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이전 질문 게시판은 새 글 쓰기를 막았습니다. [질문 게시판]을 이용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5/27 22:39
연애를 한다는게 굉장히 특별하고 어려운 시절(... 정말 그런 시절이었는지 좀 의문인데)의 이야기니까요. 건축학 개론 주인공들 학번이 10년만 뒤였어도 스토리가 완전히 달랐을 걸요?(..)
12/05/27 22:39
영화 자체가 표현하려는게 첫사랑의 서투름이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것보다 이해가 안간건 한가인을 첫눈에 못알아본것. 아마 이름을 듣고도 못알아봤죠? 그장면은 실수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전혀 이해가 안가요.
12/05/27 22:40
아 그리고 명확하게 묘사된 건 아니지만 남주가 여주를 포기한 이유는 '여주가 이미 다른 남자랑 잤을 것이다'라고 생각한 부분도 있었을 겁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좀 정조 관념의 문제기도 하고-_-;
12/05/27 22:50
잉? 근데 몰라본 게 아니고 모른 척 한 거 아닌가요? 감독이 노골적으로 그런 걸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그 후 스토리로 충분히 몰라본 척 한 걸 보여준 것 같았는데 [m]
12/05/27 22:56
이제훈에 비해 엄태웅이 맡았던 승민은 워낙 능글맞은 성격인걸 감안하면 모른 척했다 일 거 같아요.
근데 엄태웅씨 연기에선 몰라본거로 보이더군요... 한가인이 '서연이야'라고 밝힌 부분에서 '아 그래그래. 기억나지' 이러는데 건성으로 대답하는 모습에서 기억에서 잊혀진 사람을 대충 아는척하는 느낌으로밖에 안 보였거든요..
12/05/27 22:56
보다보면서 '남자 왜 저러나...'하다가 '하긴 처음이니까 그럴만 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생각해보니 나도 그동안 많이 닳고 닳은건가...
12/05/27 23:16
저는 cdp 그 장면이 너무 공감가더라구요
저보다 얼추 10년은 앞선 세대의 밀당인데도 저 역시 그때의 이제훈처럼 행동했을것 같아요 수지는 이제훈의 진심을 느꼈지만 결국 이제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안했습니다 마냥 기다리기만 했죠 보통의 여성들이 그러하듯이 이제훈은 영화안에서 수지보다 더 둔감했고, 이미 돈 많은 선배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던 상황이었고 수지가 선배를 좋아한다고 쳐놓은 뻥카+술 떡실신 후 상상 이 콤보로 자존감이 무너질대로 무너진상태였죠 그 상태에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결론은 고백 기다린 수지가 나쁜x ㅠ
12/05/27 23:23
전 너무 이해가 잘되다 못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_-; 확실히 제 연애세포는 지금보다는 15년 20년 전에 더 맞춰진 거 같습니다.
요새는 인터넷이나 이런 분위기를 봐도 되든 안되든 어렵게 생각지 말고 한 번 질러버리라는 게 당연한 수순이긴 하니까요. 잘 이해가 안되겠죠.
12/05/27 23:34
저기 묻어가는 다른 질문인데요~
왜 수지는 초반에 이제훈한테 자신도 그 선배를 좋아한다는 식으로 말했을까요?? 뭔가 이유를 알듯말듯 하면서도 잘은 모르겠네요. 그게 모든 일이 꼬인 원흉 중 하나잖아요~
12/05/28 15:06
잘 보시면, 처음 한가인을 봤을때 엄태웅의 표정이 짧게 화면에 지나칩니다. 그 찰나의 순간에 엄태웅의 눈가가 미묘하게 움찔거려요.
매의 눈을 가지신 분들은 봤을꺼에요. 모르는 척 한 것이죠. 그는 그녀의 배신이라는 상처를 받았고(사실 배신이라고 칭할 만한 사이도 분명 아니었음에도), 가난에 대한 트라우마도 생겼어요. 그래서 방어기제가 작용하죠. 그가 현재에 보이는 비뚤어진 성격은 그 것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는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그 트라우마와 직면할 용기가 없어요. 치료하지 못하고, 계속 묻어뒀죠. 큰 상처인 만큼, 아직도 상처가 남았기에 거기서 모르는 척 하는건 전 당연한 일로 봤어요.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이 진심이었던 만큼, 역설적으로 그 상처는 아직 완전히 치료되지 않았고, 저라도 그 상태라면 반갑게 인사할 수 없었을 겁니다. 저라면, 상처받은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숨기기 위해, 굉장히 쿨하게 대하려고 노력했겠죠. 그리고 그 당시에는 소중한 것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생각에, 그 소중한 것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눈 오는 날, 둘이 직접 마주쳤으면 혹 모를까. 그 CDP를 보았다고 적극적으로 행동할만큼 멘탈적으로 성숙한 사람도 아니었고요. 그는 모두와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 그는 생전 처음 겪어본 '상처 받은 나 자신'을 위로하기에도 벅찼죠. 그 마음이 진심이었던 만큼.. 저는 모두 다 겪었을 '첫 상처입은 자신'을 위로하기에도 벅차, 주위 모든 것을 신경쓰지 못해 모든 것을 망쳤던 그때의 자신이 떠올라, 이 영화가 무척이나 공감을 얻었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런 경험은 모든 남자는 가질 수 밖에 없거든요. 처음은 다 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굉장히 남자의 심리를 집요하게 잘 파고들어, 모든 남자가 공감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개인적으로는 심리학적으로 아주 잘 만든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