도한 관심으로 인해 결국 임요환 선수 이후의 '챔피언의 계승'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혹시 미디어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우리도 나름 뭐 좀 만들어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부각이 안 되더라'라는 말씀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첫정을 준 선수'를 잊지 못하는 팬들의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반면 후대를 이은 선수들의 업적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이 '결과적으로 실패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미디어는 이어지는 우승자에 대한 사실의 보도에는 힘을 썼지만, 사실의 보도가 아닌 관심 자체는 여전히 임요환 선수에게 집중되어 있었으며 결국 반쪽짜리의 노력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임-이-최-마 라인이라는 소위 본좌계보를 만든 것은 몇몇 마니아를 위시한 팬 집단들이었으며, 그 계보를 미디어가 인정하는 시늉이라도 보인 것은 임요환 선수가 공군에 입대하고 나서의 일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낳은 또 다른 부작용은, 기존 선수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다는 것에 있습니다. 지금 상황만 보아도, 아무리 자신의 의사가 강력했다 하지만 조용호 선수는 그냥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렸고, 최연성 선수 역시 주훈 전 감독님의 스타뒷담화에서 보고서야 플레잉코치조차 하지 않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과연 이게 우승자 출신 선수의 뒤안길에 미디어가 합당한 관심을 보내주는 태도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선수들이 짧다 하면 짧고 길다 하면 길다 하는 세월 동안 남긴 족적이 얼마나 크고 높습니까. 하지만 미디어는 그 사건을 코치 전향이라든지, 팀 체제 개편을 통한 은퇴라든지 하는 식으로 사라져가는 선수의 의미는 방치 혹은 축소하고 변화가 대세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기에 급급한 모습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조용호 선수의 은퇴를 알리는 글에, 모 커뮤니티에서 누군가가 '만일 지금의 임요환의 위치에 이윤열이 올라 있다면, 은퇴하는 것은 조용호가 아닐 것이다'라는 말을 하여 많은 공감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굳이 그런 이야기를 들지 않는다 해도, 다른 스포츠라면, 몇 안되는 우승자 출신의 선수가 은퇴할 경우, 아무리 자의에 의한 은퇴라 하더라도, 우승자 출신의 선수를 그렇게 쓸쓸하게 보내서는 안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것으로 엄청나게 시끄러워졌어야 정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관련글 몇 개, 기사 한두 개 정도로 사라지고 곧 묻혔습니다. 왜냐하면 세대교체니 뭐니 하는 큰 흐름만 강조되지 그 사라져간 선수들의 족적은 미디어가 방치해버리는 냉랭한 분위기가 현실이기 때문이니까요.  

그리고 그런 분위기의 중심에는 E-Sport를 E-Sport답지 못하게 만든 미디어의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 우승자 출신의 선수들이 저렇게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고 기존 선수들이 과연 어찌 생각할지 걱정됩니다. 우승까지 해서 전체 프로게이머의 상위 5%, 3%, 1%에 해당하는 위치에까지 올랐는데도, 사라질 때에는 세대교체 등의 흐름만 강조되지 사라지는 선수의 이름은 아예 방치가 되어가는 최근의 모습을 보고 '저 선배는 우승까지 했는데도 저렇게 쓸쓸하게 사라져가는데 아무것도 이뤄놓은 것이 없는 지금 나는 오죽할까. 이 살벌한 판에 정나미 떨어진다.'라고 생각하지 않을려나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FACE OFF를 만든 세 번째 근본적 원인은 기존 선수들 자신에게 있다고 봅니다.

지금의 상황을 놓고 보면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매 년 꾸준히 우승권에 근접했거나, 우승한 선수는 이윤열 선수 하나뿐이며 전성기 이후 비록 우승한 적은 없었지만, 임요환 선수는 공군에 가서도 이번 후기리그에 급격히 성장한 실력과 전적을 보여주며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지난 곰TV Season 3에서 4강에 올랐던 서지훈 선수나 프로리그 다승왕 오영종 선수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 외의 어느 정도 이름 있는 기존 게이머들의 성적은 참담하다고 봐도 할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본좌로 일컬어졌던 마재윤 선수의 양대리그 전패탈락이나 그 마재윤 선수의 천적이었고 2007시즌 가장 빛나는 별이었던 김택용 선수의 MSL 탈락 및 최근의 연패(박카스 스타리그에서는 3자 재경기 중입니다), 곰TV Season 4의 박성균 선수를 제외한 시드자 전멸, HOF 선수 중 박성균, 이윤열 선수를 제외한 기존 우승자 전멸, 그리고 어제의 서바이버 토너먼트 예선에서 기존 선수들의 무더기 탈락사태 등을 보더라도 기존 선수들에게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리고 팬들은 기대를 보내지만, 요즘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합니다. 기존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먼저 알려 그만큼의 성원과 관심을 얻었다면 그만큼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이지요. FACE OFF의 조짐은 물론 과거부터 나타나고 있었으나, 당하는 팬들은, 그리고 어쩌면 당하는 기존 선수 자신도 급작스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밖에요.


다른 분들은 과연 어찌 생각하시는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대안도 낼 수 있으면 내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좋은 대안이 있으면 생각해 보고 추가할 것입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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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요
08/02/05 18:37
수정 아이콘
임요환의 상품성에 버금가는것이......
몇시즌 전부터 생겨난... 강구열라인...... 일명 강라인이란 것이 있죠...
도박적인 빌드로.... 높은곳까지 올라가서... 흥행을 저하시킨다는 비꼬기식의 비아냥...
무엇이 되던간에... 정말 프로는 승리밖에 없는듯 싶습니다... 패배만하는 영웅들은 이제 예선의 늪밖엔 없을듯.
08/02/05 21:36
수정 아이콘
프로는 성적으로 말합니다. 기존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먼저 알려 그만큼의 성원과 관심을 얻었다면 그만큼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이지요. FACE OFF의 조짐은 물론 과거부터 나타나고 있었으나, 당하는 팬들은, 그리고 어쩌면 당하는 기존 선수 자신도 급작스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밖에요.

-이미 해답을 다 말씀해주셨네요. 실력이 도태되서 성적이 안나오는 선수들의 은퇴는 어쩔수 없는거죠. 다만 끝날때의 모양새가 좋아야하지만 스타판이 야구처럼 은퇴경기나 기념식을 열어줄만큼의 역사나 규모는 아니라고 봅니다.
08/02/06 04:41
수정 아이콘
선동렬 (전) 선수와 마재윤 선수를 비교해보면 금방 답이 나올 듯 합니다.

오랜 시간 쌓아놓은 피지컬이 있다면 잠시 망가져도 성적이 유지되는 일반 육체 스포츠에 비해, E-sports 는 위대한 수준의 플레이어라도 해당 경기 준비 기간이 조금만 부족해도 비참하게 지곤 하죠. (특히나 양산형 플레이라는 것이 없는 저그나 프로토스는 더합니다) 능력이 갭이 너무 작아요. 이걸 선수들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말씀하신 세가지 요인 중에서 첫번째 요인이 다른 두가지에 비해 훨씬 큰 원인이 아닌가 싶네요. 두번째 요인은, 일어나는 세대교체에 대한 대처에 대한 이야기니 조금 다른 듯 하구요.
08/02/06 08:10
수정 아이콘
농구나 축구, 극단적으로 역도(!)같은 육체 스포츠는, 물론 기술의 전수가 가능은 합니다만, 자기가 쌓아올린 기술은 온전히 자기 것입니다.
체스나 바둑같은 지적 스포츠는, 같은 기술을 머리로는 알아도 그 응용이 변화 무쌍해서 진짜 실력은 전혀 다르죠.

'양산형 플레이가 가능한 지적 스포츠' 라는 현재의 팀 중심의 스타크래프트.
내가 개발한 기술은 이틀 뒤 모두가 쓸 수 있고,
수싸움 보다는 피지컬로 승부가 갈리는.

이 게임 구조 자체가 변하지 않는 이상은, 도저히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변할 기미가 없죠.

스타크래프트가 오래돼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고, 어떤 게임이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단기 승부식 토너먼트를 버리고 팀 리그 방식으로 바꾸면서 이미 정해진 일이었죠. 사실 이건 몇년 전부터 많은 분들이 우려하던 부분이었고, 이제 과연 그렇게 된 것이죠. 놀랄 일은 아니지만, 씁슬합니다....
최승규
08/02/06 12:54
수정 아이콘
답이 없어요. 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한계인 것입니다. 끝이 보이죠. 실력을 오래 유지하기도 힘들죠. 바둑은 그나마 이런 측면에서는 스타크래프트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컴퓨터조차 3급 정도밖에 안되는 바둑은 한계가 안보이죠.
08/02/06 16:19
수정 아이콘
최승규// 바둑 컴퓨터가 3급밖에 되지 않는 건 스타의 한계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체스, 오목, 장기에 비해 바둑 A.I.가 떨어지는 것은 19X19판에서 200수 이상 둬야 하는 바둑의 높은 자유도 때문입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자유도는 바둑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습니다. 바둑의 A.I.는 바둑을 2년 쯤 둬야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스타의 A.I.는 이틀간 10판만 해보면 이길 수 있는 수준이죠. 바둑, 체스계의 수준 높은 대국은 오랜 역사를 통한 이론적 발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근거없이 한계를 운운하는건 잘못된 태도가 아닐까요? 고작 20년의 역사도 가지지 않는 스타와 수백년간 세계의 사랑을 받아온 보드게임을 비교하면서요.
루나러브굿
08/02/06 17:01
수정 아이콘
'스타는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라는 소리 나온지 5년 넘었습니다.
아직도 스타는 맵의 변화든 컨트롤의 향상이든 유닛의 재발견이든 빌드의 순환이든.. 분명 발전하고 있다고 봅니다.

빌드적인 측면에선 대 테란전 분명한 카드로 자리잡은 리버 후 패스트 캐리어, 저그전 비수식 더블넥을 위시한 더블넥후 고테크 유닛들의 중반 활용 빌드라든지.. 럴커를 생략한 뮤탈리스크 and 챔버 업글+패스트 울트라라든지(흔히 말하는 미친저그).. 최근에 자주 쓰이는 빌드들 몇개만 놓고 보더라도 본격적으로 활용된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죠.
컨트롤의 측면에 국한시켜 보더라도 뮤탈 뭉치기와 뮤짤이 나온지 몇년이 지났지만 이제동 선수와 같이 극에 가까운 컨트롤과 운영을 하는 선수는 아직도 몇몇 없구요.
분명히 발전은 하고 있고 이게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맵도 계속 해서 바뀔 것이구요.

다만 테란의 경우는 정체기가 상당히 길어지는거 같네요.
타종족은 지난 1년 사이에도 많이 변화한 느낌인데 테란은 맵에 따른 유행이라든지 세세한 빌드 변화는 있을지언정 2006년 이후로 여러가지 측면에서의 변화와 발전이 가장 더딘거 같습니다. (그래서 양산형테란이니 하는 말이 쏟아지는 거 같네요)

현재 올드 게이머들의 문제도 마찬가지인거 같습니다. 기술을 전수하거나 발견 하기는커녕 새로운 변화나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만 되는 느낌이죠.
변화나 발전을 이끄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부상하는건 분명한데. 기존의 선수들은 자기의 능력을 연구 당하고 따라만 잡힐 뿐, 앞서나가는 능력을 상실해 간다는거죠. 결국은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에게 추월당하구요.
그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심리적인 부분의 영향과 그에 따른 여러가지 게임 능력의 저하라고 봅니다.
오래된 선수들을 좋아하지고 첫번째 원인도 분명히 영향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세번째로 언급하신 원인에 가장 공감을 하네요.
최승규
08/02/07 12:14
수정 아이콘
3leaf님//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바둑보다 10년도 안 된 스타가 더 자유도가 높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데요? 그리고 바둑은 놓여진 돌 자체가 또 하나의 맵이 되어 스타로 치면 전투 중에도 지형이 계속 변하는 꼴입니다. 그에 비해 스타는 중립건물, 중립 어시밀레이터가 있다지만 그런 것이 19x19로 많나요? 몇 개 못 놓죠. 그리고 원래 한계가 있고 '최적화'가 가능한 스타를 수천년간 연구한다고 해서 바둑만큼 많은 가짓수가 나올 것 같지 않습니다. 스타는 발전하면 발전할 수록 최적화가 되고 전략이 획일화되죠.
원헌드레드암
08/02/07 19:48
수정 아이콘
바둑과 스타의 자유도 비교는 말이 안 되는게. 바둑의 돌 한수 한수를 자유도로 치면 스타도 드랍쉽 경로 하나하나도 자유도로 칠수 있죠. 애초에 별 필요도 없는 비교지만
08/02/08 16:04
수정 아이콘
최승규// 별 쓸데없는 논쟁 같긴하지만.. 전 님꼐서 말씀하시는 '자유도'라는 개념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자유도'와 다른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역사가 길다고 자유도가 높아지진 않죠. 오히려 Optimal(이상적인)한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며 자유도는 점점 줄어들고 수준높은 대국이 증가하게 됩니다. 브루드워가 나왔을 당시에 원해처리 운영을 하는것과 지금 원해처리 운영을 하는 것의 의미는 전혀 다르지 않나요?
바둑은 19X19, 총 361개의 칸에 많아봤자 300수를 서로 번갈라가며 놓는 게임입니다. 이런 저런 규칙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계산해도 361^300 개의 경우의 수 이상의 대국은 나올 수 없습니다. 몇백년간의 연구를 통해 정석, 포석은 물론, 행마법/수상전/사활/끝내기 까지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왔습니다. 이미 한 수에 둘 수 있는 칸은 361개의 칸 중 하나겠지만, 팽팽한 승부에서 대등한 경기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곳은 많아야 스무곳도 되지 않습니다.
스타는... 예를 들어 20분짜리 경기가 있다고 합시다. 양측 플레이어 apm이 200이라면 총 2 * 200 * 20 = 8000 번의 수(명령)가 오고 갑니다. 유닛 수는 계속 변하지만, 계산하기 힘드니 필드에 대충 건물합쳐 평균 100개라고 칩시다. 맵이 헌터라고 치면 타일은 128X128 (픽셀로 치면 훨씬 많겠지만..)입니다.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0 * 128 * 128)^8000 정도군요.

...
설날 고향에서 무료하게 있다보니 정말 쓸데없는 글을 끄적었는데... 스타가 바둑에 비해 '최적화', '획일화'되어 있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인 것 같아서 적어봤습니다. 행마법, 포석 하나 하나의 모양새도 정해져있고, 전투의 단계도 어느정도 나눠져서 정립되어있는 바둑이 스타보다 자유도가 높다니요-_-; 자유도와 게임의 질을 비교하는건 무의미한 일인 것 같아요.
08/02/08 16:13
수정 아이콘
하지만 스타보다는 바둑, 바둑보다는 체스가 한번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가 더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봐서 자유도와 실력 유지 기간 사이에는 꽤나 큰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혁신적인 빌드, 컨트롤을 통해 단기간에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선수도 있고, 자신의 장점이 간파되고 난 후 몇달만에 그 자리에서 추락해버리고 마는 선수도 많으니까요.
언제나
08/02/08 18:43
수정 아이콘
리플레이가 살아있는 한 이런 현상은 빠르게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승규
08/02/08 23:14
수정 아이콘
3leaf님//apm은 똑같은 명령을 많이 포함하기 때문에 그런 단순한 비교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둑은 기본적인 사활 같은 면에서는 많이 나왔지만, 전체적인 흐름, 맥 같은 것은 아무리 많은 정석책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 커버 할 수는 없죠. 참고가 될 뿐이죠. 타일을 한 단위로 하셨는데, 그보다는 똑같은 속성을 가진 지형을 한 묶음으로 보는 게 전략의 가짓수상 맞는 것이죠. 예를 들어 알카노이드는 4x4가 되겠네요.
08/02/09 03:00
수정 아이콘
최승규// 비생산적인 논쟁이긴 한데.. 집에서 심심하기도 하니 흥미거리로 며칠간 더 얘기해보도록 합시다.

답변1. 전체적인 흐름, 맥 같은 것을 언급하셨는데, 이건 스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정석적인 3해처리 운영을 하더라도 드론을 좀 더 뽑으며 부자스럽게 갈 수도 있고, 정석대로 빌드를 밟아가며 9뮤탈을 띄울수도 있고, 기습적으로 라바에서 저글링을 끌어모아 상대방을 가격할 수도 있고, 스탑 러커로 상대의 전진을 늦추기를 바라며 추가 멀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걸 전부 빌드로 커버할 수는 없죠. 특정한 전략이 유행을 탈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전략이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답변2. apm와 타일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apm에 대해선 저도 부분적으로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기계적인 행동 (scv를 미네랄에 찍는다거나, 밥집을 늘린다거나)을 제외하고 나머지 행동을 어느정도 묶음으로 묶어서 보더라도 바둑의 200수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속성을 가진 지형을 한 묶음으로 묶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너무나 과도한 비약입니다. 바둑의 한 칸이 그정도의 전략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식으로 압축시키자면... 스타는 각각의 멀티와 삼룡이들, 전투에 활용될 수 있는 지형물 등을 각각 한 묶음으로 보고, 바둑은 4개의 귀, 4개의 변, 중앙 정도로 묶는게 합리적이지않을까요? 한 수, 한 수로 국면이 바뀌는건 스타나 바둑이나 마찬가지인데, 바둑의 1칸의 전략적 가치를 그렇게 비약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질문1. 첫 댓글에서 3급정도 되지 않는 바둑의 A.I.에 대해 이야기 하셨는데, 바둑에 비해 스타크래프트의 A.I.가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실시간 시뮬레이션의 너무 큰 자유도 때문에 A.I.에 일정한 패턴을 입력시키는 것 외의 수단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되는데... 이런 현상은 스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님의 첫번째 댓글에 의하면 '컴퓨터조차도' 공방 양민을 이기지 못하는 스타가 바둑에 비해 비교적 '한계를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요?

질문2. 실력을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 왜 스타의 한계의 이유가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체스 - 바둑 - 스타의 비교를 통해 이의를 제기했는데 답변해주지 않으셨네요. 논거를 좀 붙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3. 이야기가 계속 스타의 자유도가 높다고 주장하는 제 논거를 님이 부정하시는 쪽으로 흘러갔는데요.. 님께서도 바둑의 자유도가 높은 이유가 무엇이며, 바둑의 한계가 스타의 한계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시는 근거를 이야기 해 주셨으면 합니다.
라울리스타
08/02/09 04:20
수정 아이콘
1) 리플레이

'형에게 가슴 아픈말일 수도 있지만, 리플레이가 없었으면 형같은 게이머는 더 장수했을지도 몰라'
- 스타 뒷담화 중 이창훈 선수가 김정민 해설에게

'이제는 뭐...리플레이로 다 저장이 되니까. 플레이가 다 복사가 되요'
- 스타무한토크 중 최연성 선수

'신예들은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요. 저희 때 한 2년만에 깨우친걸 3개월 정도? 저희때는 리플레이가 없었거든요'
- 베넷어택 중 강민 선수

김정민과 최연성 선수는 다들 아시다시피 현재 테란들의 밑바탕을 단단히 다져준 플레이어 였으며, 강민 선수는 몇년 전만해도 거의 유일한 프로토스의 브레인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그들이 추구했던 플레이는 다른 선수들에 의해 더욱 완성형이 되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들이 수백-수천판을 하면서 깨우친 운영법과 노하우들이 '리플레이'라는 1mb도 채 되지 않는 파일에 의해 프로지망 선수들의 교재가 되어 단순 반복 연습을 통하여 복사가 되었습니다. 손의 빠르기와 젊은 세대 특유의 빠른 판단과 반응만 있다면, 한 리플레이에 담긴 플레이의 모든 노력이 무시된 채 반복 훈련으로 누구나 다 가능한 플레이가 되고 맙니다.

2) 전략의 한계

고참들의 피지컬적 문제는 어느 스포츠나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여타 스포츠에선 피지컬을 능가할 '노련미'가 존재합니다. 신예들이 생각치 못한 점을 파고들고 자신만의 오랜 노하우로 위기를 대처하는 노장들의 플레이에 신예들이 말리는 모습을 다른 스포츠에선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타라는 게임 자체는 노장 게이머들이 갖는 이점이 거의 없다 봐도 무방합니다. 기껏해야 방송 경험 정도일뿐, 대부분의 전략은 죄다 노출되어 있고, 그 대처법까지 거의 공식화 되었다봐도 무방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노장이 신예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전략에 대한 대처가 반응 속도가 빠른 신예들이 오히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노장 게이머들이 신예들에 비해 앞선 조건이 거의 무방하다 봐도 되지요.

3) 아직까지 불투명한 선수들의 진로

다른 스포츠라면 왠만한 기록을 남긴 선수의 이후 진로는 보장되었다 봐도 무방합니다. 현재 프로팀의 감독들도 선수시절 잘나가는 스타였던 분들이 대부분이며, 프로팀 감독이 아니더라도 선수시절에 남긴 이름값은 어떤 곳에서도 진로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스포츠는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소리없이 사라지곤 하며, 그렇지 않더라도 코치, 해설직으로 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코치, 해설진도 이미 포화상태라 봐도 무방하며, 이스포츠 판 자체의 존속여부가 아직 확실하지 않기때문에, 나이가 들고 확실한 커리어가 없는 선수들의 불안감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즉, 나이를 먹을수록 게임에 대한 집중도가 상당히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최승규
08/02/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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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leaf님//일단 제 리플에 성의껏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생각에는,
전체적인 흐름, 맥을 짚는 것이 스타에서 있지만 그 가짓수가 바둑보다 적을 것으로 보이고요.
제가 말한 똑같은 속성의 지형이란 건 멀티들도 분리해서 말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알카노이드를 4x4로 한 것이고요. 생각해보니 몇x몇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타는 맵이 정해져있는 데 비해 바둑은 맵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더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유닛의 상성, 빌드는 그 가짓수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형적인 싸움보다요. 유닛의 숫자는 제한되어있지만 지형의 가짓수는 더 많거든요. 문제는 스타는 '맵'이란 것으로 바탕이 되는 것이 획일화되어있고(중립건물이 몇군데나 있겠습니까) 바둑은 사람들이 두어가면서 맵이라는 게 생깁니다. 당연히 바둑은 한 경기에서 생길 지형의 가짓수가 더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타는 옛날 중국바둑이나 한국바둑이 했던 것처럼 미리 양쪽의 돌을 몇개씩 포석으로 깔아두고 시작하는 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일본바둑이 구애받지 않고 바둑의 전성시대를 이루었던 요인 중에 하나라고 보입니다.(제가 본 책에 의하면)
그리고 apm의 기계적인 행동이 상당히 많고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예를 들어 6개의 배럭에서 유닛을 각각 뽑는 것은 하나의 행동으로 보이지만 6번의 손놀림이 있어야 하고요. 진형 버튼이나 산개 버튼이 없으니 일일히 하나하나씩 러커나 시즈탱크를 펼쳐두어야 하고요.
그리고 스타의 자유도가 높아서 컴퓨터가 못 따라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타도 프로그래밍하는 분들이 손만 댄다면 a.i.가 향상될 수 있습니다. 모든 경우의 맵에 대해서 컴퓨터가 그 최적화된 운영만 인식한다면 말이죠. 실제로 그런 패치가 있다고 보는데요.
그리고 실력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기껏 종일 컴퓨터 앞에서 연습해서 소위 '본좌'가 되어도, '전성기'는 얼마 못 갑니다. 그런데 그 기간이 너무 황당할 정도로 짧기 때문에 그 게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스타크래프트'만 놓고 보면) 인터페이스가 자기의 생각한 바를 다 표현해내지 못합니다.
그리고 바둑의 정석도 가짓수가 너무 많습니다. 바둑책만 봐도 스타크래프트의 정석보다 훨씬 더 많죠. 그를 취사선택하고 하는 가짓수가 더 많습니다.
또 바둑알은 아무데나 둘 수 있습니다. 스타는 '밀리'로 놓고 볼 때 어느 종족 어느 맵이던지 하나의 스타팅에서 뻗어나가는 형태입니다. 후방의 걱정이 좀 덜하고 그 가짓수가 적습니다. 그 움직이는 경로를 차단당하면 경기가 진행되는 가짓수가 크게 줄어듭니다. 이 점에서 바둑이 자유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만약 스타가 1.중립건물(off에서 on으로)이나 중립 어시밀레이터(on에서 off로)만이 아닌 일정한 규칙에 의해 off→on→off→....가 계속되는 지형이 있어서(그럼 똑같은 지역에서 여러 가짓수가 나올테니) 맵을 스스로 개척하는 꼴이고 2.처음 시작하는 스타팅이 여러군데여서 혼전을 그리는 양상이라면 오히려 한 맵, 한 경기에서 바둑보다 가짓수가 많아질 것이라고 보이지만..
그리고 만약 님이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더이상 리플달지 않겠습니다.
08/02/0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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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뉘앙스가 FACE OFF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입니다.

The xian님이 제시한 FACE OFF의 원인 중 "팀 체제와 프로리그 위주의 개편"은 동의하지만, 프로리그 체제가 FACE OFF의 원인이며 신예선수의 경기력 향상이라는 결과이기도 합니다(신예 선수들은 여러 가지를 보고 배우는 것도 모자라 풍부한 실전감각까지 가지고 방송에 임합니다-->이 부분에서 The xian님도 동일하게 보셨습니다).
방송경기는 연습경기와 달리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즉 프로선수의 몸값에 대응하는 상품과도 같습니다. 실력은 있지만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는 프로스포츠에서는 의미가 없고 소비자인 시청자 입장에서는 제값을 못하는 물건을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The xian님이 FACE OFF현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 프로리그체제에서 신예선수의 경기력 향상은 오히려 방송경기의 질적 향상을 뜻하기도 하므로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 이 글의 의도가 FACE OFF의 원인분석이 아닌, 노장 게이머가 현 프로리그체제에서 살아남는 길이 무엇인지 탐구하고자 함이고, 그 전제로 FACE OFF 원인 분석이라면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글의 의도를 단지 FACE OFF의 원인 분석의 지점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 것은, 두번째 원인 인 "미디어의 책임" 부분에서 입니다.
우선 FACE OFF의 원인이 미디어의 '임요환 단물빨기'와 '노장 게이머의 퇴물취급'에 있다고 보는 것엔 동의하기 힘듭니다. 임요환 선수에 대한 특별대우(?)는 상품성에 기인합니다. 하지만 신예선수 보다 노장선수가 상품성이 더 있다는 것 또한 맞습니다. 그 정도(임요환 vs 다른 노장선수)에서는 비교불가일 수도 있겠지만, 신예선수와 비교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미디어는 오히려 FACE OFF현상에 대해 우려가 클 수 있습니다. 급격한 신예선수의 대거 등장은 기존의 팬층을 미디어로 몰려들게 하기 힘듭니다. 마재윤 선수가 임요환 선수의 공군입단에 즈음해서 떠나갔던 팬들을 다시 TV 앞에 모이게 했던 것은 최연성, 이윤열이라는 기존의 스타선수와의 대립각을 통해서 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상품성 있는 노장 게이머들이 은퇴식도 없이 그냥 사라지는지, 즉 퇴물취급하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위상에서 분석해야 합니다. FACE OFF는 현상일 뿐이고 그 본질은 기존 선수들의 실력저하 혹은 신예선수들과 비교해 상대적인 경기력 저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력 저하는 프로리그체제하에서는 팀의 패배와 직결되고 팀은 승리에 보다 가까운 신예선수를 투입하고 육성합니다. 노장선수는 미디어에 의해 퇴물이라고 규정받는 것이 아닌 팀 코칭스텦에 의해 규정받고 이것이 팬들과 미디어에 의해 확인되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이후의 은퇴여부나 은퇴 결정후의 어떤 사후행사없이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 '임요환 단물빨기'와 '노장 게이머의 퇴물취급'은 FACE OFF의 원인과 무관하다고 봅니다.

세번째 원인인 기존선수의 책임 부분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p.s 단어선택이 힘드네요. 노장 게이머의 퇴물취급은 좀더 순화시키고 싶은데 어휘력 때문에;;;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길...
The xian님의 발제에 대한 평가만 해서 죄송합니다. 나중에 좀 더 생각해서 개인의견을 달겠습니다.
The xian
08/02/0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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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Bloom님//

1. 일단 저는 FACE OFF를 갑작스럽다고는 보아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라는 식으로 생각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2. 이 토론글은 기존 선수가 살아남는 길 - 더 정확하게는 신예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할 수 있는 길 - 을 탐구해 보고자 하는 데에도 일부 의의가 있습니다.

3. 제가 미디어를 지적한 것은 미디어가 임요환이라는 선수에 대한 관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기존 선수(특히 임요환 선수)에 대한 관심에 편중된 나머지 스포츠라면 으레 발생하는, 그리고 중요한 흐름인 '챔피언의 계승'을 미디어에서 다루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 문제이고, 그로 인해

1) 스포츠를 스포츠답게 만들지 못했으며
2) 익숙한 기존 선수들의 갑작스러운 공백(즉, FACE OFF)을 더욱 크게 다가오게 만들었다

는 것입니다. 물론 신예 선수의 이름값 자체를 놓고 보면 기존 선수에 비교할 수가 없는 상황이겠죠. 하지만 그런 신예들이 우승자나, 결승급, 4강급 선수라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대회에 따라, 챔피언 계승에 따라 포커스가 이동하도록 만들고, 그런 선수를 기존 챔피언 또는 정상권 선수와 동일한 급의 스타로, 이야깃거리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미디어만이 할 수 있는 일이죠.

그런 기초공사에 성공했다면 지금처럼 기존 선수가 빠졌다 해도 그를 대체할 이야깃거리의 중심이 될 만한 선수들이 더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E-Sport 전문 미디어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노력은 했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 실패입니다. 기존 선수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부분 역시 제가 인용한 글 대목처럼 챔피언의 계승이 이루어지고, 스포트라이트가 이동되는 스포츠 흐름을 E-Sport가 가지고 있었다면 저는 미디어가 은퇴 선수들에 대한 조명을 지금처럼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08/02/10 01:16
수정 아이콘
The xian님// 앞의 댓글에서 1. 2. 항목은 다른 논의가 필요 없을 것 같구요.
3. 항목에서
FACE OFF를 MSL에서 기존 시드권자가 대거 탈락하고 신예선수들로 채워진 사실(fact)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더해 신예로 규정된 선수는 기실 프로리그에서 충분히 활약한 선수이나 언론이 주목하지 않아 그렇게 보이는 면도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군요.
---> 이렇게 이해하면 FACE OFF는 허구인 것인데, 미디어가 제 역할을 했다면 FACE OFF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결론낼 수 있습니다.

FACE OFF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일단 그것을 사실로 본다면,
1. 신예선수의 대거 등장과 등장과 동시에 방송경기에 적합한 실력보유
2. 기존선수들의 기량과 스타일의 고착화와 신예선수의 맞춤 대응
(2-1. 승리의 최적 공식의 발견)
이 두가지를 들겠습니다.

1에서. 임요환선수 등장으로 프로게이머는 청소년의 선망 직업군으로 인식되었고 프로게이머의 입문희망자와 신예선수의 풀이 늘었다는 점. 그리고 프로게이머 수의 증가에 더불어 방송경기의 수도 증가한 점(구단 체제와 프로리그체제의 확립). 이것이 신예선수가 방송경기에 적응할 물적인 토대가 마련되었고, 이것이 개인리그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2. 기존 선수들의 리플의 유포와 누적된 방송경기로 신예선수는 시행착오의 시간을 줄일 수 있었던 점 --> 빠른 시일에 기존선수와 동일한 경기력을 가질 수 있고 --->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처럼 기존선수는 이미 알려져 있고, 신예선수는 정보에 있어 새로운 점(임요환 선수가 아직도 50%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고착화된 스타일의 선수가 아닌 점 <-- 이것이 방증)

2-1. 승리의 최적화라는 시간의 흐름이 갖는 무서움.
컨트롤과 물량 중 어느 것이 승리에 더 도움이 되나? 이런 질문의 답은 물량입니다. 컨트롤은, 이제 기본이 됐습니다. 컨트롤과 물량을 모두 추구하려면 기본적으로 손빠르기가 가능해야 하고, 처음 시작을 그것에 맞춘 신예선수와 물량이 크게 문제되지 않은 임요환 선수의 세대가 요구받은 능력치는 다릅니다(임요환 선수가 박정석 선수에게 결승에서 진후 물량을 갖추기 위해 들인 노력을 생각해 보세요).
저그 상대로 테란의 원배럭 더블이 기본이 된 점과 플토의 더블넥은 승리의 최적화가 계속 변함을 말합니다. 처음 시작을 그것에 중점을 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들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본진과 멀티의 자원량을 통한 초반 판짜기에 익숙하고 최적화된 신예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간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그래서 똑같은 경기가 반복되는 것도 그 빌드가 승리에 가장 적합해서라고 봅니다. 양산형 선수가 양산되는 것이 아니라 이기려면 그것이 최선이어서).
스타일이 고착화된 선수는 아무래도 최적화된 승리방정식에 약할 수 밖에요.

FACE OFF는 일정정도 언론이 만들어낸 환상, 혹은 제 역할에 실패한 언론의 탓도 있다고 본다면....
파이터포럼, 포모스, 스포츠신문의 아주 일부 e-스포츠란과 포털의 기사, 그리고 게임전문 방송이 언론의 주체일텐데, The xian님이 말씀하신 임요환 선수 이후에 이슈만들기에 실패한 점은 동의합니다.
08/02/11 12:03
수정 아이콘
세월의 흐름을 막을수 없는, 머 그것뿐..
08/02/12 08:20
수정 아이콘
3leaf님// "361^300 개의 경우의 수 이상의 대국은 나올 수 없습니다."는 패의 존재때문에 틀린 문장입니다.

전 둘다 최상의 자유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입장이라서요.
다만 바둑은 그 정도가 느린편에 속하고 , 스타는 그 정도가 빠른 편에 속한다는것이 다른겁니다.
08/02/15 02:24
수정 아이콘
체스와 바둑중 어느것이 우열한가 싸우는 리플 이래로
바둑과 스타중 어느것이 자유도가 높은가 싸우는건
현명하지 않은 짓 같네요.

비교대상이 이상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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