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5/02/28 23:19:40
Name nting
Subject [관전후기] 2/28 WEG 황태민 vs 리샤오펑 - 변수의 힘
"멜로디는 같았지만, 모든 순간 이 멜로디는 다른 감정을 전달하고 있었다."

오늘 WEG를 보고 음악적인 비유를 한다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에서 엄청난 포스를 뽐내고 온 자카드와 중국 제 1의 휴먼이라는 칭호가 절대로 아깝지 않은 리샤오펑의 대결은 전쟁을 그리는 방법은 같지만, 완성된 그림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줬다. 오늘 두 선수의 대결은 빌드, 운영이 같았고, 이는 전술적 운영의 한 끝 차이로 경기가 갈릴 수 밖에 없음을 암시했다. 그리고 황태민 선수는 마지막에 변수를 두며 결승 행을 거머쥐는데 성공한다.


1경기 - NightHaven WEG

바로 16강, 개막전, 이 맵에서 리샤오펑을 "썰어버린" 적이 있던 황태민 선수였기에 이 맵에서의 대결은 누구나가 자카드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러나 자카드의 블레이드 마스터는 16강에서 나이트헤이븐을 호령하던 그 블레이드 마스터가 아니었다. 경험치 스틸에 꾸준히 실패하며 결국 호드에게 어둠의 그림자를 안겼고, 한타싸움에서의 리샤오펑의 컨트롤은 쇼부와 레인보우에 비견되는 것이었다. 이 맵에서 과거에 연습할 때 그루비를 "압살했다"는 소문이 헛되지는 않는 듯.

2경기 - Twisted Meadow

김태인 선수와의 연습 과정에서 많이 져서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자카드, 1경기 승리의 자신감인지 동일한 빌드를 선택하며 활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스카이. 그러나 아크메이지에게 활동적인 움직임은 결국 독이 되었다. 영웅이 잡히고, 블레이드 마스터 경험치가 쌓이면서 팬더와 그런트의 사냥. 1경기때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는 순간. 결국 스카이는 예비군을 동원해서 선전을 했지만, 4레벨 아이템 2개의 압박을 이겨내기에는 힘들었다.

3경기 - Maelstorm WEG

약속이나 한듯 똑같은 빌드를 다시 한번 시도하는 두 선수, 아크메이지 2레벨을 두고 다투는 두 선수의 부대 움직임 또한 전경기와 비슷. 그러나 여전히 블레이드 마스터의 칼은 강했고, 아크메이지의 2레벨은 너무나 요원했다. 비스트 마스터의 2레벨도 너무나 힘들었다. 거기에다 악재로 겹친 자카드의 빠른 멀티, 팬더와 그런트의 중앙 사냥, 블마가 한번 잡히는 실수를 했지만, 자카드의 팬더와 블마는 매지컬에게는 문제가 아니었다. 주저하지 않고 gg 선언하는 리샤오펑.

4경기 - Turtle Rock

지난 2경기를 이겨서 병력 싸움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서일까. 이 경기에서의 자카드의 진형은 앞선 2경기와는 비교도 안되는 최악의 것이었다. 터틀락 같이 지형이 복잡한 곳에서는 지형을 잡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 노력을 간과한 탓에 힐링스크롤을 3장을 사며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첫번째 싸움에서 무승부의 결과를 얻는다. 지난 2경기를 통해 얻은 리샤오펑의 교훈은 "멀티" 1시 멀티를 가져가면서 11시 멀티를 찌르는 탁월한 선택. 여전히 자신감이 넘친 황태민의 포탈 위치였지만, 이 싸움에서는 자신감이 아닌 자만으로 보였다. 분명 포탈 위치는 나쁘지 않았지만, 비스트마스터에 달라붙는 그런트, 정확하지 못한 술불은 그에게 5경기의 쓰디씀을 안겼다.

5경기 - NightHaven WEG

지난 질렛트배 스타리그에서 박성준 선수는 최연성을 맞아 1~4경기 줄곧 공격적이고 올인 플레이를 선보였으나, 5경기에서 심리전을 걸어가면서 하이브 테크를 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하여 "투신"의 이름은 하늘에 밝게 빛날 수 있었던 것이다. 자카드는 이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자카드는 그동안 숨겨놓았던 병기인 윈드 라이더를 꺼낸다. 위기가 있었지만 윈드 라이더를 살려가며 모으기 시작하는 자카드와 그제서야 라이플맨이 한 두기씩 나오기 시작한 스카이. 5경기에서도 같은 패턴을 사용할 것이라는 리샤오펑의 심리를 역 이용한 황태민의 멋진 복수전이었다. 뱃라이더 아래 플라잉 머신도 결국 산화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황태민 선수가 이번 WEG에서 가장 쎈 휴먼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에 대한 질문에 리샤오펑이라고 대답을 했었다. 실제로 스카이는 배틀넷에서 자카드와 호각을 다투는 전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둘에 대한 평가는 차이가 있다. 바로 "변수"를 생각하는 데에서의 차이가 이 두 사람의 평가에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변수는 세계 제 1의 휴먼을 향한 리샤오펑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5/03/01 00:5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직접 가서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네요.
3대0을 생각했던 것은 섯부른 것이었고, 정말 호각이었습니다. 5경기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윈드라이더가 참 신선했네요.
장재호 선수가 올라와 결승에서 붙게 된다면... 그때도 자카드는 블마를 계속 쓸까요? 예전 인터뷰에서 보면 이제 블마의 로망은 보여줄 만큼 보여준 것 같은데요^^
05/03/01 01:51
수정 아이콘
그동안 황태비선수의 무패행진 기세 때문에 리샤오펑 선수와의 경기가 무난;;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놀랐어요. weg에서 그렇게 고전을 면치 못한 휴먼족 맞는지 싶더군요. 리샤오펑 선수 다음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과 높은 성적 거두셨으면 좋겠네요.이번 4강전도 기대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722 평범한 워3 유저이자, PL의 팬으로서... [7] GogoGo3580 05/03/05 3580
720 PL5 그 에피소드들. [16] The Siria4580 05/03/04 4580
718 장재영의 범죄 - 현실 게임계의 구조적 문제 [3] 말코비치3731 05/03/04 3731
717 이기회에...방송경기의 밸런스 만큼은 바꿨으면 좋겟습니다. [7] MyMuzio2812 05/03/04 2812
716 [펌]장재영 해설의 두번째 사과글... [8] 김재훈5400 05/03/04 5400
715 [연재소설]Romance - 5. 발을 내밀다 [4] kama3515 05/03/04 3515
713 안드로장에 어서 오세요~!(WEG 4강 장재호 vs 조우천) [13] kama5377 05/03/03 5377
712 결국 최대 빅메치가 벌어지네요 [17] 초보랜덤4155 05/03/03 4155
711 [펌] 제정신일때의 두번째 중헌선수의 글. [25] Grateful Days~5736 05/03/03 5736
710 1.18패치에 대한 프로게이머들의 소감과 오크 전향 이형주선수 인터뷰 [12] 포카리4653 05/03/03 4653
709 [펌]이형주선수, 오정기 선수의 글 [8] War & Star4597 05/03/03 4597
707 [응원] 세중은 우리 땅, 선수들과 팬들의 입장에서. [7] 아케미3593 05/03/02 3593
706 워크래프트 1.18패치가 되었습니다. [18] Gidday5629 05/03/02 5629
705 충격입니다. [3] 뻘짓5245 05/03/02 5245
703 프라임리그 맵조작에 관한;; 이중헌님의 글;; [8] 지크9431 05/03/02 9431
701 [관전후기] 2/28 WEG 황태민 vs 리샤오펑 - 변수의 힘 [2] nting3060 05/02/28 3060
700 장재호vs스카이 의 결승을 보고싶습니다. [9] MyMuzio3206 05/02/28 3206
699 [ORC vs 나엘or휴먼]초반기본빌드오더 [2] Min_Fan4425 05/02/27 4425
697 WEG 결승 장재호 vs 황태민 꼭 이루어져야 합니다. [11] 초보랜덤3617 05/02/27 3617
696 [WEG2005 Season1] 워3 리그 8강 재경기 및 4강 경기일정 [3] Crazy Viper2213 05/02/27 2213
695 [장재호 선수 응원글] 달을 닮은 이 [3] 아케미2206 05/02/26 2206
694 그 날이 다가옵니다. [5] nting2530 05/02/25 2530
692 [연재소설]Romance - 4. 데이트 [4] kama3512 05/02/24 35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